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하추풍검 - 5분 후 갈라져 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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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렉스
작품등록일 :
2023.05.10 18:38
최근연재일 :
2023.10.12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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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14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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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천상천하 유아독존 1

DUMMY

오래전, 샤카국에서 한 아이가 태어났다.


그는 태어나자마자 사방으로 일곱 걸음을 걸었다.


그가 걸어가는 곳마다 연꽃이 만발했고,


이윽고 멈추어 선 그가 하늘과 땅을 가리키며 말했다.


"천상천하天上天下 유아독존唯我獨尊."


하늘과 땅을 통틀어 오직 나만이 존귀하다.


"삼계개고三界皆苦 아당안지我當安之."


온 세상이 고통뿐이니 내가 마땅히 평안케 하리라.


훗날 석가모니불이 될 것임을 약속받은 존재의 생애 첫 마디였다.


***


살활회주 황진용은 쓰러졌다.


"진용아, 황진용!"


규빈이 황진용의 몸을 끌어안고 울부짖었다.


바닥엔 이미 피가 흥건했고, 황진용의 동공도 희미했다.


가망은 없었다.


나는 검기가 날아온 곳을 보았다.


이상했다.


도로 한복판에 두 명의 사람이 서 있었다.


흰 도복을 입고 허리에 검을 찬 청년과 안경을 쓰고 덩치가 큰 청년이었다.


검기를 날린 것은 흰 도복의 청년일 것이다.


그러나 무척이나 멀었다. 저 정도 거리에서 그렇게 빨리 검기를 날려 황진용을 베었다는 것인가? 나조차 미처 대응하지 못했을 정도로?


덩치 큰 청년이 이쪽으로 걸어오며 입을 열었다.


"여러분."


"!"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저렇게나 먼 거리에 있는데, 바로 곁에 있는 듯이 목소리가 생생하게 들렸다.


"저는 존귀하며 지고한 미의 경지에 오르신, 미선당주님을 보좌하는 봉금조奉金組의 남음南淫 음후라고 합니다."


그는 커다란 풍채에 어울리는 너그러운 미소를 지었다.


"여러분께 한 가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그곳에 있는 추풍검 이월과 아선당주 노루아, 두 사람을 저에게 넘기시지요.


그들은 불행을 몰고 다니는 자들입니다, 그 두 사람이 이 섬에 찾아왔기 때문에 오늘 여러분의 동료들이 죽게 된 것입니다."


폭주족들의 몇몇 시선이 내게로 향했다.


물론, 이미 1년 전 이 섬에 피해를 준 전적이 있는 자의 말이기에, 승려들은 쉽사리 믿지 않았다.


하지만 역시 신경은 쓰이는 듯했다.


그럴 만했다.


어쨌거나 노루미 일당이 우리의 위치를 알아내고 이곳으로 오지 않았다면,


애초에 우리가 이 섬으로 오지만 않았더라면, 그들은 자잘한 다툼은 이어갈지언정 오늘 같은 대참사는 겪지 않았을 테니까.


그렇다면 이건 내가 잘못한 일인가? 내가 죄악감을 느껴야 하는 것인가?


"신경 쓰지 마."


루아의 목소리가 내 뒤통수를 때렸다.


"그렇게 치면 루미 언니가 나를 잡으려고 여기 찾아온 탓에 이런 불행이 생겨난 거야.


아버지가 우리더러 싸우라고 한 것 때문에 이 모든 불행이 일어난 거야.


정신 차려. 우리 목적은 만인을 구하는 게 아니야."


"···."


그녀의 말대로,


우리 목적은 그저 살아남는 것이다.


사소한 일에 일일이 발목 잡히다간 살아남을 수 없다.


내가 다시 마음을 바로잡는데, 음후는 내 속마음을 알아채기라도 한 듯 더욱 비열하게 웃으며 말했다.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방금 말을 꺼낸 소녀가 바로 아선당주 노루아입니다. 제가 섬기는 미선당주님의 여동생이시죠."


"미, 미선당주의 여동생이라고?"


이번엔 폭주족들뿐만 아니라, 승려들까지 혼란에 빠졌다.


"잘 생각하십시오. 제가 그쪽에 다다르기 전까지 그들을 넘기지 않으면 더 큰 불행이 일어날 것입니다."


음후는 점점 우리에게 가까워졌다.


