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작가 천재 작가로 돌아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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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no1
작품등록일 :
2024.06.13 21:51
최근연재일 :
2024.09.16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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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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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5,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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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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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반격

DUMMY


촬영장에 도착한 재영은 급히 강 피디를 찾았다. 강 피디는 준영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었다. 재영은 피디쪽으로 거의 뛰다시피 걸어갔다.


“피디님.”


피디는 눈을 돌려 재영을 쳐다보았다. 그는 평소와 달리 머리가 헝클어지고 얼굴이 창백했다. 그러고는 의아한 듯 물었다.


“아니, 김 작가. 촬영장에 무슨 일입니까?”

“아니, 그게.......”


재영이 말끝을 흐리자 준영이 반갑게 인사했다.


“김 작가님, 촬영장에서 보니 더 반갑네요.”


재영은 준영이 쳐다보자 몸을 움찔했다. 그는 어색하게 웃으며 얼버무리듯 대답했다.


“그냥, 뭐, 촬영이 어떻게 되는지도 궁금하고.....”


재영은 여전히 어색한 표정으로 웃으며 피디에게 물었다.


“피디님, 저희 수정 대한 시나리오 피드백을 다시 받아보지 않겠습니까?”


그 말에 피디와 준영 모두 눈을 크게 뜨고 재영을 보았다.


“시청자 반응이라면 이미 나왔지 않아요? 게시판을 보니까 드라마 내용 바꾸는 것을 온통 비판하던데.”

“사실 드라마 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사람은 몇 명 되지 않잖습니까? 드라마가 크게 인기를 끈 것도 아니고. 그 사람들 의견이 시청자를 대표한다고 할 수 없고요.”

“그렇다면 어떻게?”

“드라마 관련자들이 모여 내부 시사회를 해보면 어떻겠습니까? 드라마 평론하는 친구도 부르고요. 마치 영화 시사회처럼요. 그러는 게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악평하는 사람들보다 더 믿을 수 있지 않을까요?”


재영의 말을 듣고 피디가 팔짱을 끼고 생각에 잠겼다. 준영이 여전히 의아하다는 얼굴로 물었다.


“드라마 내용이 바뀌면 여러 사람이 곤란하다면서요? 나도 그렇고......”

“아, 그건 말이야...... 내가 잘못 생각한 거였어. 준영 씨 인기가 그렇게 많은데 고작 연기 하나로 조연에 설마 밀리겠어요? 준영 씨, 톱스타답지 않게 소심하네. 자신감이 그렇게 없어요?”


준영은 이제는 혼란스러운 얼굴이 되었다.


“하지만 작가님이 분명......”


재영은 급히 준영의 말에 끼어들었다.


“지, 지난 일은 그냥 넘어가자고요. 준영 씨가 강훈 씨에게 밀리는 일은 절대 없으니까 걱정하지 마요.”


입은 웃고 있었지만, 재영의 얼굴은 이제 흙빛에 가까웠다. 피디는 여전히 이상하다는 눈빛으로 재영을 보다 입을 열었다.


“드라마를 수정하려면 지금 촬영해도 늦어요. 그건 김 작가도 알지 않나요? 그런데 개인 너튜브 방송이라니 무립니다.”

“대본이라면 내일 8화를, 이번 주 안으로 9화를 드리겠습니다. 촬영이 늦어진 만큼 최대한 빨리 작업해 드릴게요.”


재영이 다시 부탁하자 피디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재영의 말대로 하면 이제부터 촬영을 거의 벼락치기 수준으로 해야 했다. 드라마 현장에서 예기치 못한 일이 얼마든지 일어나기에 빠르게 작업하는 것에는 이골이 난 피디였다. 하지만 배우들에게 매우 빡센 일정을 요구하는 게 미안했다. 그래도 여전히 드라마 내용 수정이 마음에 남아 있었기에 피디는 재영의 제안을 뿌리치기 힘들었다. 피디는 얼굴을 들어 재영에게 말했다.


“그러면 이렇게 합시다. 김 작가 말 대로 드라마 평론하는 친구들과 우리 모두 내부 시사회를 하도록 합시다. 거기서 반응이 좋으면 드라마 내용을 바꿔서 촬영하도록 하죠. 그리고 김 작가는 이번 주 안으로 9화 대본을 보내주고요.”

