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무사가 회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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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3.07.31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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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3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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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1.24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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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천씨세가 (2)

DUMMY

一.




천휼이 허겁지겁 달려온 것은 고작 반의 반각이 지난 후였다.


“후배가 이름 모를 고인(高人)을 뵙습니다.”


조휘는 마몽안을 뜨고 천휼을 바라봤다. 묵색의 마기가 눈동자에 차오름과 동시에 초절정의 경지에 오른 천휼의 의념이 보였다.


불안, 초조, 걱정 따위의 혼란스러운 감정이 한 대 휘몰아치고 있었다.


‘쓸모가 많은 눈이야.’



한편, 천랑은 천휼을 노려보고 있었다. 그의 따가운 시선을 애써 무시하는 천휼이었다.


“조화지경에 이르신 고인께서 미천한 천가에는 어인 일이신지······.”


“다른 건 아니고.”


“······.”


“그, 이 가문에 표라는 이름을 쓰는 사내 아이가 있소?”


“표라면 천표라고 본인의 자식이 하나 있습니다.”


“그 아이를 제자로 삼고 싶어, 부득이하게 이곳으로 찾아왔소.”


“······!”


천휼의 의념이 출렁이는 것이 느껴졌다. 심장이 철렁한다는 것이 저런 느낌일까? 조휘는 속으로 한숨을 쉬며 천휼을 바라봤다.


“대충 보니, 가주가 표아에게 한 짓을 알 것 같더군. 그만한 자질을 타고난 아이가 소림에서 났으면 칠십이절예가 백사십사 절예가 되었을 것이고. 화산에서 났으면 이십사수매화검이 사십팔수매화검이 되었을 거요.”


“······.”


“하물며, 그깟 웃기지도 않는 소가주 경쟁에 밀어넣기 위해 아들의 백회혈을 억지로 혹사시키기까지 했으니······.”


천휼의 표정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지만, 심장이 거세게 뛰는 것이 느껴졌다.


“사실 마음 같으면 가주를 죽여버리고 싶으나, 내가 어쩌다 받은 제자가 천가의 사람이라고 하더군. 제자가 보는 앞에서 아비를 죽이는 패륜을 저지를 순 없어서 가주를 죽이지 않기로 했소.”


-미친놈이!


천랑이 조휘를 향해 전음을 쏘았다. 조휘는 뒤를 돌아보며 피식 웃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천가의 명운은 저기 천랑에게 달려 있소이다. 랑이에게 듣기로, 랑이 역시 내놓은 자식이었다고 하니 둘 모두 내가 데리고 가도 할 말은 없을 것 같소.”


“······.”


“마음 같았으면 모조리 죽여버리고 싶은데.”


조휘가 슬그머니 기세를 풀었다. 마기의 흉흉함이 성광만천공의 웅혼함과 합쳐지자 형용키 어려운 기세를 만들었다. 그것이 천휼의 어깨를 짓누르니 천휼은 당장에라도 피를 토할 수밖에 없었다.


“쿨럭!”


“가주에게 내상을 남겼소. 본인의 독문 무공으로 해소하려면 족히 오 년은 더 걸릴 것이오. 그동안 내 경고를 무시하고 헛짓을 했다간 내상이 돌이킬 수 없이 커지겠지.”


“······은혜에 감사 드립니다.”


“제자의 은원은 제자가 직접 풀게 할 것이니, 가주는 그때가 올 때까지 기다리시오.”


“······예에.”


“그럼 나는 이만······ 아.”


“······.”


“혹시 일소라는 아이도 볼 수 있겠소? 랑이가 친하게 지냈던 아이라고 해서 보답을 하고 싶은데.”


“······!”


천휼이 말을 잇지 못하자 천랑이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


“일소는 어디에 있습니까.”


“······.”


“일소 어딨어. 말해!”


천휼이 입술을 짓씹더니 조심스럽게 말했다.


“가문 밖으로 쫓아냈다.”


“뭐?!”


천휼이 말하는 쫓아냈다는 절대 정상적으로 내보냈다는 말이 아니었다. 사내의 경우 홀딱 벗겨 두들겨 패서 쫓아내고, 여인의 경우 창기로 팔아버린다. 심지어 천씨세가에서 나온 이들이니 그 누구도 도움의 손길을 건넬 수 없었다.


“이!”


