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급 도감 채우는 회귀 헌터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은빛유자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5.14 17:59
최근연재일 :
2024.05.28 19:20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442
추천수 :
38
글자수 :
64,151

작성
24.05.24 14:00
조회
26
추천
1
글자
13쪽

선물(1)

DUMMY

E급 헌터 자격증.


이것을 얻음으로써 나는 세 가지 특전을 추가로 얻게 되었다.


첫 번째는 신인 드래프트의 1차 모집 전형 패스권이다.


이로써 1차 전형을 패스하고 본선이라고 할 수 있는 2차 전형에 자동으로 진출하게 되었다.


타다닥.


나는 곧바로 컴퓨터를 켜서 신청 절차를 마무리했다.


[신인 드래프트 접수 완료되었습니다.]


두 번째는 자격이다.


게이트를 드나들 자격.

몬스터와 던전을 토벌할 자격.


‘이젠 합법적인 공략이 가능하게 됐다.’


S, A, B, C등급 게이트는 아직 까마득할 뿐 아니라 특정 길드가 입찰 후 독점하고 있는 탓에 불가능하지만.


그 밑 등급.


D, E, F등급 게이트는 협회의 허가 아래 정식으로 토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서든 게이트만 골라 먹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지.’


일반적인 게이트와 서든 게이트.

두 가지 메뉴가 차려진 셈이다.


그리고 자격에는, 각성자 거래소의 모든 기능을 이용할 자격 또한 포함되어 있다.


이것이 세 번째 특전이다.


“목돈 한 번 털어볼까.”


이젠 웬만한 아티팩트와 부산물들을 눈치 보지 않고 사고팔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너무 바빠서 자취방 구석에 고이 모셔놓은 아티팩트들.


나만의 적금을 깰 때가 되었다.


[허름한 글레이브]

등급: 일반

근력: 2

부가효과:-


[비늘 장창]

등급: 일반

민첩: 1

부가효과:-



[비늘 단검]

등급: 고급

민첩: 4

부가효과: 출혈+2


글레이브와 창은 그저 그랬지만 단검의 경우에는 제법 기대해 볼 만했다.


‘다 합치면 얼마나 나오려나.’


마침 통장 잔고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던 차다.


나는 아티팩트들을 싸 들고 거래소로 찾아갔다.


1층, 감정 및 판매 창구.


“아티팩트를 판매하러 왔습니다. 겸사겸사 룬석도 좀 보고 싶은데요.”

“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아마도 이게 필요할 겁니다.”


나는 지갑에서 헌터 자격증을 꺼내 내밀었다.


고급 등급의 아티팩트부터는 매매 및 구매 시에 헌터 자격증이 필수다.


“E급······ 1번?”


감정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하루에도 몇십 개의 자격증을 확인하는 만큼 내 일련번호가 뜻하는 바를 잘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바로 처리해드리겠습니다.”


‘이게 바로 자격의 힘인가.’


감정사는 앞서 방문했을 때와는 달리 무척 정중했고 그만큼이나 분주하게 움직였다.


절차가 마무리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일반 등급, 허름한 글레이브와 비늘 장창, 그리고 고급 등급 비늘 단검, 세부 감정 완료되었습니다. 감정가는 이렇게 책정되었습니다.”

“음.”


감정가 총액 557만원.


‘출혈’ 옵션이 붙어 있는 비늘 단검의 가치가 예상보다 더 높았던 모양이다.


“바로 매각하겠습니다.”

“네. 즉시 수속 진행하겠습니다.”


띵!


불과 5분도 지나지 않아 스마트폰에 알람이 울렸다.


[신환은행]

잔고: 5,621,910원


통장이 모처럼 든든해졌다.

대금이 들어오기 전의 잔고는 5만 원 남짓. 아슬아슬했다.


‘지긋지긋한 라면도 안녕이다. 오늘 저녁에는 배달을 시켜야겠어.’


메뉴를 고민하면서, 나는 2층으로 향했다. 엘리베이터를 타려는데 그 앞에 서 있던 떡대 가드 두 명이 나를 불러세웠다.


“자격증 확인 도와드리겠습니다.”


