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무사가 회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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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3.07.31 20:39
최근연재일 :
2024.01.31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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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8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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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후기지수 (1)

DUMMY

6권. 무성십존 (序)





“형님.”


“말해라.”


“무성십존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괴물들.”


“괴물이라······. 너무 막연한 표현인데, 좀 확실하게 말해주면 안 됩니까?”


사내가 한숨을 쉬었다.


“들어서 뭐 하게. 너가 하려고?”


“아니, 형님이 있는데 제가 어떻게 무성십존이 됩니까. 맨날 처맞기만 처맞는데, 무성십존은 무슨······. 저도 제 주제를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사내의 눈은 초롱초롱하게 빛나고 있었다. 명백한 목표가 존재하는 사람의 눈동자.


‘이런 놈이기에 내가 직접 키울 생각을 했던 거겠지.’


흑발을 늘어뜨린 푸른 도복의 사내가 턱을 쓰다듬었다.


“아서라. 아직 네 수준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니까. 세인들의 평으로는 나도 아직 무성십존의 말석이다.”


“예에? 우리 사도련의 련주이자, 전쟁의 왕이라고 불리는 형님께서 무성십존의 말석이라고요?”


뻐억!


전왕이 사내의 뒤통수를 후렸다. 순간적으로 눈이 튀어나올 것 같은 느낌을 받은 사내가 양손을 들고 혀를 내둘렀다.


“숭산에 처박혀 있는 늙은 땡중이 천하제일이야. 사왕 당시월······ 그 양반은 말할 것도 없고. 검성이나 흑제도 미친 것들이지. 화산의 검존이나 남궁의 검제는 칼 귀신들이고. 자고로 강호에서 칼 귀신이랑 싸워서 잘된 꼴을 본 적이 없다.”


“······.”


“음제는 예외. 성정이 워낙 부드러운 사람이라, 그게 단점이었는데······ 혹시 모르지. 본지 십오 년도 더된 양반이니. 성깔이 어떻게 되었을지.”


“나머지는요?”


“혈도제는 그냥 미친놈이니까 논외로 치자. 나도 걔랑은 싸우고 싶지를 않아서. 그리고······.”


전왕이 발아래에 깔린 사내를 심유한 눈으로 바라봤다.


“마선은 여기 있네.”


“컥. 커어억. 네놈······! 구양처어어언!”


으드득!


구양천이 발에 힘을 주자 마선의 단전이 그대로 으스러졌다. 하단전을 잃자, 그의 정기신합일이 풀렸다. 삼화취정이 꺼진 무인의 생기가 순식간에 빠져나가는 것이 눈에 보였다.


“봐라, 혁아.”


야율혁이 구양천을 한 번 보고는 발밑에 깔린 노인을 바라봤다. 그가 보라고 한 것이 그가 아닌, 노인이라는 것을 읽었기 때문이다.


“세인들의 평판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무성십존의 열 번째는 나, 구양천이고. 마선은 검성이나 흑제에 비견될 정도라고 했더라지? 근데 이 모습을 봐라. 누가 위에 있고 누가 깔려 있는지.”


야율혁에 비친 구양천의 얼굴에 미소가 차올랐다. 살을 찢고 뼈를 부러뜨리는 싸움에서 피어나는 미소. 진창에서 피어나는 연꽃이다. 야율혁은 저 얼굴이 좋았다. 저 미소가, 피를 철철 흘리면서도 꼿꼿이 서 있을 수 있는 강함이!


“형님······.”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강한 거다. 남이 뭐라든. 내가 강하면 중요한 순간에 꺾이지 않을 수 있거든. 그러니······ 이렇게. 별이 내 손에 들어오지 않았겠니.”


구양천이 손을 활짝 펴자 마선의 흑색 마기가 소용돌이 치며 모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마치 별과 같았다. 마기로 이루어진 혼돈의 별.