더 이상 혼란을 일으키게 놔둘 순 없다.


내가 앞으로 나서려는데,


"아니."


규빈이 먼저 끼어들었다. 그가 송하의 어깨에 손을 턱 올렸다.


"이분은 아난 법사님의 제자이시다. 그런 분의 동료들이 우리에게 해악을 의도하고 끼칠 리가 없어.


이 자리서 나쁜 건 너희뿐이다. 너희만 사라지면 섬은 태평해진다."


규빈이 구절편을 음후에게 휘둘렀다.


"사라져라, 무림의 쓰레기들아!"


"철제인가."


음후가 웃는 얼굴로 손뼉을 쳤다.


그러자 구절편은 그에게 닿지도 못하고 공중에서 산산이 흩어졌다.


"뭣···!"


규빈이 뒷걸음질 쳤다. 충격이 큰 모양이었다.


그런 그를 승려들과 폭주족들이 뒤에서 부축했다.


"규빈이 형님."


폭주족 하나가 말했다.


"진용이 형님이 돌아가신 지금, 저희를 이끌어주실 수 있는 분은 형님뿐입니다."


"그래요, 원래 살활회주는 형님이셨지 않슴까!"


다른 폭주족들도 규빈을 옹호했다. 모두가 그를 옹호했다.


"저희에게 맡겨주십쇼."


"가자! 영종도를 지키지 못하면 우리도 없다!"


폭주족들이 쇠파이프와 구절편을 들고 음후에게 달려들었다.


"안 돼, 가지 마!"


내가 소리쳤다.


무슨 무공을 쓰는지도 모르는 상대에게 무턱대고 덤비는 건 개죽음이다.


그런데 폭주족 중 하나가 내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너, 무공에 자질이 있지?"


"네?"


"우리가 어떻게 되는지 잘 봐둬라. 우리가 죽으면 네가 형님을 지켜야 한다."


그리고 그 또한 달려 나갔다.


맨 앞에서 앞장서던 폭주족들이 기합을 내지르며 음후에게 쇠파이프를 휘둘렀다.


이에 음후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손뼉을 칠 뿐.


낮은 파장을 가진 중후한 음이 타격점에서부터 퍼져나갔고,


"!"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그에게 덤빈 폭주족들이 살점 하나 남기지 않고 공중에서 터져 사라진 것이다.


옷가지와 피, 쇠파이프는 남아 사방에 흩어졌다.


"윽···!"


이런 기현상에, 뒤따라 덤비던 폭주족들은 본능적인 공포를 느끼고 멈추어 섰다.


그 모습을 본 음후가 비웃으며 말했다.


"그래요, 죽음 따윈 두렵지 않다는 듯이 덤벼도, 정작 죽음과 마주하니 두려워서 멈추어 서는군요."


음후가 두 팔을 벌리며 웃어 젖혔다.


"당신들은 언제나 말하죠. 세상은 고통뿐이다. 현생은 괴로운 것이다.


하지만 죽음은 그보다 더 괴로운 모양이군요.


아난 법사도 그랬지만, 당신들은 가식적인 쓰레기입니다.


불도에 귀의해봤자 아무도 구제하지 못하고, 구제받지도 못합니다!


저는 사후세계나, 서방 극락세계 따위는 믿지 않습니다.


제가 믿는 것은 당주님이 제 곁에 계시는 이 현실뿐!


그분의 모습, 그분의 음성, 그분의 향기, 그분의 맛, 그분의 감촉만이 제 현실입니다.


오직 지금, 낮에는 당주님께 충성하고, 밤에는 쾌락을 얻는 것만이 행복의 전부란 말입니다!"


그의 연설에 폭주족과 승려들은 주눅이 들었다.


노루미의 끄나풀, 남음 음후.


실컷 떠들어대라지.


네가 한참 떠들어대는 동안, 폭주족들의 죽음으로부터 떠올린 일화가 있으니까.


***


"월아."


"예, 아버지."


"무기를 이용하지 않는 살법에 대해 아느냐?"


"맨손으로도 충분히 사람 죽이는 일이 가능한 것으로 압니다."


"그렇지. 하지만 팔다리조차 없다면? 그런데도 살인이 가능하리라 보느냐?"


"···상상이 가질 않습니다."


"실제로 가능하다. 특정한 주파수의 소리만 낼 수 있다면."


"주파수··· 말씀이십니까?"