“그, 그래도 살아는 있을 게다! 죽을 정도로 패서 쫓아낸 것은 아니었으니······. 녀석의 가족들도 건들지 않았으니 그쪽으로 갔을 거다!”


“그걸 말이라고!”


콰르르르릉!


천랑의 우수가 천휼의 얼굴을 후렸다. 쩌적! 음령의 기운을 잔뜩 머금은 주먹이 천휼이 두른 호신기와 부딪쳤다.


뻐어어어어억!


진심을 다해 펼친 일권은 아니었기에 머리통이 날아가는 일은 없었다. 천휼이 끈풀린 연처럼 날아가 바닥에 처박혔다.


“일소가 죽었으면 다시 찾아오겠다. 내 손으로 네놈의 단전을 얼린 뒤 사지 근맥을 끊어 살아도 산 게 아닌 것처럼 만들어 주지.”


천랑이 살기를 터트리자 천휼이 흠칫 하는게 느껴졌다.


“갑시다, 사부.”


“오냐. 제자야.”


조휘가 허허롭게 천랑의 뒤를 따랐다.







二.





“어때. 속이 좀 후련해?”


“······.”


“절대 후련하지 않을 거다. 네 손으로 직접 이뤄낸 복수가 아니니까. 그럼에도 천휼의 면상을 한 대 후려보니 어떻냐.”


“그것 참······.”


천랑이 한숨을 쉬었다.


“기분이 더럽더군.”


조휘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복수하고 싶었던 놈은 그 고고한 가주 자리에 고고하게 앉아 있는 천휼이었다. 그렇게 땅바닥에 처박힌 비루먹은 개새끼가 아니라.”


“······.”


“그럼에도 한 방 먹였지만, 되려 기분이 나빠지더군. 이토록 쉬운 놈이었는데, 나는 무엇이 두려워서 건드리지 못했는가······.”


천랑과 천휼의 경지 차이는 분명했다. 완벽한 천랑의 우위. 그럼에도 천랑은 가문 내에서 천휼을 건드릴 수 없었다.


“천가라는 가문을 빼면 아무것도 없는 놈이었는데······. 그렇게 되면 나는 천가를 두려워했던 것이 아닌가.”


자괴감에 빠진 표정으로 천랑이 얼굴을 쓸었다.


“나는 대체 무엇 때문에 주먹을 휘두르는 것을 고민했던 걸까. 대체······.”


지금도 조휘가 없었으면 천랑은 천휼을 향해 주먹을 휘두를 수 없었으리라.


“나는 천가 전체와 싸울 수 없다. 내가 두려워했던 것이 천가라는 가문이었다면 복수의 대상도 가문일 진데······ 나는 그때나 지금이나 나약하다.”


“복수라는 게. 그리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 나 자신을 깎아 먹어서 완성하는 일이 어찌 좋은 일일까. 그럼에도 복수하지 않으면 속에 품은 한을 해소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드니 복수를 꿈꾸게 되지.”


“······.”


“어찌 됐든 나와 같은 하늘을 이고 살아간다는 사실 자체가 무척이나 혐오스럽다. 내가 죽든 놈들이 죽든 해야할 거 같은데······ 내 힘은 무척 미약하단 말이지. 그러면 어찌해야 할까.”


조휘가 주먹을 거세게 쥐었다.


“아주 간단한 논리지. 힘을 키우면 돼. 놈들 앞에서 무릎 꿇지 않을 정도로 강한 힘을 키우면 된다. 꼭 다 처죽일 필요는 없어. 무릎 꿇지 않으면, 이길 수 있거든.”


“······!”


천랑이 놀란 눈으로 조휘를 바라봤다.


“왜, 뜻밖의 말이냐? 나라고 복수하지 말라고 할 것 같았어?”


천랑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복수도 결국엔 한 사람이 선택한 길일 진데, 내가 뭐라고 하지 말라고 하겠나. 나는 대단한 인격자도. 무언가를 깨달은 부처 같은 존재도 아니야. 그저 네놈이랑 똑같이 세상을 살아가는 한 사람일 뿐.”


“······.”


“부서지지 않고 무너지지 않을 때까지 복수해라. 그게 인간의 도리를 넘지만 않으면 돼. 복수하겠다고 인도를 넘어서 비인이 되는 순간 그냥 지는 거다. 놈들한테.”