다시 손을 오므린 구양천. 그의 뒤에서 나타난 악귀의 형상이 별을 그대로 삼켰다.


“하아아아.”


조화의 너머 아득한 어딘가. 온통 혼돈으로 물든 경지를 시험해보기엔 마선이란 노인네는 부족했다. 구양천의 얼굴이 차분해짐과 동시에 마선의 시체가 먼지가 되어 사라졌다.


“영양가 있는 식사는 아니었다.”


“무림맹으로 가시렵니까?”


“가야지.”


전왕이 씩 웃었다.


“무성십존이 모이는 곳인데. 아마 혈도제도 올 거다.”








一.




“······.”


혁련무강의 고개가 천천히 돌아갔다. 강변 너머, 일련의 집단이 말을 타고 오고 있었다.


“남궁이구나.”


가장 최선두에 선 청포의 사내는 다른 무사들에 비해 몸집이 작았다. 그러나 그 작은 몸에서 느껴지는 가공할 기세는 제왕의 그것이었다.


그가 다가올수록 벼락이 내리치는 것 같았고, 살가죽이 찢어질 것 같은 소름끼치는 예기가 바람에 실려 날아왔다.


또각.


진형에서 벗어나 홀로 다가온 그 노인을 보며 천성맹의 무사들은 아무 동작도 할 수 없었다. 노인이 피워올린 가공할 진기가 그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었기 때문.


남궁이 보유한 최강의 무공. 가주지학(家主之學), 제왕검형의 힘이었다.


“크으으으.”


흑제는 일부러 그 기세를 막아주지 않았다. 강자의 기세를 몸소 느껴본 이들은 그보다 못한 기세와 마주쳤을 때 별거 아니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이것마저 무인들에겐 훈련이 되었다.


“오랜만이외다, 맹주.”


“가주도 그새 얼굴 때깔이 고와지셨구려.”


“정사대전이 끝난 지 이십 년이 더 지났으니, 우리가 얼굴을 못 본 지도 벌써 그만큼이나 됐소이다.”


“거, 뭐 좋은 얼굴이라고.”


흑제의 꿍시렁거림을 무시한 남궁제학이 그 옆의 사내를 바라봤다.


“너는, 일전에 검성 형님과 비무를 벌인 아해가 아니더냐.”


조휘는 대답하지 않고 고개만 까딱였다.


“허허······ 그때는 참 훌륭한 동량이라 생각했거늘. 근본도 없는 것이 설치기 시작했을 때, 싹을 잘라놨어야 했나.”


흑제가 뭐라 입을 열기도 잠시, 조휘가 남궁제학에게 말했다.


“다 늙어서 주책이시오. 선배. 늙었으면 발 닦고 젊은 것들이 들어주는 수발이나 받으면서 살 것이지. 왜 가문 밖으로 기어 나와서, 사람 여럿 골치 아프게 만드시오.”


“으하하하하하. 그게 맞다. 늙으면 죽어야지. 늙으면 죽어야 해.”


혁련무강이 껄껄 웃었다. 조휘의 어깨에 팔을 두른 뒤, 그가 남궁제학을 바라봤다.


“남궁가주. 본좌의 후계자가 아직 예의를 몰라서 말이오.”


“사부께서 안 가르쳐 주셨습니다.”


“거 뭐 좋은 거라고.”


혁련무강이 조휘의 머리를 쓰다듬은 뒤 남궁제학에게 말했다.


“봤지? 이런 놈이라. 거기 계속 뻐팅기고 있다간 더 좋은 꼴은 못 볼 거 같은데.”


“이거 내가 한 방 먹었군.”


남궁제학이 어깨를 으쓱 하더니 말 머리를 돌렸다.


“어떤 사람인지 구경하러 왔는데, 내 것만 홀랑 뺏어 가려고 드는가. 도둑놈이 따로 없구먼.”


남궁제학이 조휘에게 고개를 까딱였다.


“우리는 더 좋은 자리에서 보도록 하지.”


