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작가 천재 작가로 돌아오다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공모전참가작

mondayno1
작품등록일 :
2024.06.13 21:51
최근연재일 :
2024.09.16 22:50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3,932
추천수 :
73
글자수 :
515,968

작성
24.06.13 22:06
조회
88
추천
1
글자
11쪽

형이 준 힘

DUMMY

피디와 재영과 민우는 지한을 쳐다보느라 앞에 놓인 음식에 손 하나 대지 못했다.


“드라마에 대한 제 의견은 민우를 통해 피디님에게 전달하려고 합니다. 그러니 민우 좀 잘 챙겨주셨으면 합니다. 민우의 의견은 제 의견이니까요.”

“그건 걱정하지 말아요. 유 작가가 아무런 불편 없도록 내가 직접 민우를 챙길 테니까.”

“감사합니다, 강 피디님.”


지한은 정중하게 피디에게 고개를 숙였다. 피디는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지한을 쳐다보았다. 반면 재영은 벌레 씹은 표정이었다. 민우는 탁자 밑으로 지한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그렇다면 유 작가가 수정한 7화를 촬영해도 되는 거지요? 7화는 이미 찍어놨는데 다시 찍으려면 당장 오늘부터 촬영에 들어가야 할 것 같은데.”


피디가 물었다.


“예, 강 피디님.”


피디는 지한의 대답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사실 어제 메인 배우들에게 시나리오 수정본을 보여줬는데 우리 배우들 반응이 상당히 좋아요.”

“다행이네요. 그분들이 싫어하면 어쩌나 걱정했거든요.”

“참, 유 작가는 생각도 깊네요. 우리 막내 작가가 좋은 친구를 뒀어.”


피디는 여전히 웃는 얼굴로 지한과 민우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피디에게 칭찬받고 민우는 헤벌쭉 웃었다.


“예, 저도 유 작......아니, 제 친구에게 도움을 많이 받습니다.”


지한은 티나지 않게 손가락으로 민우의 허벅지를 찔렀다. 민우는 지한의 신호에 재영의 표정을 보고 입가에서 미소를 지웠다. 재영은 조금 전부터 싸늘한 얼굴이었다. 민우를 보고 지한은 속으로 한숨을 삼켰다.


‘이 녀석, 나보다 사회생활을 오래 했으면서 이렇게 눈치가 없어도 되나?’


지한은 민우가 걱정되었다.


“유 작가. 혹시 이 시간 이후로 약속이 있어요?”


강 피디가 물었다.


“아니요. 별다른 약속은 없습니다.”

“그러면 잘됐네. 우리 변호사와 시나리오 각색 계약하지 않겠습니까? 시나리오 고료와 저작권에 대해 문서로 정해놔야지요.”

“예. 그렇게 하도록 할게요.”

“고마워요, 유 작가. 내 지금 변호사에게 전화할 테니 계약서부터 작성합시다.”

“강 피디님, 그것에 대해 할 말이 있습니다.”


재영이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강 피디의 말에 끼어들었다.


“확실히 유 작가가 수정한 시나리오를 메인 배우들도 좋아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시청자들까지 좋아한다는 보장은 없죠.”


지한에게 모였던 시선이 재영에게로 옮겨갔다. 모두의 시선을 받고 재영은 더욱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었다.


“마침 이틀 뒤에 드라마 5화가 나갑니다. 그 다음 날은 드라마 6화가 방영되고요. 드라마 6화 끝나고 다음 예고편에 시나리오에서 바뀐 부분을 내보내는 게 어떻겠습니까? 수정 부분부터 촬영해서요. 예고편을 본 시청자들 반응을 보고 유 작가와 계약해도 될 것 같은데요. 시청자 반응은 드라마 게시판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확인하고요.”

“7화 예고편 반응을 본 뒤 전체 촬영 시작하면 너무 늦지 않아요, 김 작가? 지금 시작해도 빠듯한데.”


강 피디의 말에 재영은 흔들림 없이 입을 열었다.


“그럼, 먼저 7화분을 촬영하고 반응을 보도록 하죠. 잠깐 이야기가 샛길로 샌 걸 감당하는 건 일도 아닙니다.”


재영이 지한을 보고 의미심장하게 미소를 지었다. 지한이 자기에게는 상대도 되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담긴 미소였다. 지한은 재영을 조심하라던 민우의 경고를 떠올렸다. 그는 긴장됐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재영의 눈길을 받아냈다. 재영의 제안을 곰곰이 생각하던 강 피디는 미안한 표정으로 지한을 쳐다보았다.


