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마을 소년이 재벌급 천재 감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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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천해시
그림/삽화
열심히 쓰겠습니다!
작품등록일 :
2024.05.0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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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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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7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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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10화. 축구 시합 (1)

DUMMY

염동수는 이정욱과 같은 동네에서 나고 자랐다. 그만큼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게 없었다. 그런데 중학교 입학 첫날 본 이정욱은 그 전과 뭔가 달랐다. 


‘정욱이가 어른스러워졌어.’


평소 티격태격 장난을 치면서 놀았던 이정욱과 염동수. 중학교에 올라가면 다른 초등학교 출신 애들을 누르고 1학년을 장악하자고 결의했는데. 


‘싸우지 말라니···?’ 


동초 출신 애들과 3대 5로 맞붙었을 때. 염동수는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이정욱이 보여준 뺨 싸대기는 놀랄 정도로 정확하고 빨랐다. 


‘특훈의 효과였나?’


염동수는 겨울 방학에 이정욱의 집에서 모래 포대기를 주먹으로 때리면서 특훈했다. 그런데 자기는 싸움 실력이 나아지지 않았는데···.


‘정욱이 손이 원래 맵긴 했는데, 저 정도였나?’


그리고 염동수가 더 놀라워한 것은. 이정욱이 직접 무풍초 출신 친구들에게 축구를 가르쳐 준 일이었다. 이정욱이 축구를 이 정도로 잘 알고 있을 줄은 몰랐다. 


‘정욱이가 알려주니, 축구가 쉽네.’ 


염동수는 이정욱에게 배운 축구가 흥미로웠고, 재밌었다. 실력도 부쩍 늘어났다. 그래서 새로운 꿈이 생겼다. 


‘축구 선수가 되고 싶어!’


***


천해면 군내면에 속한 초등학교인 무풍초, 동초, 남초 등 3곳 출신을 주축으로 하는 천해중 1학년 남학생들의 축구 시합. 이는 무료한 섬마을 중학교인 천해중 2, 3학년 학생들 사이에서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리고 ‘이정욱의 축구 교실’을 경험한 무풍초 친구들이 학기 초 실시하는 장래 희망 조사에서 꿈을 ‘축구 선수’로 적으면서 1학년 담임 선생님들이 난감해했다. 


- 이러다가 우리 중학교에서 축구 국가대표팀이 나오겠다. 이놈들아···. 


심지어 꿈이 경찰이었던 염동수도 장래 희망란에 축구 선수라고 적었다. 나중에 내 화려한 개인기를 통해 현재 본인의 실력을 일깨워주면서 좌절을 겪게 했지만, 염동수에게는 수비의 자질이 있었다. 


집착.

그게 염동수가 가진 수비의 자질이었다. 화려한 개인기로 그를 제치면 그는 다시 달라붙었다. 스텝 오버에 속아서 넘어져도 다시 쫓아왔다. 


‘논에 사는 거머리 같네.’


어쨌든, 모든 1학년 남학생은 며칠 앞둔 축구 경기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몇몇 친구들은 쉬는 시간에 빈 우유 팩으로 공을 만들어 축구 연습을 할 정도였다. 그 탓에 1학년 교실에는 온종일 땀내가 풀풀 날렸다.


‘그리운 쉰 냄새네. 킁킁.’


그런 1학년 1반 교실에··· 누군가가 나를 찾아왔다는 소식을 반장인 설지수가 내게 전했다.


“정욱아, 2학년 선배님이 너 좀 보자고 하는데···.”

“2학년 선배?”

“응 지금 교실 앞 복도에 계셔.”


누굴까? 설마 벌써 2학년 선배들의 1학년 군기 잡기가 시작된 건가? 아닐 텐데. 4월이 되어야 선배들이 1학년 군기를 잡을 텐데. 


약간 긴장을 한 채 교실 뒷문으로 나가니. 낯익은 여중생이 보였다. 바로, 전생에서 방송반 직속 선배였던 김지선 누나였다. 


