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병! 빌어먹을 헌터들이 다 내 뒤로 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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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르블랑
작품등록일 :
2023.05.10 11:14
최근연재일 :
2023.09.19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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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14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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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12화 앞으로 한걸음 더!

DUMMY

러닝머신 위에서 전력으로 10킬로를 뛴 후, 물구나무를 선 채로 푸쉬업도 했다.

순발력을 늘인다고 대형 화면에서 쏟아져 나오는 장애물을 피해 타겟을 공격하는 훈련도 끝냈다.


제4 훈련소 밖을 나오자 오전 훈련 교관인 도노반이 팔짱을 낀 채 바로 문 앞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숨 돌릴 틈조차 없었다.


“오후 교관이 이안이라면서?”


훈련장 후방에 있는 긴 복도와 같은 간이 훈련 공간으로 걸음을 옮기며 도노반이 물었다.


“...예.”


“행운이구나.”


도노반의 입꼬리에 미소가 흘렀다.


“이안은 미국에서도 몇 안 되는 SS급 헌터다.”


“같이 싸우신 적 있나요?”


“몇 년 전에 딱 한 번. 시카고 아공간에 같이 들어가서 싸우는 걸 본 적이 있다. 그저 감탄 밖에 안 나왔지. 나와 레벨이 다른 헌터야.”


“그런 분이 왜 교관으로.....현장에서 싸우지 않구요?”


“이안에겐 사연이 있다.”


그렇게 말한 도노반이 걸음을 멈추고 댄을 돌아보았다.


“그러니 혹시라도 이안에게 ‘왜 안 싸우냐’ 와 같은 말 절대 꺼내지 마라.”


마치 경고라도 하듯 굳은 표정으로 말 한 후 그가 다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여기를 뛰어넘으라고요?”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그가 도노반을 바라보았다.


“왜? 못해?”


그의 앞, 좁은 통로의 바닥에 붉은 선이 가로로 그어져 있다.

그리고 십오 미터 전방의 바닥에 다시 가로로 그어져 있는 붉은 선.


문제는 그 십오 미터의 거리를 바닥에 닿지 말고 뛰어넘으라는 것.


“날개라도 주시고 뛰어넘으라고 하시던지...”


그런 그의 말에 도노반이 피식 웃었다.


“그럼 내가 먼저 시범을 보일 테니 따라 하겠나?”


“예.”


고개를 끄덕이는 그를 한쪽으로 비키라며 손짓을 한 후, 도노반이 뒤로 네 발자국 물러섰다.


‘지가 아무리 도움닫기를 해서 높이 뛴다고 해도.’


올림픽에서 마이크 파월이 세운 세계신기록은 대충 9미터.

그것도 한참을 뛰어 속력을 최고로 높인 후 도약해서 세운 기록 아닌가.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며 그가 피식 웃었다.

게다가 십오 미터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해도, 그러려면 위로도 뛰어오를 높이가 확보되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가 대충 제자리 점프해도 닿는 겨우 3미터 높이의 천장.

귀신같이 점프한다고 해도 천장에 대가리를 박을 것이다.


“잘 봐라. 애송이.”


그를 보고 씨익 웃은 도노반이 무릎을 굽히고 달려 나갈 자세를 취했다.


“...간다앗!”


붉은 선 직전에 도움닫기를 하고 뛰어오른 도노반이 마치 옆으로 눕듯이 몸을 돌려 오른쪽 벽을 가볍게 발로 찼다.


다다다다.....


“.....헐.”


마치 옆으로 누운 모습으로 그가 벽 위를 달렸다.


차아악!


가볍게 붉은 선 뒤에 뛰어내려 착지한 그가 돌아서서 여유로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어때? 할 수 있겠지?“


고개를 끄덕이는 그의 표정에 호기심이 서렸다.


”근데, 이걸 왜 배우나요?“


”중형종을 많이 잡겠다고 했다면서?“


”...예.“


”미국의 아공간은 서울 근교의 것과 매우 다르다. 크기부터 아공간에 나오는 괴생물체 숫자와 종류까지 엄청나지. 미리 그곳의 지형에 적응하고 이용하는 훈련이다.“


”......“


”순발력을 키운다. 그 안에 들어가서 내가 어리버리하면 다른 헌터들도 위험해지니까. 가만히 서서 내 앞의 몬스터만 잡는 게 아냐. 순발력 있고 탄력 있게 아래, 위, 좌, 우, 지형을 모두 사용하여 싸운다.“


”.......“


”어느 정도 훈련이 끝나면 미국 LA 근교의 아공간과 똑같은 모형 공간 안에서 훈련하게 될 거다. 그때가 되면 이런 훈련을 왜 했는지 뼈저리게 느끼게 될 거야.“


입꼬리를 올리고 도노반이 웃음을 흘렸다.