"사람이 목소리로 유리잔을 깨는 기예를 본 적이 있느냐?"


"네, 있습니다."


"삼라만상 모든 물체는 진동하는 법이고, 각 물체가 갖는 고유한 진동수가 있다.


이 고유진동수와 동일한 진동수의 음파에 내공을 담아 쏘아내면 그 물체를 간단히 파괴할 수 있다. 공명 현상을 극대화한 것이지.


내공으로 진동수를 조절하여 시간 차를 두고 효과가 드러나도록 할 수도 있다.


살수들은 그것을 음독音毒, 소리의 독이라 부른다."


***


저게 바로 음독을 다루는 살수로군.


한 번에 같은 진동수를 가진 물체만 파괴할 수 있는 것도 음독의 특성이지.


그래서 육체만 사라진 거다.


어떻게 된 일인지 잘 보았다.


구슬집에서 쇠구슬 2개를 꺼내 두 손에 각각 쥐었다.


2호검 범람 발도.


2호검 범람 발도.


쌍수인 범람.


그리고 두 손에 범람을 매달았다.


두 가지 공격을 동시에 행한다.


범람 사출.


범람 한 자루와 쇠구슬 한 개를 동시에 음후에게 날렸다.


음후는 깜짝 놀라면서도 옆으로 몸을 날려 피했다.


이것으로 그가 두 가지 공격을 동시에 제거하지 못함은 증명되었다.


그리고 회피할 경우를 대비한 제2타.


남은 범람과 쇠구슬을 날린다.


그의 무게중심이 한쪽으로 쏠리는 틈을 노리고, 두 공격은 빠른 속도로 쇄도했다.


"흐음!"


음후는 그제야 손뼉을 치고 충격파를 일으켰다.


그의 공격에 터져 사라진 것은 쇠구슬.


범람은 여전히 남아 있었고, 그의 목을 노렸다.


끝이다. 이변이 없다면 범람이 그의 목을 벨 것이다.


채앵!


그러나 범람은 그에게 닿지 않았다.


검기가 날아와 범람을 도중에 튕겨낸 것이다.


'뭐지?'


예상외의 상황에 검기가 날아온 쪽을 바라보는데,


멀리서 가만히 서서 기다리던 흰 도복의 청년이 검을 검집에 납도 하는 모습이 보였다.


저 녀석이 한 짓인가?


발도와 동시에 검기를 쏘아낸 것 같긴 한데,


아마 황진용을 벤 것도 저 녀석이겠지.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황진용을 벨 때도 그랬지만, 녀석의 검기는 일반적인 검기라고 하기엔 너무나 빨랐다.


2호검 범람 사출.


나는 다시 한번 범람을 뽑아 음후에게 날리려 했다.


그런데 흰 도복 사내가 발도하며 내 쪽으로 검을 휘둘렀다.


검격이 단숨에 날아오는데, 나는 가까스로 범람을 휘둘러 튕겨냈다.


이제 알겠다.


검기가 날아오는 것이 아니라, 검의 궤적 자체가 넓었다.


검을 뽑아 휘두르는 그 순간에 베는 것이니, 검기를 날리는 것보다 훨씬 빠른 것이다.


내 진명에 깃든 찌를 척刺의 능력으로 저들의 허점을 살피려 했지만, 보이지 않았다.


지금 내 개인에게는 저들을 저지할 수단이 없는 것이다.


그렇지만 당황해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을 이용해야지.


"송하."


"네!"


송하가 화들짝 놀랐다.


"혹시 이 상황을 타파할 만한 진명을 가지고 있어?"


"자, 잘 모르겠어요. 전투에는 미천한지라···."


"아까 절에서 가져온 부처 불佛은 못 쓰는 거야?"


"쓸 수는 있어요. 하지만 당장 그렇게 출력이 강한 글자를 쓰면 몸에 부하가 올 수도 있어요."


"왜?"


"사람마다 진명을 담을 수 있는 그, 그릇의 한계가 정해져 있어요. 그릇에 한계가 없다면 좋은 글자를 덕지덕지 붙이기만 하면 끝이니까···."


"그럼 어떻게 해야 붙일 수 있는데?"


"그릇의 한계치를 약간만 넘도록 진명을 구성하고, 그 상태에서 계속 버티면 그만큼 한계치가 늘어나요."