“유 작가. 이건 김 작가의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이쪽에선 아무래도 시청자 반응이 제일이니까.”

“아닙니다, 강 피디님. 김 작가님이 한 말대로 시청자의 반응이 중요하죠. 저는 어쨌든 드라마가 잘 되길 바랄 뿐입니다.”

“고마워요, 유 작가.”


강 피디는 진심으로 감동했다는 표정이었다. 그것을 보고 지한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일단 강 피디의 호감을 산 것은 확실해. 일이 생각대로 안 풀리더라도 강 피디님에게 민우를 부탁할 수는 있겠는데.’


지한은 민우를 보며 생각했다.


민우가 화장실로 갈 때 지한은 따라갔다. 민우가 화장실로 들어가기 전 지한이 그의 팔을 잡았다.


“민우야, 김 작가에 대해 좀 알아볼 수 있어?”“어, 왜?”

“느낌이 안 좋아서. 미리 대비하는 것도 좋잖아.”

“그래? 하긴 나도 그 생각을 좀 했어. 메인 작가, 이대로 넘어갈 사람이 절대 아니거든. 어쨌든 여러 사람에게 알아볼게.”

“알아낸 게 있을 때마다 전화 줘.”

“오키. 근데 너도 화장실 가려고?”

“어, 그래야 의심하지 않을 거 아냐?”

“오~ 나름 치밀한데? 그럼, 친구야. 우리 사이좋게 화장실로 가자.”


민우는 거들먹거리며 지한에게 어깨 동무를 했다. 지한은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군말 없이 민우에게 붙들린 채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날 밤에 민우가 전화를 걸어왔다.


“알 만한 사람들에게 이것저것 물어봤어. 그 사람, 드라마 쓰면서 일주일에 한 번씩 삼성 문화센터에 시나리오 강의를 나간다더라.”

“시나리오 강의?”

“어. 들어보니까 그 강좌에서 그 작가 인기가 거의 아이돌급이라고 하더라. 뭐, 일단 외모가 바쳐주니까 그런 거겠지만.”


지한은 아르마니를 입고 레스토랑에서 민우를 시종 부리듯 하던 재영을 떠올렸다. 빤질빤질하고 재수 없는 인간이 인기 있다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 민우가 다시 입을 열었다.


“아, 그리고 배우들 사이에 좀 곤란한 일이 생겼어.”

“곤란한 일?”

“어. 사실 이번 드라마 남자 주인공 역은 아이돌 출신 배우인 한준영이잖아. 그리고 친한 친구 역할을 연극판에서 연기 실력을 쌓아온 배우인 강훈이 맡고 있고. 시나리오를 수정하면 강훈의 역할이 드라마에서 중요해지잖아. 그래서 강훈은 시나리오 수정에 찬성하는데 준영이 입장을 바꿨어. 처음에는 시나리오 수정대로 가는 게 좋다고 했는데 지금은 곤란하다고 하네.”

“그렇게 바뀐 이유가 뭐야?”

“메인 작가가 꼬신 거지. 안 그래도 연기력에서 차이가 나는데 시나리오를 수정한다면 준영이 강훈에게 묻힐 수도 있다고 메인 작가가 설득한 거야. 그것을 나와 친한 스탭이 직접 봤어.”


지한은 속으로 생각했다.


‘맞는 말이긴 하지. 조연이 강력한 빌런인데 주인공의 연기가 약하면 잡아먹힐 수도 있으니까.’


민우는 답답하다는 듯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강 피디님도 다른 배우들도 시나리오 수정해서 드라마 찍고 싶어 하는 건 맞아. 그런데 메인 작가가 준영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도 설득하려는 낌새야.”

“그래?”

“이거 어떡하냐? 니가 내 친구라서가 아니라 드라마 이대로 가다가는 조기종영할 수준의 시청률이 나올 것 같거든. 애초에 그게 문제여서 현재 촬영하고 있는데도 시나리오 수정할 생각을 한 거니까.”

“일단 상황을 좀 더 지켜보자.”

“현재로서는 그 수밖에 없긴 하지. 무슨 일 있으면 또 전화할게.”

“어.”


민우가 전화를 끊었다. 지한은 휴대전화를 책상에 올린 뒤 팔짱을 끼고 의자에 기댔다. 그는 자신과 강 피디 앞에서 자신만만하게 웃던 재영을 떠올렸다.


