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S급 공무원이 힘을 안 숨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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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훤
작품등록일 :
2024.07.26 0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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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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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4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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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급 공무원이 힘을 안 숨김(11)

DUMMY

“그건 뭐예요?”


임연희는 신줏단지 모시듯 담요에 고이 모셔져 있는 거대한 알을 보며 말했다.

유명한 헌터에게 받았다고만 했던 알이다.

붉은빛이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알.


“명한이 형한테 받은 거요.”

“명한이··· 형이요? 언제 그렇게 친해졌어요?”

“원래 남자들끼리는 치고받으면서 친해지는 거예요. 그날 형동생 하기로 했어요.”

“치기만 하지 않았어요?”

“아무튼. 아주 비싼 알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요? 음··· 자, 잠깐만요! 공무 수행 중에 알을 받았다구요? 이거 뇌물이잖아요?”

“에이~ 공무 다 끝나고 받은 겁니다. 형동생 된 기념으로.”

“정말요? 저걸 대가로 혜택을 주거나···.”

“절대요. 무상으로. 아끼는 동생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했습니다.”


물론 석두의 저 험상궂은 표정으로 알을 달라고 하는데 기브앤테이크를 논할 강심장이 몇이나 있겠냐마는.

어쨌든 그는 결백하다는 듯했다.


“이게 시세가 3억은 한대요.”

“히익! 그렇게나 비싸요?”

“그 유명한 펫이 나온다고 하던데요?”

“펫이요?”

“네. 근데 뭐가 나올진 모른다고 하네요.”

“드래곤이나 막 유니콘 같은 거요?”


임연희도 몇 번 들어본 적이 있었다.

헌터 중에서 펫을 데리고 다니면서 던전을 돈다는.


펫이 기본적으로 얻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태어난다고 전부 주인으로 각인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보편화되지 않은 개념이라 그녀에게도 꽤 신기했다.


“그럼 저희 사무실에서 펫 키우는 거예요? 아~ 힐링 되고 진짜 좋겠다.”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이거 비싸게 팔 건데요? 지금 교환소에 알아보는 중입니다. 수요가 있는지.”

“이, 이걸 그냥 팔아요? 안 키우고?”

“당연하죠.”

“벌써 이렇게 정들었는데? 봐요! 뀨웅~ 하면서 불쌍한 눈으로 쳐다보는 게 안 보여요?”

“알에 눈이 어딨다고.”

“T발 C죠?”


임연희는 석두가 꽤 편해졌는지 곧잘 농담도 서슴없이 해댔다.

둘이 티격태격 하는 도중에.

알이 흔들거리기 시작했다.


쩌적.

하는 소리와 함께 알에 금이 갔다.


“애꿎은 알에 눈 찾지 마시고. 이거 팔면 회식 쏠게요.”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작고 소듕한 펫···.”

“고양이라도 한 마리 분양하시죠?”

“고양이는 이미 키우거든요?”


컹컹.


“음?”

“음?”


석두와 임연희는 동시에 알이 있었던 자리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거기엔 있어야 할 알은 온데간데없어지고.

붉은 갈퀴의 강아지가 다소곳이 앉아 있었다.


“어머··· 너무, 너무 귀엽다아!”


임연희는 사랑에 빠진 표정으로 강아지에게 달려갔다.


콰직.


“끼아아악!”


반가운 마음에 손을 뻗은 순간.

손을 덥석 물었다.


“아, 아파요.”


날카로운 이빨 때문인지 피가 철철 난다.


“일단 의무실 좀 다녀오세요.”

“네. 히잉. 나중에 저도 쓰다듬을 거예요!”


임연희가 나가고.

난감한 듯 강아지를 바라보는 석두.


원래는 알인 채로 팔려고 했다.

그런데 부화해 버렸네.


“좀만 더 늦게 태어나지. 원래 무엇이라도 될 수 있을 때 가치가 더 높은 건데. 그냥 개새끼잖아.”


컹컹.


원망하듯 짖는 강아지.

강아지지만 늠름한 것이 꽤 잘 생겼다.

비싼 값에 팔릴지도.


“쯧. 하필이면 개과가 나올 게 뭐냐. 아직 주인 각인 하지 마라.”


