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급 무한재생 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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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구석
작품등록일 :
2023.11.26 04:32
최근연재일 :
2024.09.20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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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0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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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143화

DUMMY

전투는 끝났지만 언제나 가장 힘들고 귀찮은 일은 뒤처리였다.

아직도 여기저기 남아있는 반란군 잔당을 수색해 소탕하고 무너진 건물 잔해와 도로를 치워 길을 뚫고 시신이 부패해 악취와 전염병이라도 퍼트리기 전에 재빨리 수습하고 다치고 집을 잃은 사람들을 돌보고 미아의 가족을 찾아주고 부상자와 사망자를 집계하고.

하나하나 일일히 나열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상황을 수습하는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가속화됐다.

전투가 벌어진 것은 서울 일대라는 국한된 장소였기에 아무런 피해가 없는 전국 각지에서 각종 물품과 장비, 인력 등이 대거 밀려 들어오기 때문이었다.


“이야~ 밥이 왜 이렇게 달지?”

“그러게, 맛있다.”


그 와중에 세상이 아무리 이 모양이어도 한국인답게 밥은 소홀히 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이 모양이기에 더 든든히 챙겨 먹었다.

나와 형은 배식을 나온 밥차에서 따뜻하고 푸짐한 한 상을 받아먹으며 숨을 돌렸다.


“그런데 엄마, 아빠는 괜찮으시대?”

“응, 괜찮으셔.”


형은 뒤늦게 부모님의 안부를 물었고 나는 그렇게 대답했다.

이 전쟁통에 자식 된 도리로서 부모님을 방치하고 마음이 편할 수는 없는 노릇인데 나와 형이 이렇게 마음 놓고 싸돌아다닐 수 있었던 것은 그림자 병사 덕분이었다.


나는 한 명의 그림자 병사를 우리 부모님에게, 그리고 또 한 명은 아린이네 할아버지 댁으로 보내 진즉에 보호를 맡겨놓은 상태였다.

예전에 가족을 인질로 잡힌 경험을 양식 삼아서였다.

그림자 병사는 거리의 제약 없이 실시간으로 상황을 보고 받고 또 명령을 내릴 수 있어 참 유용했다.


“그나저나 요한나한테 연락왔다는 건 뭐야? 무슨 내용인데?”


나는 드디어 대화할 짬이 난 김에 아까부터 궁금했던 것을 물었다.

통신이 복구되며 형은 요한나로부터 뭔가 연락을 받은 모양인데 그때는 워낙 바빠 왜 연락했는지 물어볼 새가 없었다.


“아, 그거, 별건 아니고.”


나는 별거 아니라는 말에 그냥 안부 전화 같은 걸 한 줄 알고 긴장을 풀고 편하게 밥을 입에 넣었다.


“유럽이랑 미국도 똑같이 헌터관리국한테 공격받았다고 하더라고.”

“읍!”


그 말에 깜짝 놀란 탓에 밥풀이 식도가 아니라 기도로 넘어가 버렸고 나는 한참 동안 크게 기침했다.


“아으~ 얘는 어떻게 된 게 밥도 혼자 똑바로 못 먹니. 형이 먹여줄까?”


형은 연신 기침하며 사방으로 밥풀을 뱉어내는 내 등을 두드려줬다.


“그게 어떻게 별 게 아니야! 엄청 큰일이잖아!”

“별거 아닌 거 맞아, 그쪽도 다 전투 끝났고 이겼다니까 이제 별일 아니지.”


이어지는 부연 설명을 들은 나는 조금이나마 진정할 수 있었다.


“그나저나 헌터관리국 이것들 미쳐도 단단히 미친 것 같지 않냐? 스케일이 좀 작긴 해도 이 정도면 세계 3차 대전인데.”

“세계 정복이라도 하려고 한 건가.”

“하루 만에 싸움 다 끝난 거 보면 준비도 좀 어설프게 한 것 같은데 이거 너 때문 아니야? 네가 이것저것 까발리는 탓에 급하게 공격한 느낌도 없잖아 있는 것 같은데.”

“그럼 다행이고.”

“아휴~ 걱정이다 걱정~ 헌터관리국의 빈자리를 누가 채우긴 해야 하는데 과연 그게 평화적으로 잘 되려나~.”