송하가 가방을 뒤적여 글자 하나를 꺼냈다.


"나, 나동찰에게서 가져온 굳셀 강强이에요. 외공과 내공을 골고루 발달시켜주는 글자인데 이걸 붙여볼게요."


"알겠어. 뭐든 해봐. 시간 없으니까."


송하가 내 등에 글자를 붙였다.


"멸아심약운명재성滅我心若運命再成."


송하가 그리 중얼거리니, 문득 무언가가 내 단전을 비집고 들어오는 게 느껴졌다.


그것은 힘의 덩어리였다.


"으윽!"


한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을 뻔했다.


'뭐, 뭐냐 이건···!'


살면서 지금까지 한 번도 주화입마를 경험해본 적이 없다.


기가 지나치게 주입되어 통제가 안 되고, 심지어는 내공이 역류하려는 듯한 감각.


무언가가 속에서 울컥거리고, 온몸이 타오르는 듯이 뜨거웠다.


이것이 주화입마인가?


"못 견디겠으면 다시 빼 드릴게요!"


심해 속으로 잠기어 가는 의식 속에서, 송하의 목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다.


정신 차려라, 이월.


내 원래 진명이 순영瞬影이고, 어제 거기에 송하가 찌를 척刺을 붙여놨으니 척순영刺瞬影.


오늘 거기에 굳셀 강强까지 붙이면 강척순영强刺瞬影.


확실히 누더기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군.


그렇지만 해야 한다.


싸우지 않고선 살아남을 수 없다.


"아니."


2호검 범람 발도.


쌍수인 범람.


"이대로 간다."


나는 의식을 다잡고 똑바로 섰다.


'최대한 내공을 갈무리하면서···.'


그리고 다가오는 음후를 겨누고,


'일시에 담아서 날린다!'


범람 사출.


이미 기로 감싸인 범람에 더욱 거대한 기가 덮여, 이제껏 본 것 중 가장 거대한 범람이 그를 향해 날아갔다.


어찌나 거대했는지, 칼날이 땅을 질질 가르며 나아갈 정도였다.


발도. 역시나 흰 도복의 사내가 발도하여 범람을 요격했다.


카앙! 빛과 폭음이 터져 나오는데, 범람은 궤도만 미세하게 바뀌었을 뿐 사라지지 않았다.


굳셀 강强의 원래 주인인 나동찰이 구사하던 호우괴우가 이러했다.


웬만한 공격으로는 맞설 엄두조차 못 내는 절대적인 위력.


"!!"


바위를 때린 듯한 반동에 흰 도복의 사내는 균형을 잃고 주춤거리고, 여전히 남아 있는 범람을 본 음후도 표정이 굳었다.


음후는 급히 몸을 날려 범람을 피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아직 내게는 범람이 한 자루 더 있었다.


범람 사출.


최대 위력의 범람이 또 한 번 땅을 가르며 날아가,


이번에는 음후의 팔을 자르며 지나갔다.


"!!"


음후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끄아악!"


그는 공포와 고통에 추한 비명을 지르며, 나선으로 빙빙 돌며 피를 흩뿌렸다.


"크아아악! 영힐! 당주님! 란저! 용총!"


그는 몹시 애처롭게 외쳤다.


"루미!! 도와줘요!!"


2호검 범람 발도.


아까보다 더욱 비대해진 범람을 한 손에 매달았다.


그러는 동안 흰 도복 사내는 발도할 자세를 취하고 손아귀에 힘만 잔뜩 주고 있었다.


그 또한 장거리 참격을 위해 내공의 응집이 필요한 듯했다.


하나 이미 늦었다. 그는 더 이상 범람을 막아내지 못하고, 나는 이미 범람을 뽑았다.


나는 곧장 달려들어, 고통에 몸부림치는 음후를 범람으로 베었다.


도중에 걸리는 것 하나 없이, 마치 허공을 가르듯이 음후의 몸통을 깔끔하게 반으로 갈라 버렸다.


이대로 고통 없이 보내 버린 게 아쉬울 정도였다.


"이월! 조심해!"


그런데 등 뒤에서 루아가 소리쳤다.


음후에 시야가 가려진 틈을 타서 흰 도복 사내가 공격이라도 하려는 걸까?


문제없다. 건너편에서 살기가 느껴지는 순간 바로 풍양보로 날아올라 피하면···!


"!"


