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퇴마 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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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옷
작품등록일 :
2024.03.24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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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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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27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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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DUMMY

차강준은 눈을 잠시 감고 그 흐름을 느꼈다.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차강준의 몸속에 있는 오감들이 갑자기 펌핑 하듯 펄쩍 뛰어 올랐다.

그 오감의 흐름들이 피의 흐름을 타고 가 점점 뻗어나갔다.

그러자 기공력이 들어 있는 청석(靑石에)서 푸른 기운이 서서히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푸른 기운이 어느 정도 몸에 퍼지자, 차강준은 그 푸른 기운을 오른팔로 급격하게 보냈다.


[크아아아악!!!]


걸귀 들린 소녀는 커진 근육의 두 팔로 결계를 마구 두들기기 시작했다.


쿵! 쿵! 쿵!


즈즈.. 즈즈..


놈의 공격으로 금줄에서 나오고 있는 금색 오로라가 점점 약해지더니, 결국 사라졌다.

결계가 깨져버린 것이다.


“이런...”


차유미는 당황했다.

결계가 깨질지 전혀 예상 하지 못했다. 즉, 방심한 탓이었다.

당황한 나머지 기공력을 오른 손바닥에 잘 모으지 못하는 차유미.

마음이 흐트러진 탓이었다,

‘기풍’이 만들어지는 시간이 느려졌다.


[내 먹는 것을 방해하는 버러지 같은 놈들은 싹 다 죽인다! 크아아아악!!]


달려오는 놈의 모습에 차유미는 주춤 뒤로 물러나는데··· 갑자기 옆에서 웅장한 소리가 들려왔다.


쉬이이익!!


차유미는 옆을 바라봤다.


말도 안 돼...


차강준. 그는 오른 손바닥을 펼치고 있었고, 차유미가 발산한 기풍의 크기보다 3배는 더 큰 기풍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기풍’이 완성되자, 그 크기는 결국 4배가 되었다.


쉬이이이익-!!!


차강준의 손바닥에서 기풍이 빠르게 날아갔다.


팍!!

[크아아아아악...!!]


아까와 달리 차강준의 기풍에 맞은 걸귀는 몇 미터 뒤로 날아갔다.

모닥불에 기름을 부은 듯, 걸귀 들린 소녀의 몸에서는 연기가 마구 흘러 나왔고, 정신을 못 차렸는지, 고개를 흔들어댔다.


“차유미, 내 뒤로 와.”


10년 동안 봉인한 능력을 차강준은 드디어 해체하고 말았다.

그의 눈빛은 매의 눈으로 바뀌어 걸귀를 노려보고 있었다.


순식간에 변했어.


이런 차강준의 모습을 봤던 적이 있었나?

차유미에게는 처음이었다. 분위기가 바뀌었다. 뭔가 날카로워진 것 같은 오빠.

하긴 그도 그럴 것 차유미는 오빠와 퇴마를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크아아아아악!!]


정신을 차린 걸귀 들린 소녀는 일어나서 다시 달려들었고, 차강준은 한 번 더 기공력을 오른손으로 끌어모아서 손바닥으로 ‘기풍’을 발산했다.

이번에는 기공력 에너지를 더 발산하여 기풍을 더욱 증가시켰다.


쉬이이이익- 팍!


[크아아아...!!]


더 커진 기풍은 걸귀를 강타했고, 이번에는 놈의 몸이 붕- 떠서 날아가 벽면에 부딪혔다.


격이 달라...


오빠의 재능. 엄마에게 말로만 들었었다.

실제로 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오빠의 기공력이 얼마나 큰지, 차유미는 처음으로 실감했다.


“후...”


차강준의 입에서 약간의 숨소리가 흘러나왔다.

모든 것이 그러하듯, 영력과 기공력을 쓰는데 대가가 있었다.

그건 바로, 심장, 즉 체력이다.

그래도 그동안 계속 운동을 해왔던 덕분일까?

차강준의 체력은 거의 닳지 않았다.


많이 옅어 졌군.


걸귀 들린 소녀의 얼굴에 난 실핏줄의 숫자가 줄어 들었고, 색도 연해진 상태.

기풍 2방으로 놈의 체력이 많이 소진되었다는 증거였다.


“차유미, 퇴마할 준비해. 퇴마하는 방법은 알고 있지?”

“놈의 입속에 소금 넣은 성수를 먹이면 되잖아.”


걸귀의 퇴마 방법은 너무나도 간단했다.

위 속에 숨어서 음식의 영양분을 빨아 먹는 걸귀.

걸귀 들린 소녀의 위 속에 소금 섞인 성수를 넣으면 놈의 힘이 완전히 빠져버리게 된다.


