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善醫) : 귀신 잡는 착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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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달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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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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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2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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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화

DUMMY

 

 

52화(2)

 

 

 

“눈 떠라”

 

잔뜩 쫄아붙은 바리. 눈을 뜨자 보이는 익숙한 등에 눈에 띄게 안심한다. 강림은 저 멀리 느껴지는 기척에 눈을 떼지 않은 채, 검에 붙은 흔적을 털어내었다.

 

“...강림님!”

 

“앞에 적이 있다면, 절대로 눈을 감지마라.”

 

“...에?”

 

“눈을 감는다고 적이 사라지지 않는다.”

 

살고 싶으면 끝까지 따라가서 베어라. 강림은 검집에 검을 넣으며 말을 이었다. 검을 정리하는 소리가 들리자 긴장이 풀린 바리. 그대로 주저앉는다.

 

“....?”

 

강림은 그런 바리를 급히 잡아챘다. 바리는 파르라니 떨며 강림에게 기대었다. 강림은 바리의 상태를 눈치 챘다.

 

“다친건가?”

 

“..네에”

 

감사합니다. 기어가는 목소리로 감사 인사를 전하는 바리. 무서움에 기가 많이 죽어있었다.

 

“일단, 가지.”

 

강림은 바리를 들쳐메고 산속을 떠났다.

 

 

 

***

 

 

 

쪼로록-

 

집무실에서 촌관과 차를 마시는 팽 의원. 촌관은 믿을 만한 자다. 곧 강림이 오면 같이 설명하려 했으나, 강림은 오지 않았다. 언젠간 오겠지 싶어 그냥 제가 자초지종을 설명 중이었다.

 

“..그렇게 된 것이군요.”

 

“그래. 하여 혹시 우리가 놓친 것이 있는가 싶어 그자의 방을 샅샅이 뒤져보았다네.”

 

차를 마시며 생각에 잠기는 촌관. 연관성이 있는 일이 있나 싶어 제 기억을 뒤지는 중이었다. 그러다 생각난 것.

 

“아, 그러고보니.”

 

쿠당탕-

 

“끄악!”

 

그 소리는 뒤이어 들리는 요란한 소란에 묻혔다. 마을로 갈 것이라 생각했던 바리. 하지만 강림은 바리를 데리고 관청으로 다시 돌아왔다.

 

“..강림님 멀미납니다.”

 

“...? 뭔가? 바리는 왜 데려온거야?”

 

팽 의원은 바리의 몰골에 깜짝놀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딜 또 쏘다녔기에 온 몸이 흙투성이란 말인가. 팽 의원은 바리에게 다가가 흙을 털어준다.

 

“아야! 왜 때려요.”

 

“이눔이!”


하지만 바리는 저를 때리는 줄 알았던 모양. 팽 의원은 울컥 짜증이 솟아 바리에게 딱밤을 날린다.

 

“히잉... 나 멀미난다니까요!”

 

바리는 제 이마를 문지르며 팽 의원을 노려본다. 그에 팽 의원은 다시 딱밤을 날리려 손을 올린다. 그제야 바리는 후다닥 강림 뒤로 가 숨는다.

 

“너 다리는 왜 그러냐?”

 

아비의 눈은 못 속인다. 절뚝거리며 강림 뒤로 숨는 바리. 팽 의원은 그 모습을 의심스럽게 흘긴다.

 

“..아, 그게..”

 

“산 속에서 다쳤습니다.”

 

핑계대면서 말 안하려 했는데! 바리는 야속한 얼굴로 강림을 바라본다. 강림은 그 시선을 느끼고는 바리를 바라본다.

 

“왜 그러나.”

 

“...”

 

아 그렇군. 강림은 제가 이야기를 빼먹었구나 하며 말을 이었다.

 

“산 속에서 ‘악귀의 사념체와 같이 있다가’ 다쳤습니다.”

 

“!!!”

 

그거 호랑이 아니었어요? 바리는 눈을 크게 뜨며 강림을 바라보았다.

 

“바리 너 이놈!!!”

 

그 말에 팽 의원은 뒷목을 잡았다.

 

*

 

잠시 후

 

“....”

 

촌관과 강림을 사이에 둔 채 떨어져 앉은 부녀. 바리는 한바탕 운 것인지 훌쩍이며 강림 뒤에 숨어있다. 그런 바리를 흘겨보는 팽 의원.

 

“...”

 

왜 내 뒤에 숨는거야. 누굴 가려주기 딱 좋은 제 덩치를 생각도 않는 강림. 그저 이 자리가 불편하기만 했다.

 

짝-!

 

“이제 일 이야기 합시다.”

 

분위기를 환기시키려 박수를 치는 촌관. 팽 의원을 진정시키며 다 식은 차를 버리고 새로 차를 따라준다.

 

“...”

 

허허. 멋적게 웃는 촌관. 강림이야 원래 말이 없다 치고. 두 부녀가 조용하니 여름인데 서리가 내리겠다.

 

“아까 이야기를 들어서 생각난 일이 있는데 말입니다.”

 

대답 없는 셋을 두고 촌관은 대화를 이어가려 애쓴다. 그 노력에 팽 의원은 성질을 누르고 대화를 이어가기로 한다.

 

“무엇인가?”

 

“최근에 있던 중앙관 일로, 위에서 자꾸 사람을 보내기에 슬쩍 보았더니 말입니다.”