“감사합니다. 반드시 이번 주 안으로 9화까지 보내겠습니다.”


피디의 말에 재영이 감사하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지만, 한눈에도 어색한 미소였다. 준영은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다는 듯이 재영을 쳐다보았다.


“그런데 작가님이 갑자기 의견을 바꾼 이유라도 있어요?”


준영의 말에 재영은 얼굴이 더욱 창백해지며 떨떠름하게 미소 지었다.


*


드라마 제작 자료실로 재영을 찾아온 민우가 조심스럽게 말을 전했다. 지한이 재영을 만나고 싶다는. 탁자 앞에 앉아 자료집을 읽고있던 재영은 코웃음을 쳤다.


“아니, 내가 왜 만나야 하지? 시청자들이 드라마 내용을 바꾸는 것을 원하지 않잖아? 너, 제대로 확인하고 친구에게 말한 거 맞아?”

“저도 친구도 드라마 게시판을 봤습니다.”

“그런데?”


재영은 팔짱을 끼고 긴장한 듯 침을 삼키는 민우를 쳐다보았다. 민우는 잠시 망설이다가 들고 있던 쪽지를 재영에게 내밀었다.


“친구가 이걸 보시면 마음이 바뀌실 거라고 했습니다.”

“직접 와서 사과하라고 해. 여기로 와서 90도로 머리를 숙여도 용서할까 말까인데. 그리고 너. 한 번만 더 나대면 이 바닥에서 다시는 글 못 쓸 줄 알아.”


재영은 민우를 보고 눈을 부라렸다. 민우는 어깨를 움츠리고 더욱 몸을 낮췄지만, 쪽지를 든 손을 거두지는 않았다.


“저, 사과 편지는 아닌데요.......”

“뭐?”


재영이 째려보자 민우는 다시 몸을 움찔했다. 재영은 혀를 한 번 차고는 민우의 손에서 쪽지를 낚아챘다. 한 번 더 민우를 노려본 뒤 재영은 쪽지로 눈을 돌렸다. 쪽지에는 세 문장이 적혀 있었다. 그것을 읽고 재영은 눈을 크게 떴다. 입가마저 떨었다.


“이, 이걸 어떻게......”


재영은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민우와 쪽지를 번갈아 보았다. 그러고는 몇 번 심호흡하더니 민우에게 다정한 목소리를 쥐어 짜냈다.


“지, 지금 친구분은 어디에 계셔? 혹시 여기로 오신 건......”


재영은 의자에서 엉거주춤 일어나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자신만만하던 표정은 이미 온데간데없었다. 민우는 재영의 태도가 바뀌어서 놀랐기에 재영의 말에 즉시 대답하지 못했다. 5초 정도 어색한 시간이 지나 민우는 더듬거리며 말했다.


“친구는 1, 1층 카페에서 기다리고 있는데요.”

“어, 그래? 그럼 빨리 가봐야지. 오래 기다리게 하면 안 되지.”


재영은 자료들을 대충 정리한 뒤 휴대폰을 구찌 가방에 넣었다. 신상 휴대폰에 신상 명품 가방이었다. 민우는 재영이 신상 제품이 아니면 취급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민우는 재영을 방송국 1층 카페로 안내했다. 지한은 사람들에게서 떨어진 구석진 자리에서 음료를 마시고 있었다. 조금 전까지 허둥지둥 서두른 재영이지만 애써 태연한 얼굴로 지한에게 다가갔다. 지한은 의자에서 일어나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김 작가님.”

“그동안 잘 있었어요, 유 작가?”


재영은 애써 친근한 미소를 지은 뒤 자신의 뒤를 따라온 민우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민우야, 아이스 아메리카노 주문해. 우선 네가 계산하고.”

“알겠습니다, 김 작가님.”


민우가 주문대로 향하자 재영은 지한의 맞은편에 앉았다. 그는 다소 도전적인 눈빛으로 지한을 쳐다보았다. 지한은 자리에 앉아 태연한 얼굴로 재영의 눈빛을 받아냈다. 재영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래, 다시 시청자 반응을 확인하자고?”

“예.”

“시청자 반응은 드라마 게시판을 통해 드러나지 않았어요? 혹시 아직 못 본 건 아닌지.”

“아니오. 확인했습니다. 그 글들이 조작된 것까지도요.”

“조작이라니.”


