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의했더니 검신이 되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봉미
작품등록일 :
2024.03.10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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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2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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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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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화 강대한 사자라도 몸 안의 벌레는 이기지 못한다 (3)

DUMMY

“제 뒤로....”


짧은 말이었지만 그 말만으로 충분했다. 도박장 안에서의 굳이 다른 손님들의 시선이 향하는 것을 바라지 않았는지 용운휘 앞의 사내는 조용히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사내가 가는 곳은 손님들도 모르는 구석의 비밀통로였다. 용운휘와 백노경은 사내를 따라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계단은 지하까지 이어져 있었고 용운휘과 백노경이 내려오자 사내는 지하 안쪽을 안내하기 시작했다.


“어떻습니까?”


사내가 맨 처음 선보인 구역에는 방안에 여러 여자들이 즐비했다.


“....”


용운휘가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자 사내는 입을 열었다.


“흠....눈이 높으신 분이시군요. 보통은 관심이 없어도 한 번 정도는 눈길을 보내는 편인데.”


“....저 여자들은 어쩌다 팔린 거지? 노름?”


“어떻게 그것을?”


“도박장에서 취급하는 여자들이라면 뻔한 일이지. 위에서 보아하니 돈을 지불하지 못하는 이들은 이곳에서 돈까지 빌려 도박을 하던데.”


“.....예. 맞습니다. 저희는 도박은 물론, 도박에 필요한 자금까지 대고 있습니다. 물론 저희의 손님들도 그 점은 이해하시고-”


“그만하지. 그보다 다른 건?”


“아아. 예. 그러면 다음으로.”


사내가 발을 다시 옮겼다.


이번에는 창고인지 사내가 문을 열고 들어갔다. 용운휘와 백노경이 들어가서 살피자 무수한 물건들이 쌓여있었다.


“어떻습니까?”


창고 안에는 온갖 물건들이 갖추어져 있었다. 무구는 물론, 각종 서책부터 그림까지 온갖 종류의 물건들로 가득했다. 게다가 그 각각의 물건 하나하나가 아주 고급품으로 보이는 것이 그 값을 헤아릴 수가 없을 정도였다.


“흐음...”


용운휘는 대충 한번 둘러보고는 더 이상 관심을 표하지 않았다.


“음.....소협께서 찾으시는 물건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을까요?”


“그보다 당신의 직책은 뭐지?”


“.....이 곳의 총관입니다.”


“그래?”


용운휘는 그를 한번 보고는 아무렇지 않은 듯이 말했다.


“아무래도 여기엔 내 흥미를 끄는 물건은 없군. 이곳에서 취급 하지 않는 것은 뭐지?”


“.....글쎄요. 갑자기 물어보시니 답하기 곤란하군요. 손님께서 찾으시는 물건은 대부분 취급할 수 있다고는 자부하나...”


“흠....그럼 정보는?”


“아. 정보라면 저희를 따라 올만한 곳은 많지 않지요. 네. 그렇고말고요.”


“개방도?”


우뚝.


드디어 건수를 물었다고 자신해 사내의 흥은 올라가 있었다. 개방이라는 단어가 들리기 전까지는 말이다.


“흠.....개방....”


사내는 그제야 용운휘와 그 일행이 무림의 세계에 발을 걸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사내는 용운휘의 복장으로 봐서는 무인보다는 그저 어딘가의 도련님인줄 알았던 것이다.

사내는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 손목 위에 다른 한손을 올려두고 손가락을 두들기고 있었다. 무언가를 생각할 때 저절로 튀어나오는 그의 버릇이었다.


“흠.....소협의 이름은?”


“그게 중요한가?”


“뭐.....저희가 개방처럼 신원조사를 확실히 하는 것은 아니긴 합니다. 허나 그렇다고 아무에게나 위험한 정보를 파는 것은 저희도 위험한 일이라서 말입니다.”


“벽력일무문.”


사내는 진기한 것이라도 본 것처럼 눈을 동그랗게 크게 뜨며 말했다.


