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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7.22 21:05
최근연재일 :
2024.08.19 00:08
연재수 :
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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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461

작성
24.07.2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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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불 타는 마녀 (1)

DUMMY

숲을 떠난 이반은 제국의 수도 샤룸을 향해 가지 않았다......

이반은 철저하게 제국을 멸하고 싶었고, 그러기에는 아직 이 나라에 대해 너무 모른다고 생각했다. 이에 더 성장하고자 제국 곳곳을 돌아다니기 시작하는데.......


'할....라? 마을 이름이 할라인가?........ 분위기가 꽤 어둡군.......'

이반이 처음 도착한 곳은 할라라는 이름에 마을로 안개가 자욱이 깔려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그는 천천히 마을을 둘러봤고 불이 켜진 바를 발견해 그 안으로 들어가는데.....


딸랑......


이반이 바에 들어가자 앉아 있던 사람들은 로브를 둘러쓴 그를 흘깃 쳐다보고 하던 말을 이었다.

"동네의 마녀 모녀를 잡았다지...... 내일 저녁..... 광장에서 처형식을 진행한다고 하던데....."

"잘 됐지, 악마 숭배나 하는 마녀 놈들 몸에 불을 질러 모조리 태워 죽여야 해!!"


이반은 구석에서 작은 럼을 하나 시키고 얘기를 가만히 듣고 있었다.

그러자 갑옷을 입은 여기사가 다가와 합석을 요구하는데.....

"합석해도 될까요? 혼자 마시는 것보단 같이 마시는 게 좋잖아요."

이반은 이를 거절하려 했지만, 그녀는 무턱대고 자리에 앉았다

"같이 마셔야 재밌죠. 안 그래요? 하하하....... 근데..... 합석도 했는데.... 얼굴이라도 보여주시죠...... "

그렇게 여기사가 고개를 숙여 조심스럽게 로브 속 이반의 얼굴을 확인하는 순간!!

검은 머리의 잘생긴 남자가 보였다.


여자는 자신이 찾던 얼굴이 아닌 듯 멋쩍은 웃음을 하며 말했다.

"하..... 하하......... 왜 잘생긴 얼굴을 숨기고 다니세요....."

이반은 다른 이블과 다르게 항시 눈에 검은 문신이 있는 게 아닌 감정이 격해지거나 악마의 힘을 개방할 때만 문신이 새겨져 정체를 들킬 위험은 없었지만,

그거와는 별개로 이반은 로브 속 자신의 얼굴을 함부로 확인한 그녀의 행동에 언짢은 표정으로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녀는 다시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말하는데....

"하..... 하하...... 그..... 사실은 사람을 찾고 있는데 체형이 너무 비슷해서....... "

여기사는 수배서를 꺼내 보여줬다.

"이름은 진....... 저의 연인이었죠..... 하지만 뭐 때문인지 제국의 기사들을 죽이고 쫓기고 있어요....... 저는 그 이유를 꼭 알고 싶어서 그를..... "


이반은 얘기에 별 관심 없었고 기사의 얼굴을 '그래서?' 라는 느낌으로 계속 쳐다봤다.

그러자 여기사는 그제야 상황을 깨닫고 사과 하는데....

"ㅂ... 별로..... 관심 없죠.......... 그.. 미안해요... 얼굴을 멋대로 확인해서......"

그렇게 여기사는 미안함에 이반의 럼 가격을 대신 내주고 바를 떠났다.

그러나 이반도 얘기를 마냥 흘려듣진 않았고 마지막 잔을 비우며 자리에서 일어나 생각했다......

'복잡한 사연을 가진 여자군.......'


그러고는 바 주인에게 가 위층에 남는 방이 있는지 물었다.

"남는 방.......... 있소?"

"제일 안쪽 방이 있긴한데....... 청소를 안 해 좀 더럽네.... 괜찮은가?."

"괜찮으니...... 그냥 주시오."

바 주인은 방 열쇠를 주며 말했다.

"방이 더러우니 금액의 절반만 받겠네...."

그렇게 이반은 돈을 주고 위층 안쪽 방으로 가 눈을 붙이는데....... 마을의 성 쪽에서 비명이 들렸다.


꺄악!!!!!


이반은 잠에서 깨 로브를 두르고 황급히 1층으로 내려갔다.

1층에는 바 주인만 남아 마른 면포로 술잔을 닦고 있었는데......

"소리에 놀라 깼는가?"


이반은 태연한 그를 보며 물었다.

"그 소리는 뭐지?"

"매일 밤 성 쪽에서 들리는 비명........ 억울하게 잡힌 마녀 모녀 소리네......"

"마녀 모녀.....?"


바 주인은 이반에게 럼 한 잔을 주며 말했다.

"궁금한가?............ 궁금하면 내 이야기 해주지....... 마녀 모녀에 대해....."

이반은 별로 궁금하진 않았지만, 바 주인이 이미 말을 시작하여 그냥 듣기로 했다.