”....알겠습니다.“


고개를 끄덕거린 그가 뒤로 몇 걸음 옮긴 후 눈앞에 보이는 붉은 선에 초점을 맞췄다.


”휴우...“


크게 한숨을 내쉰 그가 힘차게 앞으로 달려 나갔다.


붉은 선을 밟기 직전 공중으로 도약한 그가 도노반이 보여줬던 대로 몸을 눕히며 힘껏 발로 벽을 찼다.


”...쿵!“


벽에 움푹 패인 발자국을 남긴 그가 다음 순간 균형을 잃고 바닥으로 무너져 굴렀다.


몸을 일으키는 그에게 다가오며 도노반이 실실 웃었다.


”벽을 그렇게 걷어찼는데 몸이 공중에 계속 떠 있을 리가 없잖아.“


손을 뻗어 벽에 패인 자국을 손가락으로 만진 후 도노반이 그에게 고개를 돌렸다.


”앞으로 네가 훈련하면서 머릿속에 항상 염두에 둘 것은 균형이다. 밸런스!“


”....밸런스.“


”그래. 네 몸을 고철 덩어리로 만들면 허공에 뜨겠나? 가벼운 나비로 만들어야지!“


”그게 가능할 리가...“


”그럼 난 어떻게 했지?“


대답하지 못하고 있는 그를 보며 빙긋빙긋 웃던 도노반이 다시 입을 열었다.


”네가 사고 나기 전 이곳에서 나와 훈련하던 것 기억나나?“


도노반의 말에 그가 슬며시 고개를 저었다.


”그때 딱 한 번 네가 성공한 적이 있었다. 대부분 벽에서 서너 발 뛰고 바닥에 주저앉았지만 말야.“


”.......“


”그때는 훈련이 싫다며 일주일에 한 번, 그것도 강제로 끌려와서 마지못해 움직이던 녀석이 갑자기 제 발로 찾아와서 훈련하겠다니 한편으론 기특하긴 하지만...“


그런 도노반의 말에 그가 피식 웃었다.


”이미지를 떠올려. 날다람쥐로 변한 네 모습을 말이다. 그래야 네 몸속에 내재하고 있는 마나가 네가 원하는 방향으로 호응해 줄 거다. 훈련한 것은 네 머릿속에서 모두 잊었다고 해도, 노력만 하면 네 몸이 곧 기억해 낼 테니 금방 쉽게 할 수 있을 거야.“


고개를 끄덕인 후, 그가 다시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다시 한참을 그는 땅바닥에 굴렀다.



* * *




광화문에 있는 대형 서점 뒤편 빌딩 꼭대기 층의 작은 카페 안.


검은 정장의 금발 여인이 문을 열고 들어오자 카운터 뒤에 있던 남자가 일어나 공손하게 인사를 했다.

작은 테이블 다섯 개가 옹기종기 놓여있는 홀을 한번 둘러본 여성이 자신 왼쪽의 벽이 열리자 그 안으로 발을 옮겼다.


햇볕 좋은 테라스의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는 남자의 뒷모습이 보였다.

화려한 색으로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꽃들을 바라보던 남자가 그녀의 구둣발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어려운 발걸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몸을 일으켜 고개를 굽히고 그녀를 보며 비굴한 표정을 짓던 남자가 그녀가 자리에 앉자 다시 의자에 엉덩이를 붙였다.


”커피 맛은 어떠셨나요?“


”예전에도 그랬지만 뭔가 고급스런 향이 느껴지고 아주 좋습니다.“


”다행이군요.“


선글라스를 벗은 그녀가 턱을 슬쩍 들고 그를 슬며시 내려다보았다.


”그래서, 여기까지 저를 찾아오신 이유는...“


”우리 애가 아직 뭘 몰라서 계약서를...“


눈을 가늘게 뜨고 그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동자에 빛이 났다.


”원래대로 동일한 계약조건에 수혜자를 저로 다시 바꿔주십사하고 왔습니다.“


”......“


”애가 아무것도 몰라요. 영어는커녕 한글도 잘 모르면서 누구한테 말을 들었는지 계약서를 바꿔달라 한 모양이던데...“


”강우주 아버님.“


”...예.“


미소 띤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를 보며 우주의 아버지는 자신에게 다시 행운이 도래하고 있다고 느꼈다.


