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적성이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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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K
작품등록일 :
2024.05.08 14:15
최근연재일 :
2024.09.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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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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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발로 뛰어라(2)

DUMMY

점심시간은 빌딩 지하에 위치한 공용 구내식당이 있어 메뉴걱정은 없었다.

동기 세명 중 박재원은 그새 어디를 갔는지 보이지 않아 김지원과 단둘이 식사를 마치고 다시 인트라넷에 빠져든지 몇시간이 지났다.

" 현태 오빠. 퇴근 안해요? "

점심을 먹으면서 많은 대화를 나눈 이후 김지원과 어느정도 친해진 현태는 서로 편하게 말하기로 했고 그 이후로 조금 더 가까워진 둘이었다.

그렇게 김지원에 대해 조금 더 알아냈고, 그녀는 대기업에 다니는 남자친구가 있고 여기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연설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는 사실까지 알 수 있었다.

왜 면접에서 그런 자신만만한 말을 했는지 알 수 있는 스펙이었다. 심지어 미국에 단기유학까지 갔다왔다고 하니 현태의 눈에는 그저 대단해 보일뿐이었다.

그렇다고 위축되거나 그런건 없었고 순수한 스펙에 대한 감탄뿐이었다.

" 어, 지원아. 아직 볼께 남아서 먼저 퇴근해. "

" 오케이. 그럼 나 먼저 가요. 입사 첫날부터 너무 열심히 하면 금방 퍼져요. "

" 알았어, 나도 금방 끝나. "

그렇게 말하고는 가벼운 걸음걸이로 멀어져 가는 김지원의 뒷모습을 슬쩍 본 현태는 다시 시선을 내려 노트북을 바라봤다.

여기 서치펌은 출근시 사원증을 정문에 위치한 기기에 터치함으로써 자동으로 출퇴근 체크가 되는 시스템이었고 무엇보다 지금까지 어느누구도 출퇴근에 대해 참견하지 않는다는 점이 신기했다.

' 프리랜서라서? 그런거겠지. 오로지 자신의 실적만 챙기면 되는.. '

무엇보다 자신의 멘토인 이미자가 오전에 잠깐 모습을 보였다가 어디를 갔는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 그런 사실을 뒤받침하고 있었다.

현재 오후 6시가 넘어가는 시각, 이 넓은 사무실에 남은 인원은 자신을 포함해 세명도 되지 않았다.

인트라넷을 꾸준히 살펴본 결과 왜 그런지 알 수가 있었다.

' 헤드헌터는 애초 사무실에 앉아서 하는 직업이 아냐. 무조건 나가서 뛰어다녀야 하는게 맞아. 한명이라도 더 많은 후보자를 만나고 기업들의 인사담당자를 컨택해야해. '

심지어 대기업들도 인재채용, 특히 경력직을 채용할때 서치펌들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차적인 서류전형에서 수천, 수만의 이력서를 일일이 해당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이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대기업의 경우 서너개의 서치펌을 고용해 그 일을 처리하는게 일반적인 처리방식이었다.

대기업과 서치펌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방식이었다. 단지 그런 방식은 단순노가다였고 노력에 비해 수입이 그리 크지 않다는 단점도 있었다.

그럼에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헤드헌터들이 참여하곤 했다.

또한 수도권에 몰려 있는 최소 십만개 이상의 중소기업들이 원하는 인재들을 찾는 것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자신이 만든 인재풀안에서 찾아 매칭해 소개부터 채용까지 완료해야 자신의 실적이 되는 것이다.

대충 서치펌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았다. 그리고 현태는 자신의 가장 큰 약점을 깨달았다.

' 일단 일선경험도 문제지만 가장 큰 약점은 나만의 인재 데이타베이스가 없다는 거야. '

가만히 앉아 곰곰히 생각을 해봤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능력을 이용해 인재를 찾아내고 자신만의 인재풀에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말이다.

다른 이들의 가이드라인과 비슷하게 움직이면 결국 그들의 꽁무니만 따라갈 뿐이다. 남들과 다른 혁신적인 방법, 나만의 길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런 방법이 금방 떠오르지는 않았다. 하긴 첫날부터 저 하늘로 훨훨 날 생각부터 하는건 너무 조급하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 천천히 가자. 아직 시간은 많아. "

그렇게 중얼거리며 다시 컴퓨터 화면으로 시선을 돌렸다. 먼저 코웍으로 활동해보는게 좋다는 이야기를 이미자 헤드헌터에게 들었기에 그쪽으로 살펴봤다.

스카우트 서치펌은 백명에 달하는 헤드헌터가 존재했기에 몇건의 코웍 업무가 인트라넷에 등록이 되어 있었다.