***


"할라 마을에는 마법을 사용할 줄 아는 모녀 나타샤와 딸 엘리스가 살았지.......

둘은 가족이 서로 밖에 없어 더욱 애틋했고..... 참 보기좋았어........

하지만...... 그 둘에게 마을의 성주 론이 나타나면서 불행이 시작된 거야...... 더러운 배불뚝이 개자식 같으니!!!"


바 주인은 감정이 오른 듯 테이블을 치고 말을 이었다.


"론은 욕심이 아주 많았고..... 미모가 뛰어난 나타샤를 가지고 싶어 했어.....

이에 온갖 금을 그녀에게 가져다줬지만, 그녀는 이를 거부했고 결국 협박을 하게 됐지...... 그의 딸 엘리스를 마녀로 몰아 죽이겠다고......

그럼에도 나타샤는 자신의 지조를 지켰어...... 론은 더이상 자기 뜻대로 안 되자 강제로 나타샤를 덮쳤고 나타샤는 마법을 써 론의 한쪽 눈을 멀게 한 후 자신의 딸 엘리스를 데리고 도망갔어.....

하지만 성주 론은 기사들을 풀어 그들을 잡았고 두 모녀가 마녀라는 소문을 퍼트려 사람들을 선동하고 처형을 정당화했지.

그리고 처형당하기 전까지 자신의 노리개로 온갖 고문을 일삼고 있는 거야......

저 비명은 고문을 당하는 나타샤와 그의 딸 엘리스의 목소리지...... 가여운 것"


***


이야기를 다 들은 이반은 술잔을 비우며 말했다.

"안타까운..... 사연이군........"


그러자 갑자기 바 주인은 안경 사이로 눈물을 닦았다.

"가게로 항상 아침을 먹으러 오던 사람들이었는데...... 나는 그들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 광장에서 사람들에게 그들이 마녀가 아니라고 외쳐봤지만, 오히려 나를 악마 숭배자로 몰더군"


그는 허탈한 듯 천장을 보며 말을 이었다.

"결국 하는 수 없이 나는 조용히 있을 수밖에 없었어..... 죽기 싫었거든......... 이 마을은 썩었어..... 성주는 자신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을 모두 악마 숭배자로 몰아 처형하고 마을 사람들은 거기에 열광하지....... 미쳐도 아주 단단히 미쳤어...... "


이반은 그렇게 주인의 하소연을 다 들어주고 방으로 가 다시 잠을 청하는데.....


***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햇빛이 창문 사이로 들어왔다.

"벌써 아침인가....."


이반은 자신의 짐을 챙기고 로브를 두른 채 1층으로 내려갔다.

"일어났는가? 아침이나 먹고 가게 어제 내 얘기를 들어준 값이네"


바 주인은 이반에게 아침을 권했고 그는 굳이 사양하지 않았다.

"뭐...... 굳이 사양은 않지......"

그렇게 이반은 아침을 먹고 바를 나가려던 때였다.

"잘 먹었어....... 기회가 되면 다시 들르지....."


쾅!!


은빛의 기사가 바의 문을 박차고 들어와 다짜고짜 바 주인에게 칼을 들이밀었다.

"이 바의 주인인가?"


바 주인은 목에 들어온 칼에 놀라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ㄴ.....네"

그러자 기사는 더욱 칼을 들이미는데......

"네놈을 마녀와 내통한 악마 숭배자로 즉각 처형하겠다."

그리고는 기사가 칼을 휘두르는 순간!!


이반이 뒤에서 칼을 잡았고 기사는 당황하며 이반을 보았다.

"ㄴ...... 네놈도 악마 숭배자인가?"

이반은 당황한 그를 내려보며 말하는데.....

"아니...... 그보다 더한 존재......"


이반의 눈에는 검은 문신이 점점 선명히 새겨졌고 이를 본 기사는 말을 더듬었다.

"이.... 이ㅂ"


이반은 기사의 말이 끝나기 전 그의 목을 돌려 죽였고 소란스러운 상황에 바 밖에서 대기 중인 기사들이 문으로 다가와 죽어있는 동료를 보고 칼을 뽑았다.

"ㄴ... 네놈은 누구냐?"


이반은 물음에 답하지 않은 채 로브를 푹 덮어쓰고 그들을 밀쳐 넘어뜨린 후 도망갔고 이 틈을 이용해 바 주인도 뒷문을 통해 도망갈 수 있었다.


'지금은 낮이라 하늘이 훤히 보여........ 저녁을 이용해 마을을 나가야겠어.......'


도망친 이반은 저녁의 어둠을 이용해 마을에서 탈출할 계획을 세웠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 저녁이 찾아왔다.


땡......... 땡....... 땡.........


마을 성당에서 저녁을 알리는 종이 울렸고.... 이반은 악마의 힘을 개방해 까마귀 같은 검은 날개를 펼쳐 날아오르려는 순간!! 광장 쪽에서 애원하는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제발.... 살려주세요!!! 제발....."

