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무사가 회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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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31 20:39
최근연재일 :
2024.01.3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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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7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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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금의환향 (2) (5권 完)

DUMMY

一.




호북, 의창.

장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행자들이 한 번 정도는 쉬어가는 장강 연안의 항구 도시.


무림맹의 본진이 있는 섬서성의 치안을 담당하는 화산과 종남 덕에 무림맹은 그 외의 인근 대도시에 인력을 뿌릴 수 있었다.


“날이 좋습니다.”


“그러게.”


“이런 날에 조휘 형님도 함께 있었으면······.”


“그 사람 이야기는 그만하자.”


일 년간 전검대의 신입들도 잔뼈가 굵어졌고, 그 뒤의 후임들도 받은 상태. 초절정의 경지에서 오래 구른 고수인 추성태와 얼마 전에 초절정의 경지에 오른 당운비, 머지않아 초절정에 도달할 것 같은 남궁린과 기운해, 강백 두 덩치까지.


다섯이서 조를 이룬 이들은 전검대 내에서도 상당한 전과를 많이 올렸고, 무림맹 밖에서도 그들의 위명이 간간이 들려오는 상황이었다.


그들 다섯은 검익일조로 묶여 불렸다. 그들 일조에 떨어진 명령은 항구 도시 의창의 치안 담당. 전검대의 절반 정도가 호북에 파견 나와 있는 상황에서 의창의 수호를 맡을 정도라면 검익일조의 무력이 상당함을 알 수 있었다.


“부대주께서는?”


“지금 남궁세가로 가셨습니다.”


남궁린이 떨떠름한 얼굴로 말했다.


“할아버님이 이끄시는 남궁가를 환영한다는 의미에서 가신다고는 하셨는데······. 아마 곧 돌아오실 것 같습니다.”


“우리가 여기 머무른 지도 석 달이 지났는데, 사람 모이는 속도가 차원이 다르다, 운비.”


기운해가 진중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리고 곧 있을 천성맹의 행차······. 아마도 그때가 가장 위험한 고비겠지. 사람들은 더 몰릴 것이고, 그 틈을 타서 악인들이 움직일 것이다.”


“천성맹이라······ 조휘 형님도 오시겠죠?”


강백이 삐뚜름한 미소를 지었다.


“오랜만에 손맛좀 보고 싶은데.”


“그나저나, 천하제일 비무대회라······ 그 유치하기 짝이 없는 이름에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모인단 말인가.”


추성태의 독백에 조원들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잠시.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한숨을 쉬었다. 지금 그들이 의창에서 고생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 천하제일 비무대회 때문이 아닌가.


“이 짓도 곧입니다. 여기서 성태 영감 빼고 모두 비무 참가 신청을 넣지 않았습니까.”


“그랬지.”


그때였다.


“하아. 또 시작이군.”


얼굴을 살짝 찌푸린 남궁린이 중얼거림과 동시에 그들이 앉아 있던 다루의 밖에서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드루와! 드루와! 씹새꺄!”


“흐흐흐흐. 창자를 뽑아서 갈아 마셔주마.”


석 달 전, 무림맹의 총군사가 공식 선상에서 발표한 천하제일비무대회의 소식에 강호가 떠들썩 해졌다. 이에 따라, 장강 변의 여러 항구 도시가 시끄러워지는 것은 자명한 일.


이미 무림맹 측에서도 계산이 끝내고는 곳곳의 항구 도시에 맹원들을 파견해둔 상태였다.


소란이 일기 무섭게 그들을 향하는 시선이 수십 쌍으로 불어났다. 강백은 창밖으로 고개를 빼꼼 빼서 중개를 시작했다.


“홍은 덩치. 청은 멸치입니다. 덩치는 거의 저만하고, 멸치는 남궁형님정도······. 덩치는 무기가 보이지 않고 멸치는 검을 쓰는 것 같습니다. 발걸음이나 무게 중심이 이동하는 것을 보아 검을 쓰는 측은 상당한 쾌검수인 것 같은데······.”


