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 소녀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새글

허언두
그림/삽화
원두
작품등록일 :
2024.06.29 22:10
최근연재일 :
2024.09.19 00:54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562
추천수 :
14
글자수 :
258,067

작성
24.07.02 22:38
조회
8
추천
0
글자
11쪽

6화. 여왕피구

DUMMY

체육 선생님이 경기를 알리는 호루라기 소리를 울린다. 피구가 시작되었다. 각 팀에서 키가 제일 큰 두 명이 나와 선공권을 갖기 위해 점프 볼을 뛴다. 미호의 팀이 아쉽게 져 상대팀이 선공을 가져갔다. 미호는 규칙대로 허주의 등 뒤에 숨어 날아오는 공들을 피하고 있었다. 그러나 허주는 딱히 피구에 협조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저 날아오는 공을 대충 피하기만 할 뿐 미호를 지켜주지도 방어해주지도 않았다. 결국 어쩔 수 없이 미호는 동물적인 감각으로 공을 피해 다녔다. 미호가 공을 너무 잘 피하고 다니자 어느새 미호의 팀이 모두 아웃 당해버리고 팀에는 미호와 허주만 남아있었다. 상대팀은 미호를 맞추기 위해 피구 공을 계속 던졌고 그러다 그만 허주의 몸에 맞아 공이 바닥에 떨어졌다. 라인 밖에 아웃 당한 미호팀이 외쳤다.


"공 잡아!!"


"뭐하냐 허주 너"


"허주는 라인에서 벗어나려는 공을 잡지 않았다. 라인 밖으로 굴러 나가는 공. 미호는 엄청난 스피드로 나가려는 공을 낚아챘다. 이 게임이 시작하고 처음으로 공을 잡은 미호는 물었다.


"맞추면 되는 거야?"


미호와 같은 편이었던 남자 애들은 미호에게 말했다.


"안돼!! 미호야 우리한테 패스해 볼 돌리자"


"어..? 나 한번 던져보고 싶은데.."


미호의 애교에 남자 애들은 사르르 녹으며 말했다.


"그래 그럼 한번 던져봐"


미호는 공을 꽉 쥐었다. 상대팀 친구들은 가녀린 미호가 공을 던져봤자 얼마나 정교하고 세게 던지겠냐고 생각하며 본인들의 여왕을 지켰다. 미호는 자세를 잡고 공을 툭 던졌다. 그러자 미호가 던진 공은 엄청난 굉음과 함께 공이 순식간에 상대편 친구들을 스쳤고 벽에 닿은 순간 펑 소리를 내며 터져버리고 말았다. 순간 모두의 시선이 터진 공으로 향했으며 침묵이 흘렀다.


"뭐야..?"


"나.. 떨고 있나?"


"저런 걸 맞으면 죽을지도 몰라.."


미호는 힘조절을 하지 못해 당황했다.


"앗차차... 망했다, 너무 세게 던졌다.."


체육 선생님도 눈이 휘둥그레지며 말했다.


"너.. 이름이 뭐라고 했더라..?"


"미호요.."


"이야 이거 참 ㅋㅋ 10년 넘게 체육 선생님 하면서 이런 건 처음 보는구나 대단해!"


"죄송합니다.."


"에이 죄송하긴 괜찮아 잘했어"


체육 선생님은 한번 더 속으로 미호는 인재라고 생각했다. 새로운 공을 다시 가져다 주는 선생님은 공을 미호에게 건내준다.


"자, 이번에는 터트리지 말고 해줘~"


"네.. 죄송합니다.."


"괜찮다니까 그러네"


미호는 공을 자신이 계속 던지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하여 아웃되어 있는 팀에게 넘기려 던졌다. 그런데 실수로 그만 상대팀 진영으로 공이 흘러갔고 상대팀은 미호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공을 던졌다. 피할 수 없는 각도로 날아오는 공이 날아왔다. 미호는 엄청난 동체시력으로 공을 그냥 잡아 낼 수 있었지만 더 좋은 모습을 보이면 정체에 대해 의심을 살까 공을 맞기로 했다. 친구들은 공을 맞기 직전인 미호를 보고 말했다.


"피해!! 무조건 피해야 해!!"


하지만 미호는 공을 맞기로 결정했기에 바닥에 앉아 있었다. 그 순간 허주가 손을 뻗으며 날아오는 공을 잡아냈다. 그 모습을 본 친구들은 모두 함께 소리 질렀다.


"오오올~~~~~!!!"


"뭐야 허주. 좋았다잉~"


미호는 허주의 모습에 당황하며 갑자기 악령이 왜 이러지? 하는 표정을 지었다.


공을 들고 있는 허주는 미호에게 말했다.


"일어나"


미호는 허주의 일어나라는 말에 몸이 반응 하듯 벌떡 일어났다.


"흥미가 생겼다. 뒤에 숨든 지 알아서 도망치든 해라"


미호는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우선 피구에 집중했다. 공을 잡은 채로 앞으로 걸어가는 허주. 자세를 잡는다. 미호는 그 모습을 보며 작게 외쳤다.


