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따 버리고 천재 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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슥슥트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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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0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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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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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0.1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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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야구(2)

DUMMY

“아, 정말이에요?”


얼마 전의 일이었다.

그건 JTC 방송국, 즉 <죽어도 야구> 팀 사무실에서 이루어진 일이었다.

바로 박세근 pd가 배중근 감독에게 나이덕에 대한 얘기를 듣게 된 것이니까.


“그렇다니까. 자네, 내가 헛으로 보이는 건가?”


어지간하면 좋은 얘기 입에 담지 않는 배감독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추천을 하는 선수가 있다는게 놀라웠다.

게다가.


‘스토리도 마음에 들어.’


이 업계에서는 가끔씩 일어나는 이야기라고는 하지만.

나이덕은 스토리성이 있었다.

방출되었던 포수가 우연한 계기로 투수로 재기하는 거니까.


‘물론 실력이 뒷받침 되는게 가장 크지만.’


결국에 포기하는 선수들은 무척이나 많았다.

그렇기에 실력은 중요했다.

아무리 극적이어도 성공하지 못했다면 안타까운 느낌만 주고 말기에.


‘방송에 어떻게 나갈지가 고민이구만. 이런 인재를 내가 놓칠 수가 없으니깐···.’


잘 만들어진 소재를 잘 뽑아내는게 pd의 임무.

박세근 pd의 고민이 잠시 시작되었다.

그런데.


“그럼 잘 부탁하네. 그리고 난 말했어. 나이덕이 안 뽑으면 난 감독직 퇴임한다고.”


난데없이 배중근 감독의 입에서 이상한 말이 터져나왔다.


“아니, 그게 뭔 소리에요! 갑자기 퇴임이라니···!”


물론 실제로 놀란 건 아니었다.

이건 배중근 감독의 애드리브와 같은 것이기에.

그리고 지금 현재, 이곳 사무실 내에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었다.


“내 그만큼 마음에 들었다는 얘기야. 알고 있잖아. 내가 마음에 든 사람은 어떻게든 데려오고 마는거.”

“아니, 그래도 무슨 퇴임을···. 감독님을 제가 어떻게 데려왔는데요.”

“흥, 난 경고했어. 그거 직접보는 순간 무조건 데려와야 한다고.”


일부러 큰 목소리를 내는 배중근 감독.

그러자 박세근 pd는 생각했다.

이 부분은 자막을 세게 달아서 강조하면 좋을 거 같다고.


“그 일단, 진정하시죠. 저희가 언제 실력 되는 사람 일부로 안뽑고 그런적은 없잖아요?”


박세근 pd의 말에 배중근 감독은 잠시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 끝났다는 뜻이었다.


“그럼 다행이고. 사실 이 늙은이 실직할지도 몰라서 쫄았거든. 그러면 집에 가서 마누라 눈치도 좀 봐야하고···.”

“하하하. 걱정마세요. 저희도 보는 눈이 있으니까요. 감독님이 그렇게 보셨다면 저희 모두도 똑같을 겁니다.”

“그럼 다행이고. 여튼 나는 말했으니까 그렇게 알라고.”

“네, 네.”


그렇게 말 안해도 저는 이미 구상 중이라고요.

박감독님이 말씀하신 나이덕이란 분을 어떻게 요리할지를 말이죠.


“그럼 이만 들어가보시죠.”

“그럴세, 자네도 수고하게.”





###



어느 날이었다.

나는 팀장님께 조심스레 말했다.


“뭐, 이번에 그만둘거 같다고?”

“네, 그게 아무래도 방송에 출연해야 하니깐···.”


조곤조곤 내 사정을 천천히 말하였다.

아무래도 <죽어도 야구>에 출연진이 되면 바쁠 수 밖에 없을거 같다고.

또 야구에 올인해야 할 거 같다고.

괜히 노가다하다 다치면 큰일 날 수도 있으니까.


“허허, 이렇게 우리 에이스를 잃게 되는구나.”

“죄송합니다···.”

“죄송할 건 없고. 다시 꿈을 되찾았다는데 어른인 내가 말릴 수는 없으니까.”

“그래도···.”

“괜찮아. 너 하나 없다고 안 돌아가는 것도 아니거든. 다만, 다음주까지는 일 좀 거둬줘라. 그때까지는 워낙 바쁘거든.”

“알겠습니다.”


최소한의 책임은 있었기에.

나는 그때동안 일을 돕기로 하고 현장에서 일했다.

그리고 2주일 후.


“그동안 고마웠다. 다음달에 트라이아웃이라고?”

“네, 정확히는 3주 뒤에 트라이아웃 열립니다.”

“그래, 꼭 챙겨볼게. 그리고 꼭 잘해라. 이왕 그만두는 김에 다시 돌아오지 않도록 꼭.”


팀장님은 내게 5만원권 3장을 건네주었다.

아직 6개월 안되서 퇴직금은 못주니 이거라도 받으라고.


“감사합니다.”

“그래. 만약 실패해도 네 자리는 있으니까 걱정말라고.”