“아. 아! 태항산의.”


“맞아.”


“허어....오랜 세월 한 번도 왕래가 없던 분들을 제가 이렇게 뵙게 되는군요. 저는 하오문의 당주 서정방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어떤 정보를 원하시는 것인지?”


“마문일세.”


“.....네? 뭐라구요?”


당주는 믿기지 않는 듯 다시 물었다.


“마문일세라고.”


“허.....하....하하하..”


서정방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잠깐 웃고는 정색하며 다시 입을 열었다.


“곤란하군요. 저희가 무엇이든 취급한다지만 그런 정보는 팔수가 없습니다.”


“왜지?”


“당연한 것이지 않습니까. 그런 거대 세력의 정보를 팔았다가 혹시라도 만약의 사태가 벌어지면 저희가 책임질 범위를 벗어나는 일이 되어버리지 않겠습니까?”


“이런....그런 거대세력에 대한 약간의 정보야 그렇게 큰 비밀도 아닐 텐데?”


“....정보에 따라 그럴 수도 있겠죠. 허나 그래도 저희 입장에서는 그런 거대세력에 밉보일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쯧......그래도 거래는 아는 종자인줄 알았더니.....그냥 주워진 뼈다귀나 주워 먹는 개새끼였군.”


“뭐....뭐라?”


서정방은 당황해 말을 더듬었다. 그리고 잠시후에 말을 이해하고는 분노로 몸을 떨었다.


“소....소협. 말을 좀 조심해야 하지 않겠소이까?”


“도박판으로 사람들을 빚에 빠트리고, 그런 사람의 가족까지 다시 도박판의 근처의 기녀로 써먹을 정도로 돈의 망자라면 그에 걸맞은 배짱이라도 있어야 할 것이 아닌가? 하지만 남의 피눈물은 빼먹으면서 약간의 위험부담 따위는 지지 못한다면 그저 돈도 벌지 못하는 벌레일 뿐이지.”


서정방은 마지막 인내심을 발휘해 입을 열었다.


“그럼 애송이...네놈이 억만금이라도 지불할 수 있다는 얘기냐!!! 고작해야 오늘 번 돈 따위로 지불하겠다고? 그도 아니면 네놈의 문파라도 팔 것이냐?”


“이런, 이런....말했잖아. 사소한 정보를 원한다고. 술자리에 오가는 정보 중에 그렇게 중요한 정보 따윈 있지도 않을 테고, 그런 정보를 원하는 것도 아니야.”


“불가. 불가하다.”


서정방은 절대로 허락할 수 없다는 듯이 연달아 외쳤다.


“쯧...이러면 어쩔 수 없군.”


용운휘가 허리춤의 검을 꺼내들었다. 푸른색의 손잡이를 움켜쥔 용운휘가 검을 치켜올려 서정방을 향했다.


“사제?”


백노경이 만류의 뜻으로 용운휘를 불렀지만 용운휘는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이 빌어먹을 애송이가....산골짝의 시골문파주제에 감히...!!”


“후우우.”


백노경은 한숨을 크게 내쉬고는 그도 허리춤에 검을 잡았다.


“쳐랏!!!”


서정방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지하 곳곳에 있던 무사들이 튀어나왔다. 모두 하나같이 일류고수들로 귀중한 지하의 물건들을 지키는 자들이었다.


열 일곱의 무사가 각자의 무기를 꺼내들어 용운휘와 백노경을 둘러싸기 시작했다.


“사형이 셋.”


용운휘는 그렇게 말하고는 곧장 앞으로 뛰쳐나갔다. 소수의 입장에 있는 자가 다수의 적을 상대할 때 상대방의 진형이 완성되고 나서 싸우는 것은 바보나 하는 짓이었다. 상대의 진형이 완성되기 전에, 숫자를 먼저 줄여놓기 위해 선공에 나선 것이다.