반가웠다. 하지만 아는 체를 할 수가 없었다. 이번 생에서는 그녀를 처음으로 보는 것이니까. 내가 그렇게 얼떨떨한 표정으로 서 있자, 김지선 누나가 미소를 지으면서 물었다. 


“네가 이정욱이니?”

“아, 네. 그런데요···.”

“난 방송반 부장 김지선이라고 해. 만나서 반가워.”

“네. 반갑습니다. 근데, 무슨 일로···?”


방송반에서 나를 찾을 일이 없을 텐데. 방송반 모집 공고가 아직 올라오지 않아서 지원도 하지 않았다. 


“다음 주에 1학년 남자애들이 축구 시합을 한다면서? 그 시합을 우리 방송반에서 찍고 싶거든.”

“저희 축구 경기를요?”

“응, 방송반에서 한 달에 1~2번 교내외 생활을 카메라로 찍어서 전교생에게 보여주는데. 너희들 축구 시합 이야기를 찍어서 보여주려고···.”


전생에서는 내가 김지선 선배를 방송반 면접에서 처음 만났는데. 이번에 1학년 알력 다툼을 제지하기 위해 축구 시합 내기를 제안하면서 김지선 선배와의 만남이 빨라졌다. 


이게 ‘나비효과’인 건가?  


“아, 네. 그런데 왜 저를 찾아오셨어요?”

“네가 이 축구 시합을 주도했다면서? 그래서 네 동의가 필요할 것 같아서 왔지. 크게 걱정하지 마. 간단하게 인터뷰 영상이랑 축구 경기하는 것만 찍을 거야. 괜찮지?”


괜찮긴 하는데. 돈 내기는 영상에서 빼달라고 해야겠다. 나도 돈 내기는 하고 싶지 않았지만, 동초와 남초 애들이 돈 내기에 동의해서 어쩔 수 없었다. 


“네. 괜찮은데. 저희가 소액의 돈 내기 같은 것을 해서요. 그건 영상에서 좀 빼주세요. 선생님들에게 핀잔을 들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

“그래. 그 내용은 뺄게.”


이후에도 김지선 누나와 축구 경기에 관해 이야기를 조금 더 나눴다. 결론은 1학년 축구 경기를 영상으로 제작한다는 것. 그리고 그 영상을 3월 말쯤, 수요일 자율학습 시간에 전교생들에게 방영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천해 중학교 선생님들은 매주 수요일 자율학습 시간마다 친목 도모를 한다. 주로 배구 경기를 하는데, 그 이후에는 회식하는 게 통상적이었다. 


이에 전생에서도 수요일 자율시간마다 영화나 방송반이 교내외에서 찍은 영상을 전교생에게 보여주기도 했다. 물론, 그 시간에 공부할 학생들은 공부하면 됐었고. 


별관에 있는 방송반에서 영상을 내보내면 본관 1, 2, 3학년 교실에 설치된 TV로 송출된다. 지금도 이런 방식으로 매일 아침 방송을 하고 있다.


시골 중학교라서 방송반을 우습게 볼 수도 있지만, 천해중은 방송특성화학교이기 때문에 방송 스튜디오뿐만 아니라 비디오카메라, 편집기, 자막기, 컴퓨터 등 최첨단 장비를 갖춘 교내 방송국을 가지고 있다. 


*** 


천해 중학교 1학년 남학생들의 ‘친목 도모 축구 시합’은 다음 주 목, 금 이틀을 걸쳐 진행하기로 결정됐다. 김지선 누나의 도움으로 방과 후가 아닌 자율학습 시간에 경기하게 됐다. 


요즘 자율학습 시간에는 교육 관련 영상을 시청했는데. 이날은 1학년 학생 전체가 제외됐다. 1학년 여학생들은 축구 경기를 하지 않지만, 관객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중학교에서 새롭게 만난 1학년 친구들의 친목을 위한 축구 시합.’ 


김지선 선배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워 1학년 담임 선생님과 학교 주임 선생님을 설득했고, 우리 경기는 자타가 공인하는 교내 스포츠 대결이 됐다. 


‘김지선 선배에게 고맙다는 인사는 해야지.’


