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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7.24 20:42
최근연재일 :
2024.08.08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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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8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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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담고등학교 (7) - 완

DUMMY

···


・・・


사진 속에서 풀려난 우리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교장실에서 깨어났다.


"으음 잘 잤다."

"여기는 대체 어디지?"

"너희들 교장실에 언제 온 게냐?"

"어라? 방금전까지 수업을 받고 있었는데?"


괴담이 퇴치되자 그와 관련된 사람들의 기억이 삭제된 모양이었다.


나는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몰래 교장실에서 빠져나왔다.


"그런데 윤지는 어떻게 되었을까? 기억을 잃었거나 아니면∙∙∙."


이렇게 생각해 봐야 뭐가 나오겠는가 나는 답답한 마음에 1층 로비를 지나 학교 운동장으로 향했다.


운동장에서 축구하는 남학생들을 지켜보고 있자 반가운 소리가 들려왔다.



띠링!





<퀘스트 완료 : 가짜 교장>


당신은 학교 깊은 곳에서 암약 중이던 가짜 교장을 퇴치했습니다.


가짜 교장의 정체는 교장의 그림자로 그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내가 더 잘할 수 있을 텐데. 저 녀석만 아니면 내가∙∙∙."


욕망을 가진 그림자는 어느 날 자신의 주인을 사진 속으로 삼켰습니다.


그렇게 그림자는 교장이 되었고 사람들을 삼켜가던 중 당신한테 퇴치당했습니다!



"길고도 길었다. 대체 괴담이 얼마나 더 남은 거지?"



띠링!



[축하합니다! 당신은 괴담고등학교의 모든 괴담을 클리어했습니다.]


[괴담 고등학교는 현재 그 부지에 세워지기 전, 일제강점기 시절의 731부대가 인체 실험을 진행하던 장소로 악명이 높았습니다. 731부대는 비인도적인 생체 실험을 통해 수많은 무고한 이들의 목숨을 앗아갔으며, 이로 인해 해당 지역에는 끔찍한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이 부대의 실험은 인간의 생명과 존엄성을 무시한 채 과학적 호기심과 전쟁을 위한 생체 실험에 집중했으며, 그로 인해 사악한 음의 기운이 땅에 머무르게 되었습니다.]


[괴담 고등학교가 세워진 이후, 음의 기운은 더욱 강력해졌습니다. 많은 학생과 교사들이 이곳에서 기이한 현상들을 경험했으며, 이는 자연스럽게 학교 내 괴담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학교는 다양한 이유로 괴담의 온상이 되었습니다.]


[당신은 이제 집으로 돌아갈수있습니다.]



"어라 드∙∙ 드디어 집에 갈 수 있다! 나는 자유인이라고!"


하남은 만세 자세로 운동장을 고라니처럼 뛰어다녔다.


운동장에서 축구하고 있던 남학생들은 공을 차던 동작을 멈추고, 하남을 바라보며 수군거렸다.


여학생들도 빵을 입에 물고 당황한 표정으로 서로 눈치를 보며 하남을 힐끔거렸다.


"처음 보는 앤데 야 재 누구냐?"

"우리 학교에 저런 관종이있었다니."


그들의 눈빛 속에는 놀람과 동시에 비웃음이 서려 있었다.


하지만 하남은 상관없었다. 누가 미친놈이라고 손가락질해도 웃으면서 받아줄 수 있다.


지금까지 졸리지는 않았지만, 괴담을 클리어하느라 잠도 거의 자지 못했다.


집에 들어가면 따뜻한 욕조에 들어가서 몸을 녹이며 밀린 예능을 보고 싶다.


"하하하하하하하 애들아 안녕 나는 집에 갈게!"


미친놈을 목격한 학생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각자의 일을 다시 시작했다.


탁! 탁! 탁!


하남은 전속력으로 달려 학교 정문을 바람처럼 그대로 통과했다.


그의 앞에 보이지 않는 장애물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학교에 가득했던 원망이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었다.


"야 임마 점심시간에 너 지금 어디가!"


저 멀리 뒤에서 고릴라 닮은 선생님이 하남을 손가락질하며 소리 지르고 있었다.