그런 코웍(Co-Worker) 업무는 피엠(PM) 담당 헤드헌터가 고객사로부터 오더를 받아 후보자를 서칭하는 걸 다른 헤드헌터에게 협조를 요청하는 식이었다.

쉽게 말해 코웍은 인재를 검색해서 컨택하고 그의 이력서를 받아 피엠에게 제출하는 역할인 것이다.

물론 그 이력서를 컨펌하는 건 피엠의 선택이었다.

그런 피엠과 코웍의 활동 수수료는 각각 절반으로 회사에서 정해져 있는 룰이었다. 솔직히 코웍으로 후보자 서칭하는 업무만으로도 꾸준히 한다면 웬만한 회사 월급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계산이 나왔다.

하지만 그 방식으론 진정한 헤드헌터로써의 발전을 이룰 수가 없다는 단점이 있었다.

결국 진짜 헤드헌터는 고객사 발굴부터 후보자 서칭까지 일괄적으로 기획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생각을 하며 피엠들이 올린 코웍 오더를 찬찬히 훑어보고 있는 현태는 모니터안으로 들어갈 듯 집중을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고객사의 정보도 훑어보고 있었다.

대부분 중소기업의 오더였다. 단 한번도 살면서 들어보지 못했던 회사명이 대부분이었다.

" 세상은 넓고 기업은 많구나. 진짜 별의별 기업도 다 있네. "

다행히 인트라넷에선 해당 고객사의 규모, 매출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년도 재무재표와 최근 뉴스까지 정리해 올라와 있었기에 천천히 둘러보면 기업에 대한 정보를 꽤 많이 알아볼 수 있었다.

제조업 중에서도 별의별 상품을 만드는 회사도 있었고 심지어 시제품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회사도 있었다.

그런 기업 중에는 무슨 교육센터도 있었고 사명만으로는 무슨 일을 하는 회사인지 알지 낼 수 없는 회사도 있었다.

그런 오더 중에 한 기업이 눈에 들어왔다.

에이에프파트너스㈜ 한국주택공사의 자회사였다. 주택공사에서 위탁받은 콜센터 및 U센터 운영, 연수원등 시설관리용역을 수행하는 회사였다.

뽑는 인재도 시설 및 운영관리, 보안을 담당직원이었다. 그리 높은 자격조건을 원하는 것도 아니었다.

" 꽤 대우가 좋은데 왜 아직까지 후보자를 구하지 못한거지? "

의아한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 뒤 회사 정보를 살펴보며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근태를 경주와 부산에서 근무를 해야 하는 조건이었고 뽑는 인재 역시 시설관리 와 운영관리, 보안분야였다. 거기에 주6일 업무 또는 주야간 교대근무였다. 일종의 경비원 겸 관리자를 뽑는다는 말이었다.

거기에 더해서 팀단위로 계약을 맺기를 원하고 있었기에 팀단위로 계약을 진행해야 하는 경우였다.

아무래도 그쪽 분야의 인식이 그다지 좋지 못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고 무엇보다 최소 여섯명이 팀을 이뤄야 하는 경우였다.

하지만 다른 오더 역시 비슷하게 까다롭거나 열악한 조건이 대부분이었고 그나마 가장 나은 조건은 이미 회사의 오더에 코웍을 등록되어 있었다.

인트라넷에 올라온 오더들은 먼저 컨택을 하고 등록을 하는 헤드헌터들의 차지였고 그 대부분 이곳에서 오랫동안 근무를 한 헤드헌터들에게 먼저 자리가 돌아가는 모양이었다.

소속 헤드헌터들의 대략적인 정보도 열람할 수 있었기에 그런 사실을 눈치챌 수 있었다.

아마 자신의 차례까지 돌아오려면 꽤 오랜시간이 지나야 가능할 듯 했다. 그런 사실이 이해가 되면서 왜 이 분야의 근속기간이 일년이 넘지 못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코웍을 신청하고 담당 피엠이 확인하고 허락한다면 그때부터 후보자 서칭 활동을 하면 될 것이다.

거기까지 확인을 한 현태는 그제야 노트북을 덮었다.

오늘은 여기까지였다.

어느새 날이 어둑어둑해지고 있었다. 시계를 보니 벌써 여덟시가 넘어가고 있는 시각.

" 아우우.. 퇴근해야 겠다. 첫날부터 너무 달렸나? "

굳은 허리를 피면서 둘러보니 이미 부서에는 현태외에는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다.

" 이거 소등은 어떻게 해야하는 거야? 첫날이라 모르는거 투성이네. 크.. "

나중에 알았지만 경비원들이 돌아다니며 사무실에 남은 이가 없으면 일괄 소등을 한다고 했다. 그걸 모르는 현태는 돌아다니며 스위치를 찾아 일일이 내린 뒤 회사를 나섰다.

늦은 저녁이라 날씨가 선선했다.