“어리석은 망자여. 내 그대를 귀문으로 보내, 지옥의 불구덩이에서 심판을 받게 하리라.”


차강준은 단전에 힘을 주어서 기공력을 오른손에 모으기 시작했다. 방금 전, ‘기풍’을 썼을 때보다 더욱 많은 에너지를 오른손에 흘려보냈다.


“후...”


오른손에 어느 정도 기가 모아지자 차강준은 오른팔을 들었다.

그러자 손바닥에서 푸른 기가 천장 쪽으로 흘러 나갔고, 곧, 걸귀 들린 소녀의 위쪽에 작은 안개가 형성되었다.

낙기(落氣).

공중에서 벼락 모양의 기가 원혼에게 떨어트리는 기공법.

지금이야 천장이 있어서 기안개를 만들 수 있는 높이가 제한이 있었지만, 기안개를 더 높이 형성할수록 ‘낙기’의 효력이 증가한다.


“낙기!”


그렇게 외치며 차강준은 오른 주먹을 꽉 쥐었다.

그러자 공중에 떠 있는 기안개가 빠르게 한데 모아지더니, 밑으로 떨어졌다.

떨어지는 그 모양은 벼락 그 자체였다.


즈즈즈즉!


기벼락은 일어나서 움직이려고 하는 걸귀를 강타했다.


[크아아아아...]


낙기를 맞은 놈은 그대로 바닥에 대(大)자로 엎어져 버렸다.

걸귀 들린 소녀의 얼굴에 나 있는 실핏줄이 거의 다 사라졌고, 근육도 원래대로 돌아와 있었다.


[큭... 큭...]


놈은 힘이 거의 다 소진되었는지, 더 이상 소리를 지르지 않고, 거친 숨을 토해내며 힘겹게 일어나고 있었다.


“내가 잡고 있을 테니까, 입속에 성수를 부어 넣어.”


혹시 몰라서 차강준은 이번에는 단전에 힘을 주어서 영력이 담긴 적석(赤石)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적석에서는 붉은 에너지가 빠져나오기 시작했고, 그것을 곧 온몸에 퍼트렸다.

[신체강화]

붉은 에너지가 온몸을 감싸자, 차강준의 근력이 점점 올라가기 시작하더니 평보보다 2배는 강화시켰다.

이 정도 힘이라면 벤치 150kg는 거뜬히 들 수 있으리라.


차강준은 힘겹게 일어나고 있는 걸귀 들린 소녀의 뒤쪽으로 다가가 세게 백허그했다.


[크아악!!... 크아아악!!..]


놈은 차강준에게서 벗어나려고 몸을 흔들며 발악을 했지만··· [신체 강화]로 인해 꿈쩍도 하지 않은 차강준.

꼼짝 못하고 있는 걸귀를 확인한 차유미는 성수가 든 스테인리스 통을 들고 다가갔다.


“어리석은 망자여. 내 그대의 한을 풀어 줄 테니, 소녀의 몸에서 썩 나오지 못할까!”


차유미는 소녀의 입을 벌려서 그대로 안에 소금 섞인 성수를 부어 넣었다.

그러자···


[크아아아...!!]


성수가 들어가자 소녀의 입속에서 검은 연기가 빠져나오기 시작했다.

‘블랙 스모크현상.’

정체성을 완전히 잃어버린 원혼이었다.

살아생전에 있던 기억이 모두 지워져 오로지 악만 남은 원혼은 이런 식으로 검은 연기가 되어서 날아간다.


스르르르...


소녀의 입속에서는 줄줄이 검은 연기가 나왔고, 차강준은 부적 한 장을 꺼냈다.

봉인(封印)부적

말 그대로 원혼을 봉인 하는 부적이었다.

봉인 하고 나서 나중에 성불을 하여 귀문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스르르르르-


봉인부적으로 검은 연기가 빨려 들어오자 부적에서는 금빛 오로라가 흘러나왔다.

순식간에 부적으로 빨려 들어가는 검은 연기.

연기가 부적 안에 다 들어가자, 오로라는 사라져 버렸다.


“후... 후...”


퇴마가 끝나자, 차강준의 숨소리가 약간 거칠어졌다.

천부적인 재능에는 역시나 그만큼의 대가성이 부과되었다.

영력과 기공력··· 두 가지 능력을 동시에 사용할 시 체력이 2배로 소진되는 대가성.


“오빠, 굿!”


퇴마가 끝나자 뒤에서 차유미는 엄지척을 했고, 차강준은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


***


병원.


병실 안에는 걸귀에게 빙의 되었었던 소녀가 침상에 누워있었다.