기운해가 책상 위로 은전 하나를 올렸다.


“난 쾌검수로 하지.”


“그럼 난 덩치.”


“덩치로 하겠네.”


“쾌검수로 하겠어요.”


“말씀드리는 순가아안! 멸치가 검을 뽑았습니다!”


피잉!


파공성에서부터 느껴지는 실력이 심상치 않았다. 실력이 부족한 이들에게는 번쩍 하는 순간 검이 휘둘러진 것처럼 보이겠지. 그러나 강백은 검이 휘둘러지는 순간을 똑똑히 노려봤다.


꾸준한 비무 중개를 통해 무공을 보는 안목을 길러왔던 것. 막내로서 일을 하며 조금씩이나마 무공을 삶에 녹여내고 있다는 방증.


“덩치는 어울리지 않게 기민한 움직임으로 검을 피했습니다! 두꺼운 주먹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릅니다! 아! 권기입니다. 권기!”


퍼어어어엉!


쾌검수의 검 위로도 검기가 피어오르더니 세 개로 나뉜 검이 기이한 궤적을 그렸다. 화려한 검은 환검의 그것이었고, 환검에 접목한 쾌검의 묘리가 검의 살벌함을 몇 배는 강렬하게 연출했다.


“그대로 들이박습니다. 덩치이이이!”


덩치의 신형이 순간 가속을 거듭하더니 검수의 검을 붙잡았다. 두 손가락으로 부여잡는 기예까지는 아니더라도, 서슬 퍼런 칼날은 양 손바닥으로 붙잡았음이다. 어지간한 담력과 실력으로는 불가능한 일.


“이이이이익!”


계속 평온을 유지했던 검수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 오르기를 잠시. 명경지수가 깨진 검수의 몸이 반으로 접혔다.


“우오오오오!”


권수가 오른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포효했다.


“절강의 금보웅(禽甫熊)이다아아아!”


금보웅! 금보웅!


구경하던 구경꾼들이 금보웅이란 별호를 연신 때창하기를 잠시. 정신을 차린 쾌검수가 분한 표정으로 자리를 떴고, 사람들은 그를 비웃기 시작했다.


“마지막에, 검수의 명경지수가 깨지지 않았더라면, 덩치의 직선적인 움직임을 흘려내면서 반격을 기대할 수 있었을 거야. 기본적으로 쾌검수들은 권장법 하나 정도는 탑재하고 있으니까.”


“그건 모르는 일이다. 권수라고 무조건 멍청한 놈들이 아니야. 직선적인 궤적마저 계산에 넣고 움직였을 수도 있어.”


“그것보다는 발검을 그 정도 속도로 펼칠 수 있었다면, 방심을 틈타 단 칼에 기습을 하는 것도 꽤 괜찮았겠네요.”


“저 덩치, 실력을 숨겼구먼. 자세히 보면, 땀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봐라.”


비무를 지켜본 구경꾼 중에 실력이 출중한 무인들이 다수 포진되어 있음이다. 승부가 끝난 직후에 복기를 하거나 의견을 공유하는 등, 이곳저곳에서 무(武)에 관한 이야기가 쏟아졌다.


다시 고개를 집어 넣은 강백.


기운해와 당운비는 좌절하고 있었고 남궁린과 추성태는 환호하고 있었다.


“좋은 곳에 쓰겠네.”


“누님, 용돈 감사합니다.”


“크윽. 이럴 수가. 온갖 똥폼은 다 잡더니, 이렇게 허무하게!”


“경지는 검수가 위였는데. 칫!”


두 비무자를 빙 두르고 있던 인파의 원이 사라지고, 언제 그랬냐는 듯 사람들은 일상으로 돌아간다.


다루에서 아래를 내려다본 당운비가 살짝 졸린 듯, 입을 벌렸다.


“하아아······ 읍!”


그녀의 입이 텁! 소리를 내며 닫히고, 깜짝 놀란 표정으로 벌떡 일어나자 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쏠린다.


