바보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요
내뱉는 숨결마다
그리움의 향기가 묻어 나면서
네가 행복하면 된다는 허영을 떠는 게 맞는 걸까요
내가 아니어도
충분히 행복하다면
이 마음 숨겨야 할까요
간절함이 끓어 넘치면
형편없는 내가 보입니다
바라지 말아야 할 것을 상상하고
탐내지 말아야 할 것을 원하고
샘내지 말아야 할 것에 가슴 아파합니다
혼란스럽습니다
이 마음 내색하지 않고
이대로 잊어버리는 것이
널 위한 것인데
아는데 그게 쉽지 않네요
혼자 사랑하고
혼자 그리워하면 된다면서
쓰라린 가슴 부여잡고 투덜댑니다
잊지 못할 거면서
보고 싶어 하면서
그 마음 힘들어 하는
내가 바보 같습니다
세상이 비난한다 해도
이 마음 소중히 간직한 체
죽어도 좋다는 바보입니다
우습기도 합니다
반평생 살아온 이 삶이
이리 간단히 너란 인연에 무너지고 맙니다
세상 이치 다는 몰라도
이 마음 진심이란 걸 알기에
더 바보 같습니다
어쩔 수가 없습니다
이대로 살아야 합니다
아니 살 수 밖에 없습니다
버릴 수도
잊을 수도
지울 수도
없는 이 마음
나무라지 말아주세요
그래야 숨을 쉴 수 있습니다
추운 계절이 돌아오면 가끔
날 기억해주면 됩니다
그러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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