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퇴마 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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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옷
작품등록일 :
2024.03.24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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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0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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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2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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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DUMMY

거울령은 거울을 통해 이동할 수 있는데, 자신이 있었던 공간의 거울이 깨져버리면 거울로 이동할 수 없었다.

즉, 거울이 깨지면 놈의 실체가 드러난다.


스르르르르.


총알에 맞아 균열이 일어난 거울에서는 검은 연기가 계속 흘러나왔고, 어떤 형상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발부터 시작하여 다리, 그리고 몸통과 두 팔, 마지막으로 얼굴이 완성되었다.


‘블랙쉐도우현상.’


물건령에 빙의한 원혼이 밖으로 나올 때 사람 그림자 모습으로 정체를 드러낸다.

‘중급’, ‘상급’으로 갈수록 그림자의 크기가 커지고 그만큼 흑마력 양도 많았다.


하급 거울령이군.


지금 차강준 앞에 있는 그림자는 180cm 정도 사람의 크기였다. 잔잔한 파도처럼 그림자가 일렁거렸다.


“오빠, 여기는 완료 했어.”


차유미는 기절 해 있는 이세찬 주위로 금줄 3개를 이용하여 삼중 결계를 만들었고, 그 안에서 은탄건을 조준했다. 그리고는 언제든지 기풍을 발산할 수 있게 단전에 있는 기공력을 서서히 끌어올렸다.


바로 공격이다.


차강준은 단전에 힘을 주어 ‘청석’에서 나오고 있는 기공력을 오른손바닥으로 이동시켰다.

쉬이이익, 농구공 크기만 한 기 구슬이 순식간에 만들어졌다. 바로 그의 오른손바닥에서 기풍이 발산되는데···


와장창창!


1층의 큰 전신 거울의 전체가 순식간에 깨져버려서 수백 개의 유리 조각들이 만들어졌다. 유리 조각들은 허공에 붕 뜬 상태로 거울령 앞으로 이동하여 ‘거울방패’를 완성시켰다.


쉬이이익- 와장창창!


서로의 마력이 부딪치자, 기풍은 사라져 버렸고, 수백 개의 거울 조각들은 흩어졌다가 다시 모여서 ‘거울 방패’를 만들었다.


물건령은 자신이 빙의를 했던 물건을 움직일 수 있는 ‘염동성’ 이능을 가지고 있었다.

염동성. 좋은 이능이었지만, 그것이 물건령의 장점이자 단점이었다. 본체, 그러니까 그림자에 타격을 2-3번만 줘도 와르르, 무너져버린다.


팡! 팡! 팡!


결계 안에서 은탄건을 발포하는 차유미.

8발의 총알들이 날아가지만... 췡! 췡! 췡! 거울 조각들이 순식간에 이동하여 총알들을 모조리 막아버렸다.


[크아아아악!!!]


거울령이 소리를 지르자 수백 개의 조각들이 하나로 모였고 바로 이동했다. 벌 때처럼 이동하는 거울 조각들. 그 방향은 차유미 쪽이었다.


저 정도 양이라면 결계가 무너질지도 몰라.


동생의 안위를 먼저 생각한 차강준.

이번에는 더 많은 기공력을 끌어올려서 4배 크기의 기풍을 만들어내어 발산했다.


쉬이이이익-


차유미 쪽을 향하던 거울조각들은 급하게 방향을 바꾸어 날아오는 기풍을 향해 날아갔다. 두 개의 마력이 부딪치자 거울 조각들이 흐트러졌고, 기풍도 사라졌다.

이번에는 전과 달랐다.


창! 창! 창!


수십 개의 거울 조각이 바닥으로 떨어진 것이었다.

‘하급’인만큼 흑마력이 약했고, 그만큼 흑마력이 소진된 탓이었다.


팡! 팡! 팡!


그때를 노려서 차유미는 은탄건의 격발 방식을 ‘연발’로 설정하고 격발했다. 총구 안에서 마구 나가는 은탄, 수십 개의 거울이 이동하여 총알을 막아내며 밑으로 떨어졌다.

팡!팡!팡! 계속 나가는 총알 공격과 거울 방패의 싸움. 창과 방패의 모습을 연상케 했다.


“총알이 없어...”


은탄건에 장전된 총알은 무한이 아니었고, 차유미는 기공력을 끌어모아서 양손으로 이동시켰다.

그리고는 양손으로 기를 발산했다.


기격(氣擊)


그녀의 양손에서는 2갈래의 기줄기가 번개 모양을 그리며 뻗어나갔다. 기풍보다 2배 더 체력이 소모되는 기공법으로 차유미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


즈즈즈즉! 즈즈즈즉!


