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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7.24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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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8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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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7.24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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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장난

DUMMY

"하아암 시간이 너무 안 흘러가네"


나는 학교 수업 시간이 지루한 나머지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실언을 뱉어내고 말았다. 칠판에 여러 수학 공식을 작성 중이시던 수학 선생님이 뒤를 돌아보시며 말했다.


"김민준! 너 내 수업이 지루하다는 거냐?"


"앗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그만···."


주위 친구들이 내 말에 크게 웃기 시작한다. 그렇게 대놓고 웃을 수 있는 것도 수학 선생님이 유쾌한 분이 었기에 가능한 일들이었다.


- 딩동댕동 딩동댕동~~


마침, 수업종료종이 치며 수학 선생님은 숙제를 다음 시간까지 모두 끝마치는 것을 신신당부하며 반을 빠져나갔다.


나랑 가장 친한 현우가 나한테 오며 말했다.


"이번 5학년 여름방학 때 우리 같이 워터파크 갈래?"


"오 좋아 좋아 안 그래도 심심했는데 워터파크가면 신나게 놀아야겠다."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내 책상의 오른 대각선 앞에 앉아 있던 한 여자애가 말했다.


"야! 김민준 수업 시간에 그렇게 예의 없는 행동하지 마!"


공붓벌레 김민지가 씩씩 대면서 말했다. 그녀를 보는 내 볼이 살짝 빨개졌다.


"나도 모르게 나온 걸 나보고 어쩌라고? 열심히 공부해서 서울대나 가세요~~"


괜히 심통한 말을 쏘아붙이고는 교실을 나갔다. 오늘은 입맛이 없는 관계로 점심은 패스하고 만화책을 보러 도서관으로 향했다.


정오의 밝은 햇살과 달리 도서관안은 어두침침했고 학생들은 모두 식당으로 이동했기 때문에 도서관은 텅 비어있었다.


반듯하게 배치되어 있는 수많은 책장을 지나가면서 하나씩 숨어있는 만화책을 찾고 있던 도중 우연히 낡은 책을 발견했다.


책의 표지는 밤하늘보다 어두웠으며 중앙에 기하학적인 별은 피보다 붉은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촉감은 부들부들 한게 벨벳 소재인것 같았다.


"이 불길하게 생긴 책은 뭐야? 오컬트와 관련된 책인가?"


지난 5년 동안 매일 같이 드나들면서 한 번도 보지 못한 책을 보면서 오싹해진 나는 등에 차가운 바람이 이는 것을 느꼈다.


이 책을 펼칠지 말지 마음속에서 순간적으로 여러 번 고민했지만, 악마에게 홀린 듯 저절로 손가락을 움직여 책을 펼쳤다.


***


책을 펴는 것과 동시에 내 눈앞은 컴컴해지고 몸은 지하로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눈이 빛을 다시 찾았을 때는 어두운 공간에 서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고 그곳은 사방이 막혀있었지만 무슨 일인지 주위를 볼 수가 있었다.


"여기는 어디지? 방금까지 학교 도서관에 있었는데···."


그때 뒤에서 성별을 알 수가 없는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곳에 오는 인간은 오랜만이군. 너는 이곳에서 한 가지 문제를 풀게 될 것이다. 문제를 맞히게 된다면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너는 영원히 이곳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알 수 없는 말과 함께 나는 뒤를 쳐다보려고 했지만, 몸을 전혀 움직일 수가 없었다.


"나는 아무도 들을 수 없고, 아무도 볼 수 없다. 하지만 모든 이가 느낄 수 있고 멈추지 못한다. 나는 무엇일까? 네가 한 말에 답이 있다."


수수께끼 같은 말을 끝으로 더 이상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너는 누구야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나한테 원하는 게 대체 뭐냐고!! 날 여기서 당장 풀어∙∙∙∙∙"


한 시간 동안 소리를 지르고 달래가며 갖가지 말들을 쏟아냈지만 더 이상 들려오는 대답은 존재하지 않았다.


결국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수께끼 같은 문제를 푸는 수밖에 없었다.


'나는 아무도 들을 수 없고, 아무도 볼 수 없지만 모든 이가 느낄 수 있다. 이게 대체 무슨 뜻이지'


'그러고 보니까 마지막에 한 말 '너한테 답이 있다.'라고 했는데 그게 무슨 의미일까.'


곰곰이 오늘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곱씹기 시작했다. 학교에 도착해서 수업을 듣다가 4교시에 내가 한 말로 수학 선생님이 화를 내셨어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나질 않네


그렇게 몇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를 만큼 오랜 시간이 지나고.


"지금이 대체 몇 시지, 학교에서는 내가 없어졌다는 것을 눈치챘을까? 눈치챘으면 나를 구하러 와야 하는데"


시답잖은 소리로 점점 희미해져 가는 정신을 붙잡고 있던 와중에 불현듯 한 단어가 떠올랐다.


"시간! 시간이야 아무도 들을 수도 볼 수도 없지만 느낄 수 있고 수업 시간에 시간이 너무 안 간다고 말했었어!"


벼락 치듯이 답을 입 밖으로 토해냄과 동시에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답이다."


그 말을 끝으로 다시 내 정신은 싱크홀처럼 어두운 무저갱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


다시 눈을 떴을 때는 학교 양호실에 누워 있었고 양호 선생님 말씀으로는 점심시간 도서관에 쓰러져있는 것을 보고 양호실로 옮겼다는 것이다.


'내가 있었던 그곳은 대체 어떤 곳이지 적어도 6시간은 지났다고 생각했는데 이상하네 꿈인가?'


결국 내가 진짜로 수수께끼를 풀었던 것인지 기절을 했던 것인지 진실을 알지 못한 채 시간이 흘러 고등학생 2학년 어느 날 도서관에서 검은색 바탕에 붉은색 별이 그려진 책을 다시 발견하게 되었다.


"이 책 혹시 그 책인가?"


잊고 있었던 어렸을떄의 기억들이 봄의 새싹처럼 다시 자라났다. 그 책을 보자마자 악마에 홀린 듯 나도 모르게 손가락을 놀려 책을 폈다.


순간 눈앞이 캄캄해지고 내 몸은 바닥으로 깊게 떨어지고 있었다...

악마의 장난.jpg


작가의말

첫 번째 단편 악마의 장난입니다.

초등학생이 우연히 불길한 악마의 책을 발견해서 벌여지는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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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괴담고등학교 (7) - 완 24.08.08 10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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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괴담고등학교 (5) - 가짜 교장 24.08.06 5 0 10쪽
13 괴담고등학교 (4) - 가짜 교장 24.08.05 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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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괴담고등학교 (2) - 음향실 감금 24.08.03 8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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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시간 여행 (3) 24.08.01 9 0 11쪽
8 시간 여행 (2) 24.07.31 9 0 11쪽
7 시간 여행 (1) 24.07.30 11 0 11쪽
6 악몽의 괴물 (3) 24.07.29 11 0 11쪽
5 악몽의 괴물 (2) 24.07.28 11 0 11쪽
4 악몽의 괴물 (1) 24.07.27 8 0 11쪽
3 고양이가 되었다. 24.07.26 9 0 10쪽
2 하얀 복수자 24.07.25 16 0 11쪽
» 악마의 장난 24.07.24 24 0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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