“뭘 보셨길래 그리 놀라십니까?”


“저, 저 사람······!”


당운비가 다루의 사층에서 뛰어내렸다. 갑자기 떨어져 내린 여인에 길거리를 오 다니던 행인들이 놀라기를 잠시. 최근의 의창에서 물만큼이나 보기 쉬운 무인들임을 깨닫고 갈 길을 이어간다.


인파를 헤치는 당운비의 시선은 한 사내의 등에 고정되어 있었다. 죽립을 푹 눌러쓴 사내의 허리춤에는 두 자루의 검이 꽂혀 있다. 백색과 흑색의 두 검은 대충 보아도 신병이기의 반열에 들고도 남는 검들. 그중에서도 백색의 검에서 느껴지는 기운은 무척 익숙한 기운이다.


당운비가 그리 작은 키는 아니건만, 그녀보다도 머리 반 개 정도는 더 큰 장신의 사내. 기운해나 강백처럼 우락부락한 몸매는 아니지만, 그래도 장포 위로 근육의 태가 보이는 훌륭한 몸이다.


백도의 영역에서 찾아보기 힘든 흑색의 장포를 두르고 유유히 걸어가는 사내의 뒷모습만 보아도 그의 얼굴이 엄청나게 빼어날 것이라는 상상이 들었다. 마치 누구처럼.


“저기!”


당운비가 사내를 향해 손을 뻗는다. 벅찬 숨소리와 함께 목소리가 그에게 닿는다. 멈칫. 걸음을 멈춘 사내가 뒤를 슬쩍 돌아본다.


죽립 아래, 음영에 숨겨진 얼굴은 입과 턱선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당운비는 그가 자신이 찾던 사내가 맞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운비?”


“······너.”


사내의 입술이 씩 올라갔다. 우아한 호선을 그리며 달싹이는 입술. 시끌벅적한 주변 소리에 사내의 작은 목소리가 묻힐 법도 하건만, 당운비의 귓가엔 천둥보다도 거대하게 내리꽂힌다.


“운비.”


“······.”


“다녀왔다.”


그 태연한 목소리를 듣자, 그냥 웃음이 나왔다. 놈을 만나면 하고자 했던 욕설과 비난이 쏙 들어갔다. 먼저 너스레를 떤 것도 놈이니, 나도 너스레를 떨어도 되는 거겠지.


“누나라고 부르랬지.”


조휘가 죽립을 슬쩍 들었다. 잔뜩 웃고 있는 눈이 그녀를 바라본다. 당운비의 얼굴이 슬쩍 붉어지기를 잠시. 그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어서 와.”





二.





“음? 뒤에 분은 누구십니까?”


당운비가 돌아온 것은 반 시진이 지난 후였다. 살짝 상기된 얼굴로 돌아온 당운비 뒤에 선 흑의장삼의 사내에게서 느껴지는 위험한 기세에 일행이 당황하기를 잠시.


“어? 어어어어?”


강백의 입이 떡 벌어지며 자리를 벌컥 박차고 일어났다. 사내를 향해 천천히 걸어간 강백이 그를 와락 껴안았다.


“조휘 형님!”


“뭣!”


남궁린도 경악하며 자리에서 일어나기를 잠시. 조휘가 죽립을 슬쩍 들어 모두를 향해 인사했다.


“오랜만이다. 다들.”


그때였다.


저 멀리서 앉아 있던 추성태가 갑자기 검을 뽑아 조휘를 향해 신형을 쇄도했다. 마치 제비가 활강하듯, 바닥에 닿을 듯이 몸을 날린 추성태가 조휘의 코앞에서 위로 솟구쳤다.


서걱!


검이 죽립을 가르고 천장에 꽂히려는 그 순간, 추성태의 신형이 허공에서 회전하며 그대로 검에 제동을 넣는다. 검 위에 타오르는 것은 검기의 불꽃.


그만큼 검에 불어 넣은 진기가 과도하다는 뜻이었다. 추성태의 노림수를 읽은 조휘는 검을 피하지 않고 손으로 붙잡았다.