한 명은 단말기를 내밀고 한 명은 조용히 앞을 가로막는다.


‘각성자. E급은 되겠어.’


아티팩트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곳이니 이만한 경비 정도는 붙여줘야 운영이 가능할 것이다.


삑.


“······확인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눈에 이채를 띄는 가드들. 나는 그들을 뒤로하고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은 일반 등급 아티팩트를 비롯해 동급의 던전 부산물들을 판매한다.


검, 방패, 창 등이 전시된 판매대를 지나쳐 가장 외진 곳의 룬석 코너에 도착했다.


각종 방호 기능이 적용된 투명 케이스 안에는 여러 룬석이 이름표와 함께 나열되어 있었다.


가격표도 함께였다.


강격 5,000,000원

연사 4,700.000원

화염구 7,500,000원

신체 강화 3,000,000원

마력 방출 3,500,000원

···


‘역시 비싸군.’


일반 등급이라고 해도 룬석은 역시 룬석이었다.


내가 홀로 터득한 ‘신체 강화’와 ‘마력 방출’ 또한 300만 원을 훌쩍 넘었고 그 이외의 스킬은 평균가가 500만 원을 상회 했다.


마력이 총알이라면 스킬은 총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이 총을 얻는 방법은 무척이나 간단하다.


룬석을 쥐고, 깨버리면 끝이었다.


룬석을 깨면 룬석에 잠들어 있는 스킬을 획득할 수 있다.


뭐랄까, 어떤 지식이나 개념이 머릿속으로 흘러들어오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스킬은 쉽고 편하게 힘을 얻을 수 있는 지름길이다. 따라서 가격대가 높게 책정된 것도 당연했다.


“찾으시는 물건이 있으십니까?”


내가 원하는 것은 평범한 힘이 아니다.


초성장형 특성, ‘수집’과 대부분의 일반 등급 스킬은 궁합이 좋지 않았다.


일반 등급 스킬의 위력은 고만고만했다. 아무리 활용을 잘한다 하더라도 고점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다는 소리다.


‘영웅이나 전설이라면 몰라도 일반 등급 스킬을 쟁여놓는 건 돈 낭비다. 얼마든지 몸으로 때울 수 있어.’


“‘체내 아공간’과 ‘수납’이 있습니까?”

“흠, 재고가 있긴 있을 텐데······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직원은 안쪽 창고로 들어가 한참이 지난 뒤에야 밖으로 나왔다.


콜록.


먼지투성이가 된 직원이 연신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비인기 품목이라 워낙 깊숙한 곳에 있어서요······.”


직원이 투명 케이스 두 개를 내 앞에 내려놓았다.


체내 아공간 1,200,000원

수납 900,000원


다른 룬석에 비해 터무니없을 정도로 저렴한 가격.


이 두 스킬은 보조 계열 중에서도 내로라하는 쓰레기 스킬들이다.


‘체내 아공간’은 아공간 생성 계통 스킬 중에서도 독보적인 밑바닥이다.


용량이 작은 배낭의 절반쯤밖에 되지 않아 아티팩트 하나 넣기도 벅차고.


아공간의 위상이 몸 안의 어딘가와 겹쳐 있어 자칫 삐끗하기라도 하면 대참사가 일어난다.


‘전해 듣기로는 어떤 짐꾼이 토벌 중에 욕심을 부려 검을 넣었다가······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넜다지.’


사용 방법이 까다로운 것 또한 이 스킬의 평가를 극단적으로 끌어내리는 데 한몫했다.


‘체내 아공간’의 입구는 입이다.

물건을 넣고, 뺄 때마다 우악스럽게 입을 벌려야 했다.


‘수납’은 ‘체내 아공간’처럼 볼썽사납지는 않지만 그 이상으로 쓸모가 없었다.


수납.

이름처럼 물건을 물건 안에 넣는 스킬이다.


그러나 그 한도와 범위가 너무나도 좁았다.


한 번에 수납할 수 있는 무게는 대충 500g 이하. 이동 범위는 30cm도 되지 않는다.


