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적성이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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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JaeK
작품등록일 :
2024.05.08 14:15
최근연재일 :
2024.09.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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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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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뛰어라(3)

DUMMY

역시 빨랐다. 자신은 어제 늦게까지 찾아서 겨우 코웍신청을 넣고 기다리고 있는데 그녀는 벌써 컨택을 해서 준비중이었다.

물론 그녀가 좋은 멘토를 만난 운이 좋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것 역시 그녀의 실력이었다.

만약 어제 자신의 멘토 이미자와 조금 더 친해졌다면 그런 기회가 생기지 않았을까? 그런 가정들은 모두 무의미했다.

" 오빠도 우리 회사 인트라넷에서··· "

" 응, 알고 있어. 벌써 코웍 신청도 해놨어. 컨택을 기다리고 있지. "

" 우와, 역시. 준비하는 자에게 복이 있으리니... 대단해요. "

그게 대단한 것지 몰라도 일단은 최선을 다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잡담을 하며 도착한 사무실에는 절반도 안되어 보이는 사람들만 자리하고 있었다.

언제쯤 모든 헤드헌터가 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불가능하겠지? 라는 실없는 생각을 했다.

김지원과 눈짓을 인사를 나눈후 각자의 자리로 헤어진 현태는 먼저 노트북부터 켰다.

우우웅.. 얕은 소음과 함께 윈도우 로고가 올라갔다.

그리고 바로 인트라넷에 접속해 코웍 컨택을 확인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승인이 된 건은 없었다.

" 하긴, 너무 일찍 들어왔지. "

모두 출근하지도 않은 이른 아침이었다. 해당 피엠이 확인했을리 만무했다.

너무 성급하게 생각하지 말자고 마인드컨트롤을 했지만 처음으로 신청한 업무였기에 기대가 안될리 없었다.

현태는 슬그머니 일어나 바로 옆 통로에 위치한 탕비실에 들어갔다.

일단은 아침 커피라도 한잔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커피를 타서 자리로 돌아온 현태는 밤새 구상했던 일들을 떠올렸다.

핸드폰이나 수첩등으로 자신만의 인재풀을 만들자는 계획. 남들과 다르게 개개인의 재능이나 적성을 알 수 있으니 어렵지 않을 꺼라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찾아낸 어플이 있었다. 원노트라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나온 어플로 피씨나 핸드폰, 태플릿등에 연동되는 어플로 쓰임새가 다양하고 간편함이 장점이었다.

자신에게 할당된 노트북에도 어플을 깔고 핸드폰에 역시 어플을 깔았다.

대충 준비가 끝이 났다. 그리곤 자신이 그동안 모아놨던 인맥들을 옮겨 놓기 시작했다.

낡은 수첩을 열어 그 안에 적혀 있는 글자들을 옮겨넣으며 상념에 잠겨들었다. 나와 나연이의 추억이 담겨있는 소중한 수첩이지만 이젠 놔줘야 할때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 동안 중고등학교 이후 특별한 재능을 지닌 지인, 주변인들의 적성을 몰래 수첩에 메모해 놓았다.

대학에 들어가서 소개팅으로 만난 나연은 유일하게 자신의 특별함을 믿어주었고 함께 연구하고, 여러 사람의 적성을 파악하는 놀이를 하면서 데이트를 했었다.

그렇게 자신의 능력을 하나둘씩 파악할 수 있었고 그땐 그게 마냥 재미가 있었다.

' 이젠 그때로 돌아갈 수 없지만. '

그렇게 여러 카테고리를 만들고 각각의 적성을 분류해 옮겨 놓는 일은 그리 만만치 않았다.

얇고 가는 자신의 인맥이었지만 생각보다 모아놓은 자료가 많았다.

생각해보니 대학교를 다닐때 데이트를 다니며 무작위로 수집해 놓은 자료들이 대부분이었다.

" 흠, 그래. 생각나네. 이때쯤 내 능력을 활용해보고자 미친놈처럼 이리저리 뛰어다닐때 였는데··· "

그저 즐거운 기억뿐이었다. 그녀와 함께였기에.

그런 상념에 빠져 무아지경으로 정리를 하는 도중 노트북에서 띠링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 뭐지? "

노트북에 떠오른 정보를 클릭하니 띄워놓은 인트라넷 정보창이 떠올랐다.

- 소우진님이 당신의 요청을 수락하셨습니다.

소우진이면 자신이 신청한 코웍들 중 하나의 피엠이었다. 드디어 그가 확인하고 수락한 모양이었다.

" 예스-!? "

벌떡 일어나 환호를 지르려고 했지만 주변에 눈이 너무 많다는 사실을 그제야 깨닫고는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그때 누군가 다가왔다.

" 자네가 코웍 신청한 장현태인가? 반갑네, 내가 소우진이야. 잠깐 회의실에서 볼까? "

어짜피 같은 사무실이었다. 알려면 쉽게 알 수 있는 정보였다.

먼저 다가온 소우진이 고마울 수 밖에 없었다. 현태는 아직까지 누가누군지 자세하게는 몰랐으니까.