“영광입니다.”


“맹에서 봅세.”


“멀리 안가겠네. 살펴가시게, 가주.”


따그닥.


다시 남궁세가로 돌아가는 남궁제학의 등을 흑제는 한동안 노려봤다.


“늙은 너구리가······.”


“매섭군요. 입은 입대로 털고 기공전은 기공전대로 벌이고. 불쑥 찾아와서 뺨 한짝 후리고 나머지 한짝도 내놓으란 꼴이 아닙니까.”


“신경전이다. 나와 너의 간을 본게지. 겸사겸사 본맹이 데리고 온 고수가 얼마나 되나 확인도 하려고 했을 거고.”


“아직 현경 위에는 오르지 못한 것 같습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저보다 반 수 위······.”


“무학의 바다는 깊고 방대하지. 아무리 열심히 벽을 두들겨도 고생깨나 할 게다. 현경이 그리 쉬운 경지가 아니니. 그건 그렇고······.”


혁련무강이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저놈 상대로 질 것 같단 생각은 안 하는 구나?”


조휘가 껄껄 웃었다.


“사부. 저는 누구를 상대로도 질 생각이 없습니다.”


지는 건 이제 지겹거든요.


뒷말을 애써 삼킨 조휘가 물살을 바라봤다. 배는 물살을 거슬러 올라간다. 배의 선두에 밀려나는 물살이 이리저리 흔들리며 뒤편으로 물러난다.


적절한 상황은 아니지만, 밀려나는 장강물을 보고 있자니 드는 생각이 있었다.


“장강후랑추전랑(長江後浪追前浪)······.”


혁련무강이 물었다.


“자신 있더냐?”


“예.”


조휘가 고개를 끄덕였다.


“머지않았습니다. 무성십존의 말석까지.”


그리고 이번에 모이는 여러 무성십존들과 손을 섞다 보면.


‘너머로 갈 수도 있겠지.’



배는 계속해서 물길을 오르고. 좌선을 틀어 심상 수련을 하다보니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천성맹 무사들의 요상한 환호에 눈을 뜨고 갑판 위로 나가보니, 거대한 요새가 눈에 들어온다.


‘돌아왔구나.’


무림맹.

그 넓은 한중땅 전체를 요새화한, 백도 무림의 총본산이었다.






二.





“귀한 걸음 해주셨습니다.”


그들을 마중나온 것은 제갈병건이었다. 그의 뒤로는 여러 무인들이 줄 서 있었는데, 하나 같이 백도 측에서 유명한 후기지수들이었다.


흑도 천성맹의 후기지수들과 안면이라도 트라는 의도였을까. 그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게, 조휘를 향해 요상한 미소를 지은 제갈병건이 흑제에게 말했다.


“모시겠습니다. 다른 분들께서도 기다리고 계시니. 정사대전 이후, 장강협약을 맺고 나서 근 이십 년만이 아닙니까.”


“그렇지. 다른 노친네들은 다 와있는 건가?”


“정사대전의 주역들께선 다 모여 계십니다.”


“갑세.”


흑제가 말하자, 그의 뒤로 여러 사람이 줄지어 섰다. 모두 천성맹에서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거물들.


정사대전의 주역들이 모인 자리로 향하는 것이기에, 이번 무림맹 원정에 참여한 고위 중진들의 태반이 모인 것이다.


“표제도 오게.”


“예, 형님.”


표주천도 옆에 서자, 혁련무강이 통행 정리를 시작했다.


“막장로, 포장로는 뒷일을 부탁하지.”


“알겠습니다.”


“편히 다녀오십시오.”


흑제는 제갈병건과 나란히 걸어 갔다. 한 발자국 뒤에 물러선 조휘도 그들을 따라 걸어가려고 했다.


그때 고개를 돌린 두 사람이 조휘에게 말했다.


“음? 넌 어디가냐?”


“당연히 사부를 따라가야지요.”