그래서 나도 이렇게 발버둥 치는 거고.



뒷말은 하지 않았다.


“어느 것이 옳고. 어느 것이 그른 일인가. 과연 어디까지가 복수의 범주고, 어디까지가 아닌가. 그것은 앞으로 계속해서 고심하고 답을 갈구해야 할 문제다.”


“······.”


“이렇게 강호를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 복수의 기억이 흐려지는 날도 오겠지. 강호란 곳이 늘 비만 내리는 곳은 아니니까 말이다. 양지바른 곳에서 햇빛도 쐬고 즐거운 기억을 많이 만들어서 복수의 기억을 덮으면······ 조금은 편해지지 않을까.”


조휘는 씁쓸하게 웃고 있었다. 천랑은 그 웃음의 의미를 알 수 없었다.


“아무튼. 네 오랜 친우를 만날 시간이다. 일소라고 그랬나?”


“그래.”


“가서 만나고 와라.”


천랑이 고개를 끄덕였다.







三.





천랑이 일소의 집을 향해 걸어갔다. 무척 누추한 초가집. 벽이 조금 헤졌고 기둥도 어딘가 썩어 있다.


그렇다고 사람의 손길을 타지 않은 것은 아니다. 되려 처음 보는 이 집이 천랑에겐 무척 익숙하게 느껴졌다.


‘일소 놈의 솜씨······.’


문앞에 서서 주저하길 몇 번. 안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은 두 개였다. 젊은 사내의 것. 늙은 여인의 것.


천랑이 침을 꿀꺽 삼키고 문을 두드렸다. 똑똑. 그러자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십니까.


천랑은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몸이 굳었다. 무척 오랜만에 듣는 목소리이고 했거니와 자신 때문에 고초를 겪은 친우의 목소리였기 때문이다. 어쩌면 살문의 습격에서 주마등을 봤을 때, 가장 먼저 떠올랐던 놈이었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누구십니까?”


“······나다. 일소야.”


“······.”


잠시간의 침묵.

그리고.


벌컥!


문이 거세게 열리더니 안에서 사내가 튀어나왔다. 눈동자가 파르르 떨리고 호흡이 가빴다. 눈시울이 잔뜩 붉어진 채로 일소가 천랑에게 말했다.


“도련님!”


“······.”


천랑은 씁쓸했다.


‘나는 너를 친우라고 생각했건만······ 네게 나는 친우가 아니었던 것이냐.’


처음 보자마자 나오는 말이 이름이 아닌 호칭이라니.


“가문에서 쫓겨났다고 들었다. 몸은 좀 괜찮더냐.”


“하하, 예. 저 일소입니다. 이 몸 빼면 시체라구요.”


일소가 알통을 만들어 보이더니 손으로 그것을 턱! 쳤다. 그러나 천랑은 일소의 표정을 단박에 읽을 수 있었다. 이십 년을 봐온 놈이었기 때문이다.


일소의 얼굴은 잔뜩 그늘져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도련님. 좋은 얼굴을 보여주기 위해, 일부로 너스레를 떤다. 그러나 천랑에겐 보였다. 일소의 얼굴에 수심이 잔뜩 맺혀 있음을.


“일소야······.”


천랑이 품을 뒤졌다.


“일자리는 구했느냐. 괜찮다면 이거라도······.”


“도련님. 저는 괜찮습니다.”


일소가 진지한 눈으로 천랑의 손을 붙잡았다. 그의 두텁고 거친 손이 닿자 천랑은 마음이 아려왔다.


“지금 이대로도 어머니 보필하며 살아가기 충분합니다. 직접 나무를 해오고 나물을 캐고 사냥해서 끼니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제게 그쪽으로 재능이 있던 건지, 밥 굶지 않고 있습니다.”


“······.”


“그러니 도련님은 제 걱정하지 마시고 뜻을 펼치러 나가십시오.”


“일소야······.”


“동정은 필요치 않습니다. 도련님께서는 이미 천가에서 떠나신 몸. 앞으로 돈 귀한 줄 아셔야 합니다. 도련님께서 주시는 돈은 일제 받지 않겠습니다.”


“······.”


“살펴 가십시오.”


일소가 고개를 꾸벅 숙였다. 허리가 반으로 접힐 정도로 깊게 숙인 일소. 그의 정수리를 바라보다가 천랑이 얼굴을 가렸다. 잠시 몸이 바들바들 떨렸다.