물론 상대하는 입장에서야 그저 무모한 짓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일류 고수가 열 일곱, 능히 절정고수마저 상대할 수 있는 숫자였다.


적당히 무기를 꺼내 제압하려던 그들의 눈앞에 갑작스럽게 검광이 피어올랐다. 하나, 둘 점차 늘어나던 검광이 그들의 몸에 닿을 때쯤에는 수십 개로 불어났다. 그들은 그 광경에 놀라 다급히 각자의 애병을 꺼내들었다.


파파팟!


순식간에 경기와 검풍으로 지하창고가 뒤흔들렸다.


가장 먼저 용운휘의 검을 상대한 이는 도로 어느 정도 일가를 이룬 자로서 내심 절정의 벽도 바라보던 무인이었다. 자그마한 무명도 없어 강호의 동도들은 그를 혈귀도라 불렀다. 그 혈귀도가 자신의 절초를 펼쳐 보일 틈도 없이 순식간에 가슴을 꿰뚫리며 비명을 내질렀다.


“크아아아악!!”


그리고 이어 창을 들고 있던 무인을 기점으로 검광이 집중되었다. 그리고 곧 비명들이 연달아 터져 나왔다. 용운휘에게 가장 가까이 있던 네 명의 무인이 순식간에 싸울 능력을 잃어버린 것이다.


무인답게 큰 부상을 입은 그들은 바로 죽지는 않았으나 다시 싸움에 참전할 수 없다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었다.


먼저 달려든 네 명을 보며 내심 뒤처리나 할 생각이었던 나머지 열 셋의 무인들이 눈빛이 즉시 달라졌다.


눈앞에 있는 청년은 결코 자신들의 동정이나 받을만한 이가 아니었던 것이다. 죽지 않으면 그들이 죽는, 그런 생사대적의 상대라는 것을 깨닫고 즉시 서로간에 눈빛을 주고 받았다.


“쳐. 저놈부터 죽이는 거다!!”


열 세 명의 무인이 합격진의 형태를 취하며 용운휘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하.....’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백노경으로선 어이없는 일이었다. 자신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단 한 명만이 자신을 경계하고 있었다. 그 하나의 상대마저 실제로 눈은 용운휘에게 힐끔 왔다 갔다 하는 것이 딱 잡아먹기 좋은 먹잇감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용운휘가 잠시 합격진의 그물 안에서 공방을 나누는 사이 백노경이 움직였다. 백노경을 맡고 있던 무사는 백노경이 움직이자 바로 들고 있던 장창을 내질렀지만 정성을 다하지 않은 일격 따윈 백노경에겐 아무것도 아니었다.


“하앗!”


백노경이 내지른 독출관시에 무사는 들고 있던 장창이 그대로 밀려나며 어깨를 꿰뚫렸다.


“크으으윽!”


단 한명이 쓰러진 것이었지만 이 승부가 싸움의 결과를 결정짓는 한 수였다. 그나마 잘 짜여진 합격진으로 용운휘를 몰아붙이고 있던 합격진에서 또 한 명이 빠져나갔다. 하지만 그 상대마저 백노경에게 이십 초 만에 제압당했다.


그러자 합격진 속에서 다시 두 명이 빠져나올 수밖에 없었고, 용운휘를 상대하던 진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다지 지하의 넓지 않은 공간에서 열 명의 무인이 제대로 된 공격범위를 점유하기란 애시초 무리인데다, 용운휘의 절묘한 위치 선정으로 제대로 된 합격을 취하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합격진에 순간적으로 빈틈이 생긴 것을 용운휘는 놓치지 않았다.


용운휘의 팔이 한 번 흔들리더니 수개의 검초가 튀어나갔다. 바로 앞에 있던 두 명의 무인이 그 공격에 두 팔이 잘리며 바닥에 쓰러졌다. 하지만 공세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졌고 순식간에 세 명이 쓰러졌다. 남은 것은 일곱이었으나 이미 합격진의 형태는 무너진 채였고 그들이 하나같이 비명을 토하며 쓰러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크아아아악.”