사업에서 한참 힘든 시기에도 아내의 성화에 막내아들을 영국으로 6개월 연수를 보냈었다.


금전적으로 쪼들리기는 했으나 태어나면서부터 집안에 우환을 불러오는 모자란 놈을 매일 보는 것도 그에게는 견딜 수 없는 스트레스였다.

누가 죽는다느니, 누가 무슨 일을 당한다느니 하는 헛소리에 학교에서는 꼴찌를 맡아서 하는 낙제생.


먼 데로 보내 눈에 띄지 않는 것만이 놈이 그에게 할 수 있는 유일한 효도라 그는 믿었다.


그런 우환덩어리가, 평생 쓸데없이 밥이나 축내고 가문의 명예에 먹칠할 놈이라고 여겼던 막내놈이 갑자기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했다.


어느 날 갑자기 그에게 찾아온 미국 국방부 산하 고위급 간부 에디 킴.


에디 킴의 제안은 간단했다.

그의 아들이 가진 능력을 자신의 조직이 마음대로 쓰는 대신 계약금 10억에 연봉 1억을 제시.

대신 그들이 마음대로 아들을 조종할 수 있도록 통제력을 갖는 것.

그리고 가족들도 그가 어떤 일이 있어도 소속을 저버리지 않도록 도와달라는 것.


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그 조직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세뇌해달라는 말이라는 것을 우주의 아버지가 이해하지 못할 리가 없었다.


혹시라도 임무 중 사망한다면 계약 이외에 10억을 위로금으로 주겠다고 별도의 계약서도 체결했었다.


사업의 능력은 그다지 뛰어나지 않았던 그가 다시 한번 어려움을 겪기 시작한 시기에 사고를 당한 아들.

뇌사 판정까지 받았던 녀석이 갑자기 깨어나자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날아가 버린 10억이 너무 아깝기도 했다.


그것도 모자라 계약을 수정해 연봉 3억으로 올린 놈이, 수혜자는 자신으로 돌리다니.

괘씸함에 울분이 차올라 밤새 잠 못 이루던 그가 그녀를 다시 찾은 것이 바로 그 이유였다.



”강우주 아버님은 아드님을 잘 모르시는 듯합니다.“


”예?“


”아니, 전혀 모르시는 것처럼 보이는군요.“


예상 밖의 갑작스런 그녀의 말에 어안이 벙벙해진 그가 붉어진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저도 선임자에게서 우주군이 세상 물정 전혀 모르는 순진한 아이 같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다루기 아주 쉬울 거라면서요. 그래서 이미 맺어진 계약서는 대충 한번 훑어본 뒤에 신경 쓰지도 않았고, 직접 우주군을 만날 일도 몇 번 없었습니다. 대부분 그냥 보고만 받았죠. 그래서 그러려니 했습니다.“


”......“


”어제 오전에 계약서를 보여달라고 우주군이 찾아왔더군요. 우주 아버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네가 봐서 뭘 알겠냐’ 했어요.“


”......“


”우주 아버님. 아드님이 제게 계약서 조항 하나하나 손가락으로 가리켜 가며 다 따져 물었습니다. 그것도 영어로 말이죠.“


”영어로...말입니까? 설마요. 절대로 그럴 리가....“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두 눈을 똥그랗게 뜨고 그가 물었다.


“예, 영어로요. 생활영어도 아니고 전문 용어 다 써가면서, 어떻게 알았는지 한국과 미국 노동법 꺼내고, 전문 변호사며 법적 대응까지 운운하면서 말이죠.”


싸늘한 눈빛으로 그렇게 말하는 그녀의 입술이 한순간 파르르 떨렸다.

자신이 체결하지도 않은 계약서 때문에 우주에게 굴욕감까지 느꼈던 그녀.


자신의 앞에서 다리를 꼬고 앉아 배짱 두둑한 표정으로 마치 자신을 범법자나 사기꾼 취급하던 우주의 얼굴이 떠올랐다.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한다고.

생각 같아서는 그녀가 느꼈던 모멸감을 몽땅 그의 아버지에게 되돌려 주고 싶은 생각이 가득했던 그녀였다.


화를 참으며 대답하지 못하고 벌개진 얼굴로 고개를 주억거리는 그를 가늘게 뜬 눈으로 날카롭게 바라보던 그녀가 다시 말을 이었다.


“앞으로는 아드님과 직접 계약을 체결할 겁니다.”


