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병! 빌어먹을 헌터들이 다 내 뒤로 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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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르블랑
작품등록일 :
2023.05.10 11:14
최근연재일 :
2023.09.19 22:21
연재수 :
1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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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694,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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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16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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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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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글자
16쪽

15화 모래 속에 숨겨진 비밀

DUMMY

“촤아아악...!”


그의 양 발목을 묶고 있던 촉수를 카타나로 베어버린 그가 몸을 재빨리 일으켰다.


모래 밖으로 긴 목을 뽑고 솟아오른 것은 두 마리의 괴생명체.


단단한 비늘로 촘촘하게 목을 덮은 용 두 마리가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붉은빛을 발하며 이글거리는 동공.

크게 벌린 주둥이 양쪽에 날카롭게 세워져 있는 송곳니.

납작하게 눌린 콧구멍에서 뿜어내는 뿌연 연기가 주변 공기를 달구었다.


“크르르르르.....”


놈들의 벌린 입에서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는 것을 보자 그가 잔뜩 긴장했다.


놈들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고 카타나를 인벤토리에 집어넣은 그가 양손에 단검을 집어 들었다.


“....설마 불을 뿜는 건 아니겠지?”


“카르르르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를 향해 불덩어리가 날아왔다.


“내가 그럴 줄 알았다고!”

땅을 박차고 허공으로 떠오른 그가 벽을 내딛고 달려 놈들의 뒤편에 뛰어내렸다.


자세를 고쳐잡은 그가 브이(V) 자 형태로 두 개의 단검을 한 손에 그러쥐었다.

상체를 젖히고 어깨 뒤로 넘긴 팔에 힘을 잔뜩 불어넣은 그의 얼굴은 시뻘개지고 목에 힘줄이 불끈거렸다.


“...이야아아!!”


입 밖으로 맹렬한 함성을 지르며 그가 놈들을 향해 팔을 휘둘렀다.

그의 손을 떠난 단검이 허공을 찢으며 날아가 고개를 돌리는 놈들의 미간에 박혔다.


“...잡았다!”


그러나,


“...어어어!”


바닥의 모래밭 틈에서 올라온 하늘거리는 촉수들이 놈들의 미간에 박힌 단검을 휘감아 뽑아내 버렸다.


깊이 박히지도 않았던 듯, 붉은빛을 발하는 미간에는 상처 하나 없이 말끔해 보였다.


“...하아!”


웬만한 공격으로는 얼굴과 몸 전체를 뒤덮고 있는 단단한 비늘을 뚫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보였다.


“제길! 어디가 급소인지 알아야 할 거 아냐.”


아직은 부국장의 재가가 떨어지지 않아 중형종 정보에 접근이 불가한 상황.

중얼거리던 그가 손을 뻗어 인벤토리에서 창을 꺼내 들었다.


한국에 근접한 아공간에는 절대로 소형종 이상 나타나지 않을 거라 존이 말하지 않았던가?


아공간의 크기가 작으면 그곳으로 연결되는 차원의 균열 크기도 그것에 비례한다.

그래서 아공간 안에서 균열을 찾아내 고의로 틈새를 키우기 전에는 중형종이 등장할 일은 없다고 존은 단언했었다.


그랬던 소규모 아공간에 중형종이 나타났다는 말은?


콧구멍에서 잿빛 수증기를 세차게 뿜어내는 놈들을 보며 그가 고개를 저었다.


지금 당장은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살아남으려면 저놈들의 약점을 어떻게든 파악해야 한다.


다시 한번 입에서 불덩이를 키우는 놈들을 미간을 좁히며 가느다랗게 눈을 뜨고 지켜보던 그의 눈동자에 한순간 빛이 번득였다.


“캬아아아...”


놈들의 입 밖으로 불덩이가 쏟아져 나오는 동시에 그가 땅을 박차고 뛰어올랐다.


가볍게 벽에 발을 내디딘 그가 다시 몸을 날려 놈들의 턱밑으로 내달렸다.


그의 손에 쥐어있던 창날의 끝이 한 놈의 턱 밑 목에 박혔다.

창을 쥐고 있는 손바닥에 느껴지는 둔중한 감각에 그가 있는 힘껏 팔을 휘둘렀다.


...부확


창날에 갈라진 놈의 목에서 핏덩어리가 쏟아져 내렸다.


...크악!


이글거리는 눈으로 그를 노려보며 그 옆의 용머리가 입을 커다랗게 벌리고 삽시에 그를 덮쳤다.