불연듯 술 생각이 절로 났지만 출근 첫날부터 술을 마실 생각은 없었다.

" 에휴, 나연이라도 있으면 위로가 됐을까? "

세상에 남아있지 않은 이름을 중얼거린 현태는 씁쓸하게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같이 웃고 울던 시절의 여자친구는 더 이상 자신의 곁에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며 중얼거렸다.

" 아직도 난 나연이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했구나. 아니, 어쩌면 평생을 벗어나지 못하겠지. "

과거의 상처는 흉터처럼 자신의 심장에 남아 있었다. 심장이 뛸때마다 죽을것처럼 아팠던 고통은 지금에 와선 익숙한 아릿함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

씁쓸한 기억이 떠올라 기분이 축 처진 현태는 터덜터덜 걸어 지하철로 향했다.

그렇게 많은 일이 벌어진 하루가 지나가고 있었다.


그 시각, 고급 스시 겸 사케집에서 두남자가 한잔 걸치고 있었다.

" 하하하, 형님도 참.. 한번만 믿어주십시오. "

" 녀석아, 오늘 입사했다면서 뭐가 그리 급해서 나를 찾아온게야. "

오랜만에 보는 사촌동생에게 박철민이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며 미소를 지었다. 표정을 보니 그리 싫치는 않은 모양이었다.

그런 낌새를 챘는지 그의 맞은편에 앉아 있던 박재원이 어울리지 않는 애교를 피워댔다.

" 아이~ 우리가 남입니까? 이번에 한건하고 정직원으로 들어가야죠. 삼촌만 믿고 있다가 큰 코 다쳤습니다. 저. "

" 재원아, 작은삼촌은 다 네가 잘되라고··· "

설교를 할 기미가 보이자 얼른 사케를 들어 잔에 따르며 다시 부탁을 하는 박재원이었다.

" 알고 있어요. 그러니까, 형님이 한번만 더 도와주세요~ "

잔이 흘러넘칠만큼 가득 사케를 따르자 못말리겠다는 듯이 고개를 저으며 미소를 짓는 박철민이었다.

이십대 중반에 중소기업 (주)한울에 입사를 해 중견기업으로 성장할때까지 자리를 지킨 그는 작금에는 인사팀장이 되어 그룹의 인사업무를 관장하는 위치에 올라 있는 가족내 입지전적의 인물이었다.

그 때문에 그의 집안에서도 유독 대접을 받고 있는 그를 박재원이 찾은 것은 이유가 있었다.

" 이번에 인사가 있을 거라고 했잖아요. 우리 서치펌으로 옮기주시면 충성을 다해 인재를 찾아 올리겠습니다요. 형님~ "

어짜피 둘째삼촌이 근무하는 스카우트 서치펌으로 옮기기로 내심 결정을 한 이후였다. 다만 자신이 직접 담당 서치펌과 헤드헌터를 갑작스레 바꾸기에는 부담이 되었지만 그의 입장에서는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었다.

어짜피 정규 인사도 아니었고, 갑작스레 새로운 진출한 분야에 인재를 충원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서치펌을 통해 소개받는 편이 그의 입장에서도 이득이었다.

다만, 그걸 기억했다가 필요할때 부탁을 하는 괘씸한 사촌동생을 믿을 수가 있느냐였다.

평소 가족들의 모임에서 항상 걱정거리였던 사촌동생이었다. 뺀질뺀질한 녀석은 이제껏 놀다 나이가 들어 처음으로 직장에 간신히 입사를 한 상태.

' 에이, 둘째 삼촌에게 말해놓으면 어느정도 컨트롤 하시겠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고.. '

오랜만에 본 사촌동생의 부탁을 거절하기에도 애매했다.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을 한 박철민은 다짐하듯이 두 눈을 똑바로 치켜떴다.

" 이번만이야. 그리고 확실히 처리해야해. 알았지? "

" 하하하, 형님도 참. 걱정마세요. 우리 서치펌의 모든 인력을 다 동원해서라도 인재를 모시고 갈께요. 정말 고마워요. 형님! "

오늘 입사한 녀석이 서치펌의 인력들을 동원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 패기가 마냥 귀여웠다.

그대로 사케를 훅 들이킨 박철민은 피식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 녀석도, 아직 사회생활을 더 해야겠네. 너무 장담하지마. 그리고 네발로 직접 뛰어봐. 그래야 경험이 쌓이고 네 견문도 넓어지지. "

일상적인 조언이었지만 박재원은 들을 생각이 없는 얼굴이었다.

" 에이, 알죠. 제가 어린애인가요. 자자, 형님 한잔 더 하시죠. 하하하.. "

그런 대답에 살짝 눈쌀을 찌푸린 박철민은 술을 받으면서도 걱정스런 눈빛을 거두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은 수긍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걱정만으로는 프로젝트를 이끌 수 없다. 맡겼으면 믿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었다.