2개의 기줄기를 막기 위해서 거울 조각들은 순식간에 모였고 기줄기 2개를 막아내는데 백 여개의 거울 조각들이 희생하여 바닥에 떨어졌다.


“차유미 기격을 쓰지 말고, 계속 기풍을 날려. 상황을 끝내자.”


거울 조각의 3분의 1이 바닥에 떨어진 상태였다. 그만큼 놈의 흑마력이 소진된 터. 차강준은 승부수를 띄우며 허리띠에 들어 있는 청동(靑銅)단검을 꺼냈다.

청동(靑銅)

대부분의 물건령은 청동에 취약했다. 즉, 약점이었다. 하급 물건령이라면 한방의 청동 일격에 무너지리라.


쉬이이익- 쉬이이익-


차유미가 내보낸 기풍을 막으려고 거울령이 조종하는 거울 조각의 반 이상 이동했다.

그 움직임을 본 차강준은 달리기 시작했다.

그에 맞춰서 나머지 거울 조각들이 차강준을 향해 돌격했다.


“후...”


차강준은 기공력을 온몸 전체에 퍼지게 했다. 순식간에 전신을 타고 흐르는 기의 흐름. 그 기는 온몸 구석구석에 퍼졌고 그것을 몸 밖으로 배출되었다.

몸 밖으로 기가 배출되자 회전하기 시작했다.

[파쇄기풍破碎氣風]

기를 회전시켜 소용돌이를 만들어내 자신을 방어하는 기공법이었다.


쉬이이익!!!!


차강준의 몸 밖으로 기소용돌이가 만들어졌고, 날아오는 유리조각들은 빠르게 회전하는 기소용돌이에 부딪쳐 이리저리 바닥으로 흩어졌다.


“힘들군...”


체력이 많이 소모되는 파쇄기풍. 차강준의 숨이 급격하게 차올랐다.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을 깨달은 차강준은 더욱 속도를 올렸다.


[크아아아아!!]


위기감을 느낀 거울령은 맹수처럼 한바탕의 포효를 했다. 그러자 허공에 떠 있는 모든 거울조각들이 차강준을 향해 쏜살같이 날아갔다.

하지만··· 소용없었다.

기소용돌이에 유리 조각들은 사정없이 튕겨져 나가 바닥에 떨어져 댔다.


[크헉!!]


거울령의 본체인 그림자는 위기감을 느껴 뒤로 주춤 물러나다가 차유미가 발산한 기풍에 맞았고, 그 타격으로 인해 놈은 뒤로 멀찌감치 이동했다.


[크헉...]


기풍에 의한 아픔으로 거울령이 고통스러워하는 그때··· 어느 순간 차강준은 놈 앞에 다가와 있었다.

그리고는 바로 청동 단검을 휘두르는 차강준.


촤악-


청동 단검이 그림자의 배를 가르자,


[크허허허헉...]


놈은 절규를 내질렀다. 곧 그림자의 모양이 흐물흐물거리더니, 결국 검은 연기로 변해버렸다.

췡, 췡, 췡, 그림자가 검은 연기로 모습을 변형하자 공중에 떠 있는 거울 조각들이 모두 땅에 떨어졌다.


“대체 넌 어디서 튀어 나온 거지?”


차강준은 ‘봉인 부적’을 내밀었고, 검은 연기는 부적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연기가 다 사라지자 부적에서는 희미한 금색 빛이 잠시 흘러나왔다가 사라졌다.


“휴...”


차강준은 거칠게 쉬고 있는 호흡을 가다듬기 시작했다. 그만큼 [파쇄기풍破碎氣風]은 체력이 많이 소비되는 기공법. [하급 물건령]을 상대로 4분의 1이면 체력을 소비했다. 그 정도면 약간은 오버체력을 한 것이었다.


얼른 기공법과 영력을 올려야 해.


기공력이 들어 있는 청석, 영력이 들어 있는 적석.

두 개의 덩어리가 커질수록 체력의 소모는 적어지는 법이었다.


***


“잘하는데...?”


차씨 남매의 모습을 빌딩 밖에서 지켜보는 여자가 있었다. 초자연현상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비밀리에 정부에서 만든 ‘결사단’ 조직의 간부 이지연이었다.

원래 이 ‘거울령’ 의뢰는 결사단 조직의 일원에게 먼저 왔었다.

하지만 그 의뢰를 가로챈 이지연.

한 때 파트너였던 천예슬의 자식들이 퇴마하는 것을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10년 만에 퇴마를 한 것 같지 않아.”


