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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NOVEL
작품등록일 :
2024.05.08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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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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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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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산불하 (3)

DUMMY

“역시 달러와 금이 최고라니까. 그런 김에 한울 그룹의 계열사가 될 한국저축은행에 가보자.”

 

“왜요?”

 

한울신우의 말에 호위 목적으로 따라온 사병, 하마연이 질문했다.

그 질문에 한울신우는 살짝 웃으면서 말했다.

 

“은행에 가는 이유가 뭐겠어? 당연히 대출하려고 가지.”

 

“...그런데 가주님뿐만 아니라 부산 한울 가문은 현재 현금흐름이 꽉 막히지 않았습니까? 계약금을 지불하느라 금을 시장에 많이 파신 줄 알고 있는데요.”

 

“그러니까 더더욱 대출을 땅겨야지. 저금통에 돈이 비면, 그만큼 대출해야 하는 건 상식 아니겠어?”

 

“......”

 

160만圓이나 되는 낙찰금 중 계약금인 30만圓을 마련하기 위해서 한울신우는 금 대부분을 일본 본토에서 팔았다.

초강대국, 미국에게 전 국토가 박살 났지만, 여전히 한반도보다는 일본이 금값을 더 많이 쳐주는 데다가, 부산은 일본과 가까운 지리적 특성이 있지 않은가?

왕복비용으로 인한 물류비도 별로 나오지 않았다.

 

***

 

삼호 그룹 서울 본사. 

대한민국 10대 재벌 안에 들어가는 만큼 3층이나 되는 시멘트 건물이 오늘따라 시끄러웠다.

그 이유는 삼호 그룹의 창립자이자 회장인 정재호가 미쳐 날뛰었기 때문이다.

 

“빌어먹을! 빌어먹을! 빌어먹을! 빌어먹을! 도대체 누구야? 어떤 애새끼가 내가 찜한 한국저축은행에 손을 덴 거야?!”

 

사업 수완이 뛰어난 정재호는 이번 경매에서 한국저축은행을 인수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물론 삼호 그룹의 규모는 나름 거대하고, 현금 흐름이 탄탄하며 알맹이가 꽉 차 있다.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양말공장과 철공장, 제재공장을 보유한 삼호공업사.

대자본을 형성할 수 있는 삼백산업을 위해서 방적기계 2,800 추를 설치하고 조업을 개시한 삼호 방적.

 

1960년대 말에는 재계 1위로까지 올라가면 대한민국 최고의 자본집단이 되는 게 바로, 삼호 그룹이다.

그러나 5대 시중은행인 한국저축은행을 집어삼키기에는 삼호 그룹조차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조금 뜸을 들여서 잡아먹으려고 했는데···.

어떤 애새끼 하나가 홀라당 집어 갔다.

 

“그게···. 급히 알아보고는 있지만, 자세한 정보를 알 수 없었습니다.”

 

“알아 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

 

“대한민국에서 수백圓이 넘어가는 현금을 보유한 가문은 얼마 되지 않을 테니까 금방 조사하면 알 수 있을 거야.”

 

정재호 삼호 그룹 회장의 말에 이사가 고개를 끄덕이던 그때.

갑자기 방문이 열리며 상무이사가 뛰쳐나왔다.

 

“회장님!!”

 

“···왜 그래?”

 

“찾았습니다. 한국저축은행을 잡아먹은 애새끼를요!”

 

“오! 역시 상무이사야. 그래서 누구인가?”

 

“......”

 

“왜 그래?”

 

“그, 그게···.”

 

흥신소와 깡패들을 동원해서 배후를 밝혔을 때만 해도 상무이사는 기뻐서 돌아갈 것 같았다.

하지만, 배후의 이름과 가문을 듣자마자 상무이사는 아득한 공포감을 느꼈다.

다급히 삼호 그룹 본사로 들어온 그는 정재호 삼호 그룹 회장을 힐긋힐긋 보다가 눈을 질끈 감고서는 대답했다.

 

“부산 한울 가문의 가주가 한국저축은행을 매입한 것 같습니다.”

 

“...부산 한울 가문? 거기가 어디 가문이었지?”

 

“부산 윤 가문이요. 일제강점기 시절부터 군부와 정치계, 관료계까지 광범위하게 후원금을 뿌려대던 호구들.”

 

“...씨발!”

 

정재호 삼호 그룹 회장도 부산 윤 가문에 대해서 들어봤다.