날렵하게 뒤로 팔짝 뛰어 놈의 송곳니를 피한 그가 놈의 아가리 안으로 창을 찔러넣었다.


....푸욱!


창이 박힌 아가리를 양옆으로 내저으며 괴로워하던 놈이 고개를 똑바로 들고 허공에 포효했다.


다음 순간,


놈의 몸에 납작하게 박혀 몸을 보호하던 비늘이 날카롭게 세워졌다.


“...어,어..”


당황한 그가 어떤 행동을 취하기도 전에 수십, 수백의 각린이 날카로운 파공음을 울리며 사방팔방으로 쏟아져 날아갔다.


“..허억!”


번개처럼 몸을 웅크린 그가 본능적으로 얼굴을 모래밭에 박고 두 손으로 머리를 휘감았다.


그럼에도 왼쪽 팔과 허벅지, 어깨에 수십 개의 비늘이 날아와 박혔다.


“크으...!”


밀려오는 통증에 그의 입 밖으로 신음이 터져 나왔다.




그가 그렇게 사투를 벌이는 동안 그의 어머니는 자리로 돌아오지 않는 아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숙모. 우주 돌아오면 새로 음식 내올게요.”


커다란 접시에 정성스레 장식되어 담겨있는 고급음식을 테이블 위에 내놓으며 혜은이 빙긋 웃었다.


“그런데, 우주는 어디서 그렇게 프랑스어를 배운 거예요?”


“그러게, 나도 잘...”


“프랑스어 몇 마디 어디서 주워들은 게 있나 보지.”


시커멓게 썩은 표정으로도 절대로 자신들이 직접 본 것조차 믿을 수 없는 고모들이었다.

아니, 죽는다 해도 믿을 수 없었다.


그들이 우주를 안 게 하루 이틀인가?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요즘 젊은것들은 생판 남에게 돈 주고도 결혼식 대행도 시킨다는데 프랑스어 몇 마디 정도야.


“에이, 주워듣긴요.”


막내 고모를 돌아보며 혜은이 표정을 바꾸었다.


“내가 이탈리아에서 일 년 공부했을 때도 좀 전에 우주가 한만큼 못했어요.”


누가 뭐라 해도 안 믿겠다는 표정으로 눈을 깔고 입을 비쭉이는 고모들을 보며 그녀가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외국어 공부하는 게 그렇게 쉽게 되는 게 아니거든요. 진지하게 본격적으로 안 배워본 사람들은 대충 좀 하면 될 줄 알아요. 근데, 제가 경험해보니 정말 뼈를 깎는 각고의 인내가 있어야 하더라구요.”


그렇게 말한 혜은이 우주의 어머니에게 시선을 돌렸다.


“우주, 프랑스나 캐나다 퀘백으로 유학 갔다 온 거 아니죠?”


“유학은 무슨...”


겸연쩍은 표정으로 어머니가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


“그럼. 우주, 언어 천잰가 보다.”

“언어 천재?”


혜은의 말에 모두가 눈을 똥그랗게 뜨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하는 말을 여전히 농담으로 받아들이고 있던 고모들은 기막히다는 표정으로 입 끝을 내리고 피식거렸다.


“왜, 그런 사람들 있잖아요. 다른 평범한 사람들 몇 개월 해야 하는 걸 몇 주, 며칠 만에 해내는 사람들요.”


그렇게 말한 그녀가 눈을 똥그랗게 뜨고 두 손을 모아 손바닥을 쳤다.


“맞네. 언어 천재. 프랑스도 간 적 없는데 그렇게 잘할 정도면 천재죠.”


“그럴수도 있겠다아.”


석고상처럼 굳은 얼굴에 간신히 입가에 웃음을 띤 큰고모가 인자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그 정도면 영어도 잘하지 않겠니? 영어는 뭐, 기본이니까.”


그녀의 의도를 눈치챈 막내 고모가 손뼉을 쳤다.


“맞다. 우주 영어 하는 것도 좀 듣고 싶네.”


“네 친구 있잖니? 어렸을 때 미국으로 이민 가서 살다가 얼마 전에 온 애 말야.”


“......아, 솔이요?”


“그래. 걔 좀 오라고 해봐. 오랜만에 나도 걔 얼굴도 보고 싶고. 겸사겸사 잘됐다.”


자신의 어머니 말에 혜은이 입꼬리를 슬며시 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뭐.... 함 전화해 볼게요.”


마치 혼잣말하듯 중얼거린 그녀가 휴대폰을 꺼내 손가락으로 액정을 누른 후, 귀에 갖다 댔다.


