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을 꿈꾸는 U.S.K. 재벌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공모전참가작

한울NOVEL
작품등록일 :
2024.05.08 14:19
최근연재일 :
2024.05.16 06:00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246
추천수 :
10
글자수 :
56,940

작성
24.05.11 06:00
조회
17
추천
1
글자
12쪽

적산불하 (1)

DUMMY

“신우야. 삼촌만 보이고, 이 고모부는 보이지 않은 거니?”

 

“아! 그럴 리 있겠습니까? 다만···. 삼촌께 감사한 일이 있어서 먼저 인사한 겁니다. 제가 어떻게 고모부를 잊고 있을 수 있겠습니까?”

 

“그렇지···. 우리 신우가 나를 잊을 리 없지.”

 

어머니의 누나의 남편인 고모부, 윤치창(尹致昌).

일제강점기의 상인이자 기업인이며 미군정의 관료, 대한민국의 은행원, 공무원, 외교관까지 역임한 정치, 관료계의 거물이다.

 

손원일 삼촌과 함께 일제강점기에는 남계양행(南桂洋行)이라는 상점을 경영하며 독립군 자금을 벌어들였고, 미군정 주둔 후 이승만 정부의 핵심 관료가 되어, 군정청 재무부 전단 국장, 전매국장 등을 역임하였다.

 

그리고 1949년 11월 29일, 초대 주영국 대한민국 공사로 임명되었다.

이제 곧 UN군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영제국 외교채널을 쥐고 흔드는 거물급 외교관이 된다는 의미이다.

아마도 6.25 전쟁에서 영연방 군수품 조달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그러고 보니 고모부는 몇 달 뒤에 영국으로 떠나시죠?”

 

“그렇지. 런던 웨스트민스터의 마블아치 부근에 건물을 마련도 마련했단다. 비록 조국의 돈이 아니라 내 돈으로 말이지만 말이다.”

 

“......”

 

“하지만 다른 도리가 있겠니? 이제 막 독립한 조국은 돈이 없고, 조국은 나를 애타게 찾으니 내 사재를 털어 넣을 수밖에.”

 

이승만 대통령은 애국심을 자극하여 고모부에게 가혹한 조건을 들이밀었다.

덕분에 공관 건물 임대, 현지 고용직원의 임금, 외교 활동 경비, 자동차 수리비까지 모든 경비를 윤치창 고모부 개인의 재산으로 부담해야 한다.

당연하게도 고모부의 재산이 무한이 아닌 이상, 돈이 딸릴 것이다.

 

“고모부가 애국심만으로 영국이라는 타지로 간다는 생각에 눈물이 제 눈을 가립니다.”

 

“....그래서?”

 

“이걸 받아주세요. 국가와 민족, 가족과 가문을 위해서 희생하는 고모부를 위해서 제가 준비했어요. 아! 이건 삼촌 거.”

 

한울신우가 손가락을 튕기자 겸인, 하진성이 삐질삐질 땀을 흘리며 보자기 두 개를 가져왔다.

당연하게도 보자기 안에는 가족들을 위한 선물인 황금이 담겨 있다.

 

“각각 금 1,000oz.입니다.”

 

“......”

“......”

 

“아! 부담을 가지지는 마세요. 모두 다 삼촌과 고모부를 위한 제 마음이니까요.”

 

-라는 변명은 당연하게도 통하지 않았다.

 

***

 

평소 조카에게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짓고 있지만, 그들은 대한제국, 일제강점기, 해방, 대한민국까지 모두 겪은 정치 괴물들이다.

삼촌과 고모부는 한울신우를 날카롭게 바라보았다.

 

“...원하는 게 뭐냐?”

 

“나는 일개 군인인데···. 이승만 정부에 직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매부는 모르겠지만, 나한테까지 바랄 게 딱히 있나?”

 

날카로운 눈빛을 장착한 삼촌과 고모부지만, 한울신우가 건넨 황금을 손에 놓지 않았다.

그들조차 여유가 없는 것이다.

 

개인 봉급까지 털어 해군을 양성하고 있는 삼촌.

사비를 털어서 영국 대사관을 설치하려는 고모부.

 

막대한 부와 권력을 가져다주는 미래의 군인, 정치인, 관료와 달리 지금은 광복이 5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군인, 정치인, 관료 모두 국가와 민족, 조국이라는 애국심만으로도 살아남기 힘든 시대라는 것이다.

 

그리고 마침 기회의 시간이 찾아왔다.

삼촌과 고모부에게는 권력이 있지만 돈이 없고, 한울신우에게는 돈이 있지만 권력이 없다.

 

‘...이게 바로 정경유착의 현장이라는 건가? 남이 하면 배알이 꼴렸는데 내가 하니까 기분이 좋네.’

 

***

 

“네가 우리에게 금을 1,000oz.씩 주는 걸 보니···. 최근 시끄러운 적산 불하 때문이구나?”

 

고모부는 금세 조카가 하는 말의 의도를 파악했다.