여전히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난감한 표정을 짓는 그를 보며 그녀가 입가에 웃음을 흘렸다.


“아버님께서는 걱정하시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손해 보고 살 사람은 절대 아니에요.”


그녀가 몸을 일으켰다.


“그럼. 전 이만...”


두세 걸음 옮기던 그녀가 문득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멍한 표정의 그를 돌아보았다.


“아, 우리 직원 중에 씰비라고 프랑스인이 있어요. 그냥 지나가면서 듣긴 한 거지만 댁의 아드님이 씰비하고는 프랑스어로 대화하더군요.”


입 끝을 올리고 희미한 미소를 띤 그녀가 걸음을 옮겨 그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턱이 빠지도록 입을 떡 벌린 그가 초점이 잡히지 않은 눈으로 굳게 닫혀버린 문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 * *





오후 2시.


훈련소 안에서 인벤토리를 열고 단검과 카타나를 하나씩 꺼내 휘둘러보던 그의 앞에 한순간 빛이 번쩍이더니 목검을 손에 쥔 이안이 나타났다.


씽긋 웃는 이안을 보며 그가 고개를 숙여 예의를 갖추고 인사를 했다.


“오늘 훈련소에 나온 괴물은 뭐였냐?”


“꽃돌이었던 거 같습니다.”


“꽃돌이?”


우주의 일기장에서 얼굴 한가운데를 꼭짓점으로 꽃잎이 벌어지는 괴물을 우주가 칭한 이름이 기억난 그가 그렇게 대답했다.


“아, 데몬트레이서.”


입가에 피식하고 웃음을 띤 이안이 다시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래서 쉽게 제압했겠지?”


“그게.... 이기긴 했는데...”


중형종까지는 아니더라도 소형종을 넘어선 놈이었다.

그런 놈을 변종 토끼만 한번 잡았던 그가 쉽게 다룰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팔은 물어뜯기고 등은 놈의 발톱에 갈라졌으며 허벅지는 찢겨나갔다.

그렇게 혈투를 벌이는 동안 그의 머리는 고장 난 듯 아무 생각도 하지 못했지만, 다행하게도 그의 몸이 스스로 놈의 공격을 막아내고 공격했다. 마치 자동으로 프로그래밍된 대로 움직이는 기계와 같이 그의 몸이 반응했다.


대답을 얼버무리는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이안이 다시 피식 웃었다.


“좋아. 오늘도 훈련을 시작하자.”


“...옛써!”


두려움과 긴장을 애써 감추며 그가 오버스럽게 대답했다.


“칼을 골라라.”


이안의 말에 그가 다시 카타나를 꺼내 손에 쥐었다.


“단검으로 먼저 시작하자.”


이안의 말에 검을 쥔 그가 손을 늘어뜨리고 이안을 바라보았다.


“이제, 네 실력과 의지는 충분히 확인했다. 베르겐이라면 너를 완벽하게 가르쳤을 텐데 실력이 초기화되어서 아쉽긴 하지만 다시 시작하면 금방 원래 실력을 되찾을 수 있을 거야.”


“...베르겐요?”


“너를 예전에 가르치던 조교말야.”


“...아.”


“아쉽게도 내가 널 본 게 어제가 처음이라 네 이전의 실력을 내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실망할 것도 없겠지. 제로부터 다시 시작한다.”


“알겠습니다.”


그가 인벤토리에서 단검을 꺼내 손에 쥐었다.


“이제부터 그 검은 네 몸의 일부다. 네 몸속의 의지와 기운을 팔을 통해 검 속으로 흘려 넣는다. 항상 그것을 기억해라. 그래야 네 안의 마나가 네 손에 쥐어진 무기에 깃들어 화력을 배가시킨다. 그냥 앞을 보고 눈에 보이는 대로 베는 게 아니야. 오감을 열고 눈앞에 있는 적뿐만 아니라 주위를 느껴라. 그래야, 지형지물도 네가 모두 이용할 수가 있는 거다.”


그렇게 말한 이안이 벽돌담에서 부드럽게 길로 뛰어내려 그의 앞에 똑바로 섰다.


“양손을 내리고 눈을 감아라.”


이안의 말대로 그가 팔을 내리고 눈을 감았다.


“시각과 상관없이 어둠 속에서 내 목소리만 들어라. 내가 움직이면서 일으키는 바람의 흐름과 내 발아래에서 모래가 내는 소리에 집중해라.”