식사를 마친 형과 나는 식판을 반납하고 또 뭐 할 일 없나 주변을 기웃거리던 중 저쪽에서 회의에 참석했던 아린이가 돌아와 우리를 향해 손짓하는 게 보였다.


“왜? 무슨 일이야?”

“그게 우리 길드는 지금부터 다른 일을 해야 할 것 같아서.”

“다른 일? 무슨 일?”

“우리가 매일 하던 일, 던전 공략. 지금 헌터관리국 종합상황실 시스템을 복구해서 던전 위치랑 등급 파악하고 있대.”


아, 그러고 보니까 다시 던전 생성되기 시작했지.

이 와중에 던전 브레이크 터지면 그것도 골치 아프니 관리해야겠지.


“그런데 이것 좀 볼래? 뭐더라, 무슨 마석 세율을 바꿨다는데 소은 언니가 괜찮다고 해서 나도 일단 동의하기는 했는데 솔직히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르겠어서.”


나는 형과 함께 아린이가 건넨 종이를 읽어봤다.

대충 마석과 아이템 등에 부과하는 세금을 임시로 상향 조정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나라와 헌터관리국에 따로따로 내던 세금을 합친 것보다는 적었고 지금은 당연히 헌터관리국에 세금을 낼 필요가 없으니 특별히 손해 보는 방침은 아니었다.

뭐, 정부도 무너진 서울 재건하려면 앞으로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해야 할 테니 이런 데서라도 최대한 세금을 충당해야 하는 거겠지.


“흠, 이 정도는 이해해야지. 그런데 던전 공략하고 나면 마석 수거는? 설마 일일이 우리가 알아서 해야 해?”

“아니! 수거업체는 정부에서 연결해줄 테니까 길드는 던전에만 신경 써 달래.”


휴, 다행이다.

몬스터 잡는 것보다 마석 수거하는 게 더 귀찮았는데.


“그럼 됐어, 밥 얻어먹었으면 밥값은 해야지, 어디 있는 던전으로 가면 돼?”

“아⋯ 그거 말인데 헌터관리국으로 직접 가서 배정받아야 한대, 아직 통신망이 복구가 제대로 안 돼서.”


스마트폰으로 못 하는 게 없는 시대인데 그런 것들을 갑자기 사용할 수 없게 되자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여기서 헌터관리국까지 거리도 먼데 그 길을 또 언제 되돌아가냐.


“후⋯ 귀찮지만 어쩔 수 없지, 지금 바로 갈 거야?”

“아, 그게, 나는 던전에 들어가지 말고 바깥에 남아서 치안 유지를 도와달라고 하더라고, 혹시 남은 요원이나 헌터들이 또 공격해 올 수도 있는 거니까, 본부는 제압을 했지만 아직 전국 여기저기에 지부가 남아있잖아? 그 국장 같은 주동자들이 아마 거기 숨어있을 거라고 우린 또 그쪽 공격하러 갈 거래.”

“흠, 그것도 맞는 말이네, 알았어. 그럼 애들 데리고 다녀올게.”

“응, 잘 다녀와!”


나는 아린과 잠시 떨어져 모두를 데리고 헌터관리국으로 향했다.

아까는 텅텅 비어있던 헌터관리국이 지금은 소식을 듣고 던전을 배정받으러 온 헌터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더군다나 길드 별로 던전에 투입될 수 있는 헌터의 인원과 등급, 포지션 등을 다시 조사해 그에 맞는 던전을 배정해야 하다 보니 대기줄도 엄청나게 길게 늘어져 있었다.


“다들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내가 다녀올게.”


나는 길드를 대표해 줄을 섰고 그렇게 2시간 정도 줄을 섰을까, 겨우 내 차례가 되어 임시로 차린 작은 부스로 들어갔다.


“기다리느라 수고하셨습니다, 길드명과 소속 헌터 정보를⋯ 으아아악!”


그런데 배정을 도와주는 사람이 내 얼굴을 보더니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

깜짝 놀란 나는 이 인간이 왜 이러나 했는데.


“어어어?”


그의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란 나도 입을 떡 벌렸다.

참나, 군시절 중대장 본 지 얼마나 됐다고 세상 좁다더니 잊고 살던 인연 참 많이 만난다.