그의 물음에 한울신우는 싱긋 웃으면서 대답했다.

 

“...제가 바라는 것은 크게 없습니다. 딱 3가지를 원합니다.”

 

“3가지라···. 일단은 들어보자.”

 

“먼저 은행입니다. 고모부는 조선은행의 이사, 전실국장, 감사역을 거치면서 금융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쌓아두지 않았습니까?”

 

한울 신우의 말에 고모부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

 

“그건···. 그렇지. 와세다대학/早稲田大学, 교토대학/京都大学, 도쿄대학/志ある卓越 라인의 금융계 인사들이 광복으로 쓸려나가면서 현 대한민국 금융계는 내 후배들과 선배들이 장악하고 있으니까.”

 

“저와 부산 한울 가문은 조선저축은행. 아니. 광복으로 명칭이 바뀐 한국저축은행을 불하받기를 원합니다. 물론 입찰에 참여할 것이고요.”

 

대한민국에는 총 5개의 일반은행이 있다.

조흥은행, 한국상업은행, 한국저축은행, 한국신탁은행, 한국상공은행.

그중 하나를 달라는 조카의 부탁에 고모부가 어이없다는 듯이 한울 신우를 바라보았다.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허가된 일반은행 5개 중 하나를 달라고? 고작 20살에 불과한 너에게?”

 

“이승만 정부와 의회에 쌓아둔 고모부의 정치세력, 군부의 3대 축인 해군의 수장인 삼촌의 영향력, 부산 한울 가문의 금권이 합쳐지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그건···. 그렇지.”

 

“저는 무조건 최고입찰가를 받을 것이고, 고모부는 평가심사에서 저에게 해당할 불격 사유를 모두 막아주시면 됩니다. 금융계에의 높으신 분들은 제 나이만 보고, 탈락할 게 뻔하니까요.”

 

***

 

“보수적인 금융계 인사들이 저에게 페널티를 주는 것을 막아주세요.”

 

“흠···.”

 

보수적인 대한민국.

보수적인 금융계.

이 두 개가 합쳐지면 얼마나 보수적이겠는가?

 

‘낙찰 금액도 문제없다.’

 

한울신우가 괜히 적산불하에 뛰어들려는 것이 아니다.

매각 대금의 20%를 계약금으로 즉시 납부하고, 나머지 80%는 금리 7%로 10년간 분할 상환한다는데···. 그 어떤 바보가 멍청하게 가만히 있겠는가?

 

‘어차피 화폐 개혁과 6.25 전쟁으로 통화는 미친 듯이 팽창한다. 예상가를 부르면 무료, 예상가보다 비싼 값을 불러도 원래 가치의 100분에 1이나 되려나?’

 

거기다가 현재 대한민국은 금산분리법이 시행되지 않았다.

한마디로 제조업체가 은행을 소유하고, 그 은행에서 무제한적으로 대출해도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미래를 알고 있는 한울신우.

그는 부산 한울 가문이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적산불하를 받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물론 6·25전쟁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까지 구매할 필요는 없겠지.’

 

***

 

고모부는 은행을 달라는 한울신우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승만 정부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에게 이 정도의 청탁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부산 윤 가문. 아니지. 부산 한울 가문의 부가 시중은행 하나를 삼킬 정도 될 줄은 몰랐는데···. 그러면 나머지 두 개는 뭐니?”

 

“시멘트 회사와 방직 회사입니다.”

 

“...모두 돈이 되는 회사들이구나. 만약 입찰 경쟁 상대들이 알짜배기를 모조리 네가 먹게 된다는 사실을 안다면-”

 

“남 잘되는 꼴은 죽어도 못 보는 버러지들이 저를 찢어 죽이려고 하겠죠.”

 

그러고는 한울신우는 삼촌을 바라보았다.

 

“해군의 수장인 삼촌을 뒷배경으로 두지 않았으면 말이죠. 헤헤.”

 

“......”

“......”

 

상큼하기 그지없는 한울신우의 미소에 삼촌과 고모부 모두 이마를 손으로 짚었다.

그리고 못 말린다는 듯이 그를 바라보며 호탕하게 웃었다.

 

“크하하하!! 그래. 이 몸이 있는 이상 그 누구도 너에게 해코지 하지 못할 거다. 설령 대통령 각하라고 해도 말이야.”

 

“매형의 말이 맞는다. 그 누구도 우리 가문에게 덤빌 수 없을 거야.”

 

“......”

 

결심.

고모부와 삼촌은 결심한 듯 보였다.

 

“내가 정계에 최대한 힘을 써주마. 은행은 한국저축은행으로, 시멘트 회사는 오노다 시멘트로, 방직 회사는 음···. 뭐가 좋을까? 그건 네가 골라봐라.”

 

“너에게 해코지를 못하게 군부도 최대한 협력하마.”


한울신우, 고모부, 삼촌 모두 앞에 놓여 있는 술잔을 들어 올렸다.