아주 열성적인, 이 업계에 뼈를 묻겠다고 다짐한 짐꾼이나 마련할 법할, 그리고 돈을 갖다버렸다며 땅을 치고 후회할 머저리 스킬인 것이다.


하지만 모든 스킬은 쓰기 나름이다.


적어도 내게, 이 두 스킬은 이 층의 모든 스킬을 합한 것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확실하군요. 바로 구매하겠습니다.”


띵!


총 2,100,000원.


잔고의 절반 가까이가 날아갔지만 상관없었다. 앞날을 생각하면 필수적이고 또 합리적인 투자였다.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개봉하면 환불이나 교환이 불가합니다.”


걱정 어린 직원의 목소리.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룬석 두 개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그것들을 깨버렸다.


퍼석!

퍼석!


[일반 스킬 ‘체내 아공간’을 획득했습니다.]

[일반 스킬 ‘수납’을 획득했습니다.]


가장 필요하던 스킬들을, 마침내 손에 넣었다.


***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곧장 ‘전지의 도감’을 꺼냈다.


컬렉션으로 인한 능력치의 성장과 수집 활성화를 통한 추가적인 부가효과까지.


도감이 있는 한 나는 끝없이 강해진다.


그런데 강해지기 위해선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1. 몬스터를 죽여 카드를 얻고

2. 카드를 도감에 넣어 수집한 뒤

3. 도감을 신체 일부에 접촉한 채 수집 활성화


1번이야 별문제가 안 된다고 해도 2번과 3번 조건이 문제였다.


전투 중에 2번과 3번 조건을 동시에 만족하기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동안은 저급 몬스터였기에 어떻게든 가능했지만 앞으로도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어.’


슬슬 고급, 희귀 컬렉션도 노려봐야 했다.


상위 컬렉션을 이루는 보스 몬스터 중에는 상대하기 제법 까다로운 놈들도 많았다.


그런 놈들을 상대하며 일일이 카드를 채워 넣을 시간을 벌거나, 혹은 불안정하게 노끈 따위로 도감을 매달고 다닐 여유는 없을 터였다.


‘컬렉션은 늘어날수록 가지를 친다. 조금 과장을 섞어서, 한 던전을 공략하는 것만으로 능력치가 삼분의 일 가까이 늘어날 수도 있을 거야.’


던전을 토벌하고 수집을 완료하는 것 바보 같은 짓이었다.


쉽게 갈 수 있는 길을 왜 굳이 돌아간단 말인가.


전투 중에 성장해야 한다.


이번에 구매한 스킬들은 바로 이를 위해서였다.


‘체내 아공간 발동.’


츠츠츠츠츠!


발동과 동시에 내 마력이 요동치더니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패턴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입안에 까끌까끌하면서도 물컹물컹한 무언가가 느껴졌다.


‘오랜······만이네.’


나는 즉시 ‘전지의 도감’을 집어 입안으로 욱여넣었다.


“······!”


토악질을 참으며 계속 쑤셔 넣은 결과 간신히 도감을 체내 아공간에 집어넣는 데 성공했다.


“······하.”


새삼스레 떠올랐다.


이 끔찍한 구토감 또한 ‘체내 아공간’의 단점 중 하나였다.


‘이러니 다들 기피하지······.’


자주 여닫을 정도로 녹록지는 않다.


그러나 이런 고생은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이후 도감은 체내 아공간 속에서 쭉 보관할 예정이다. 죽을 때까지, 계속.


그럼 카드는 어떻게 넣냐고?


그걸 위한 ‘수납’ 스킬이다.


나는 아공간을 유지한 채 또 다른 스킬을 발동했다.


‘수납, 발동.’


수납 스킬은 마력의 파장을 조정하는 것으로 좌표의 세세한 변경이 가능하다.


초심자는 눈대중 정도에 그치지만 회귀 전, 두 스킬을 수없이 많이 사용한 나는 자로 잰 것처럼 정확하게 좌표를 설정할 수 있었다.


치지직!


마력의 발현과 함께 아공간 내부로 좌표가 연동된다. 익숙한 감각이 손끝으로 모여들었다.


파앗!


도감에 넣어두었던 카드가 손위에 생겨났다.