조선 시대에는 소작농들의 고혈을 빨아먹는 양반으로, 대한제국과 일제강점기 시대에는 나라를 팔아먹는 매국노로서, 대한민국 시대에는 친미로 갈아타며 끈질기게 살아남았다는 것을 말이다.

만약 부산 한울 가문이 이승만 대통령을 청년 시절부터 후원하지 않았으면 진작에 멸문당했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1년 전에 가주를 포함해서 부산 윤 가문의 직계 혈족들이 극렬민족주의 무장단체에 멸족당했다는 소문이 들려오던데···. 현가주가 유일하게 살아남은 혈족인 건가?’

 

“부산 윤 가문이 수십 년···. 아니지. 수백 년 동안 다져놓은 인맥은 대한민국 최고입니다! 그 이승만 각하조차 미국에서 독립활동을 하는 데 많은 지원을 받았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현 이승만 정부 고위 계층 중 부산 윤 가문의 돈을 안 받아 처먹은 정치인, 군인, 관료가 없습니다! 그들은 토지에서 벌어들이는 수익 중 90% 가까이 로비하고 다닌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빌어먹을! 상황이 이렇게 돌아갔으면 우리도 로비 자금을 뿌리고 돌아다녔을 텐데···.”

 

“일단은 한발 물러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부산 한울 가문의 악명을 볼 때 청부살인조차도 스스럼없이 할 테니까요.”

 

자본 권력보다 정치권력의 힘이 아득히 강한 1950년.

한국 재계 1위가 될 가능성이 있는 삼호 그룹조차 수백 년 동안 정계에 영향력을 쌓아온 부산 한울 가문 앞에 스스로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

 

3월 15일.

한국저축은행 본사.

 

대한민국에 5개밖에 없는 시중은행답게 본사 건물이 나름 화려했다.

거기다가 서울 한복판에 세워진 5층 석조 건물은 금융업이 돈이 된다는 사실을 여지없이 보여주었다.

그 광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한울신우는 참담하기 그지없었지만 말이다.

 

‘이제 이곳도 빨갱이들의 손에 더럽혀지겠지. 제길! 기다려라! 미군들이랑 함께 인천상륙작전을 통해서 되찾아와 줄 테니까.’

 

한울신우는 속으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안에 들어갔다.

그러자 문 앞에 있던 예쁜 여성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해주었다.

...아! 엘리베이터걸 같은 건가?

 

“한국저축은행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고객님.”

 

“......”

 

“무슨 용도로 저를 찾으셨는지 알려주시면-”

 

“여기 사장···. 아니지. 은행장 나오라고 해!”

 

박력쩌는 한울신우의 말에 은행걸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훗. 내 매력에 빠진 건가?

 

“은, 은행장님은 무슨 일로 찾으십니까?”

 

“한국저축은행, 아니. 한울 은행의 오너가 찾아왔는데 월급쟁이에 불과한 은행장이 재깍재깍 튀어나와야지. 지금 뭐 하고 있어?”

 

“...오너? ...그게 무슨 단어죠?”

 

귀엽게 고개를 갸웃거리는 은행걸의 모습에 한울신우는 미간을 손으로 짚었다.

이래서 기초교육조차 받지 못한 미개한 것들이랑 말을 섞으면 안 된다.

 

“쯧. 아가씨는 그냥 이 은행에서 가장 높은 사람이나 불러오면 돼.”

 

“어···. 뭐라고 하면서 불러올까요?”

 

“...방금 적산불하 경매에서 한울 은행을 사버린 재벌 1세가 나타났다고만 알려주면 돼.”

 

“···!!!!”

 

사주가 나타났다는 한울신우의 말에 은행걸이 재빨리 도망쳤다.

아니···.. 도망친 줄 알았는데 잠시 후, 얼굴에 ‘나 은행장이요’라고 쓰여있을 만큼, 원칙주의적 관상에 안경을 쓴 50대 중년 남성이 나타났다.

그는 곧바로 한울신우에게 90도 각도로 고개를 숙이며 자신들의 주인님을 반겼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한국저축은행 은행장, 김병조라고 합니다.”

 

“오! 자네가 바로 김병조인가? 만나서 반갑군.”

 

“......”

 

한울신우는 오만하기 그지없게 악수를 건넸다.

은행장, 김병조는 잠시 그 손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살짝 떨리는 몸을 부여잡고 그의 인수를 받았다.

마치···.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치욕을 감수하는 가장의 모습이랄까?

 

“왜? 나이도 어린 게 존댓말 하니까 꼬아?”