그러나,


낯설면서도 익숙한 감각을 느껴 버렸다.


지금 이곳에 있어서는 안 될 자의 감각.


"나선천공螺旋穿孔."


익숙한 목소리와 함께, 익숙한 초식이 떨어져 내렸다.


추풍인에 검을 들어서 막는다는 선택지는 없다.


나는 본능적으로 범람을 휘둘렀다.


막대한 위력의 범람이 소리의 출처를 덮쳤지만,


걸렸다. 단단한 무언가에 걸려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나선처럼 빠르게 돌아가는 송곳과도 같은 것이 범람을 찌르고 있었다.


아니, 찌르는 것에 멈추지 않고, 침식하기까지 했다.


무인無刃 풍양보風揚步.


긴급 탈출.


나는 재빨리 몸을 바람에 싣고 뒤로 빠져나왔다.


나선을 두른 송곳은 땅에 처박혔다.


송곳은 굴착기라도 된 듯 바닥을 꿰뚫었다.


그냥 꿰뚫는 것이 아니었다. 거대한 나선의 상흔을 남기며 도로를 아예 산산조각 내어 버렸다.


그 초식 한 번에 4차선 도로는 아주 개박살이 나 버렸고, 분진이 공중에 펄펄 날렸다.


그 분진 속에서, 사내의 풍채를 가진 사람이 걸어 나왔다.


풍채는 사내였으나, 머리칼은 허리까지 내려왔고, 턱선도 여자처럼 갸름했다.


그러나 그 얼굴은 형용할 수도 없을 정도로 뭉개지고 망가졌으니,


이미 인간의 얼굴이 아니었다.


나는 저 얼굴을 안다.


"저, 저 사람은 또 누구죠···."


송하가 벌벌 떨며 물었다.


나 역시 떨림을 숨길 수 없었다.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가살수문 소속, 전창신全槍身 이원.


나의 넷째 누나다."


작가의말

230623


음후가 그래도 루미의 4호법 중 하나인데 유언이 너무 추해보여서 좀 바꾸겠습니다.


”루미! 루미이이이!! 저! 저! 죽어요!! 살려줘요!!“ -> ”루미!! 도와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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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하품하생下品下生 2 23.06.12 138 5 13쪽
25 하품하생下品下生 1 23.06.09 146 5 12쪽
24 쟁탈전 삼參 - 종언과 회자정리 +2 23.06.08 148 5 13쪽
23 쟁탈전 삼參 - 백살존과 백살존 23.06.07 150 5 13쪽
22 무엇을 위해 바람은 부는가 3 +2 23.06.06 153 7 15쪽
21 무엇을 위해 바람은 부는가 2 +1 23.06.05 168 6 11쪽
20 무엇을 위해 바람은 부는가 1 23.06.02 155 8 13쪽
19 쟁탈전 이貳 - 원공수라검 원지원 2 23.06.01 162 5 13쪽
18 쟁탈전 이貳 - 원공수라검 원지원 1 23.05.31 183 8 14쪽
17 쟁탈전 일壹 - 정주폭렬공 류지열 2 +1 23.05.30 230 7 14쪽
16 쟁탈전 일壹 - 정주폭렬공 류지열 1 +2 23.05.29 236 12 14쪽
15 병급 작명공 김송하 2 23.05.26 252 13 14쪽
14 병급 작명공 김송하 1 23.05.25 303 14 16쪽
13 열식탄지공 이열 3 +3 23.05.24 346 17 13쪽
12 열식탄지공 이열 2 23.05.23 336 14 12쪽
11 열식탄지공 이열 1 +2 23.05.22 371 16 13쪽
10 벽력독립창 노루아 2 +2 23.05.19 357 19 10쪽
9 벽력독립창 노루아 1 23.05.18 351 21 11쪽
8 석산검 진림 2 +1 23.05.17 356 19 13쪽
7 석산검 진림 1 +1 23.05.16 386 20 11쪽
6 환림비검 최서용 2 23.05.15 445 25 16쪽
5 환림비검 최서용 1 +3 23.05.12 520 27 11쪽
4 만상발도공 조황현 2 23.05.11 542 32 10쪽
3 만상발도공 조황현 1 +1 23.05.10 650 34 12쪽
2 문둥검 문영화 +5 23.05.10 903 38 13쪽
1 이십사수매화검 천추강 +7 23.05.10 1,617 4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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