일반 등급, 고블린 카드.


‘수납, 발동.’


다시 수납 스킬을 발동해 이번에는 카드를 아공간 내부로 집어넣었다.


들어가는 좌표는 카드를 꺼냈던 바로 그곳이다.


파앗!


카드가 사라졌다. 1mm의 오차도 없이 도감의 홈으로 안착했다.


“수집 활성화.”


[‘고블린’ 카드가 활성화됩니다.]

[민첩 수치가 1 증가합니다.]


체내 아공간은 어쨌거나 체내에 물건을 보관하는 방식이다.


그 때문에 체내 아공간을 사용하면 이처럼 ‘수집 활성화’를 훨씬 더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전부 문제없다.


이것이 바로 내가 고안한 스킬, 특성, 아티팩트의 최적 조합. 이른바 ‘간편 수집’이다.


또 한 능선을 넘었다.


“후······ 이제 좀 편해지겠네.”


번거로움을 덜어냈으니 그만큼 공략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다.


당면한 합법적인 토벌도, 그리고 서든 게이트 도둑질도 한층 편해질 터.


“배달이요.”


때마침 주문해두었던 치킨도 도착했다.


오늘은 간장 반 후라이드반. 밀린 숙제를 끝마친 것을 축하하기에 이만큼 잘 어울리는 메뉴는 없을 것이다.


“크!”


나는 치킨과 맥주를 해치우며 연신 마우스 휠을 내렸다.


정보수집을 소홀히 할 수는 없다.


미래의 지식을 이용하기 위해선 현재의 경과를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뉴스 기사를 훑어보는 중에 묘하게 익숙한 내용을 담은 기사 몇 개가 눈에 띄었다.


“하핫.”


-환희 길드와 AR 길드 침묵. 인턴들의 행방은······?

-[단독] 환희-AR 분쟁, 총감독 예방대응국 도정민 팀장 인터뷰 “합격자의 개인정보는 어떤 식으로든 제공할 수 없음. 판정에는 번복 없을 것.”

-신인 드래프트 1차 모집 전형 임박. 유례없는 하드 테스트 예정.

-[속보] 협회장 오송근 인터뷰. S급 헌터에게 헌터의 미래를 묻는다.


기사의 초점은 대부분 환희 길드와 AR 길드의 알력 다툼에만 맞춰져 있었다.


그들이 자신하던 신인을 묻어버린 수석 합격자에 대한 언급은 극히 드물었다.


미상 루키.

의문의 수석.

제삼세력의 신인(추정) 등.


두루뭉술하게만 서술되어 있을 뿐이다.


‘지금 당장은 이 정도가 딱 좋아. 그나저나 도정민, 이 사람은 외부 활동을 왜 이렇게 좋아하는 거야.’


업무 스트레스가 심하기라도 한 건가.


그러고 보니 도정민 팀장, 플러팅이니 뭐니 선물을 준다더니 감감무소식이다.


‘빈말은 아닌 것 같았는데. 뭐, 알아서 연락이 오겠지.’


잠잠하던 스마트폰은 이튿날 점심 무렵이 되어서야 울렸다.


띠리리링!


“여보세요.”


처음에는 도정민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김진택 씨 되십니까?”


낮고 굵직한 중년 사내의 목소리.

액정에 표시되는 번호만큼이나 낯선, 생소한 목소리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EX급 도감 채우는 회귀 헌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중단을 알려드립니다. 24.05.29 12 0 -
11 아임파더(1) 24.05.28 15 0 13쪽
10 선물(2) 24.05.27 21 2 13쪽
» 선물(1) 24.05.24 27 1 13쪽
8 헌터 자격시험(3) 24.05.23 33 4 13쪽
7 헌터 자격시험(2) 24.05.22 38 4 13쪽
6 헌터 자격시험(1) 24.05.21 39 3 13쪽
5 수집 시작(2) 24.05.20 42 3 12쪽
4 수집 시작(1) 24.05.17 44 3 13쪽
3 서든 게이트 토벌 24.05.16 51 6 13쪽
2 각성자 등록 24.05.15 56 6 12쪽
1 재도전 24.05.14 77 6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