용운휘의 마지막 상대가 쓰러지며 비명을 지르자 백노경이 상대하던 마지막 한 명은 무기를 놓고 그대로 등을 돌려 달아났다.


“쯧.”


주위를 둘러본 용운휘가 혀를 찼다. 어느 사이엔가 서정방이 달아나 모습을 감춘 탓이었다.


“사제....도대체 어쩌려고 그래?”


백노경은 이 상황이 어이없어 물었다.


“내일 다시 옵니다.”


“하.”


백노경은 그저 어이가 없어 기가 막혔다.


“잠깐 같이 가. 사제.”



***



두 사형제는 어두워진 대로를 급히 걸어가고 있었다.


“정말 내일이 되면 또 오려고?”


용운휘의 급한 발걸음을 뒤에서 따라가던 백노경이 물었다.


“그럼 달리 정보를 얻을만한 데가 있습니까?”


“아니.....그거야 없...긴하지만..”


차마 자신이 갔던 개방을 거론할 수는 없는 백노경이었다.


“그래도 내일이 되면 그놈들도 제대로 준비를 하고 있을 텐데. 오늘처럼 쉽게 되지는 않을 거라고.”


“......지금 우리가 그런 것을 따질 처지입니까?”


“......아니. 아니긴 하지. 하지만 그래도 쓸데없이 적을 늘릴 필요는 없잖아.”


“적이라....그놈들에게 그런 배짱이 있었으면 정보하나에 그렇게 몸을 사렸겠습니까?”


“.....모르겠군. 사제. 나는 이게-”


“여여”


두 사형제가 걷던 앞에 누군가가 나타났다.


“정보를 원하고 있소?”


홀연히 나타난 사내가 난데없이 입에 담은 단어에 두 사형제의 발이 멈췄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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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화 두 마리의 투귀(鬪鬼) +3 24.04.03 1,337 25 11쪽
20 20화 강대한 사자라도 몸 안의 벌레는 이기지 못한다 (7) +3 24.04.02 1,387 22 11쪽
19 19화 강대한 사자라도 몸 안의 벌레는 이기지 못한다 (6) +3 24.04.01 1,423 24 11쪽
18 18화 강대한 사라자도 몸 안의 벌레는 이기지 못한다 (5) +3 24.03.31 1,496 21 12쪽
17 17화 강대한 사자라도 몸 안의 벌레는 이기지 못한다 (4) +3 24.03.30 1,559 23 11쪽
» 16화 강대한 사자라도 몸 안의 벌레는 이기지 못한다 (3) +3 24.03.27 1,603 22 12쪽
15 15화 강대한 사자라도 몸 안의 벌레는 이기지 못한다 (2) +3 24.03.26 1,835 26 14쪽
14 14화 강대한 사자라도 몸 안의 벌레는 이기지 못한다 (1) +3 24.03.25 2,007 31 11쪽
13 13화 회주 하후악 +3 24.03.24 2,034 36 12쪽
12 12화 순청지기(純淸之氣) +3 24.03.23 2,091 40 11쪽
11 11화 위기 +5 24.03.21 2,048 36 14쪽
10 10화 습격 +3 24.03.20 2,172 40 12쪽
9 9화 운명 +4 24.03.18 2,312 41 12쪽
8 8화 비무 (3) +3 24.03.17 2,268 39 12쪽
7 7화 비무 (2) +5 24.03.17 2,286 36 12쪽
6 6화 비무 (1) +8 24.03.15 2,441 37 13쪽
5 5화 깨어진 틈 +6 24.03.13 2,665 40 12쪽
4 4화 무아시경 +5 24.03.12 2,936 37 11쪽
3 3화 파벌싸움 +6 24.03.11 3,280 36 12쪽
2 2화 새로운 육체 +6 24.03.10 3,930 42 11쪽
1 1화 그저 다른 풍경을 보고 싶을 뿐이었다. +10 24.03.10 4,817 5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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