사십대 중반으로 보이는 중년인, 소우진은 동글동글한 얼굴에 신뢰감을 주는 동그란 안경을 쓴 헤드헌터였다. 부드러운 눈매가 그를 호감으로 보이게 만들어 주었다.

" 아, 네! "

당장 하는 일은 단순히 정보를 옮기는 작업뿐이었다. 그건 나중에 해도 될 일.

급히 수첩을 들고 일어나 소우진을 따라 걸었다.

" 허허, 설마 어제 입사한 신입이 코웍을 신청할 줄은 몰랐어. "

그가 사람좋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멘토에게 업무는 배웠나? "

" 네, 대략적인 개요는 배웠습니다. 지금부터는 발로 뛰면서 경험해야지요. "

" 그렇군, 요즘은 그 MZ? 신세대와 다르게 꽤 열정적이야. 벌써부터 코웍신청을 할 줄도 알고 말야. 보기 좋아. 이번 오더 역시 잘 부탁하지. "

피엠과 코웍을 하는 헤드헌터끼리는 상하관계는 없었다. 서로 협조를 하고 받는 수평적인 관계였기에 소우진은 현태를 아랫사람 취급하지는 않았다.

여러개의 회의실 중에 가장 작은 회의실에 들어선 둘은 맞은 편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리고 소우진이 가지고 있던 프린트 용지를 현태에게 건냈다.

" 이게 오더를 받은 에이에프파트너스 회사의 JD(채용정보)일세. 보면 알겠지만··· "

어제 이미 한번 훑어봤지만 놓친 부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경청을 했다.

확실히 선배 헤드헌터인 소우진의 시선은 일반 구직자와 달랐다. 그는 정확하게 회사의 상태를 파악하고 있었고 어느 부분의 인재가 필요한지 정확하게 집어내고 있었다.

" ··· 그래서 부산이나 경주에서 근무할 수 있는 후보자 중에서 시설관리 전문가, 운영관리 중에 경비 전문가를 추천해야해. 그 중 현태씨가 맡을 부분은 경비 전문가인데 괜찮겠나? 시설 관리 전문가도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처음이라 힘들껄세. "

욕심이 났지만 모두를 처리할 수 없었다. 빈약한 경험을 가진 자신이 커버할 수 있는 범위를 느끼고 있기에 고개를 끄덕이는 현태였다.

" 네, 선배님. 처음이다 보니 다 하기에는 무리일것 같네요. 일단 경비 전문가를 찾아 후보자로 만들어 보겠습니다. "

현태의 말에 눈을 반짝이며 소우진이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 허허허, 다행이네. 스스로를 재단할 줄도 알고. 그래, 잘 부탁하네. 참고로 경비 분야는 회사의 인사위원회의 재가를 받아야 하는 사항이 대부분이야. 그래서 더욱더 신경써야 하는 직종이지. 신뢰와 믿음이 달려 있으니까. "

나중에 알았지만 경비나 시설 관리 분야는 대다수의 회사에서 보안과 관련이 있기에 철저한 검증을 통해 선발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 회사 직원의 인척이나 지인은 배제하는 것이 기본이었기에 그런 정보를 빨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했다. 물론 예외는 있었지만 말이다.

그렇게 간단한 회의가 끝나고 돌아온 현태는 어디서 인재를 찾아야 할지 곰곰히 생각에 빠졌다.

자신이 모아놓았던 인재풀을 뒤적여 봤지만 마땅한 적성을 가진 인물은 보이지 않았다.

" 참 얇팍한 인맥이네.. 허참. "

" 뭐가 허참이에요? 무슨일 있어요? "

언제 왔는지 통로쪽에 고개를 내밀고 있는 김지원의 얼굴이 보였다.

통로와 붙어 있는 자신의 자리의 특성상 왔다갔다하면서 사람들의 눈요기가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여지껏 이 자리가 비어 있었던 것이겠지.

뚱한 표정으로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자, 김지원이 시계를 가르키며 말했다.

" 뭐해요? 밥이나 먹으러 가죠. "

" 응? 벌써? "

어느새 12시가 넘어가고 있는 시간을 보며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현태였다.

너무 집중하다보니 시간을 체크하지 못한 것이다.

그때 다른 인물이 끼어들었다.

" 하하, 현태씨. 너무 열심히 하는거 아냐? 일단 나가지 그래. "

은근슬쩍 반말을 섞어가면서 말하는 이는 동기인 박재원이었다.

심술이 얼굴에 덕지덕지 붙은 그는 쓸데없는 일을 하고 있다는 듯이 제스처를 하며 나가자고 말하고 있었다.

눈쌀이 절로 찌푸려졌지만 이미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별에별 꼴을 다봤기에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 네, 잠시만요. "

컴퓨터를 끄고서 책상정리를 한 뒤 일어서는 현태였다.

" 아니, 뭘 그렇게 정리해. 어짜피 다시 올건데.. 쯧, 늦었으니까 어서 가자고. "

끝까지 좋은 소리가 나오지 않는 인간이었다. 아니면 눈치가 아예 없던가.

" 자, 가시죠. "

뭐라고 하기에도 애매했기에 서두르는 현태였다. 그의 곁에 있던 김지원의 얼굴도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그전에 이미 그와 몇마디 섞은 모양이었다.