퇴마가 끝나자마자 곧바로 119를 불렀고, 이 병원에 도착한 지, 1시간이 지나 있었다.

침상 옆으로 소녀의 엄마 그리고 차씨 남매가 앉아있었다.


“으음...”


비타민 수액 링거를 꽂고 있던 소녀가 의식이 돌아왔는지, 고개를 살짝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리 딸 괜찮아?”


의뢰자가 눈물을 글썽거리며 딸의 얼굴을 쓰다듬어 주자, 소녀가 눈을 떴다.


“어... 괜찮아. 엄마 미안해...”


소녀도 눈물을 흘렸다.


“괜찮은 거 맞지? 우리 딸 맞는 거지?”

“어. 나 맞아. 내 몸속에 있는 악마가 나가서 몸이 가벼워졌어.”


딸의 말을 들은 엄마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퇴마를 하고나서 의식을 잃었기에 딸의 몸 상태를 전혀 알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저, 혹시 괜찮다면 질문 하나 해도 될까...?”


모녀의 상봉에 끼어든 건 차강준이었다.


“아, 네. 맞다. 퇴마사님 감사합니다.”


몸이 아픈 와중에도 소녀는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걸귀가 완전히 지배하지는 않았구나.


빙의 당한 당사자는 원혼의 지배력이 높을수록 기억이 상실된다.

몸속에 오래 머물수록 그 지배력이 커지고, 완전히 지배되었을 경우, 기억을 아예 하지 못하게 된다.


“...빙의 되기 전에 어떤 징조가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떤 식으로 빙의 된 건지 기억하고 있니?”


분명히 그냥 걸귀가 아닌, 한 단계 진화된 ‘중급 걸귀’

걸귀가 한 단계 상승하려면 조건부가 붙었다.

계속 이승에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빙의나, 공격하여 몸속에 악을 쌓는 조건.

그렇다면 소녀에게 빙의되었던 걸귀는 이전에도 세상에 돌아다니며 빙의를 했을 터.

그랬다면 이 소녀처럼 세간에 알려졌을 텐데··· 포털 사이트를 다 뒤져봐도 먹는 것에 대한 초자연현상 정보는 전혀 없었다.


“별 건 없었던 것 같아요. 산행을 마치고 내려올 때였어요. 그런데 산 중턱에서 갑자기 몸에 한기가 도는 거예요. 아마 그때 놈이 제 몸속에 들어온 것 같아요. 갑자기 식욕이 솟구쳤고, 마구 먹고 싶어지게 된 거죠. 그런데 많이 먹으면 먹을수록 제 의식이 흐릿해지기 시작하면, 점점 악마한테 의식을 빼앗겼어요.”


전형적인 기가 약한 사람에게 일어나는 빙의 패턴이었다.


산이라...

차강준은 이점을 의아하게 생각했다.

먹을 것이 거의 없는 산에 걸귀가 돌아다니는 건 약간 말이 되지 않았다.

음식에 환장하는 걸귀는 당연하게 음식이 많은 곳에서 돌아다녔으니까.

아무리 봐도 석연치 않은 상황이었다.


“....아, 특이한 점이라면 그때 계속 BJ가 되고 싶다고, 속으로 빌었거든요. 그래서 BJ가 될 만한 재능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리고 방금 말한 그런 일이 일어났어요.”


악의 영혼들은 기가 약한 이에게 잘 빙의를 한다.

기가 강하고, 성격이 쾌활한 사람에게는 빙의를 시도해도 실패할 확률이 높았다.

그리고 소망··· 그 소망을 읽고 걸귀가 소녀의 몸에 빙의를 시도 했고, 성공한 것이다.


모르겠군. 그 걸귀가 돌연변이였을지도.


간혹 원혼 중에는 규칙에 벗어난 놈들이 존재했다.

어쨌든 원혼 모두 살아생전에는 인간이었으니까. 돌연변이가 나타나지 말라는 법은 없었다.


“그밖에 다른 이상한 건 없었고? 뭐, 주변에 강령술을 한다거나... 귀신에 대해 잘 아는 친구가 있다던가?”

“에이, 그런 건 전혀 없어요.”


소녀의 말에 차강준은 머쓱해져서 손으로 얼굴을 긁었다.


“그럼, 저희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아, 그리고 혹시 모르니까, 이 부적 한동안 가지고 계십시요.”


차강준은 귀신불침부(鬼神不侵符)부적 2장을 의뢰자에게 건넸고, 차유미와 함께 밖으로 빠져나왔다.


뭔가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아...


차강준의 뇌리에 불길한 기운이 스쳐 지나갔다.

그의 또 하나의 재능인 감(感)이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



작가의말

좋은하루보내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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