하지만 상관하지 않는다. 지금 앞에 대통령이 지나가도 그냥 지나갈 수 있었다.



그렇게 전속력으로 얼마 동안이나 달렸을까? 하남의 눈앞에 아파트가 보였다.


"드디어 집에 돌아갈 수가 있어 그리웠다. 공동 혁신도시 빛가람 대방 엘리움 로얄카운티 104동 1105호!"


문을 열자, 소파에 낮잠을 자는 엄마가 보인다.


"엄마 나왔어!"


"으악 깜짝이야! 엄마 겁 많은 거 알면서 왜 그래!"


평소 겁이 많은 엄마는 소파에서 튕겨져 나왔다..


"그런데 하남아 지금 점심시간 아니니? 집에는 무슨 일로 왔어?"


"엄마 그게 무슨 소리야 나 학교에 5주 동안 갇혀있었는데."


아들의 말을 들은 그녀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는 이내 눈썹을 찡그렸다.


"너 지금 엄마한테 장난치는 거야? 설마 점심 먹으려고 집에 온 거 아니지? 당장 학교로 다시 돌아가!"


매몰찬 엄마의 등짝 스매시를 맞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게 된 그는 얼굴에 꽃이 피어있었다.



***



시간이 흘러 다음 날 아침 학교에 간 하남은 평소와 달랐다.


"안녕 지수야! 안녕 상훈아!"


평소였으면 먼저 인사를 절대하지 않았겠지만, 괴담에서 풀려난 뒤로 세상이 아름다워 보였다.


"안녕 윤지야!"


"안녕"


가짜 교장을 퇴치하는 데 큰 도움을 준 윤지한테도 밝게 인사를 했다.


그녀는 기억을 못 하겠지만 하남은 큰 유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탁!


윤지가 하남의 책상 위에 검은색 무전기를 놓았다.


"도와줘서 고마웠어 하남아 이제 돌려줄게."


"하하 도와주는 거야 친구끼리 당연히∙∙∙∙?"


도와줘서 고마웠다고? 이상하다 윤지는 가짜 교장과 생긴 일을 기억하지 못할 텐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윤지를 쳐다보자, 그녀는 환한 미소로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설마 내가 까먹었다고 생각한 거야?"


"까먹은 게 아니었어? 다른 학생들이나 교장선생님은 아무것도 기억 못 하길래 너도 그럴 줄 알았어."


"나 빼고 다른 사람들은 전혀 기억하지 못하더라. 내가 그림자를 퇴치해서 그런가?"


윤지는 어딘가 모르게 표정에 생기가 있었고 자신감에 차 있었다.


"아 맞다 그리고 너한테 한 가지 더 고마운 게 있어. ∙∙∙사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엄마한테 잡혀 살았거든 그런데 너와 함께 이런저런 일을 겪으면서 용기가 생겼어! 지금은 엄마 말 잘 안 들어"


그러고 보니 윤지는 엄마한테 강도 높은 교육을 받고 있었다. 처음 만났을 때와 표정이 많이 달라졌더라니


"지금은 외할아버지랑 같이 살아 아무래도 지금 엄마랑은 약간 껄끄러워졌거든 하지만 괜찮아 결국 우리는 가족이니까 엄마도 나를 이해해 주실 거야."


하남은 순간 잘된 일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없었지만 윤지가 자유로워 보여서 그저 웃으며 지나갔다.



그렇게 하남과 윤지는 그날 하루 종일 같이 다니면서 가짜 교장에 대해서 이러쿵저러쿵 대화를 나눴다.




***



"학교 정문을 통과하는 게 이렇게 기분이 좋을 줄이야."


하남은 학교 정문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어제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달려서 집까지 뛰어갔지만, 사실 집까지 생각보다 제법 멀었다.


처음 등교할 때도 지하철을 타고 등교를 했었다.


그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지하철 계단을 내려갔다.



승강장에 서 있자 경쾌한 음악과 함께 지하철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잠시 후 용산행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승강장 뒤쪽으로 물러나 주시기를 바랍니다."