이지연은 차씨 남매에 대해 뒷조사를 했었다. 조사 결과, 차씨 남매가 퇴마를 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특히 차강준의 퇴마 실력은 일취월장했다.

이지연은 자식들에 대한 이야기를 별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차씨 남매의 실력을 전혀 몰랐었다.


“기공력이라... 내 영력 보다는 한 단계 아래지만, 금방 늘겠는데?”


차강준의 몸놀림은 유연하고, 거리낌이 없었다.

무엇보다 두려움.

두려움이 없었다.

유리 조각이 날아올 때 날카로운 유리 때문에 약간은 지레 겁을 먹어서 공격 자세가 흐트러질 법도 한데 차강준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결사단으로 들어오면 좋겠는데...”


이지연은 저 둘을 결사단의 맴버로 스카웃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하지만, 강제로 조직 안으로 들어오게 할 수 없는 법.

그리고··· 한 가지의 걸림돌.

차씨 남매의 엄마 천예슬은 ‘결사단’ 임무를 수행 중에 죽음을 맞이했었다.

그 사실을 차씨 남매가 알고 있을까?


“천예슬... 잘 있니?”


그녀는 돌아가면서 하늘에 떠 있는 달을 바라보았다.

과거, 악귀와 싸웠을 때 죽을 뻔했던 적이 있었다.

예상하지 못한 악귀가 내뿜어 낸 사슬에 묶여서 죽음을 맞이할 뻔 했다. 하지만, 위기의 상황에서 천예슬이 나타나 그녀를 구해줬었다.


이지연. 그녀는 천예슬이 구해준 날을 잊지 않고 있었다.


***


“으음...”


빌딩 앞 벤치에 누워 있던 이세찬의 의식이 돌아와서 눈을 떴다. 그의 옆으로는 차씨 남매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앉아 있었다.


“괜찮으십니까?”


먼저 말을 한 건 차강준이었다.


“어. 머리가 띵한 거 말고, 몸은 괜찮은 것 같네. 보아하니까 퇴마는 끝난 것 같군. 아, 맞다 내 반지는?”

“여기 있어요. 아저씨, 정말 잘하셨어요.”


차유미가 미소를 지으며 손에 쥐고 있는 禁(금할금)문양이 새겨져 있는 반지를 이세찬에게 건넸다.

반지를 받은 이세찬은 바로 검지에 반지를 끼워 넣었다.


“그게, 원혼 접근 금지 반지죠?”


차유미는 어렸을 적 그 반지를 엄마의 방에서 본 적이 있었다. 궁금해서 엄마에게 물어봤었고, 엄마는 친절하게 답변을 해주었다.

···악의 영혼을 물러가게 하는, 양기 가득한 반지라고.


“잘 알고 있네. 이 반지가 나에게 희망을 주었지. 너희 엄마가 그냥 주신 거야.”

“아...”


엄마가 그 반지를 줬다는 사실을 차씨 남매는 모르고 있었다.


“너희 엄마, 정말 좋으신 분이다. 나한테는 생명의 은인이야. 정말... 퇴마사라고 하기엔 안 어울리는 분이셨어. 마음도 따뜻하고, 정이 많으셨으니까.”


이세찬의 말에 차유미는눈물을 글썽거렸다. 다른 사람에게 엄마의 이야기를 들은 건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


“...하. 눈물은... 괜한 이야기를 꺼낸 것 같네. 너희 앞으로 퇴마는 계속하는 거지?”

“네.”


차강준이 대답했다.


“앞으로 이런 일이 있으면 부담 갖지 말고 계속 연락해. 언제든지 나는 도울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 그래야 하늘에 계신 천예슬님의 은혜를 갚는 거지. 분명 지금 상황을 보고 웃고 계실 거다.”


차강준은 엄마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 못했다.

엄마랑 퇴마 실습을 한 건 고작 3년 밖에 되지 않았다. 실습 횟수로 따지자면 30번 정도.

그 이전에 혼자 퇴마를 했던 엄마의 일들은 거의 알지 못할 수밖에 없었다.

비상 연락망에 있는 인맥들.

그 인맥에 대해서도 전혀 생각해 보지 않았다.


“이거 받으세요.”


차강준이 백 만원이 들어있는 흰 봉투를 내밀었다. 그러자 이세찬은 두 손바닥을 마구 흔들며 극구 거절했다.


“아니... 아니다. 받을 수 없다. 난 이만 가볼게.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있으면 불러줘.”


이세찬은 황급히 걸어서 제 갈길을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고, 차씨 남매는 멍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오빠, 엄마는 정말 좋은 사람이었어...”


차유미는 손으로 눈물을 훔치며 말했고, 차강준은 그런 동생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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