“바, 박준호 씨⋯?”


부스 안에서 나를 맞이한 인물은 다름 아닌 김지호 부장이었다.

안 그래도 마른 체형인데 그동안 고생 좀 했는지 살이 더 빠지고 언제나 귀티 나는 정장과 시계 같은 액세서리로 꾸미고 머리도 포마드로 올리고 다니던 사람이 그냥 티셔츠에 부스스한 머리로 너무 평범한 모습을 하고 있어 순간 알아보지 못했지만 분명 그가 맞았다.


이런 상황, 이런 장소에서 갑작스레 나와 마주친 김지호는 뭐 잘못한 사람처럼, 아니 뭐 잘못한 게 있는 게 맞긴 한데 아무튼 겁을 잔뜩 먹어 눈을 똑바로 마주치지 못하고 손을 덜덜 떨며 안절부절못했다.


“바, 박준호 씨가 왜 여기에⋯ 아, 그러고 보니 기, 길드를 설립하셨다고⋯.”


김지호는 혼자 횡설수설하며 어찌할 바를 몰랐다.

나는 그런 그에게 한마디 했다.


“일단 던전 배정부터 해주시죠.”

“아, 아, 네, 그, 그렇죠, 그래야죠.”


김지호는 허겁지겁 서류를 뒤적여 던전 배정에 필요한 정보를 질문했고 내 대답을 들은 뒤 다시 서류를 뒤져 적당한 던전을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김지호 부장님이 여기엔 무슨 일로 계신 겁니까?”


나는 잠시 침묵이 도는 틈을 이용해 물었다.


“아, 그게⋯ 일종의 자원봉사입니다.”

“자원봉사요?”

“네, 던전 배정은 원래 헌터관리국에서 하던 업무인데 지금은 헌터관리국이 없어졌으니⋯ 꽤 곤란한 것 같아서 여명길드에 있을 때의 경력을 살려서 일을 돕고 있습니다, 던전 배정이라는 게 단순해 보여도 던전의 등급과 공략에 참여하는 헌터의 등급, 인원, 스킬과 특성의 조합 등 여러 변수로 공략 효율과 위험성이 크게 바뀌어서 배정하는데 나름 전문성이 필요한 업무거든요.”

“그렇군요.”


어쨌든 좋은 일 하고 있다는 건 알겠다.

대화를 마친 우리 사이엔 다시 침묵이 흘렀는데 이번엔 김지호 쪽에서 먼저 입을 열었다.


“준호 씨는 어떻게 잘⋯ 지내셨습니까?”


그는 고개를 들지 않고 종이에 볼펜으로 빽빽이 글자를 옮겨 적으며 물었다.


“네, 잘 지냈죠. 부장님은 어떻게 지내세요?”


갑작스러운 대면에 좀 당황하긴 했지만 평정심을 되찾은 나는 편안하게 물었다.

그와는 악연이긴 해도 어떻게 보면 내 인생을 여기까지 이끌어주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기도 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오히려 감사하다든가 하는 마음은 없지만 또 반대로 아직까지 악감정이 남아있지도 않았다.

용서했다기보단 뭐랄까⋯ 그냥 더 이상 내 인생에 있어 아무것도 아닌 인물이기에 딱히 관심이 가지 않는 느낌이었고 솔직히 그동안 워낙 많은 일이 있던 탓에 이미 김지호랑 있었던 일 따위는 이미 가물가물했다.


“이렇게 말씀드리면 준호 씨 기분이 어떠실지 모르겠는데⋯ 실은 저도 잘 지내고 있습니다.”

“오? 그래요? 뭐 하고 지내시는데요?”


내 질문에 김지호는 괜히 말했나 하는 표정을 지었지만 나한텐 아무 의도도 없었다.

그냥 진짜 뭐 하고 사나 궁금해서 한 말이었다.

“그⋯ 창업했습니다. 여명길드에서 그런 사고를 쳤으니 도저히 취직은 안 되더라구요.”

“창업이라면?”

“작은 건설 회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럼 사장님 되신 거네요?”

“하하⋯ 직원 둘 뿐인 작은 회사지만 맞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웬 건설 회사를 차리셨어요?”