고대부터 한반도 백성들의 애환이 담긴 소주를 한입에 털어 넣으며 말했다.


“가족을 위하여.”

“가문을 위하여.”

“국가와 민족을 위하여.”

 

***

 

1950년 2월 5일.

대한민국 부산.

 

이제 곧 한울신우는 적산불하를 위해서 서울로 올라가야 한다.

그래서 그는 [부산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가 예약되어 있는 한울건설의 일을 먼저 끝내기로 결정했다.

 

“겸인, 하진성.”

 

“네. 가주님.”

 

“내가 오기 전까지 100만평의 토지를 귀속시킨 한울 건설의 부지를 측량하고, 길을 닦고, 시멘트 건물을 세울 기반을 다져놔.”

 

“......”

 

“그뿐만 아니라 구조가 간단하고, 건설비용이 극단적으로 낮은 시멘트 건물 설계도를 만들고, 일꾼들을 모집해. 아! 그리고 벽돌 공장을 만들어서 벽돌도 대량 생산해놔. 어렵지 않지?”

 

일거리를 산더미처럼 맡기는 한울신우의 말에 겸인, 하진성이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흠···. 너무 적었나?

 

“그 많은 일을 전부 다 몇 달 안에 끝내라고요? 전문 인력도 없고, 회사 자본금도 고작 10만 달러밖에 되지 않는데요?”

 

“그러니까 싸고, 간단하고, 많이 지으라고. 어차피 곧 죽어가는 사람에게 이 집이 없으면 진짜로 죽어버릴 테니까.”

 

“네? 그게 무슨 말인지···.”

 

“아무튼, 내가 서울에서 돌아오면, 적산불하로 낙찰받은 시멘트 공장의 시멘트로 바로 주택을 만들 수 있게 기반을 만들어 놔! 알았지?”

 

“......”

 

1950년, 대한민국에는 시멘트 건물보다 목조 건물이 훨씬 더 많다.

왜냐하면 근처에 널려 있는 나무와 달리 시멘트는 고층 건물을 짓는 고부가가치 건물에나 쓰이기 때문이다.

 

고층.

더 높이 올라가기 위해서 발악하니까 건설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그러나 한장당 100원도 안 되는 벽돌 수백개와 값싼 시멘트를 사용한 건물을 1층짜리로 만들면 시공 단가가 기하급수적으로 낮아진다.

그런 1층 싸구려 시멘트 건물을 100만 평의 토지에 닭장처럼 만들어놓으면···.

 

당연히 안 팔린다.

싸구려 시멘트 건물을 폭리로 팔면 누가 사겠는가?

 

하지만 6.25 전쟁이 터지면 말이 달라진다.

부자들의 배를 찢고 싶어 하는 빨갱이를 피해서 전국의 지주, 유지, 기업가들이 가문의 재산과 금, 은을 싸고 부산으로 내려올 것이다.

 

그것도 수십만···.

정부와 미군, UN군까지 포함하며 100만명이 넘어갈 것이다.

 

수용 가능 인구의 2배가 부산에 정착했다.

당연하게도 인구 과밀화로 부산은 돈을 주고도 집을 살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

그런 와중에 부산에는 두 개의 주택이 존재한다.

 

바람이 솔솔 부는 목제 건물.

싸구려기는 하지만, 1층짜리 시멘트 건물.

 

설상가상 1층짜리 시멘트 건물은 대한민국이 유일하게 지키고 있는 부산의 알짜배기 토지까지 묶어서 판다고 한다.

전쟁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부자들은 가지고 있는 모든 재산을 털어서 1층짜리 시멘트 건물을 구매할 것이다.

 

***

 

한울그룹 조직도.

 

[한울건설.]

본사: 대한민국 부산

산업 분야: 종합건설

기업 형태: 주식회사

회장/CEO: 한울신우

소유주: 부산 한울 가문(100%)

-1대 주주: 한울 신우(100%)

 

매출액: -

영업이익: -

순이익: -

자본금: 7만 달러 (∇3만달러/기초공사)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독점을 꿈꾸는 U.S.K. 재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월요일 휴재 24.05.13 4 0 -
공지 연재시간 아침 6시 24.05.08 11 0 -
11 한울해운 24.05.16 11 0 12쪽
10 일본제국의 도쿄 (2) 24.05.15 14 0 12쪽
9 일본제국의 도쿄 (1) 24.05.14 17 1 11쪽
8 적산불하 (4) 24.05.12 18 1 11쪽
7 적산불하 (3) 24.05.12 17 1 12쪽
6 적산불하 (2) 24.05.11 19 1 11쪽
» 적산불하 (1) 24.05.11 18 1 12쪽
4 부산 한울 가문 (2) 24.05.10 24 1 11쪽
3 부산 한울 가문 (1) 24.05.09 21 1 11쪽
2 금융제국의 시대 (2) 24.05.08 30 1 11쪽
1 금융제국의 시대 (1) 24.05.08 57 2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