그 소식을 듣고.

나는 이른 아침, 방송반에 들러 김지선 선배에게 캔 음료수를 드리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런 김에 방송반 모집 전에 눈도장도 찍고. 전생과 같다면. 나는 방송반에 100% 합격할 테지만. 


“선배님, 감사합니다.”

“하하하. 그래. 뭐, 들어보니까 이번 축구 시합이 동초랑 무풍초 남자애들의 자존심이 걸린 경기라면서?”

“아, 뭐··· 그렇게 됐네요.”

“2학년 남자애들도 너희 축구 시합에 내기를 걸었는데. 잘해야 할 거야!”


2학년 선배들이 1학년 축구 시합에 내기를 걸었다고? 출신 초등학교간의 싸움보다는 축구로 알력 다툼을 무마하려는 내 노력이 이상한 방향으로 번지고 있었다. 


“내기요?”

“그래. 축구 시합 결과에 돈을 걸었어. 동초 우승 확률이 압도적이지만, 또 모르지?”

“네. 그렇군요. 선배님, 돈 벌고 싶으면··· 무풍초로 걸어주세요.”

“그, 그래? 남자애들 말로는 무풍초가 제일 축구를 못한다고 하던데?”


당연했다. 역사적으로도 무풍초등학교 출신들은 축구를 못했다. 가끔, 미친 운동 신경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선배들도 있었지만, 평균적으로 무풍초는 축구 후진 학교였다. 심지어 ‘개발초’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음. 이번에는 다릅니다.”

“그래. 기대할게.”


***


1학년 ‘친목 도모 축구 시합’은 총 2번의 경기로 치러진다. 한 곳은 부전승으로 결승전에 진출하고, 첫 경기에서 나머지 두 초등학교 출신들이 맞붙어 이긴 팀이 부전승 팀과 결승을 치른다. 


운이 좋게도. 무풍초등학교는 부전승으로 결승에 진출했다. 무풍초 대표로 나서서 부전승 제비를 뽑은 염동수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정욱아, 느낌이 좋아! 우승은 우리 무풍초가 될 거야.”


염동수는 요즘 축구에 자신감이 붙었다. 내가 알려준 개인기 ‘플리플랩’으로 친구들을 간단하게 제치면서 자칭 ‘천해도의 마라도나’라고 떠들고 다녔다. 


“그래. 운이 좋았어. 동초와 남초 애들 경기를 미리 볼 수 있어서 전략을 짤 수 있으니···.”

“푸하하. 전략은 필요 없어. 내가 플리플랩으로 다 제치고 10골 넣어줄게.”


자신감은 좋았지만, 동초등학교 출신 애들을 만만하게 보면 안 됐다. 그들은 축구 강국, 아니 축구 선진초등학교로서 선배들에게 축구에 대한 남다른 노하우를 초등학교 시절부터 배웠다. 


특히, 동초등학교에서 요주의 인물은 위정수다. 


위정수는 ‘주워 먹기’의 달인이다. 오프사이드가 없는 동네 축구에서 주워 먹기는 ‘승리 치트키’인데. 위정수는 주워 먹기에 일가견이 있었다. 골 결정력이 90%를 넘었으니까. 


‘우리가 이기기 위해서는 위정수를 제대로 막아야 하는데. 누가 위정수를 막을 수 있을까?’


동초등학교와 남초등학교의 첫 경기 전. 방송반 카메라 앞에서 인터뷰하는 친구들이 보였다. 방송용 카메라 앞에 선 게 처음이라서 그런지, 모두 표정이 굳어 있었다. 


“꼭 10골을 먹혀서 꼭 이기겠습니다.”


10골을 먹히면 질 텐데. 말발이 좋기로 소문난 동초등학교 출신 고종훈도 카메라 앞에서 어쩔 수 없나 보다. 꼭 인터뷰하는 모습이 촌놈처럼 보였다.


‘아, 우린 다들 촌놈이지···.’


그 모습을 보면서 염동수가 깔깔깔 비웃었다. 