“넵. 허나 그럴 일은 없을겁니다.”

“그래, 여기 오지마라. 대신 성공해서 밥사주러 오는 건 대환영이고.”

“물론이죠!”

“그래! 잘가라!”


남자들의 이별식이 이뤄지고.

나는 곧장 박사장네 아카데미로 이동했다.


“오늘부터 훈련 시간을 배로 늘리기로 했죠?”

“네, 각오하고 왔습니다.”

“각오까진 할 필요없고. 평소에도 잘하고 계시니깐요. 그보다 말입니다.”

“···?”

“이번 트라이아웃에 투수는 150명 가까이 지원했다고 들었거든요. 알고 계십니까?”


나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당연히 처음 듣는 얘기였기에.

무슨 트라이아웃이 투수만 150명이나 지원해.


“그만큼 인기가 많은 프로그램이니까요. 다들 한 자리 노리는 건 당연한겁니다.”

“그렇군요···.”


숫자의 기백에 왠지 긴장되기 시작되었다.

신인 드랩때도 이렇게 긴장 안했는데.


“걱정마세요. 그 150명 중에서 대부분은 허수니까요.”

“허수요?”

“의미없는 선수들이라구요. 물론 그들도 다 각자의 사정이 있겠지만 냉정하게 봐서는 나이덕 선수 못 따라잡을 겁니다.”

“흠···.”


사실 그것도 그렇긴 하다.

지금의 나는 거의 프로급의 공을 던질 줄 아니까.

그리고 기존 <죽어도 야구>의 에이스는 1.5군 수준.

나보다도 떨어지는게 사실.


“그러니 걱정마세요. 나이덕 선수는 잘 할 수 있을거에요.”

“네. 뭐, 현실적인 말 감사하네요.”

“아닙니다. 그저 사실을 말했을 뿐이니까요.”

“사실이라···.”


과연 그것이 사실이 될지는 모르겠다.

다만.

확률은 매우 높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대가 된다···.’


당일 내가 보여줄 모습이.





###


트라이아웃 당일.

1차 면접을 진행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이곳 목동 구장을 방문했다.


‘사람이 이래 많을 줄이야.’


말로만 150명이라 그래서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근데 모아놓고 보니 꽤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선배는···!’


그 중 과거 골든글러브를 받았던 한지승 선배가 눈에 띄였다.

물론 지금은 부상으로 인해 은퇴를 한 상황이지만.

당시에는 대단했으니까.


‘저 분은 메이저리거 아니었나?’


더군다나 과거 메이저리그 문턱을 밟아본 배동환 선배까지.

비록 패전조 노릇하고 끝나셨긴 하지만.

그래도 그게 어딘가.

메이저 문턱 밟아보는게 얼마나 대단한건데.


‘생각보다 대단한 사람들이 모였구나.’


이름빨 꽤 날렸던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

물론 나와 같이 이름 모를 무명 선수도 많이 있었다.

허나 그들 또한 몸이 심상치 않을 정도로 좋아보였다.


“다들 모이셨나요?”


어디선가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곳으로 돌아보니 알거 같았다.

바로 박세근 pd였다.


“안오신 분들은 어쩔 수 없고···. 우선 포지션별로 다들 모이실게요.”


그의 말에 근처에 있던 한 여자 스태프가 말했다.


“투수조는 이쪽이니 이쪽으로 오세요.”


그 말에 우후죽순 선수들이 그쪽으로 따라가기 시작했다.

나는 그곳에서 가장 처음으로 줄을 섰다.

이유는 별거 없고 그냥 제일 가까이에 있던게 나라서.


“다들 모이셨네요. 잠시 기다리세요. 심사위원들 소개할테니까.”


박세근 pd의 말에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시작되었다.

그 말은 즉, 이제 곧 트라이아웃이 시작된다는 의미니깐.


“자, 우선 감독님 오십니다.”


전에 봤던 배중근 감독님이었다.

근데 저 분 왜 나를 보며 힐긋 웃는거지?

그리고 왜 내가 보자마자 헛기침을 하면서 무표정으로 바뀌는거고.

여튼.


“이번엔 선수들 들어오겠습니다.”


한때 끝발 좀 날렸던 <죽어도 야구> 선수들도 모였다.

그들은 기존 출연진이자 이번 트라이아웃 1차 심사위원이다.

최종 결과는 단장과 감독이 결정하지만 중간과정인 1차,2차는 그들도 관여할 수 있다.


“자, 이제 심사위원들 모였으니 다들 자기소개 한 번 부탁드립니다.”


그 말에 배중근 감독이 먼저 나섰다.


“다들, 반갑습니다. 이번에 심사위원을 맡은 배중근 감독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짝짝-!


배중근 감독 다음으로는 이창호 선배였다.


“예, 전 이창홉니다. 이번에 함께할 선수 여러분, 누가 될지 모르겠지만 환영합니다.”


그 이후 여러명의 심사위원들이 자기소개를 했다.

그리고 소개가 끝나자 박세근 pd가 종이를 들고 말하였다.