"세게 던지면 안돼.. 애들 다친단 말이야.. 힘 조절.."


허주는 공을 던졌다. 날아간 허주의 공은 신기한 궤도로 날아갔다. 허주의 공은 마치 당구를 하듯 한 명에게 맞고 튕겨져 나온 공이 또 다른 여왕에게 맞고를 반복하며 3명을 동시에 아웃 시켜버렸다. 미호네 팀은 환호했다.


"뭐야 뭐야?"


"미쳤는데?"


"아니 쟤가 원래 피구를 이렇게 잘했어?"


"뽀록이겠지"


미호 팀의 승리로 끝난 여왕피구. 미호에게는 뭔지 모를 시간이 흘렀다. 미호는 악령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음과 동시에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는 기분을 느꼈다.


그날 밤. 미호의 꿈 속에 허주가 나왔다.


"구해줘.. 살려줘.. 너 때문에.. 다 너 때문이야.."


꿈 속에 나온 허주는 검은 그림자에 잠식 되어 가며 어둠의 늪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미호는 손을 내밀어 보았지만 허주는 점점 멀어져 갔다. 악몽이었다. 결국 악몽 때문에 잠에서 깨어난 미호는 자신 때문에 악령에게 허주를 빼앗기고 지키지 못한 것에 좌절했다.


"힘을 키워야 해, 강해져야 해"


미호는 학교에서 느꼈던 감정에 죄책감에 반성하며 다짐했다.


오늘은 주말이기에 학교를 가지 않는 날이었다. 아침이 되고 엄마 로다가 미호의 방으로 찾아왔다.


(똑똑)

"엄마 들어간다~"


"어.."


"뭐야 몰골이 왜 그래 악몽이라도 꿨어?"


"어어.. 근데 엄마 왜?"


"왜 긴 왜 야, 우리 딸이 그토록 원하던 서울로 이사오고 처음 온 주말인데 엄마가 서울 구경이랑 옷 좀 사주려고 그러지"


엄마의 말에 미호는 언제 그랬냐는 듯 눈이 똘망똘망 해지며 좋다고 기뻐했다. 미호가 샤워를 한다. 물을 맞으며 생각을 하는 미호.


"그래.. 그 녀석도 내가 완전한 구미호가 되기 전까지 나에게 무슨 짓을 하지 않을 거야 그러니 천천히 해보자 나 자신에 대해서도 공부하며 그 썩을 녀석에 대해서도 공부하는 거야"


미호는 샤워를 하며 악령을 쓰러뜨리고 허주를 구하는 시나리오를 구상했다.


"미호야! 언제 나와 빨리 준비해"


엄마 로다는 너무 오래 샤워하는 미호를 부른다. 엄마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미호는 주말 만큼은 자신만의 자유를 즐기기 위해 서둘러 준비했다.


외출 복으로 갈아입고 나온 미호.


"아고고.. 우리 딸 다른 옷은 없나? 너무 꼬질꼬질 한데.."


"에?? 이쁘지 않아?"


"그렇게 입고 나가면 엄마는 고개 못 들고 다녀.."


평생을 시골에서 살아온 미호의 패션감각은 꽝이었다. 안타까운 미호의 패션을 본 엄마 로다는 어릴 적 자신의 옷을 들고 나왔다. 엄마의 옷으로 갈아 입은 미호.


"우와 엄마 어릴 적 옷이 우리 미호한테 딱 맞네?"


"엄마한테 이런 옷이 있었어?"


"당연하지 엄마가 얼마나 아끼는 옷인데 너 태어나기 10년 전에 유행하던 거야, 그때 그 옷 사겠다고 알바하고 얼마나 힘들었는데"


준비 완료된 모녀는 드디어 나갈 채비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다.


"날씨 좋다 그치"


"우와 구름 짱 이뻐"


제일 먼저 엄마 로다는 미호를 데리고 버스를 타고~ 지하철 타고~ 백화점으로 향했다.


"우와 학교 갈 때 보던 버스다!!"


"와우.. 이게 그 말로만 듣던 땅 속으로 다니는 지렁이?"


"지하철이라니까"


백화점에 도착했다.


"대박!! 백화점.. 엄청 크다!!!!!!!!!!!!!!!!!!"


엄마 로다는 미호가 이렇게나 좋아하고 신기해 하는 모습을 보며 기쁘면서 한편으로는 여태 껏 보여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와 대따 커~"


미호의 감탄사는 끝나지 않았다. 슬슬 엄마는 이런 미호가 부끄러워 졌다.


"미호야.. 엄마 좀 부끄러운데 백화점 많이 다녀본 애인 척 해주면 안될까?"


"히히.. 너무 처음 온 티 내나?"


"어.. 좀 많이 나"


모녀는 백화점을 둘러본다.


"마음에 드는 옷이나 사고 싶은 거 있으면 엄마한테 말해 사줄게"


그들은 정신없이 아이쇼핑을 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미호의 취향을 저격하는 옷들이 많지 않았다. 이 때문에 백화점 직원들은 미호를 싫어했다.