“······그래. 알겠다.”


천랑이 뒤를 돌아 조휘에게로 돌아갔다. 저벅. 저벅. 다섯 발자국 쯤 걸었을 때, 일소가 소리쳤다.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였다.


“몸조심해라! 밥 잘 챙겨 먹고!”


“······!”


천랑의 몸이 덜컥 굳었다.


“많이 야위었다. 챙겨주는 사람이 없어도 꼭 잘 챙겨 먹어라. 사내는 밥심이다. 또······ 여자 조심해라. 너는 허우대가 좋아서 이런 여자 저런 여자 다 꼬일 상이다. 그러니 아무 여자나 막 만나고 다니지 말아라!”


“······.”


“건강해라! 꼭 건강해! 그리고 너의 이름이 들려올 때까지 기다리마! 난 아직 기억하고 있다. 너의 꿈을!”


일소가 몸을 들어 천랑의 뒤를 바라봤다. 앞으로 나아가려는 발을 일부러 멈춘다. 지금 달려가면 친우의 미련이 남을까 봐.


“꼭 무성십존을 넘어서라! 그래서 너를 무시했던 천가의 코를 눌러줘라! 너만의 장원을 차려서 다시 날 데리러 오거라! 그게 우리의 약속이었으니!”


“······.”


천랑은 울컥했지만 계속해서 걸었다. 더 나아가라는 일소의 목소리가 들려 왔기에.


“나를 네 가문의 총관으로 써주기로 했던 약속. 잊지 않았다! 그러니, 그러니!”


일소는 활짝 웃었다.


“죽지 마라! 절대 죽지 마라!”


천랑은 입술을 짓씹은 채로 일소의 집에서 멀어졌다.


바람이 찼다.

겨울이 오고 있었다.



.

.

.

.

.




“······.”


“좀 진정은 됐니?”


“닥쳐.”


“싫어. 그나저나 두 사람의 우정이 대단하더이다, 천공자.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사랑 이야기······. 아이고 난······. 어찌나 감동스럽던지 둘이 사랑하는 사이인 줄 알았소.”


“······.”


조휘가 천랑의 어깨를 두들겼다.


“너무 걱정하지 말고. 저 친구, 보니까 몸 쓰는 거 하나는 괜찮아 보이던데 말이야. 무공을 익혀 대성하기에는 나이가 좀 있고 그렇다고 진짜 나무하고 사냥해서 생계를 꾸리기엔 힘들 것 같고······ 해서 내가 힘을 좀 썼다.”


“······?”


“흐흐흐. 보면 알 거야.”


조휘가 천랑의 등을 두들겼다. 파앙! 파앙! 두 대 얻어 맞은 천랑이 조휘를 째려봤다. 기지개를 활짝 켠 그가 실실 웃으며 말했다.


“이제 살문으로 가보자고.”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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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무(武)란 무엇인가 (4) 23.12.28 656 16 14쪽
134 무(武)란 무엇인가 (3) 23.12.27 626 15 15쪽
133 무(武)란 무엇인가 (2) +1 23.12.26 619 16 13쪽
132 무(武)란 무엇인가 (1) 23.12.25 687 14 17쪽
131 전야제 (3) 23.12.23 695 13 13쪽
130 전야제 (2) +1 23.12.22 649 15 15쪽
129 전야제 (1) 23.12.21 661 13 13쪽
128 후기지수 (3) 23.12.20 670 13 13쪽
127 후기지수 (2) 23.12.19 660 15 16쪽
126 후기지수 (1) 23.12.18 728 14 16쪽
125 금의환향 (2) (5권 完) +1 23.12.17 734 15 16쪽
124 금의환향 (1) 23.12.16 678 15 13쪽
123 검마 (5) 23.12.15 671 13 13쪽
122 검마 (4) 23.12.14 654 14 15쪽
121 검마 (3) +1 23.12.13 694 16 12쪽
120 검마 (2) +2 23.12.12 716 1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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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구량 공자 (2) +1 23.12.02 776 16 13쪽
109 구량 공자 (1) +1 23.12.01 818 15 14쪽
108 천성맹 (2) +1 23.11.30 799 17 13쪽
107 천성맹 (1) +1 23.11.29 813 1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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