공수입백인. 조휘의 검지와 중지 사이에 검이 붙잡힘과 동시에, 검을 놓은 추성태가 조휘를 향해 장력을 쏘아냈다.


추성태의 장력이 조휘를 강타했다. 퍼어엉! 폭발이 일어나며, 매캐한 연기가 피어났다.


“이번 건 좀 따끔했네요.”


연기를 헤치고 나오는 조휘는 아무런 기색의 변화가 없었다. 피해가 없던 것. 장력에 직격한 배의 의복은 그을려 있을 법도 했는데, 너무나 멀쩡했다.


“오랜만이라 그런가, 인사를 격렬하게 해주시네요. 선배.”


“누가 우리를 버리고 떠나버려서 말이지.”


“죄송합니다.”


“이유를 들을 수 있겠는가?”


조휘가 고개를 저었다.


“지금은 말할 수 없지만, 언젠가는 알게 되실 겁니다. 때가 되면 말하지 말라 그래도 말씀드리겠습니다.”


조휘가 추성태에게 검을 건넸다. 넘겨 받은 그가 납검한 뒤 조휘에게 포권을 올렸다.


“추모가 조장을 뵙습니다.”


““조장을 뵙습니다.””


검익일조의 모두가 조휘를 향해 포권을 올렸다. 조휘는 잠시 머리를 긁적이다가 작게 웃으며 마주 포권했다.


“다녀왔습니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게 얼마 만이냐.”


“조휘 형님······.”


절강 사태 이후로 보지 못했으니, 무척 오랜만인 것은 사실. 그럼에도 이리 반겨주니 조휘는 기분이 무척 좋았다.


한 시진 동안 그들은 담소를 나눴다. 모든 일을 나누기에는 사흘 밤낮도 부족했지만, 단순히 무공 이야기를 나누고 어떻게 지냈는지 이야기하는 것 정도는 한 시진이면 충분했다.


그들이 놀란 것은, 성광만천공이 아닌 군림만야기로 벌써 조화지경을 돌파했다는 것과, 마교의 팔대종파 중 하나인 광명종을 휘하로 받아들였다는 것. 그리고 검마가 사용하던 광명검이 조휘가 차고 있던 흑색 검이라는 거였다.


검에 관심이 많던 남궁린과 추성태는 입을 헤벌쭉 벌리고 조휘의 두 애병을 구경했다.


“이게······ 현월?”


“광명검이라······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무척이나 어두운 검이군. 그러나 진기를 머금으면 또 어떻게 달라질지도 모르겠어.”



한편, 강호 정세에 관심이 많은 기운해는 조휘에게 이것저것을 물었다.


“최근 우리 상단이 눈여겨보고 있는 곳이 산서에 자하상단이라는 곳인데······ 거기랑도 연이 있는지가 궁금하군.”


“내 이름을 대고 찾아가면, 극진하게 환영해줄 거다. 그런데 너······ 말이 무척 편해졌다?”


“뭐······ 공식적인 조장은 맞으나 실질적인 조장은 아니니까 말이야. 지금 우리를 이끄는 것은 운비다. 운비를 도와서 열심히 공을 쌓고 있지.”


“고생이 많군.”


당운비는 말 없이 조휘를 노려보기만 했다. 그러다 시선을 느낀 조휘가 눈을 마주치면 시선을 피하기를 반복했다.


‘왜 저러는 거야.’


조휘는 기가 차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지만, 당운비는 더 짜증난 표정으로 조휘를 노려봤다.


“······그. 내가 뭐 잘못했니?”


“잘못하긴 했지.”


기운해가 껄껄 웃었다.


“나중에 꼭 사과하라고. 단둘이 있을 때.”


기운해는 ‘단둘’에 강세를 줘서 말했지만, 조휘는 대충 넘어갔다. 당가와 관련해서 그녀와 할 말이 꽤 있었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아니, 그러니까······. 음?”


“······.”


“뭐지, 이건······.”