“저 븅신 뭐라는 거야? 그래도 저놈이 미래를 예측하긴 하네. 10골을 먹힐 거라는 거···.”

“그래? 하하하. 너도 내일 인터뷰할 텐데. 잘할 수 있어?”


염동수가 자기 왼쪽 가슴을 오른손 손으로 두 번 두드리며 고개를 하늘 높이 치켜들었다. 


“나야, 뭐. 당연히 잘하지. 저 카메라가 무슨 대수라고. 촌놈처럼 떨고 그래···.”

“오, 똥수!”


***


동초등학교와 남초등학교의 첫 경기는 내게 큰 충격을 가져다줬다. 남초등학교 출신 애들도 축구를 잘한 편이었는데. 


전후반 25분씩 치러지는 첫 번째 축구 경기 결과. 최종 스코어는 7대 2로 동초등학교가 남초등학교를 압도적으로 이겼다. 


역시, 동초등학교는 천해도의 ‘바르셀로나’였다. 작년에 처음 실시한 천해군 군내면 통합 체육대회에서도 동초등학교가 축구 우승을 차지했었다. 


‘여전히 잘하네···.’


동초등학교 7골 중 5골을 위성수가 넣었다. 역시 주워 먹기의 달인이었다. 골키퍼가 놓친 슛부터 수비의 백패스 등 상대편 페널티 라인에 들어온 공을 전부 골로 연결했다. 


‘남초에 잘하는 수비수가 없으니, 위정수한테 허무하게 무너졌네.’


본래 이번 축구 경기는 동초와 무풍초의 싸움이었고 남초는 들러리였지만. 첫 경기에서 동초가 남초를 상대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면서, 자신만만했던 무풍초 출신 친구들의 기를 꺾었다. 


“동초 애들 공 차는 게 장난 아닌데. 공을 차면 뻥뻥 나가네.”

“수비수에서 바로 공격수까지 뻥 차서 넣어버리네.”

“우와, 위정수가 대단하다. 어떻게 다 넣냐··· 우리 이길 수 있을까?”


역시 위정수를 막는 게 승리의 열쇠였다. 골대 앞에서 어슬렁거리면서 수비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은 세렝게티 초원의 하이에나 같은 놈이었다. 


“동수야. 아무래도 너는 내일 공격수가 아닌 수비수를 해야겠다.”


의미심장하게 던진 내 말에 염동수가 깜짝 놀라면서 대답했다. 


“무슨 소리야? 나 스트라이크 하라며? 근데 이제는 수비수를 하라고?”

“네가 최종 수비를 해야만 우리 팀이 이길 수 있어.  아, 그리고 네가 주장이야. 역습 기회가 되면 공격해도 돼. 알지?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 네가 홍명보가 되는 거야.”


오로지 공격수로 골 넣을 생각만 하는 염동수를 설득하기 위해서 ‘홍명보’와 ‘리베로’라는 단어를 꺼내 달랬다. 수비수지만 공격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역할을 ‘리베로’라고 한다. 그리고 이 시기 현재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에서 홍명보에게 붙은 별명이다. 


“내가 홍명보가 된다고?” 

“응, 맞아. 네가 홍명보가 되어서 골대 앞에서 어슬렁거리는 위정수를 막아줘. 이번 승부는 너의 손에 달렸어. 아니, 너의 집착에 달렸어.” 


수비 쪽은 염동수만 믿으면 될 것이고, 이제 골만 잘 넣으면 됐다. 하지만 실력이 고만고만한 무풍초 출신 친구들이었다. 그나마 김기우가 나름 축구 실력이 괜찮았다. 


나는 옆에 앉아 있는 김기우에게 말했다. 


“기우야, 네가 내일 골 좀 넣어줘야겠다. 최종 공격수로 뛰어.”

“뭐? 내가? 그럼 넌 뭐하고?”

“아무래도 난 골키퍼를 해야겠어. 우리 팀에 골키퍼를 할 사람도 없고. 이기려면 내가 골키퍼를 하는 게 나을 것 같아.”


