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생존기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드라마, 현대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제이화란
작품등록일 :
2024.06.16 00:54
최근연재일 :
2024.09.15 18:30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1,835
추천수 :
77
글자수 :
224,658

작성
24.06.16 19:31
조회
60
추천
2
글자
13쪽

제 10화 대통령의 아침

DUMMY

대통령 관저



“대통령님, 기상시간입니다.”

“으음..”


아침 해가 밝고 내가 있던 침실에도 커튼 사이로 햇빛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침대 앞에는 내 안드로이드 하연이 서 있었다.


부스스한 머리를 만지면서 침대에서 일어났다.


좋은 침대에서 잠을 자고 일어나서 그런지 만족스러운 기상이었다.


“대통령님, 다음부터는 몸의 항상성 유지를 위해서 어제처럼 일찍 주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노곤한 몸을 이끌고 침실에 있는 화장실이 딸린 샤워실에서 샤워를 했다.


아침부터 개운하게 샤워를 해서 그런지 몸이 어제에 비해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대통령님, 여기 불로약을 드실 수 있게 준비했습니다.”

“불로약?”


‘그건 또 뭐야.’


침실 테이블 위에 물과 함께 놓인 주황색 알약을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 생각을 읽었는지 하연이 설명을 위해서 물이 든 컵과 약이 준비된 쟁반을 들고 왔다.


“불로약은 2066년대에 한 제약사에서 줄기세포를 기반으로 만든 노화방지약입니다.”

“노화방지?”

“예, 전날의 몸 상태로 회복을 할 수 있도록 약이 몸의 회복을 도와줍니다.”


그 말을 들은 나는 알약을 입에 넣고 물을 마셔 바로 삼켰다.


“정확히는 어떻게 노화를 막는다는 거야?”

“바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하연이 내가 잠을 잤던 침대 옆 서랍장에서 알약 상자를 꺼냈다.


“텔로미어라는 염색체 끝 부분에 위치한 DNA 서열로 구성된 구조를 노화되어 사멸하지 않도록 회복 시켜주는 역할을 해당 알약이 도와줍니다.”

“그럼 얼마나 자주 먹어야 해?”

“효과가 24시간이라서 매일 먹어주어야 지속적으로 노화를 방지합니다. 이론상 매일 먹었을 경우, 처음 먹기 시작한 날과 동일한 몸의 상태를 유지합니다.”


그 말을 듣고 나니 왜 정유진 비서실장과 이아름 주치의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외모인지를 이해했다.

약이 출시되고부터 지속적으로 복용하였다면 그런 얼굴을 가졌는지 알 수 있었다.


‘잠시만 그럼?’


문뜩 이 몸의 주인공인 대통령의 외모가 궁금했다.

남의 몸에 산지 하루밖에 되지 않아 정신이 없어서 얼굴이 어떤지 거울을 볼 생각도 하지 못했었다.


그리고 내 진짜 얼굴도 아닌 다른 남자 얼굴이 그렇게 궁금하지도 않았었다.


씻을 때는 보지 않았던 화장실에 있는 큰 거울 속 내 얼굴을 자세히 보았다.


대통령의 얼굴도 20후반에서 30대 초반의 외모를 간직하고 있었다.

심지어 꽤 잘생긴 외모를 자랑했다.


‘드디어 못생긴 얼굴로 사는 날이 사라진 건가?’


늘 마음속으로 바래왔던 날이 현실이 된 기분이었다.


‘하루만 못생기고 싶어. 늘 못생겼으니까.’


처음으로 대통령의 몸이 된 것이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내가 하연의 얼굴을 자세히 볼 때 그녀가 얼굴을 붉힌 것도 이 외모가 큰 역할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연아.”

“예, 대통령님.”

“이 얼굴 어떻게 생각해?”


화장실에서 나오면서 내 얼굴을 가리키고 그 말을 하자 하연이 대답했다.


“객관적인 대답과 주관적인 대답 어떤 것을 고르시겠습니까?”


안드로이드라서 그런지 주인을 배려하는 답변을 위해서 다시 나에게 질문했다.


“둘 다.”

“알겠습니다.”


대답하기 위해서 잠시 숨을 고르는 듯이 나의 얼굴을 다시 한 번 더 자세히 보는 하연이었다.


“객관적으로 대부분의 남녀가 보았을 때 못생기지는 않은 외모를 가지셨습니다.”

“주관적으로는?”

“주관적으로는 저의 주인이시기 때문에 무슨 얼굴이었든 호감을 가졌을 겁니다.”


‘최고다! 안드로이드!’


인공지능을 탑재해서 그렇지만 주인을 향한 마음은 사람이 아닌 안드로이드여도 알았을 것이다.

아침부터 이제는 내 얼굴인 남의 얼굴로 주접을 떨어서 그런지 배가 고파왔다.


내 얼굴을 본 하연이 잠시 문밖으로 사라졌다.


잠시 후 먹을 것을 들고 돌아온 쟁반을 든 하연을 바라보았다.

쟁반 위에는 요거트와 과일이 있었다.


“내가 말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늘 이렇게 준비하는 거야?”