“어, 솔이야. 너 지금 시간 있어? 있으면 우리 레스토랑 오라고. 맛난 거 공짜로 서비스 해줄게.”


그런 그녀를 올려다 보는 우주 어머니의 표정은 어쩐지 더 밝아졌다.

얼마 전, 누군가를 만나고 온 남편이 혼잣말로 투덜거리는 것을 들었기 때문.


통화를 마친 혜은이 휴대폰을 내려놓으며 우주의 어머니를 보며 싱긋 웃었다.


“금방 온다네요.”


사실, 혜은의 의도는 전혀 다른 곳에 있었다.


큰 키, 영화배우 뺨치게 생긴 얼굴에 지적인 눈빛, 늘씬한 몸매에 듣기 좋은 목소리까지.

거기에 영어에 프랑스어까지 가능하다면...


자신의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웨이터들이 절대로 못생긴 편은 아니었다.

오히려 상당한 훈남임은 틀림없었다.

하지만 오늘 본 우주에 비하면 그녀의 눈에 그들은 졸지에 갑오징어가 되어 버렸다.



짧은 시간이라도 우주가 와서 일해줄 수 있다면 대단한 광고가 될 것이란 계산이 나온 것은 당연한 이치.


소셜미디어와 너튜브에 자신의 레스토랑을 광고하는 훈남 이미지.


만석으로 복잡한 홀 내부에 대기줄이 길게 늘어설 것이라는 기대감에 우주의 어머니를 바라보는 그녀의 마음속은 이미 감동으로 가득했다.

우선 우주의 어머니에게 어필하고 구워삶는 것이 첫 번째 목표.


“숙모. 우주는.. 우주는 진짜 한군데 빠지는 데가 없네요.”


눈에 눈물까지 글썽거리며 혜은이 우주 어머니의 손을 와락 움켜잡았다.


“숙모. 그렇지 않아도 내가 며칠 전에 백화점에서 쇼핑하다가 숙모한테 너무 잘 어울릴만한 블라우스하고 자켓을 봐놨거든요. 이제 날씨도 따뜻해졌으니 화사한 옷으로 바꾸셔야죠. 다음주...아니 내..내일 꼭 같이 가요. 네?”


“그..그럴까?”


마치 호소라도 하는 듯한 똘망똘망한 혜은의 눈동자에 우주 어머니가 얼떨떨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나저제나 하고 화장실로 통하는 통로에 서서 손톱을 깨물며 기다리던 씰비의 귀에 남자 화장실 안쪽에서 ‘쿵’ 하는 둔중한 소리가 들려왔다.


“.....크흑!”


문틈에 귀를 대고 있는 그녀에게 들려오는 소리는 그의 입 밖으로 터져 나오는 나지막한 신음.


“....댄?”


손으로 화장실 문을 슬며시 밀고, 안을 들여다본 씰비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바닥에 쓰러진 채 가쁜 숨을 내쉬며 손바닥으로 입을 막고 신음을 참고 있는 댄이 그녀의 시야에 들어왔다.


손등과 볼 여기저기 그어진 피부에서 방울져 흘러나오고 있는 붉은 피.


“괜찮은 거야?”


놀란 그녀가 그의 옆에 쪼그리고 앉아 그의 몸 이곳저곳을 살폈다.


손수건으로 그의 얼굴에 베인 상처에서 흘러나오는 피를 닦아낸 그녀가 곁눈질로 그의 팔에 흘러내리는 붉은 핏물을 보았다.


“꺄트린느!!”


마치 악을 쓰듯 이름을 부르자 밖에 서 있던 여성이 문 사이로 고개를 들이밀었다.


“화장실 안으로 아무도 못 들어오게 막아줘. 환자가 있다고 둘러대던가.”


“알았어.”


문을 닫고 주변을 살피는 꺄트린느의 눈에 언뜻 한쪽에 빼꼼히 열려있는 문이 들어왔다.


[비품 창고]


혹시나 해서 열어본 그 안에서 무엇인가를 발견한 그녀의 눈빛이 한순간 반짝였다.




잠시 후, 화장실에 들어와 안에서 문을 잠가버린 까트린느가 정신없이 바쁘게 손을 움직이고 있는 씰비의 등 뒤에서 다가왔다.


“아니, 어떻게 된 일이야?”


댄의 가슴을 압박 붕대로 칭칭 감고 있는 씰비를 보면서 놀란 표정으로 그녀가 물었다.