결국 고개를 흔들며 걱정을 털어낸 박철민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자리를 즐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인맥으로 고객사의 오더를 받은 박재원은 다른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었다.

' 흐흐, 동기녀석들을 살살 꼬드겨서 후보자를 찾게 하고.. 실적은 내가 먹으면··· 삼촌도 곧 실적을 인정하고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을 꺼야. 그럼 놀면서 다닐 수 있겠지? 흠, 그 김지원이라는 년도 제법 반반하던데··· 한번 꼬셔볼까? '

이미 박재원이 펼치고 있는 상상의 나래는 훨훨 저 멀리를 향하고 있었다.

" JD(채용정보)는 내일 일찍 보내놓을께.. 그리고··· "

그런 박재원의 귓가에 박철민의 이야기는 들어오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동상이몽의 한 페이지가 넘어가고 있었다.


현태는 집에 들어와 야식을 시켜서 맥주와 함께 티비를 보다 깜빡 잠들었다 일어나니 아침이었다.

" 허얼.. 벌써 아침이야? 으드드드··· "

뻐근해진 몸을 힘껏 늘리면 요상한 소리를 냈지만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기에 부끄럼도 없었다.

어제 나름 긴장과 함께 무리를 한 모양이었다.

한참을 스트레칭과 함께 소리를 지른 현태는 일어나 옷을 벗고 화장실로 향했다.

그렇게 온몸으로 차가운 물을 맞으면서 오늘 할일을 떠올렸다.

" 오늘 어제 신청한 코웍이 컨택이 됐는지 확인하고 나가서 인재 확보를 해보자. "

어제 저녁에 본 몇몇 코웍에 신청을 해둔 상태였기에 컨택이 되었는지 궁금했다. 더불어 고민을 하던 인재풀을 만드는 작업도 직접 발로 뛸 예정이었다.

그냥 앉아서 고민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예전엔 그냥 신경쓰지 않고 넘기던 일들이 이제부터 자신의 일이 되었다고 하니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길거리를 다니면서 지나치는 사람들, 여기저기 흩어져 자기 일에 열중하는 사람들의 적성이 궁금해졌다. 어릴때부터 봐왔던 흔하게 봤던 광경이라 넘겼지만 지금부터는 아니었다.

지금은 그들 하나하나가 인재로 보일 정도였고 그들의 삶이 궁금해졌다.

" 그런 작은 인연부터 시작하는거지. 재능이 있는 사람과 친해지고 인맥을 쌓는것부터 해야해. "

다행히 자신은 낯을 가리는 성격은 아니었다. 다만 조금 소심해서 먼저 말을 걸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그것도 스스로의 노력과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라 믿었다.

그런 결심은 지하철을 타기 위해 나선 거리에서 그런 생각들이 여지없이 무너졌다.

생각보다 낯선이에게 말을 걸기가 어려웠다. 서류가방을 들고 어딘가로 급히 가는 사람, 자유분방한 옷을 걸친채 무선이어폰을 귀에 꽂고 음악을 듣고 있는이, 책을 핀채 거기에 열중하고 있는 사람까지 다양한 이들을 마주쳤지만 다가가지 못한채 어느새 회사까지 온 것이다.

심지어 다가가 악수는 커녕, 살갗을 마주치는 행위자체도 하지 못했다. 그만큼 자신이 느낀 세상은 타인에게 무관심했다.

" 이거.. 아무래도 뭔가 상황을 만들어야 되겠는데··· 흠.. "

고개를 숙인채 그런 생각에 골몰하고 있을 때 그의 팔을 치는 누군가 있었다.

" 현태 오빠? 아침부터 뭘 그리 심각해요? "

고개를 돌리니 김지원이 산뜻한 원피스를 입고 찰랑거리는 중단발을 흔들며 자리하고 있었다. 화장이 진해져 알아보지 못할뻔 했지만 다행히 눈치가 빠른 현태였다.

" 어··· 안녕. 오늘 뭔가 달라보이는데? "

" 헤헤, 글쵸? 어제 남친에게 선물받은 원피스에요. 이쁘죠? "

빙그르르 돌면서 원피스를 펄럭이는 그녀는 차가운 이미지의 어제와 다르게 러블리했다. 역시 사람은 첫인상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게 맞았다.

" 응, 이쁘네. 네가 잘 받쳐줘서 옷도 살아나는 듯? "

" 에이. 벌써 아부스킬이 느셨는데요? "

" 뭘, 사실을 말하는건데. 그나 오늘은 뭘할지 정했어? "

" 네, 어제 멘토 선배님이 자신이 받은 오더를 공유하고 코웍 해보자고 제의 해왔어요. 그래서 오늘부터 코웍해 보려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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