늘 궁금했던 것을 한 번 물어보았다.


‘도대체 어떻게?’


“대통령님의 외부로 보이는 얼굴에 미세한 근육 움직임과 행동, 그리고 이렇게.”


말을 하면서 하연이 내 곁으로 왔다.

내 곁에 와서 잠시 내 양손을 자기 양손으로 잡았다.


“양손을 잡으면 알 수 있습니다.”

“어..어?”


‘이..이게 안드로이드?’


사람과 구별이 안 가는 외모를 한 갈색머리에 아름다운 여성 모습을 한 안드로이드의 이런 세상 설레는 행동은 내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소..손은 왜 잡는 거야?”

“헬스장에 있는 인바디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하.”


순식간에 이해가 되는 설명에 진짜 못하는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업그레이드 하지 않으면 없는 기능입니다.”

“부과 설명 고마워.”

“감사합니다.”


전 주인인 장조원 대통령에게 감사를 해야겠다.


과거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을 보좌하는 안드로이드에게 아낌없는 투자를 한 것은 틀림없어 보였다.

이런 로봇이었으면 나였어도 아낌없이 투자했을 거 같았다.


달콤한 분위기에 가볍지만 만족스러운 식사는 아침부터 나의 기분을 좋게 만들었다.

피곤했던 아침이 어느 순간 머리가 개운하고 밝은 느낌을 주었다.


옷장을 여니 정장을 비롯해서 일상복까지 다양한 옷들이 있었다.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대통령님.”


불숙 내 옆으로 온 하연이 내 상의를 벗기려고 했다.


“잠시만!”

“네.”

“옷은 내가 입을게.”

“알겠습니다.”


내가 옷을 갈아입는 거까지 허용 할 수는 없었다.

한 번 허용했다간 그 편안함에 내가 나태해질 거 같았기 때문이다.


아직 아무도 내가 겉은 대통령이지만 속은 일개 대학생이었다는 사실을 모른다.

그렇기 위해선 지금은 조금의 긴장감이 내 삶의 양념처럼 필요했다.


하연이 문밖으로 나가는 것을 보고 난 옷장 옆에 전신 거울을 보면서 잠옷에서 정장으로 갈아입었다.


정장을 입는 거까진 좋았으나 하나 문제가 생겼다.


“하연아.”

“예, 대통령님.”


내 부름에 문밖에 있었던 거 같은 하연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넥타이는 어떻게 매지?”


정장을 입을 일이 거의 없던 나는 넥타이 매는법도 몰랐다.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성큼성큼 내 앞으로 온 하연은 내가 들고 있던 넥타이를 내 목에 둘렀다.

그러곤 곧바로 넥타이를 자연스럽게 묶어 주었다.


안드로이드가 아니라 내 넥타이를 묶어주는 아름다운 여성이라는 생각에 결혼은 안 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무심코 들었다.


“다 됐습니다.”

“고마워.”

“네, 대통령님.”


현재는 이런 감정 모듈과 편리성을 가진 안드로이드들이 꽤나 보편화되어 있을 텐데 다들 연애 같은 건 할 생각을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으로 대통령으로서 출산율이 걱정되었다.

바뀌기 전 내 삶에도 이런 안드로이드가 필요했는데 말이다.


더 많은 사심이 들었지만 일단 다음 일정을 묻기로 했다.


“오늘 일정이 어떻지?”

“오늘 주요 일정은 여당 주요 대표들과 상춘재에서 식사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 동안은 대통령님의 컨디션을 회복을 위해서 비워두었습니다.”

“고마워.”


‘그럼 이제 어떻게 한담.’


막상 자유시간이라고 하니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몰랐다.

대통령 관저 밖으로 나가자니 경호원들을 비롯해서 움직이기 불편했다.


그렇다고 청와대 본관 대통령 집무실로 가자니 긴장감 속에서 알지도 못하는 업무를 할 수는 없었다.

또한 내가 본관으로 가면 다른 사람들도 없던 업무도 잡고 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아, 결정했다.’


일단 대통령 관저에 그냥 있기로 했다.

피곤했던 몸이 좀 회복되긴 했으나 아직 피곤함은 좀 남아있는 듯 했다.


그리고 이 몸의 주인인 장조원 대통령이었으면 모를까 내가 자유롭게 돌아다니기엔 무리가 있었다.


마치 연예인처럼 처음 보는 사람은 나를 알지만 나는 그 사람을 모르는 상황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는 생각도 같이 했다.


그런 고민들을 하던 와중 침실 옆에 있는 문이 눈에 띄었다.

그래도 대통령 관저는 오로지 나를 위한 공간이라는 생각에 하연에게 묻지도 않고 곧바로 문을 열었다.


문을 연 곳은 서재였다.

편안하게 앉을 수 있는 의자가 있고, 그 주변에 책상과 책이 가득 꽂힌 나무로 된 책장이 있었다.


할 일이 없던 나는 책장에 무슨 책들이 있는지 보았다.


‘대통령이 하는 일 같은 걸 적은 책은 없나?’


혹시나 대통령이 무슨 일들을 해야만 하는지가 적힌 책이 있나 찾았지만 그런 건 존재하지 않았다.