취이이이--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내리고 타기를 시작한다. 나는 지하철에 얼른 올라탄 다음 눈앞에 보이는 빈자리에 앉았다.


"하암~"


왜 이렇게 졸리지? 괴담을 클리어하느라 심력 소모가 컸나?


무거워진 눈꺼풀과 한참을 씨름하다 나는 깜빡 잠들고 말았다.



"다음은 회 뜨기~ 회 뜨기입니다."


선잠을 자고 있을 때 귓가에 의미를 알 수 없는 음성이 들려왔다.


회 뜨기가 무슨 말이지?


그때 갑자기 들려오는 커다란 비명소리


"까아아아악!"


깜짝 놀라 소리가 들린 방향을 쳐다보니 사람들이 한 줄로 멍하니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맨 앞사람 양옆에는 커다란 회칼을 든 난쟁이가 여성을 자르고 있었다.


사각. 사각.


강렬한 피 냄새가 코를 찌르고 귀가 아플 정도로 비명을 지르던 여자는 얼마 안 가 정신을 잃었다.


빌어먹을 또 괴담에 휘말려 든 건가?


상황을 보아하니 괴담에 휘말린듯하다. 학교를 가기 전에 굿이라도 한번 받고 갈걸


"다음은 도려내기 도려내기 입니다."


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오자, 이번에 두 난쟁이는 톱니 모양 숟가락 같은 것으로 그 뒤에 있는 남성의 눈을 도려내기 시작했다.


무표정이었던 그의 얼굴은 고통으로 끔찍한 형상으로 바뀌고, 고막이 찢어질 정도로 큰 소리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두려움에 떨면서 주위를 지켜보던 나는 옆에서 툭툭 치는 손길에 놀라 옆을 쳐다봤다.


"하남아 우리 괴담에 휘말린 것 같아"


옆에는 윤지가 어느새 앉아 있었다.


"학교에서 깜빡 잠이 들었는데 어느새 지하철에서 깨어났어 혹시 지금 어떻게 된 건지 알아?"


불안한 표정의 윤지를 지켜보던 그때



띠링!



[원숭이 꿈 괴담과 조우했습니다. 괴담을 풀지 않으면 당신은 영원히 이곳에 갇히게 됩니다]


이곳은 학교 괴담과는 다르게 실제로 사람이 죽는 괴담이었다.


난생처음 느끼는 공포감에 나는 바지에 오줌을 지릴뻔했다.


학교 괴담은 튜토리얼이었던 건가?


어휴 한숨이 절로 나왔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괴담이 남아있는지 몰랐지만 이제 하남은 겁먹는 것을 그만두었다.


"야 이 새끼들아! 동작 그만!"


내 목소리에 난쟁이들이 작업 도중 나를 힐끔 보더니 한 손에 전기톱을 들고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윤지야 튀자!"


나는 윤지의 손목을 잡고 다음 지하철 객차로 달려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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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담고등학교 (7) - 완 24.08.08 11 0 9쪽
15 괴담고등학교 (6) - 가짜 교장 24.08.07 5 0 12쪽
14 괴담고등학교 (5) - 가짜 교장 24.08.06 5 0 10쪽
13 괴담고등학교 (4) - 가짜 교장 24.08.05 8 0 11쪽
12 괴담고등학교 (3) - 음향실 감금 24.08.04 8 0 11쪽
11 괴담고등학교 (2) - 음향실 감금 24.08.03 8 0 11쪽
10 괴담고등학교 (1) - 그네의 울음소리 24.08.02 9 0 11쪽
9 시간 여행 (3) 24.08.01 10 0 11쪽
8 시간 여행 (2) 24.07.31 9 0 11쪽
7 시간 여행 (1) 24.07.30 11 0 11쪽
6 악몽의 괴물 (3) 24.07.29 12 0 11쪽
5 악몽의 괴물 (2) 24.07.28 11 0 11쪽
4 악몽의 괴물 (1) 24.07.27 8 0 11쪽
3 고양이가 되었다. 24.07.26 9 0 10쪽
2 하얀 복수자 24.07.25 16 0 11쪽
1 악마의 장난 24.07.24 24 0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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