“자, 다들 이번 1차 심사는 기억하고 계실겁니다. 바로 체력 테스트입니다. 총 3개의 테스트로 이루어지니 열심히 하시길 바랍니다.”


pd의 말이 끝나자마자 다들 몸을 풀기 시작했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여기서 떨어지는 건 왠지 그러니깐 철저히 대비해야지.


“먼저 1라운드는 셔틀런과 멀리 던지기로 이루어집니다.”


체력이라.

요즘들어 운동을 했더니 꽤 예전 체력을 찾아가긴 했다.

그때는 거의 최상급 체력을 자랑하긴 했는데 지금은 어떨찌.


‘이거 긴장되는구만.’


비교군은 과거의 나였다.

적어도 예전의 나와 비슷하게만 나와준다면 합격일테니까.

아니 그정도보다 조금 못해도 합격은 할거다.

당시 체력 하나는 끝내주게 좋았으니까.


“투수 A조. 집합하세요.”


투수조는 총 15개로 나뉘었다.

그 중 나는 A조.

바로 첫번째 조로 나서게 되었다.


“시작하겠습니다. 준비 스타트!”


시작과 동시에 삐-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하나 같이 잘 뛰었다.

허나 나를 제외 한 사람들이 점점 삐- 소리를 쫒아오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 80바퀴를 넘었나···.’


후반부터는 나혼자만 뛰고 있었다.

이러다 멀리 던지기 할 수 있나 의문이 들기도 했고.


‘지칠때까지 하자.’


그럼에도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어쨌거나 그게 더 나한테 맞는 거 같으니까.

그런데.


“야, 야. 이제 그만 뛰어도 된다.”


누군가의 목소리에 삐-소리가 멈추었다.

나도 모르게 맥이 빠졌는지 곧바로 드러누웠다.

근데 누구지?


“내다. 창호 선배. 니 괜찮나?”


창호 선배였구나.


“저는 괜찮은데, 더 뛸 수 있는데···.”

“괜찮긴 뭐가 괜찮아. 이제 그만 뛰어도 된다. 기록도 잘 나왔고 또 뒤에 있는 것도 마저해야 되니까. 그니까 그만해도 된다.”


나는 이게 뭐라고 또 미련이 남았는지 셔틀런 코스를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뭇내 아쉬운 표정으로 다음 코스를 기다렸다.


“자, 다음 단계로 넘어가실게요.”


이번에는 바로 멀리 던지기.

누가 가장 멀리 던지는 가를 보는 시험이었다.

심플하기 그지 없네.


“자, 여기서 저기까지 던지시면 됩니다.”


공은 타석에서 야구장 중앙 라인으로 던지면 되었다.

대략 120m 정도의 거리였다.

저걸 넘기면 구장 외니 홈런이나 다름없었다.


‘저건 나도 힘들거 같은데.’


꽤나 멀어보였다.

아무리 봐도 100m 조금 넘는게 한계 같다고 생각했다.


“1번 나이덕! 던지겠습니다!”


그래도 뭐.

던져봐야 아는게 사실이니까.

혹시 아나.

저 담장을 훌쩍 넘는 공을 던질지.


‘일단 집중해서.’


최대한 멀리 던진다는 마인드로.

상하체 모두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공에 힘을 불어넣었다.

그 결과.


“와, 씨. 초장부터 완전 미쳤구만!”

“어깨쩐다!”

“저 사람 뭐야? 처음부터 저렇다고?”


담장을 때리는 투구를 던지고 말았다.

아쉽게도 홈런이 되지는 않았지만.

이정도는 완벽한 결과 아닐까?

그런데.


“와, 씨. 이거 당장 투구부터 보고 싶은데?”


한 심사위원이 나타나 갑자기 주장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래, 이거 완전 대박이야. 빨리 투구부터 보자. 캐치볼은 거르고.”

“감독님! 이거 볼 거 있습니까? 빨리 투구판부터 밟게 하죠!”


다른 심사위원들 마저도 흥분한 듯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박세근 pd가 중재를 하기 위해 나섰다.


“다들 1차 끝나고 잠시 모이죠. 얘기를 나눠봐야 될테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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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자, 이제 시작이야 (2) +1 23.10.18 772 13 11쪽
13 자, 이제 시작이야 (1) +1 23.10.17 818 14 11쪽
12 죽어도 야구(5) +1 23.10.16 782 15 11쪽
11 죽어도 야구(4) +1 23.10.15 777 15 12쪽
10 죽어도 야구(3) +1 23.10.14 798 18 12쪽
» 죽어도 야구(2) +1 23.10.13 820 14 12쪽
8 죽어도 야구(1) +1 23.10.12 889 14 12쪽
7 위대한 은퇴선수와의 대결(3) +1 23.10.11 922 15 12쪽
6 위대한 은퇴선수와의 대결(2) +1 23.10.10 930 17 12쪽
5 위대한 은퇴선수와의 대결(1) +1 23.10.09 1,039 17 11쪽
4 탐나는 재능(4) +1 23.10.08 1,172 2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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