특히 개과 펫이 주인 각인을 하게 되면 팔지 못할 정도로 충성하기에 골치가 아프다.

개과 중에서도 고위 펫은 주인을 직접 선택한다는 말도 있었다.

어떻게든 주인 각인을 미뤄서 비싼 값에 팔아야 한다.


컹!


그때.

강아지가 어느새 석두의 앞에 앉아 있었다.

맑고 초롱초롱한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어? 이거 좀 묘한데?”


엉덩이를 들썩이는 녀석.

무언가 저지를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그 순간.

화륵.


불길과 함께 강아지는 석두의 품으로 뛰어들었다.

순식간에 강아지는 목걸이가 되어 그의 목에 걸렸다.


“이, 이게 뭐야.”


이미 늦었다.

강아지는 석두를 주인으로 정한 거다.


“저 왔어요!”


붕대를 칭칭 감은 손을 하고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는 임연희.


“강아지는요? 저도 만질래요!”

“여기.”


석두가 가리키는 목걸이를 보고는 멀뚱멀뚱 보고만 있는 그녀.

아까 그 강아지가 저 목걸이가 됐다는 말인가.

그녀는 그런 표정으로 멍하니 목걸이만 볼 뿐이었다.


갈퀴가 뻗은 두상의 형태로 변한 목걸이는 붉은빛이 감돌았다.

이런 식으로 아이템으로 변하는 펫은 초고가로 분류된다.

문제는 개과기 때문에 분양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


주인으로 정한 사람 이외에는 따르지 않는다.

그게 개과 펫의 특징이었다.


‘이거 팔아서 전셋집 탈출하려고 했는데.’


아쉬운 마음에 애꿎은 목걸이만 매만지는 석두.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임연희는 그의 펫이 보고 싶었다.


“다시 불러내 주세요! 네? 제발요!”

“뭐하게요?”

“쓰다듬고 싶어요.”

“잠시만요.”


목걸이를 툭툭- 치며 나오라고 속으로 말하자 화륵- 하며 불길이 치솟더니 이내 바닥에 강아지가 헥헥거리며 소환됐다.


“어머! 너무 귀여워. 근데 털이 붉은빛이 도는 거 보니까 딱 켈베로스가 생각나요. 지옥의 파수견.”


어쩌다 애견인이 되어버린 석두는 꽤 괜찮은 이름이라 생각했다.

지옥의 파수견, 켈베로스.


“그러니까 줄여서 케로!”

“예?”


갑자기 귀염뽀짝해진 이름에 당황한 석두.

분명 방금까지만 하더라도 빌런 다 씹어먹을 거 같은 이름이었는데.

지금은 임연희 무릎에 누워서 쓰다듬을 당하는 애완견으로 전락해 버렸다.


컹컹.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 녀석도 케로라는 이름이 마음에 드는 모양이었다.


“케로.”

컹컹-


역시.

반응한다.

졸지에 이 녀석의 이름이 케로가 되어버렸다.


“너무 귀여워! 전 이때까지 고양이가 최고라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케로를 보니까 또 생각이 바뀌네요?”

“하하. 뭐. 네.”


예상치 못했던 가족이 한 명, 아니 한 마리 더 늘었다.



*



토요일.


평소라면 늘어지게 늦잠을 자겠지만 한 약속이 있으니 아침 일찍부터 던전으로 출근하는 석두.

오늘은 신선아와 한 약속을 지키는 날이었다.


안 그래도 골치 아팠던 최종국의 소재를 파악하는 데 지대한 공을 세웠으니, 펑크를 내지도 못할 상황이었다.


경기도 일대의 6급 던전.

이곳에서 신선아와 단둘이서 던전 클리어를 하는 날이다.


던전은 결계가 처져 있는데.

신화 그룹의 결계 능력자가 아마 쳐놓은 것 같았다.


혹 다른 그룹에서 약탈하거나 빌런에게 털리지 않기 위해 대기업은 이런 식으로 결계 능력자의 힘으로 보호하곤 한다.

특별한 인식코드로만 입장할 수 있게.


“빨리 왔네요?”

“약속이니까요.”