“좀 있으면 괜찮아질 거야. 그것보다 꺄트린느?”


“왜? 뭘 도와줄까?”


“요 옆 사거리에 남성복 매장이 있던데 이것 좀 가져가서 같은 사이즈로 사와줄래?


”알았어.“


의사인 씰비의 여유 넘치는 눈빛에 안심한 꺄트린느가 혈흔이 묻어있는 자켓을 집어들었다.


”바지도 사와야겠네.“


까트린느가 붉게 물들어 있는 바지의 허벅지 부분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바지는 괜찮....“


성한 곳 없이 전신의 통증으로 신음하는 와중에도 그가 벨트를 향하는 꺄트린느의 손을 뿌리쳤다.


”...무슨! 친척들도 다 와 있는데 피 묻은 옷차림으로 돌아갈 거예요?“


부끄러운 마음에 소극적으로 반항해 보지만 그도 알고 있었다. 피가 흥건하게 묻은 바지를 입은 채로 다시 친척들 앞에 나설 수는 없다는 것을...


화장실 바닥에 두 다리를 쭉 뻗은 그가 포기한 듯 낮은 침음을 흘리자 그녀가 노련한 솜씨로 그의 바지를 벗겨냈다.


”.....아하!“


바지를 팔목에 걸친 그녀가 그를 내려다보며 피식 웃었다.


”뭘, 이런 거 갖고 부끄러워하고 그래요? 모두 자기표현의 방법인데.“


손바닥으로 간신히 사타구니를 가리고 있는 그를 내려다보며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그녀가 말을 이었다.


”프랑스 남자들은 그것보다 더 섹시하고 도발적인 속옷 즐겨 입어요. 제 남동생은 레이스 달린 것도 입는걸요.“


꺄트린느의 말에 근육에 힘이 꽉 들어갔던 그의 몸이 축 늘어졌다.





다행히 얼굴과 손등에 난 상처가 아물면서 씰비가 그의 헤어스타일을 만들고 얼굴 피부를 대충 손보기 시작했다.


”속옷은 꺄트린느하고 나만의 비밀로 할게.“


”.....으흑. 씰비... 제발...“


그녀의 말에 그가 고개를 푹 숙였다.


”미안. 미안해. 밖에서 사람들이 기다릴 텐데 부지런히 끝내자.“


장난스럽게 한번 웃던 그녀가 다음 순간 프로다운 표정으로 그의 얼굴에 파운데이션을 두드리며 그의 얼굴 전체를 확인해 보기 시작했다.


“땅속에서 용 대가리가 두 개 올라왔어.”


화장실 바닥에 속옷 차림으로 쪼그리고 앉은 그가 입을 열었다.


“...뭐?”


그를 바라보는 씰비의 미간이 좁혀졌다.


“트윈 어스 드래곤....”


“그게, 그놈들 이름이야?”


그의 얼굴에 파운데이션을 바르고 있던 씰비가 고개를 끄덕였다.


“월요일에 부국장 출근하면 찾아가서 보고해. 그냥 지나갈 일은 아닌 것 같다.”



* * *



말총머리의 젊은 여성이 전문 이탈리아 레스토랑에 들어섰다.


“잠시만요.”


뒤에서 들려오는 다급해 보이는 누군가의 목소리에 그녀가 슬며시 한걸음 옆으로 비켜섰다.


“고맙습니다.”


금발의 여성이 큼지막한 쇼핑백을 들고 총총걸음으로 홀 끝에서 왼쪽으로 꺾어지는 통로 속으로 사라지는 순간, 그 통로에서 나온 한 젊은 남성이 잔뜩 찌푸린 표정으로 그 근처의 테이블에 주저앉았다.


“왜? 아직도야?‘


”그러게, 여성 미화원이 청소 중이라니 그냥 밀고 들어가기도 그렇고...“


”건물 밖으로 돌면....“


그들의 대화를 무시하고 시선을 이리저리 돌리던 그녀가 창밖 정원이 내다보이는 넓은 자리에 앉아서 대화 삼매경 중인 친구를 발견했다.


바닥에 깔린 고급스러운 카펫 위를 마치 백조처럼 날렵하게 걸음을 옮긴 그녀가 친구에게 다가갔다.


자신을 바라보는 아주머니들에게 그녀가 고개를 숙여보였다.


”아, 솔이 왔네?“


환하게 웃는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난 혜은이 자신이 앉아있던 자리를 솔에게 양보했다.