 

촌관은 이야기를 떠내다 말고 서류를 뒤적이며 어느 서류를 하나 찾아온다. 팽 의원은 그를 받아들고 한참을 심각하게 바라본다.

 

“무슨 일이 있었나?”

 

“...모르십니까?”

 

“난 그때 집에 없었다네.”

 

아차. 바리는 아버지께 말 안한 것이 또 있다. 눈치를 보던 바리는 빨리 화제를 돌리기로 했다.

 

“촌관님, 근데 그게 어쨌다는 건가요??”

 

서둘러 말을 붙이는 바리. 주의가 바리에게 돌아간 촌관과 반대로 팽 의원의 눈에 의심이 스쳐갔다. 저 놈 또 뭐가 있는데?

 

“그 중앙관이 하필 재무부 출신이라. 횡령 사건이랑 같이 엮어서 아주 피곤하게 되었다고 하지 않았느냐.”

 

“예! 그래서 요 며칠 재고조사로 아주 죽을 뻔 하지 않았습니까.”

 

“그래. 근데 그때 하나 물건이 비어있다 했던것 기억하지?”

 

“아, 예! 그것때문에 중앙에서 감사들이 계속 내려오셔서 며칠을 집무실에서 노숙하셨잖아요.”

 

흠칫. 팽 의원은 그 물건이 무얼 말하는지 알 것 같았다. 티 안나게 눈을 굴리는 팽 의원. 허공에서 강림과 눈이 마주친다. 그를 모르는 촌관은 더욱 열을 올리며 이야기 한다.

 

“그래. 그 물건을 이제 다시 안찾더구나.”

 

“에? 그렇게 사람들을 닦달해놓고선 왜요?”

 

“글쎄다. 나는 처음에 찾은 줄 알았다.”

 

“..? 못 찾았대요? 근데 왜..”

 

찾다가 말거라면 왜 굳이 저희들을 쪼아댄건지. 바리는 촌관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그러게나 말이다. 그럴거면 찾질 말던가. 사람을 있는대로 닦달해놓고 말이지. 그래서 내가 억울하지 않겠나?”

 

“그렇죠!”

 

같이 고생했던 날들을 생각하는 바리. 저 같아도 좀 더 찾아보려 할 터였다.

 

“근데 내가 찾았다.”

 

“...에?”

 

찾았다는 말에 저도 몰래 소리를 내뱉는 팽 의원. 그거 파초선 조각 이야기 하는거 아니었나? 팽 의원은 강림을 흘끔거린다.

 

“....”

 

하지만 강림도 모르는 눈치. 팽 의원의 눈이 사정없이 흔들린다. 그를 이상하게 본 촌관이 한마디 한다.

 

“왜 그러십니까?”

 

“..어? 아니. 고생했겠다 싶어서 말일세.”

 

“허허...”

 

제 노고를 알아주는 말에 기분이 좋아지는 촌관. 제 자리로 가서 서랍을 뒤적인다. 깊이 숨겨둔 것인지 한참을 뒤적거린다.

 

“..근데 아까 이야기 하다 말았는데, 중앙관과 무슨 일이 있었나?

 

시간이 걸리는 듯 보이자 팽 의원은 강림에게 슬쩍 묻는다.

 

꾸우욱-

 

강림이 옆구리를 누르는 바리. 말하지 마세요. 바리는 눈으로 애원한다.

 

“...”

 

애매한 표정을 짓는 강림. 어쩌라는 건지. 두 부녀 사이에서 눈치만 보고 있었다. 그때 물건 찾은 촌관이 다시 돌아왔다. 손에는 나무함을 들고 있다.

 

타악-

 

“이것입니다.”

 

“이게 무엇입니까.”

 

촌관이 반가워, 답지않게 먼저 말을 꺼내는 강림. 촌관은 이상함을 느끼지 못하고 물건을 보여준다.

 

“..글쎄요. 무슨 약초를 넣어두었던 함 같았습니다. 의원님 혹시 아시겠습니까?”

 

“....”

 

가만히 함을 들고 바라보던 팽 의원. 이내 고개를 젓는다.

 

“이걸론 알 수가 없지. 냄새는 이미 다 빠진 듯 하고, 풀떼기라도 하나 남아있으면 찾아보겠네만. 풀떼기는 커녕 흙까지 다 털어내버린 것 같아.”

 

촌관이 내려둔 함을 자세히 살피는 강림. 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하나 짚이는 게 있었다.

 

“이 나무함.. 고원에서 나는 나무로 만든 것이 아닙니까?”

 

“오? 나무를 아십니까?”

 

“잘은 모릅니다. 하지만 개마와 같은 고원에서 나는 나무를 본 적이 있습니다.”

 

하긴. 악귀잡느라 이 곳 저 곳, 안 가보신데가 없을터. 촌관은 그럴 수도 있겠다며 급히 나무도감을 찾으러 일어난다.

 

“..개마?”

 

바리는 제 가방을 서둘러 헤집는다. 세 사람은 그 모습을 이상하게 바라보았다.

 

여기있다. 바리는 제 손에 잡히는걸 꺼내 팽 의원에게 보여주었다.

 

“아버지! 이거 개마투구꽃 아닙니까?”

 

파충류라면 용까지 때려잡는다는 독초, 개마투구꽃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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