그렇게 이야기꽃이 피던 와중, 조휘를 제외한 일행 모두가 날카로운 기세를 피워올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적게 잡아도 초절정! 저만한 기세를 그냥 흘리면서 오는 무인이다. 영감님과 동급으로 잡고 상황에 대처한다.”


당운비의 신속한 지시와 함께 일행이 기세를 가다듬었다. 조휘는 멀뚱멀뚱한 얼굴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평소에 하던 방식에서 전위만 바꾼다. 영감님이 전위로. 린이는 중위로. 백이와 운해는 나를 지켜라.”


순식간에 주변 일대의 기운이 싸늘하게 가라 앉았다. 공기가 서늘해지다 못해 차가워졌고. 물기 가득한 땅바닥에 서리가 끼기 시작했다.


장강 근처라 습한 공기가 얼어붙어 안개가 되었고, 그 안개를 헤치며 한 사내가 유유히 걸어왔다.


“······.”


무척이나 빼어난 용모의 사내. 터무니없다는 말로도 설명이 불가능한 잘생긴 얼굴의 사내였다. 청백색 기운을 주변에 두르고 걸어가는 그의 뒤로 기골이 장대한 거한이 걸어 나왔다.


두 사람의 등장만으로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이곳을 주시하고 있던 무림맹 측의 모든 인사가 재빨리 기세를 끌어 올리고 전투 태세에 들어갔다.


불길한 기운을 흘리는 거한과 일대를 얼려버린 사내 앞에 무림맹의 무사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기를 잠시.


고개를 두리번거리던 잘생긴 사내의 시선이 어느 한쪽에 고정됨과 동시에 얼굴이 와락 일그러진다.


“찾고 있었다······ 요.”


그 이상한 말투에 사람들이 당황하기를 잠시.


“맹주님께서 찾으십니다.”


중후한 목소리가 좌중을 위시함과 동시에.


“어서 내려와라······ 요.”


잘생긴 청년의 맥빠진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그리고.


후우우우우우우욱!


항거할 수 없는 거대한 기운이 빙공으로 만들어진 안개를 날려버리고.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거대한 선박이 의창의 물길을 거슬러 올라가는 와중.


모두의 시선이 선체의 선두에 꼿꼿이 서 있는 한 사내에게 고정된다. 모두의 시선을 빼앗는 거대한 존재감. 의창 전역을 뒤덮어버릴 정도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유한 무인을 부르는 방식이 존재하는 강호였으니.


“무, 무성십존.”


그가 타고 있던 배의 깃발에 새겨진 것은 천성(天星).


“흐, 흑제!”


“흑제다!”


진정한 흑도 제왕의 행차와 동시에.

다루에서 뛰어내린 조휘가 무림맹 진형의 사람들을 훑는다. 시선이 잠시 고정된 그가 입모양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나중에 보자.


그 말을 남기고 조휘가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하늘에 둥실 떠오르는 신형에 사람들의 시선이 향하는 것은 당연한 일.


경공의 극치인 허공답보를 구사하는 젊은 사내를 보며 좌중이 놀라기도 잠시.


“가자.”


“예. 사부.”


두 목소리에 경악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삼 초가 되지 않았다.


“흑제의 후계자!”


“광화신검이다! 광화신검!”


그들이 떠들썩해지든 말든. 조휘를 태운 천성맹의 배는 물길을 거슬러 올라갔다.


‘조휘······.’


당운비는 배의 뒤편을 멍하니 바라봤다.


천성맹의 깃발이 나부끼는 배 위에 꼿꼿이 서 있던 흑제와 그 곁에 나란히 선 조휘를 보며 형용할 수 없는 이상한 감정을 느낀다.


.

.

.

.

.



“음.”


“천성맹입니다.”


“그대로 가지.”


“괜찮겠습니까?”


“우리는 남궁이다.”


천검제, 남궁제학이 껄껄 웃었다.


“오랜만에 무강이 얼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5권. 흑제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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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의환향 (2) (5권 完) +1 23.12.17 734 15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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