그렇게 엘리베이터를 타고 구내식당으로 향하던 그들은 조용했다. 딱히 할말도 없었지만 박재원과 말을 섞기 싫어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눈치가 있었다면 박재원이 그런식으로 말하지 않았으리라.

" 하하, 너무 어색하네. 서로 다시 한번 소개를 해볼까? "

그렇게 먼저 입을 연 박재원은 자신의 연혁을 줄줄이 읊었다. 그 덕분에 알고 싶지 않은 그의 정보를 절로 알 수 있었다.

" ··· 그래서 내가 이 회사에 지원을 했는데 말야. 다른 회사에 연락이 왔지만 그걸 반려하면서 여길 선택한거야. 하하하.. "

누가 들어도 구라라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그냥 맞장구치면서 그러냐고 대답을 하면서 구내식당으로 향했다.

그렇게 식당에 자리를 잡고 각자의 음식을 받아오자 본격적으로 박재원이 떠들기 시작했다.

" ··· 그래서 내가 오더를 따온거 아니겠어? 어때 관심있으면 코웍하지 않을래? 어짜피 지금 할 일도 없잖아. "

그렇게 단정하는 박재원을 잠시 바라보던 둘은 고개를 저었다.

" 저는 이미 멘토인 배정태 헤드헌터님과 코웍을 하기로 했어요. 다음에 같이 해요. "

먼저 김지원이 거절을 했다. 그리고 현태가 말을 받았다.

" 저 역시, 방금전에 소우진 헤드헌터님과 코웍 컨택을 마쳐서 시간이 없을 듯 하네요. "

설마 모두가 거절할 줄 몰랐다는 벙찐 표정의 박재원은 서둘러 다시 제안했다.

" 아니, 내 말 들어봐. 우리 같은 신입이 스스로 따낸 오더라고. 같이 수주에 성공하면 분명히 이득이··· "

" 재원씨. 전 이미 얘기 드렸어요. 그리고 오후부터는 출장이라 일어나봐야 할꺼 같네요. 그럼 이만. "

김지원이 찬바람 쌩쌩부는 얼굴로 말을 끊고 자기 식판을 들고 일어섰다.

그런 그녀를 잡지도 못하고 멍하니 바라만 보던 박재원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하지만 현태도 그리 상황이 다르지 않았다.

" 저도 오후부터 나가봐야 할꺼 같아서··· 그럼 받으신 오더를 꼭 성공하세요. "

현태도 그렇게 말하고 일어섰다.

그렇게 혼자 남겨진 박재원은 두 손을 움켜쥔채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식사를 마친 현태는 우선순위를 떠올렸다.

' 먼저 후보자를 서칭해야 해. 그 방법부터··· '

혼자 옥상에 올라가 식후땡을 한 현태는 조용히 자리로 돌아왔다.

그런 현태의 눈에 어느새 나타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멘토, 이미자가 보였다.

어제보다는 확실히 상태가 좋아보였다. 화장까지 꼼꼼히 한 상태였다.

그래봐야 깊어진 주름을 감추진 못했지만 그것만으로도 그녀가 커리어우먼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 안녕하세요, 이미자 선배님. "

" 어.. 아, 그래요. "

잠시 알아보지 못한 눈치였지만 금세 기억을 해냈는지 아는채를 해왔다.

" 식사는 하셨어요? 선배님? "

" 어휴, 네. 그놈의 선배소리는 안하면 안되요? 그냥 미자씨라고 불러요. 부담스럽네요. "

그 말에 현태가 살짝 당황했다. 아무리 적게 봐도 어머니뻘인데.

" 아, 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런데 하나 물어봐도 될까요? "

" ··· 그래요. 물어봐요. "

이미자는 멘토로써 역할을 잊지 않고 있었다.

" 네, 사실은··· "

꽤 오랫동안 코웍을 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고 지금의 문제점을 물어봤다.

" 그러니까, 후보자를 서칭해야 되는데. 어떻게 처음부터 어떻게 손을 대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거죠? "

" 네. "

" 흐음, 보통은 인맥이나 자신만의 인재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하지만. 그것도 연차가 꽤 쌓여야 가능한 방법이고··· 처음이면 아무래도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는 방법을 써야 겠죠? "

현태는 경청을 할 준비가 되어 있었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이미자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눈빛이 부담이 되었는지 이미자가 고개를 돌리며 말을 이었다.

" 먼저, 국내에 있는 포탈을 검색하세요. 사람인, 잡코리아가 대표적이고 분야별 잡사이트가 있어요. 일단 제가 가진 목록을 드릴테니 한번 접속을 해보세요. "

그제야 현태는 앞이 보이기 시작했다.

간단한 생각이지만 너무 자신의 능력만 생각하다 보니 그런 보편적인 해결책을 떠올리지 못한 것이다.

그런 자책을 하며 이미자에게서 넘겨받은 잡사이트 목록을 훑어봤다.

생각보다 훨씬 더 많아서 살짝 당황했지만 그것을 들고 노트북을 이용해 접속을 해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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