 

“아, 아닙니다.”

 

“어쩔 수 없어. 이 은행을 내가 사버렸고, 너는 일개 월급쟁이에 불과하잖아? 참아.”

 

“......”

 

“계속 말이 없네. 뭐, 유교 문화 때문이라고 마음씨 넓은 내가 그냥 넘어가 주지. 일단은 안에서 들어가서 이야기해보자고.”

 

우리는 은행장실로 들어갔다.

왜냐고?

6·25전쟁으로 사라질 한국저축은행의 모든 돈을 빼돌릴 대출 상담을 받기 위해서다.

 

***

 

한울 은행.

은행장실.

 

“나 한울 은행 오너···. 아니. 사주야. 그러니까 얼마나 빌려줄 수 있어?”

 

“...서민들이 한 푼 두 푼 모아서 모은 예금을 대출해달라는 의미인가요?”

 

“어.”

 

“......”

 

“왜? 마음에 들지 않아? 그러면 은행장직에서 사임-”

 

“-할 리 있겠습니까? 잠시, 한국저축은행 자금 동원력이 얼마나 되는지 살폈을 뿐입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잘리기는 싫은가보다.

하긴. 아무리 한울 은행 은행장을 해먹을 정도의 최고급 인재라고 해도, 광복 직후인 지금은 고급인재가 오히려 일자리가 없다.

평범한 노동자는 공장에서 잘려도 공사판에 나가면 되지만, 체면을 생각하는 우리 고급 인재들은 시간에 풍화되는 길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얼마나 빌려줄 거야?”

 

“...최대한 쥐어짜 내면 1억 2,000만圓(2024년:3,000억 원)까지 가능합니다.”

 

“오! 작년 대한민국 1년 예산이 1억圓으로 알고 있는데···. 그 많은 돈을 빌려주면 기껏 낙찰받은 은행이 망해버리는 거 아니야?”

 

“사주께서 대출금액을 잘만 상환만 해주신다면,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습니다.”

 

원론적으로 볼 때 은행장의 말이 맞는다.

애초에 은행의 목적 자체가 예금 받을 돈을 지급준비율(1950년은 아직 법 자체가 제정되지 않았다.) 한계까지 남에게 빌려줘서 이자를 달콤하게 받아 처먹는 것이니까.

물론 6·25전쟁이 터지기 전의 이야기지만 말이다.

 

“좋아. 한울 은행, 시멘트 공장, 방직 회사, 100만평의 토지까지 전부 담보로 잡고 1억 2,000만圓을 빌리지. 이 정도면 충분히 합당한 조건인 것 같은데?”

 

“...조금, 아니 엄청나게 모자라기는 하지만, 뒷배로 군부와 이승만 중앙행정부가 있으니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금리는 얼마야?”

 

“본래 금리는 15%인데 사주께는 특별히 10%로 해드리겠습니다.”

 

일년에 300억이라.

흠···. 상관없다.

 

어차피 6·25전쟁으로 새 화폐가 등장할 예정···.

잠깐만. 굳이 새 화폐를 등장시켜서 경제를 조져놓을 필요가 있을까?

 

***

 

한울신우가 보유한 현물의 레버리지를 1200%로 잡고, 1억 2,000만(2024년: 3,000억 원)을 빌려왔다.

이제 이 막대한 돈으로 6·25전쟁으로 가격이 폭등할 현물을 구매할 차례다.

 

“아! 그러고 보니 한울 은행을 통해서 금이나 은 같은 귀금속을 구매할 수 없을까?”

 

“몇 년 전이었다면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라면서 거절했겠지만···. 최근에는 정부와 미군의 개입으로 인플레이션이 가라앉았습니다. 덕분에 일부 부호들이 금과 은을 현금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대략 얼마나?”

 

“...100kg정도는 한국저축은행의 자본금이고, 700kg의 금괴는 지방 유지들이 개인금고에 맡겨놨습니다.”

 

세상 만물의 운이 한울신우에게 흘러들어오고 있다.

한울신우는 자신이 정말로 운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또 한 번 깨닫게 되었다.

 

***

 

한울그룹.

부채: 1억 2,000圓/ 금리 10%

자본금: 1억 3,000만圓, 금 5,000oz.

 

[한울건설]

자산총액: 10만 달러/100만평토지

 

[한국저축은행→한울은행]

자산총액: 400만圓

 

[한울시멘트]

자산총액: 8만圓/비축시멘트 50만톤


[한울방직]

자산총액: 20만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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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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