지한은 여전히 시침을 떼고 있는 재영을 보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작가님은 일주일에 한 번씩 삼성 문화센터에서 시나리오 강의를 하고 계시죠? 그 수업 수강생 상당수는 작가님의 제자이자 팬이고요. 작가님이 수업 중에 드라마가 바뀌는 것을 싫어한다는 의견을 말하는 것만으로도 드라마 게시판에 몰려들어 조직적으로 악평을 쓸 정도로 충성도가 높은 팬이죠.”

“무,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모르겠는걸.”

“원래 드라마 게시판에 시청 후 소감은 그리 많이 올라오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두세 개 정도죠. 사실 시청자 반응을 확실히 알기 어려워 피디님에게 시청자 게시판 반응을 보는 것 외에 다른 방식을 부탁할 생각이었습니다. 아직 정식으로 같이 일하게 된 사이도 아닌데 무리한 부탁인 것 같아 제 의견을 전하지 못했지만요.”


지한은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그러는 사이 주문을 마친 민우가 탁자로 다가왔다. 재영은 민우에게 다급하게 말했다.


“민우 씨, 미안하지만 잠시 다른 데 가 있지 않겠어? 지금 유 작가님과 중요한 이야기를 하는 중이라서.....”


재영은 민우에게 말하는 중에도 지한의 눈치를 살폈다. 그는 자신이 민우를 대하는 모습을 보고 지한이 기분 나빠할까 두려웠다. 그래서 될 수 있는 한 부드러운 목소리로 요청했다. 민우는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는 재영을 놀란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민우는 약간 어색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예, 김 작가님.”


민우는 자신의 음료를 들고 카페 중앙 테이블로 갔다. 그 모습을 보며 지한은 차분히 커피잔을 들었다. 두어 모금 마신 뒤 지한은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평소와 달리 7화 예고편이 나간 뒤 한 시간도 되지 않아 악평이 다섯 개나 올라오더군요. 그 뒤로 한 시간마다 악평이 두 개 이상씩은 달렸고요. 이상해서 그들의 아이디를 적고 삼성 문화센터 게시판에 들어갔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겹치는 아이디가 다섯 개 있었습니다. 이분들은 아마 가족이나 지인들까지 동원해 드라마 게시판에 악평을 남기지 않았나 싶었죠.”

“......”

“문화센터 게시판의 글을 읽다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작가님이 준영이라는 배우를 매우 싫어해서 수업 중에 여러 번 비호감 멘트를 날렸다는 사실입니다. 드라마 게시판에 악평을 남긴 분들이 준영 배우를 욕하고 있더군요.”


지한의 말을 듣고 준영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것을 보며 지한은 계속 이어 말했다.


“알아보니까 준영 배우님은 이번 드라마 주연으로 캐스팅되기 전에 계속되는 악플에 시달렸더군요. 작가님은 이번 드라마 남자 주연으로 TS 엔터사 하준 배우를 강력히 추천했고요. 하지만 한준영이 남자 주연을 맡게 되었죠. 한준영은 악플러 중 가장 악질인 두 명을 고발했는데 공교롭게도 이 두 사람의 누나와 여동생이 작가님 시나리오 수강생이더군요.”


재영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커피잔 손잡이를 잡았지만, 잔을 들어 올려 마시지 못했다. 지한은 여전히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런 사실을 강 피디님과 한준영 배우님이 알게 되면 어떨까요?”


그 말에 재영은 이를 악물었다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지한을 쳐다보았다.


“그래서 지금 나를 협박하겠다는 겁니까?”

“협박이 아니라 공평한 기회를 얻고 싶다는 뜻입니다. 작가님의 수업을 듣는 이들의 방해 없이 드라마의 원래 내용이 나은지 수정된 내용이 나은지 알고 싶습니다. 너튜브 방송 이후로도 시청자의 반응이 좋지 않다면 작가님의 뜻을 따르겠습니다. 제 생각은 이런데 작가님은 어떻습니까?”


지한은 커피를 마시며 재영이 결정내리기를 기다렸다. 굳은 듯이 의자에 앉아 있던 재영은 결국 고개를 떨구었다.


“내가 어떻게 하길 바랍니까?”

“드라마 관련자들과 드라마 평론하는 분들이 모여 내부 시사회를 했으면 합니다.”



작가의말

잘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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