‘답지가 있으면 좋겠다..’


대통령은 꼭 답지가 없는 문제를 풀어야만 하는 그런 직책이라는 생각이 불현 듯 들었다.


‘왜 다들 대통령이 되고 나서 공약들을 못 지키는지 좀 알 것 같기도 한데.’


원하지는 않았지만 대통령의 몸이 되어 내 삶이 바뀌고 하루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인지 고민이 깊어졌다.


모두 어린 시절이나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에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하고 싶었던 것들을 생각한다.


나도 어제 그렇긴 했다.

솔직히 청와대에서 배달로 치킨을 시켜 먹을 수 있을지 궁금했다.


“하연아. 어제처럼 또 배달음식을 먹을 수 있나?”

“예, 가능합니다. 대통령님. 그러나 거의 모든 요리는 청와대 요리사분들이 가능하시기 때문에 굳이 하시지는 않습니다.”

“그..그래? 어제 내가 한 일은 좀 특이했나?”

“그렇지만 과거 자신이 좋아하던 단골집을 자주 배달 시키던 대통령도 계셨기 때문에 그 중 하나라고 생각 할 수도 있습니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에 어떤 대통령이었는지는 모를 그분에게 감사하기로 했다.


그리고 솔직히 그분도 나처럼 청와대에서 배달 음식을 먹는 것에 호기심을 느끼고 그랬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대통령님.”

“응.”

“잠시 나갔다가 오겠습니다.”

“어, 그렇게 해.”


책장에 있는 책을 구경하던 나는 하연이 잠시 나간다는 소리를 듣고 별 일 아니라는 생각에 그녀를 밖으로 내보냈다.


책을 계속 구경하고 있으니 잠시 나갔던 하연이 돌아왔다.


“대통령님.”

“어, 무슨 일이야?”


책장에 꽂힌 책들을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던 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이아름 주치의가 지금 관저 앞에 대기하고 있습니다.”

“이아름 주치의?”

“예.”


이아름 주치의라는 말에 나는 몸을 돌려 문앞에 서 있는 하연을 보았다.


이아름 주치의는 나의 몸 상태를 확인하는 대통령을 위한 의사였다.

아침부터 무슨 일로 찾아왔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왔데?”

“어제 본관 계단에서 굴러 정신을 잃은 이후로 건강의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왔다고 합니다.”

“그래? 그럼 들어오라고 해.”

“예, 알겠습니다.”


별 생각 없이 하연에게 대답을 하고 이아름 주치의가 오길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하연이 이아름 주치의를 내 앞으로 데리고 왔다.


‘매번 의사한테 찾아가다가 의사가 날 찾아오니 느낌이 이상하네.’


과거엔 병원으로 내가 의사를 찾아갔지만 대통령이 되고 나니 의사가 나를 찾아왔다.


“몸 상태가 어떠신가요? 대통령님.”

“어제 좀 일찍 잠을 자서 정신도 괜찮습니다. 이아름 주치의.”

“그런가요? 그럼 다행입니다. 잠은 충분히 주무셔야 정신이 맑아집니다.”


모든 의사들이 할 것 같은 대답에 그녀도 평범한 의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 말고는 더 물어보거나 말씀 하실 거 있나요?”

“네. 말씀 드릴 게 더 있습니다.”


‘아니, 진짜로 질문 할 게 있었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별 생각 없이 했던 질문에 그런 대답이 나왔다.

다음부터는 조심해서 말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건가요?”


나도 묻고 싶은 것들이 많았지만 일단 그녀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보기로 했다.


“어제 무장한 불법집회가 있었잖아요?”

“예, 저도 들었습니다.”

“그 중에서 상당히 젊은 중상자가 한 명 발생했습니다.”


‘어..어?’


잠시 내 반응을 보기 위해서 뜸을 들이던 그녀가 말을 이었다.


“혹시 환자 건강 상태가 궁금하시면 나중에 직접 보러 가시겠습니까?”


그녀의 말은 내 평화롭던 아침에 다시 긴장감을 주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대통령 생존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3 제 13화 서울시 국립 의료원 24.06.16 47 2 14쪽
12 제 12화 여당 지도부 만찬 회동 24.06.16 46 2 17쪽
11 제 11화 청와대 만찬 24.06.16 54 2 15쪽
» 제 10화 대통령의 아침 24.06.16 60 2 13쪽
9 제 9화 저녁 24.06.16 60 2 9쪽
8 제 8화 국무회의 24.06.16 61 2 12쪽
7 제 7화 2060 대한민국 24.06.16 75 2 11쪽
6 제 6화 도대체 무슨 일 있었던 거야 24.06.16 66 2 11쪽
5 제 5화 최고다! 안드로이드! 24.06.16 76 3 12쪽
4 제 4화 청와대 입성 24.06.16 88 2 16쪽
3 제 3화 침착하게 행동하자 24.06.16 98 2 11쪽
2 제 2화 누가 대통령이라고요? 24.06.16 134 2 11쪽
1 제 1화 2086 대한민국 +2 24.06.16 176 4 2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