현재 축구 실력으로 보면. 전생에서 축구를 많이 했던 내가 가장 나을 것이다. 그러나 축구는 골을 넣는 것도 중요하지만 먹히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 때문에 나는 골키퍼를 맡기로 했다. 


***


다음 날, 5교시가 끝나고 자율학습 시간. 대망의 1학년 축구 시합의 결승전이 다가왔다. 


무풍초등학교와 동초등학교 출신 1학년 남학생들의 축구 결승전을 앞두고, 천해 중학교 운동장에 1학년 남녀 학생들이 모두 모였다. 


1학년 여학생들과 어제 경기를 치른 남초등학교 출신 남학생들은 운동장 스탠드에 앉아 경기가 시작하기를 기다렸다. 그중 남초 출신 남학생 몇몇은 동초가 이번 축구 시합을 이길 것으로 확신했다. 


“아무래도 동초가 무풍초를 압살하겠지?”

“당연하지. 아마도 정수가 5골 이상은 넣을걸.” 


그리고 축구 경기 시작 전. 몇몇 친구들이 방송반 카메라 앞에서 간단히 인터뷰하는 시간을 가졌다. 어제 인터뷰에 자신만만했던 염동수가 우리 팀의 대표 선수로 카메라 앞에 섰다. 


‘오늘 축구 경기에 대한 각오 한마디를 해달라’는 김지선 선배의 요청에 염동수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제, 제제, 제가 무풍초의 홍, 홍··· 금보입니다. 동초 공격을 모두 막겠습니다···.”


홍금보가 아니라 홍명보인데. 쿵푸로 막겠다는 건가? 그러고 보니. 홍콩 배우 주성치가 감독한 ‘소림축구(2002년)’라는 중국 영화가 생각이 나네. 


홍금보는 홍콩 영화배우이자 감독이다. 1980년대 전후 홍콩영화의 전성기 시절 크게 활약한 배우로, 100kg이 넘는 몸무게였지만 몸놀림이 날렵해 성룡처럼 스턴트 연기를 잘했다. 


‘홍금보가 성룡과 원표랑 같이 출연한 영화 프로젝트 A(1987년)를 재밌게 봤는데.’ 


하여튼, 아직도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고 환하게 웃고 있는 염동수였다. 그에게 이 말을 하고 싶었다. 


‘븅신.’


이윽고 경기 주최자인 내 인터뷰 차례가 왔다.

어제부터 무슨 말을 할까, 고민했다. 중학교 입학 첫 달, 친구들간의 알력 다툼을 무마하기 위해 축구 시합을 제안하기는 했는데. 이게 잘하는 짓인지 몰랐으니. 


“저는 이번 축구 경기가 1학년 친구들의 화합 장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승부를 떠나서 모두 친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선은 인터뷰 질문에 교과서적으로 대답했다. 그런데 김지선 누나가 ‘무풍초가 축구를 제일 못한다고 하는데, 왜 축구 시합을 제안하게 됐나요?’라고 도발적으로 물었다.


그 질문에 나도 모르게 발끈해서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해버렸다. 






감사합니다. ^^ 오늘이 늘 찬란했던 그 시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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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화. 축구 시합 (1) +2 24.05.17 3,398 66 16쪽
9 9화. 알력 다툼 (4)  +5 24.05.16 3,672 72 11쪽
8 8화. 알력 다툼(3) +3 24.05.15 3,884 76 12쪽
7 7화. 알력 다툼 (2) +10 24.05.14 4,165 82 11쪽
6 6화. 알력 다툼 (1)  +4 24.05.13 4,614 92 13쪽
5 5화. 찬란했던, 그 시절로 돌아오다 +3 24.05.11 5,270 105 15쪽
4 4화. 그날이, 다시 오면 +7 24.05.10 5,240 111 16쪽
3 3화. 40년 만에 돌아온 고향 +1 24.05.09 5,383 113 13쪽
2 2화. 그날 이후 40년이 지나 +3 24.05.09 5,812 108 15쪽
1 1화. 그날의 아침에 생긴 일 +10 24.05.08 6,992 11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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