이반은 근처 지붕에 올라 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봤다.


광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으며 기사 4명이 여자 둘을 양쪽으로 잡고 십자가 쪽으로 끌고 가고 있었다.

"제 딸과 저는 악마 숭배자가 아닙니다!!!! 여러분들 제발 믿어주세요!!! 제발......"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이를 들은 체도 안 했고 오히려 돌을 던지며 말했다.

"더러운 악마 숭배자 놈 얼른 죽어!!!, 불로 태워 아주 고통스럽 게 죽이자고!!....., 저년의 목을 잘라 마을 앞에 걸어놓자!!!!!"


기사들은 사람들의 분노와 함께 나타샤와 엘리스를 처형대 옆에 앉아 있는 성주 앞으로 데려갔고 나타샤는 그런 그를 보자...... 바지를 붙잡으며 빌었다.

"성주 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발 목숨만은 살려주세요........ 그게 안 되면 저를 죽이시고 제 딸만은 제발..... 제발 살려주세요 "

그 얘기를 듣던 성주는 웃으며 나타샤에게 다가가 귀에 대고 속삭였다.......

"전부 네년이 자초한 일이다...... 크크크 그러게 나의 제안을 받아들였어야지......"


말을 끝낸 성주는 모든 사람이 듣도록 크게 외쳤다.

"이 마녀들을 십자가에 묶어라!!!"

그러자 광장에 사람들은 환호했고 기사들은 철사로 십자가에 나타샤를 먼저 묶었다.

이후 그녀에게 기름을 붓고 불을 붙이는데......


"꺄악!!!!!!!!!!!!!!!!"


불이 붙은 나타샤는 뜨거움에 몸부림치며 귀가 찢어질 듯 비명을 질렀다.

그의 딸 엘리스는 이 상황을 보며 좌절한 채 넋이 나가있었는데........

성주는 그런 엘리스를 보며 생각했다.

'음....... 엄마를 닮아 그런지 미모가 뛰어나군.......... 16살이라 그랬나? 참 아까워........ 나타샤랑 노느라 귀여워해 주지 못했군......'


그리고 시간이 좀 지나고 그리샤의 비명이 사그라들자, 넋이 나간 엘리스를 끌어 십자가에 똑같이 묶었고 기사가 기름을 부으려는 순간!! 하늘에서 벼락이 쳤다.


콰광!!!


벼락은 그대로 기름을 들고 있던 기사에게 떨어져 산 채로 그를 태웠다.


광장의 사람들은 마녀의 저주라며 얼른 그녀를 죽이라 했지만 모두 망설이고 있었고..... 이내 한 명의 기사가 나서 칼을 꺼내 그녀를 찌르려 하는데.....

"이 마녀가!!!! 죽을 거면 곱게 죽어야지!! 죽어!!!!!!!!!"


그때였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이반이 검은 깃털을 휘날리며 광장으로 내려와 기사의 칼을 막고 그의 목을 잡은 채 비틀었다.

광장의 사람들은 로브 때문에 그가 누군지 알 수 없었지만 등에 검은 날개를 보고 악마라 확신하며 혼비백산 도망갔다.


이에 광장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사람들은 먼저 도망치려 밀치고 밟으며 광장에는 죽은 사람이 가득했다.

이반은 이 광경을 보며 생각하는데.....

"광기에 사로잡힌 참으로 어리석은 인간들이군...."

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도망가려다 넘어진 성주에게로 천천히 걸어갔다.

그는 추하게 기면서까지 도망가려 했지만, 불가능했고 이반의 그림자가 성주를 가렸을 때 그는 땀을 흘리며 뒤돌아봤다.


"으.......... 으악!!!!!!"


놀란 성주는 로브를 두른 채 커다란 날개를 펼치고 있는 이반을 보며 말했다.

"ㄴ...... 네놈은..... 누.......... 누구냐?"

이에 이반은 성주에게 천천히 다가가 그의 더러운 가슴에 손을 넣고 심장을 꺼내 그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네놈 같은 쓰레기들이 지배하는 세상을 끝낼....... 구원자......"


끄아아악!!!!!!!!!!!!!


***


성주를 벌한 이반은 불타는 십자가 쪽으로 들어가 나타샤의 사슬을 풀고 불에 탄 그녀와 넋이 나간 엘리스를 둘러메고 날개를 펼쳐 마을을 빠져나갔다.

그러고 어느 드넓은 초원에 착지하였고 불에 탄 나타샤와 엘리스를 내려주는데......

엘리스는 충격에 아직 넋이 나가 있었지만, 불에 탄 자신의 엄마를 보고 이내 정신이 들며 그녀를 껴안고 구슬프게 흐느꼈다.

"ㅇ...... 엄마.... 엄마!!! "


이반은 그녀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봤고 하늘에 넓게 펼쳐진 은하수와 함께 그저..... 그녀가 맘껏 울도록 기다려주었다..........


작가의말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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