"아 씨 언제까지 입기만 하는 거야"


"그니까 벌써 몇 벌 째야 살거면 사던가 하 짜증나"


백화점 직원들이 자꾸 수백 벌의 옷을 입어보고 던져 놓는 미호가 미웠다. 그래도 덕분에 미호는 마음에 드는 옷 한 두 벌을 구입했다.


"자 이제 더 사고 싶은 거 없지?"


"응!! 충분해 나 너무 행복해 엄마"


그때 미호가 무언가를 발견하고 그곳으로 향한다. 미호가 도착한 곳은 악세사리 매장 앞이었다. 매장에 걸려있는 수많은 머리띠들. 미호는 이것 저것 둘러보기 시작한다. 머리띠는 종류가 다양했다. 보석이 박혀있는 아름다운 머리띠도 있었지만 미호의 시선을 빼앗은 것은 동물 귀 머리띠였다. 고양이, 코끼리, 토끼, 여우 다양한 동물의 귀 모양 머리띠가 있었고 미호는 하나씩 써보며 엄마에게 묻는다.


"어때? 뭐가 젤 귀여워?"


"머리때 사고 싶어서?"


"음.. 그냥 오랜만이라서"


"그렇네 생각해보니 미호 너 왜 엄마가 사준 머리띠 이제는 안 써 어릴 때는 맨날 쓰고 다녔으면서"


미호는 부끄러워 하며 조용히 말했다.


"작아.."


"뭐라고?"


"머리가 커져서 안 맞는다고.."


미호의 대답을 들은 엄마 로다는 웃겨 죽으며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리고 여우 귀 머리띠를 집으며 말했다.


"이걸로 해"


"어?"


"사라고 엄마가 사줄게 우리 딸이랑~ 엄마랑 새로운 장소에 와서 새로 시작한다는 증표로!"


미호는 머리띠를 사준다는 엄마의 말에 고맙다고 말하며 엄마도 같이 커플로 맞추자고 제안했다.


"엄마 꺼도 내가 하나 골라줄게!"


미호는 엄마의 머리에 넓대한 코끼리 귀 머리띠를 추천했다.


"아냐 엄마는 괜찮아 이 나이 먹고 무슨 머리띠는 머리띠야"


"아잉 엄마 해죠!!"


엄마 로다는 미호의 애교 공세에 그만 넘어가 알겠다고 말하며 머리띠를 구매했다.

미호는 오늘 하루종일 머리띠를 쓰고 다니자며 서로에게 머리띠를 씌어주었다.


"엄마! 엄마가 내 꺼 써봐"


"어? 왜"


"엄마도 내 기분을 느껴봐야지~"


미호는 구미호로 태어난 자신의 기분을 느껴보라며 로다에게 여우 귀 머리띠를 씌우고 자신은 코끼리 귀 머리띠를 썼다. 백화점 쇼핑을 마치고 모녀는 집으로 돌아가려 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그때 미호의 감각이 불안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저 멀리서 허주가 허주의 엄마와 함께 백화점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허주네는 점점 미호에게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큰일이다 악령이야 어쩌지.."


서로 마주치려는 그때 허주가 미호를 스쳐지나간다.


"제발 그냥 지나가라 못 보고 지나가라.."


미호의 바람대로 미호를 보지 못한 채 지나치는 허주였다.


작가의말

TMI = 미호가 좋아하는 색은 초록색 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구미호 소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3 22화. 이 또한 추억이며 이 또한 우정이노라 24.07.12 10 0 12쪽
22 21화. 옥수수 밭 24.07.11 9 0 10쪽
21 20화. 전략적 사고 24.07.10 9 0 11쪽
20 19화. 악을 심판하는 심장의 갈등 24.07.10 10 0 12쪽
19 18화. 다가오는 위협과 결연한 각오 24.07.09 6 0 12쪽
18 17화. 일상의 행복 24.07.07 13 0 9쪽
17 16화. 모성애 24.07.06 10 0 11쪽
16 15화. 도미노 사거리 24.07.06 10 0 12쪽
15 14화. 미움 받을 용기 24.07.05 9 0 13쪽
14 13화. 혼이 담긴 그림 24.07.05 11 0 11쪽
13 12화. 무궁호 24.07.05 6 0 14쪽
12 11화. 수학여행 (feat. 제주도) 24.07.04 5 0 12쪽
11 10화. 고통 속의 진실 24.07.04 8 0 12쪽
10 9화. 새로운 힘과 새로운 목표 24.07.04 10 0 12쪽
9 8화. 놀이공원 (feat. 롯땡월드) 24.07.03 9 0 12쪽
8 7화. 필연 24.07.03 10 0 12쪽
» 6화. 여왕피구 24.07.02 9 0 11쪽
6 5화. 실패 24.07.02 12 0 11쪽
5 4화. 死개의 꼬리 24.07.01 11 0 12쪽
4 3화. 용기 24.07.01 13 0 12쪽
3 2화. 정체 24.06.30 16 0 11쪽
2 1화. 꿈 24.06.30 30 0 13쪽
1 0화. 구미호 소녀 +2 24.06.29 61 1 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