”내 친구 솔이예요. 예쁘기도 하고 머리도 좋고 미국에서 오래 살아서 영어는 그냥 미국인이고....“


”....야아. 그만 해.“


당황한 듯, 솔이 어색한 표정으로 미소를 지었다.


”진짜 너무 이쁘다아.“


주변의 칭찬을 받으며 얼굴에 홍조를 띤 그녀의 귀에 혜은이 입술을 갖다 댔다.

그리고 무엇인가 작은 목소리로 소근거렸다.


”....어쩐지.“


눈을 가늘게 뜬 솔이 혜은을 올려다보았다.


”네가 그렇지 뭐. 그래서 날 불러낸 거구나? 그냥 나 생각이 나서 대접해주려고 한 게 아니고?“


”겸사겸사 부른 거야. 너하고 만나서 얘기도 좀 많이 하고...“


그렇게 말한 그녀가 그들의 테이블로 다가오는 웨이터에게서 접시를 받아들었다.


”우선, 애피타이저.“


갓 구운 빵에서 나는 달콤한 향에 솔이 두 눈을 감고 음미하면서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치즈가 듬뿍 발린 빵을 한입 뜯어 오물거리며 그녀가 손바닥으로 입을 가리고 눈을 똥그랗게 떴다.


“우와! 정말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살살 녹아.”



완벽한 말투로 한국어를 구사하던 솔이 눈짓을 주는 혜은의 시선을 따라 등 뒤에서 걸어오는 남자에게 시선을 돌렸다.


접시 위에 손가락 끝을 비벼 빵가루를 털어낸 그녀가 화사한 웃음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상쾌한 미소를 머금은 젊은 남자가 테이블로 다가와 자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는 그녀에게 가볍게 목례했다.


’너무 잘생겼잖아.‘


회심의 미소를 지은 솔이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렇게 마음속으로 꿈꾸던 백마를 탄 남자를 눈앞에 보게 된 솔은 눈을 깜빡이며 그윽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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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36화 중국에서의 첫걸음(3) +2 23.06.05 261 11 11쪽
36 35화 중국에서의 첫걸음(2) +3 23.06.04 257 11 11쪽
35 34화 중국에서의 첫걸음(1) +1 23.06.03 269 9 14쪽
34 33화 위기에 빠진 자를 구하라(3) +4 23.06.02 271 11 11쪽
33 32화 위기에 빠진 자를 구하라(2) +4 23.06.01 272 15 12쪽
32 31화 위기에 빠진 자를 구하라(1) +2 23.05.31 273 10 11쪽
31 30화 그림자 소환(2) +3 23.05.30 275 10 17쪽
30 29화 그림자 소환(1) +3 23.05.29 275 10 15쪽
29 28화 어나더 레벨(3) +4 23.05.28 262 10 12쪽
28 27화 어나더 레벨(2) +1 23.05.27 271 9 14쪽
27 26화 어나더 레벨(1) +3 23.05.26 280 11 12쪽
26 25화 태평양을 뛰어넘다. +2 23.05.25 269 9 17쪽
25 24화 각성의 시작(3) +2 23.05.24 284 7 14쪽
24 23화 각성의 시작(2) +6 23.05.23 318 14 14쪽
23 22화 각성의 시작(1) +5 23.05.22 307 13 13쪽
22 21화 아웃사이더(3) +5 23.05.21 290 11 13쪽
21 20화 아웃사이더(2) +5 23.05.20 295 12 12쪽
20 19화 아웃사이더(1) +5 23.05.19 316 9 13쪽
19 18화 어려진 건 몸 뿐만이 아니네? +5 23.05.18 334 11 12쪽
18 17화 외계 지성체의 영혼 조각 +3 23.05.17 324 9 13쪽
17 16화 풋꼬투리 속에 숨겨진 진실 +2 23.05.17 336 8 14쪽
» 15화 모래 속에 숨겨진 비밀 +5 23.05.16 345 13 16쪽
15 14화 담장위의 고양이 +4 23.05.15 375 9 17쪽
14 13화 뜻밖의 조우 +3 23.05.15 403 9 17쪽
13 12화 앞으로 한걸음 더! +4 23.05.14 454 10 16쪽
12 11화 우연을 가장한 필연 +3 23.05.14 487 12 16쪽
11 10화 지옥에서 온 이안 +5 23.05.13 829 12 15쪽
10 9화 린다 블레어 부국장 +2 23.05.13 537 12 16쪽
9 8화 난 네가 알던 우주가 아니야! +3 23.05.12 551 1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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