지한은 <추적의 날개> 6화를 시청했다. 시나리오를 읽어 이미 아는 내용이라고 하더라도 내용이 어디선가 본 듯하고 다소 지루했다. 민우나 강 피디가 시청률 걱정을 할 만했다고 생각했다. 6화가 끝나고 예고편이 나왔다. 재영이 말한대로 지한이 수정한 내용 중에서 몇 장면을 미리 보여주었다. 강훈이 빌런 역할을 제대로 하는 장면들이었다. 몇 개 안 되는 씬만으로도 강훈의 임팩트 있는 연기를 볼 수 있었다.


지한은 드라마가 끝나고 한 시간 뒤 드라마 게시판에 들어갔다. 게시판에 시청 소감이 올라와 있었다. 지한은 첫 번째 글을 클릭했다.


* 꽁돈 조아 - 뭐야, 드라마 왜 이래? 갑자기 웬 빌런? 등장인물 설명에는 그런 거 없었잖아?

* 쿠쿠쿠 777 야~ 요새는 개나 소나 다 스릴러네.

* 비주얼 착해 - 주인공 친구 뭐임? 왜 암 걸릴 짓하고 있어?

* 비비 33 – 주인공 친구가 악당이라니~ 이 드라마도 막장 코인 타나~

* 라면 냄비 – 개연성은 안드로메다라 ㄱㄱ

* 생일 ㅊㅎ – 친그 ㅂㅅ

.

.

.

추적의 날개 6화가 끝난 뒤로 드라마 게시판은 온통 악플로 도배 중이었다. 시간이 지나도 드라마 내용이 바뀌는 것에 부정적인 댓글뿐이었다. 드라마 게시판뿐 아니라 커뮤니티 드라마 갤러리에도 7화 예고편을 욕하는 댓글이 대부분이었다.


다음 날 민우가 시무룩한 표정으로 지한을 찾아왔다. 지한이 인터넷으로 조사를 하던 때였다.


“이제는 촬영장에서도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야. 7화 예고편을 본 사람들은 대부분 싫다고 하니까. 그렇지 않아도 시청률이 안 나오는데 더 떨어지면 어쩌냐면서 걱정이 되는 가봐.”


책상에 앉은 지한은 민우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봤어. 전부 악플뿐이더라.”

“거기다 준영이 있잖아. 자기는 시나리오 수정을 반대한다는 거야. 완전히 반대파가 된 거지.”

“아니, 왜 갑자기 마음을 바꾼 거지? 혹시.....”


지한의 머릿속으로 재영이 스치고 지나갔다.


“혹시 뭐?”

“아무것도 아니야. 돌아가는 게 생각보다 심하긴 하네."


지한의 말에 민우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기운 빠진 듯 책상 옆 침대에 풀썩 주저앉았다.


“민우야, 메인 작가 어때? 혹시 너 괴롭히는 거 아냐?”

“그건 걱정마. 강 피디님이 날 엄청 챙겨주시는데 메인 작가가 뭘 할 수 있겠냐? 피디님은 네게 미안해서 날 더 신경 써주시는 것 같더라.”

“그럼, 잘됐네. 다른 배우들 반응은 어때?”

“처음에는 시나리오 수정하자는 쪽이었지. 그런데 사람들 반응이 안 좋으니까 하나 둘씩 지금 원래대로 하자고 해. 뭐, 그래도 시나리오 수정하자는 쪽이 더 많긴 하지만.”

“시나리오 수정하자는 배우가 더 많아.”

“어. 예고편이 짧아 시청자들 반응이 좋지 않은 것 같다고. 특히 강훈 배우는 시나리오 적극 수정하자는 쪽이야.”

“강 피디님은?”

“강 피디님도 중립이야.”

“흠, 그래? 그래도 책임자시니까 언제까지 그렇게 해주지는 않을 거야.”


민우는 지한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조금 전 자신이 방에 들어오기 전까지 지한이 들여다보고 있던 사이트를 쳐다보았다. 재영이 일주일에 한 번씩 시나리오 강의를 나간다는 삼성 문화센터 사이트였다.


“그런데 저건 왜 보는 거야?”


민우가 사이트를 가리키며 물었다.


“좀 알아볼 게 있어서.”

“뭘?”


지한은 민우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민우를 보며 씨익 웃었다.


“민우야, 네가 해줄 일이 있어.”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망한 작가 천재 작가로 돌아오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 반격 24.06.14 82 1 13쪽
6 반격 24.06.14 90 1 11쪽
» 형이 준 힘 24.06.13 89 1 11쪽
4 형이 준 힘 24.06.13 91 1 12쪽
3 형이 준 힘 24.06.13 103 1 13쪽
2 형이 준 힘 24.06.13 127 1 12쪽
1 형이 준 힘 +2 24.06.13 206 1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