창업이라길래 프랜차이즈 식당이나 편의점 같은 자영업이라도 시작한 줄 알았는데 건설 회사라니 너무 의외라 궁금증이 생겼다.


“그게⋯ 원래 꿈이 건축가였습니다, 그래서 대학교도 건축과를 졸업했고요.”

“그런데 일은 여명길드에서 하셨잖아요?”

“⋯건축가로 성공할 자신이 없었습니다. 저보다 재능 넘치는 천재 건축가들이 지은 건물을 보면 저런 건물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나는 절대 저런 설계와 디자인을 할 수 없겠다는 생각만 들어서⋯ 결국 포기하고 다른 방향에서 성공하는 방법을 찾아 좇다 보니 정신을 차렸을 땐 뭐⋯ 준호 씨도 아시다시피 여명길드에서 그러고 있던 거죠.”


김지호는 씁쓸하게 웃으며 볼펜을 내려놓았다.


“여기, 던전 배정 완료해드렸습니다. 던전의 위치와 등급도 적어놓았으니 참고하시면 될 겁니다.”

“감사합니다.”


나는 그가 직접 손으로 작성한 몇 장의 종이를 넘겨받았다.

그렇게 상담실을 나서려는데 갑자기 이승호 이사의 딸, 김지호의 약혼자가 떠올라 그녀의 근황도 물었다.

그렇게까지 궁금하지는 않았지만 그냥 지금 아니면 평생 물어볼 일 없을 텐데 만난 김에, 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러고 보니 약혼자분은 잘 계시나요?”

“아, 네. 그리고 이제 약혼자 아닙니다.”

“예?”

“이제 아내입니다. 그리고⋯.”


그 질문에 김지호는 내가 그녀를 떠올려 준 게 의외라는 듯 약간 놀란 표정을 짓더니 곧 뭘 떠올렸는지 행복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저 이제 아빠입니다.”


김지호는 사람이 지을 수 있는 가장 순수한 형태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축하드립니다.”


그에 나도 마찬가지로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진심을 담아 축하를 전하며 악수를 청했다.

안 그래도 저출산이라고 난리인 시국에 또 오늘 사람이 엄청나게 죽기까지 했으니 새로운 생명이 잉태했다는 사실은 누가 뭐래도 축하할 일이었다.


“감사합니다.”


그러자 김지호는 자리에서 일어나 나와 손을 맞잡았다.


“⋯⋯⋯⋯.”


연약했다.

그와 손을 맞잡은 나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김지호의 모습은 작고 초라했다.

김지호가 땅에 떨어진 탓일까 내가 성장한 덕일까.

그렇게 무시무시한 악당으로 보이던 김지호가 지금은 한없이 작고 약하기만 한 평범한 존재로 보였다.

예전의 나는 대체 그의 어디에서 그런 느낌을 받았던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 저 아저씨 드디어 나왔다!”

“쭈노. 늦었어.”

“박준호, 뒤질래? 형님 기다리는데 빨리빨리 안 다니냐?”


내가 부스를 나와 모두에게 돌아가자 기다리다 지친 셋이 한마디씩 했다.

아니, 제일 지친 건 계속 줄 서 있던 난데.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했지만 따질 힘도 남지 않은 나는 말없이 가고 싶은 곳 찍어보라는 듯 모두에게 던전 리스트를 넘겨줬다.


“너 던전 좋은 곳으로 잘 받아온 거 맞아? 또 호구 잡혀서 더러운 데 받아온 거 아니지?”

“그런 말 할 거면 다음부턴 형이 줄 서든가.

“내, 내가 허리가 안 좋아서⋯.”

“근데 아저씨, 던전 너무 많이 받아온 거 아니야? 이걸 오늘 안에 다 공략할 수 있어?”

“아, 이거 오늘 안에 해야 하는 게 아니라 3일 치야. 3일 안에 끝내면 돼.”

“쭈노야, 우린 어디로 가?”

“너 내가 그거 하지 말라고 말하지 않았나?”


나는 사방에서 나를 향해 거의 말을 던지듯이 떠들어대는 소리에 열심히 대답하며 헌터관리국 본부를 나섰다.

그때쯤 나는 이미 김지호를 만났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은 뒤였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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