“후계자 신분으로 오신 게 아닙니까? 저희측 후기지수들과 자리를 마련해 두었으니, 가서 즐기시지요.”


“예? 농담이시죠?”


“······.”


싸늘한 제갈병건의 눈초리에 조휘가 황망한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얼굴이 무너져 내렸다.


“저 어린것들이랑? 진짜로?”


“다시 모시겠습니다. 맹주님.”


“아니. 군사님.”


“허허허. 확실히 한중땅이 좋긴 좋아. 이곳은 따뜻하구려.”


“사부! 군사님! 제갈 군사! 야!”



사라진 이들을 허망한 눈으로 바라보던 조휘. 관구위지는 그를 번쩍 들어 제자리로 복귀시켰다. 옆에서 쪼개던 천랑이 조휘에게 뒤통수를 얻어맞고 땅바닥에 얼굴로 꽂히는 불상사가 벌어지긴 했으나, 무림맹으로 향하는 여정 중에 자주 봤던 흑도의 후기지수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되려 백도측 후기지수들이 웅성였다.


“사람을 저렇게 패다니. 교양이 떨어지는 구려.”


“배신하고 흑도로 전향했을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습니다. 저런 출신이 천미한 것을 거둬 준 은혜도 모르고.”


“이래서 천것들이란. 저렇게 웃고 있는 표정 뒤에 어떤 음흉한 속셈이 있을지 모르오. 조심해야 하오.”


‘다 들린다 이것들아.’


나름대로 실력이 있는 이들이라 그런지, 흑도의 후기지수들은 제대로 못 들을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러나 묵린십검과 천랑. 조휘에게는 너무나도 잘 들렸다.


“이 시발놈들이.”


막이호가 얼굴을 와락 일그러뜨리는 순간, 막겸이 그의 앞을 슬그머니 가로막았다.


“이호. 경거망동을 삼가라.”


“아버지도······.”


“지금은 공식적인 자리다.”


“장로님도 들으셨잖습니까. 저들이 뭐라고 했는지.”


“소주께서 가만히 계신다.”


“······.”


“무언가 뜻이 있으신 거겠지. 괜한 행동을 해서 저들에게 빌미를 주지 말거라.”


옆에서 포진이 말을 거들었다.


“그래. 괜한 소문에 더 이상한 말이 덧붙여져선 안 될 것이야. 지금은 각각 맹끼리 우애를 다지는 시기이니, 맹주님의 제자인 너희들이 문제를 일으켜선 안 된다.”


“지금 뭐라 했나.”


“조심하는 게 좋······. 어?”


두 남녀 앞을 가로막은 천랑이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


“에, 예?”


“어······.”


“귓구멍 막혔나? 다시 말해봐라.”


“나, 나는 진가장의 대공자. 지, 지진혁이다.”


“소녀는······.”


짜아아아아아악!


“꺄아아아아아아아악!”


“어쩌라고, 시발놈아.”


껄렁껄렁한 걸음으로 쓰러진 진혁에게 걸어간 천랑이 그의 멱살을 잡고 하늘로 들어 올렸다.


“모두가 듣는 자리에서 다시 말해봐라. 뭐가 어쨌다고?”


“끄억. 꺼어어억.”


“이게 무슨 짓이오!”


“당장 그 손 놓지 못할까!”


“더러운 흑도놈이! 감히 백도 연맹의 총본산에서 명망높은 가문의 대공자를 패?”


“이노오옴!”


“다시 말하라고.”


천랑이 눈을 부라렸다. 그에게서 살기가 뿜어지자 바지에 실례를 저지른 진혁이 말을 더듬었다.


“그, 그게.”


“말해.”


진혁은 두 사람이 나눈 대화를 그대로 읊었다. 그러자 백도 측의 젊은 무인들도 떨떠름한 얼굴이 되었다.


“허······ 어찌 저런 실수를.”


“아무리 그래도 흑도의 후계자가 아닌가.”