’그런 게 가능할 리가 없잖아.‘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그는 이안이 말하는 대로 귀를 쫑긋 세우고 그가 할 수 있는 한 감각을 끌어올리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한순간,

그의 귓전에 이안의 발아래 모래가 내는 소리가 메아리처럼 울리기 시작했다. 곧이어 공기의 흐름 같은 묘한 느낌이 그에게 전해졌다.


“이제, 공기의 흐름이 느껴지는 방향으로 검을 찌른다. 실시!”


이안의 말에 그가 온 신경에 집중한 방향으로 단검을 찔렀다.


“...굳!”


이안의 말에 그가 눈을 떴다.

자신이 찌른 칼날의 끝이 이안의 손바닥에 박혀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란 그가 단검의 손잡이를 잡아당겼다.


피가 방울져 흐르던 손바닥의 상처가 다음 순간 매끈하게 사라졌다.


“네 몸은 여전히 배운 걸 기억하고 있다. 네 정신이 네 몸을 따르도록 하기만 하면 돼.”


싱긋 웃은 이안이 그에게 다시 눈을 감도록 명령했다.


“이제 방금 한 것처럼 이번엔 단검이 아닌 네 왼발로 공기의 흐름을 걷어찬다. 할 수 있겠지?”


이안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그가 신중하게 바람을 읽은 후 주먹을 불끈 쥐고 땅을 박차고 힘차게 날아올랐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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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19 dr******..
    작성일
    23.05.14 21:55
    No. 1

    이것은 진정한 페이지 터너입니다.
    저도 공모전을 쓰고 있습니다. 혹시 어떤 점에서 부족한지,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의견을 주실 수 있을까요?.

    찬성: 1 | 반대: 1

  • 작성자
    Lv.7 일러
    작성일
    23.05.14 23:05
    No. 2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이안이라는 이름이 제가 한 때 사용하던 이름이라 특히나 몰입해서 보았네요 추천 누르고 갑니다. ^^ 시간되시면 제 글도 한번 봐주시고 의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찬성: 1 | 반대: 1

  • 작성자
    Lv.30 커피마신z
    작성일
    23.05.28 11:31
    No. 3

    잘보고 갑니다...꾸욱.

    찬성: 0 | 반대: 1

  • 작성자
    Lv.32 베르겐
    작성일
    23.05.30 00:03
    No. 4

    작가님 베르겐이 여기왔습니다. 초기화 되고 있습니다.(디리리디리리딜)
    이런 행운이 있을까요? 초집중했습니다. 추천!

    찬성: 0 | 반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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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2화 위기에 빠진 자를 구하라(2) +4 23.06.01 272 15 12쪽
32 31화 위기에 빠진 자를 구하라(1) +2 23.05.31 273 10 11쪽
31 30화 그림자 소환(2) +3 23.05.30 275 10 17쪽
30 29화 그림자 소환(1) +3 23.05.29 274 10 15쪽
29 28화 어나더 레벨(3) +4 23.05.28 262 10 12쪽
28 27화 어나더 레벨(2) +1 23.05.27 271 9 14쪽
27 26화 어나더 레벨(1) +3 23.05.26 280 11 12쪽
26 25화 태평양을 뛰어넘다. +2 23.05.25 269 9 17쪽
25 24화 각성의 시작(3) +2 23.05.24 284 7 14쪽
24 23화 각성의 시작(2) +6 23.05.23 318 14 14쪽
23 22화 각성의 시작(1) +5 23.05.22 307 1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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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0화 아웃사이더(2) +5 23.05.20 295 12 12쪽
20 19화 아웃사이더(1) +5 23.05.19 316 9 13쪽
19 18화 어려진 건 몸 뿐만이 아니네? +5 23.05.18 334 11 12쪽
18 17화 외계 지성체의 영혼 조각 +3 23.05.17 324 9 13쪽
17 16화 풋꼬투리 속에 숨겨진 진실 +2 23.05.17 336 8 14쪽
16 15화 모래 속에 숨겨진 비밀 +5 23.05.16 344 13 16쪽
15 14화 담장위의 고양이 +4 23.05.15 374 9 17쪽
14 13화 뜻밖의 조우 +3 23.05.15 403 9 17쪽
» 12화 앞으로 한걸음 더! +4 23.05.14 454 10 16쪽
12 11화 우연을 가장한 필연 +3 23.05.14 487 12 16쪽
11 10화 지옥에서 온 이안 +5 23.05.13 829 12 15쪽
10 9화 린다 블레어 부국장 +2 23.05.13 537 12 16쪽
9 8화 난 네가 알던 우주가 아니야! +3 23.05.12 551 1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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