“쯧.”


“네가 저지른 짓을 사과해라.”


“죄, 죄송······.”


사내가 울먹이며 싹싹 빌었다. 그럼에도 가만히 있는 여인을 향해 천랑이 말했다.


“넌 사과 안 해?”


“제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다는 건가요?”


천랑의 한쪽 눈썹이 꿈틀 거리며 치솟았다.


“뭐, 뭐, 뭣. 기분 나쁘다고 소녀를 때리기라도 하실 건가요? 제가 뭔 잘못을 했습니까. 없는 말을 지어낸 것도 아닌데!”


그때였다.


인파 사이가 벌어지더니 한 여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허리춤에 검을 패용한 여인은 한 눈에 보아도 입이 떡 벌어지는 미녀였다.


‘모용인가.’


그녀의 허리춤에 달린 수실을 확인한 천랑이 생각했다.


“무슨 일인가요. 도착하기로 한 시각이 지나 내려와봤는데, 이런 소란이 벌어져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모, 모용소저.”


그녀의 등장과 동시에 남정네들의 얼굴이 붉어진 것은 착각이 아닐터.


“모용정이에요.”


그녀가 조휘에게 포권했다.


“무슨 착오가 있던 것 같은데, 너그럽게 넘어가 주시면 안 될까요?”


조휘가 껄껄 웃었다.


“너그럽게 좋지요.”


모용정을 향해 포권한 그가 말했다.


“사실, 광화검이라는 이름을 받았을 때,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이름에 미칠 광자를 받아보는 게 소원이었는데, 이미 누가 그 별호를 쓰고 있다고 해서.”


“어머, 저도 그 별호가 꽤 마음에 들었었는데 말이죠.”


“지금은 다르게 불리신다죠?”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검란(劍蘭)으로 불리고 있답니다.”


“난초라······. 필히 그 이름보다 훨씬 무섭고 섬뜩한 검격을 펼치실 것 같소이다.”


“칭찬 감사드려요.”


모용정이 싱긋 웃었다.


“그럼 올라가실까요?”


“아, 그전에.”


조휘가 멍한 표정의 두 남녀에게 다가갔다. 사건이 잘 마무리 되나 싶었는데, 그 당사자가 걸어오니 그들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려갔다.


“하하하. 너무 무서워하지 마십시오. 우리 좋게 넘어가기로 했잖습니까.”


“예에······.”


“······.”


“그런데 몇 가지 짚어드릴 점이 있습니다. 먼저 첫째. 제 출신은 천미하지 않습니다. 둘째. 무림맹에서 저를 거둬준 사람은 없습니다. 제가 선택한 것이지, 누구도 저를 선택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셋째. 속셈은 약한 것들이나 꾸미는 것이지, 강자는 그런 불필요한 것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죄, 죄송······.”


“아. 그리고 충고 하나만 하겠습니다.”


순간 조휘에게서 뿜어진 어마어마한 기운에 백도의 후기지수들이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것을 버틴 사람은 모용정을 비롯해 세 명 정도. 만일 조휘가 진심을 다해 기운을 뿜었다면, 모용정도 졸도했을 것이나, 겁을 주기 위해 뿜는 정도라서 버틸 수 있었다.


그리고 모용정도 그 사실을 느끼고 있었다.


‘뭣! 이런 괴물이!’


조휘가 주저앉아 덜덜 떨고 있는 두 사람을 향해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강호에서는 입을 조심하는 게 좋습니다. 그곳이 제 안 마당이든. 도와줄 친구들이 많든 간에.”


쪼그려 앉은 조휘가 싱긋 웃었다. 그 상큼한 미소가 스산하게 느껴진 것은, 조휘가 일전에 뿜어낸 강대한 기운 때문.


“모든 화의 시작이 입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유념하시길.”


다시 일어난 조휘가 모용정에게 손을 건넸다.


“안내를 다시 부탁드려도 괜찮겠습니까, 소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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