반쯤 감긴 눈으로 인사하는 석두.

그에 반해 아침 일찍부터 초롱초롱함을 과시하는 신선아였다.


하얀 운동화에 장비 착용을 위해서 검은 타이즈를 전신에 착용한 모습.

거기다 풀어헤친 머리를 포니테일로 질끈 묶은 모습은 평소랑 또 다르게 느껴졌다.


“석두 씨가 쓸 장비도 좀 챙겨왔거든요?”

“아. 저는 괜찮습니다.”

“그냥 대여품이 아니라. 명품으로만 준비했어요. 저희 직속 대장장이가 만든 최고 품질의 장비들이에요. 없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걸요?”


석두는 평생 장비는 쓰지 않았다.

거추장스럽다고 생각해서.


그의 능력은 싸울수록 강해지는 것이다.

마력도 높아지지만, 신체도 단련된다.

마치 용볼 찾는 만화에서 나오는 전투종족 사이아인처럼.


그러니 딱히 장비가 필요하다 느끼지 못했었다.


“전 이 목걸이만 있으면 됩니다.”

“흐음.”


신선아는 석두의 목에 걸린 목걸이를 유심히 살폈다.

미세하게 마력이 흘러나오는 걸로 봐서는 특수한 아이템으로 보였다.


“불속성이네요?”

“눈이 좋으시네.”

“전 분석하는 게 특기거든요.”

“그쪽 능력입니까? 상태창이나 그런 걸 보는?”

“아니요. 그런 S급 능력은 안타깝게도 아니에요. 그냥 마력이 높은 전사 정도로만 생각해 주세요. 특기는 스스로 개발한 거거든요. 어릴 때부터 뿜어져 나오는 마력의 미세한 흐름을 연구했어요.”


석두에게는 도무지 가늠이 되지 않는 특기였다.

미세하게 다른 흐름을 파악해서 분석한다고?


“농담이에요. 그런 게 어딨어요. 그냥 신화 그룹에서 나온 분석기예요. 지금 렌즈로 착용한 거 보이나요?”

“아. 네.”

“여기에 신화 그룹에서 분석하고 연구하고 모은 자료가 모두 담겨 있어요. 이걸 바탕으로 전투력이나 속성 같은 걸 분석하는 거예요.”


국정원에도 그들만 사용하는 특수한 렌즈는 있었다.

물론 석두는 이상한 글씨가 공중에 떠 다닌다며 불편하다고 안 썼지만 말이다.


“아무튼! 진짜 장비 필요 없어요? 렌즈라도 드려요?”

“아니요. 저는 맨몸이 편합니다. 장비 끼면 오히려 전투력이 반감하는 스타일이라서.”

“뭐. 알겠어요. 그럼 일단 게이트 쪽으로 가시죠. 거기 피팅룸에서 장비 좀 착용할게요.”


결계를 지나서.

게이트 앞에 도착했다.


1-5급 던전은 던전 관리인이 상주한다.

하지만 6급 이상부터는 길드나 기업 혹은 정부에서 관리하기에 관리인은 없었다.


“저는 장비 좀 입고 올게요. 여기서 좀 기다려요.”

“네.”


신선아가 장비를 착용하러 간 사이.

주변을 둘러보았다.


분명 결계가 처진 곳이지만.

누군가 출입한 흔적이 보였다.


‘기우겠지.’


던전 관리에 전문가들이다.

특히 업계 1위라는 신화 그룹의 던전이지 않은가.


“짠! 어때요?”


그 사이.

신선아가 장비를 착용하고 밖으로 나왔다.


은빛으로 빛나는 개량된 풀플레이트 갑옷.

은은하게 푸른빛을 띠는 검신이 긴 검.

전형적인 전사의 모습이었다.


“반한 건 아니죠?”

“그럴지도?”

“훗, 받아주니 기분 좋은데요? 근데··· 정말 그러고 들어가도 되겠어요?”

“물론이죠.”


맨손으로 빌런 때려잡던 석두다.

고작 6급 던전에서 장비를 끼는 건 부끄러운 일이지.


“좋아요. 그럼. 레이디 퍼스트. 제가 먼저 들어갈 테니까. 그쪽은 따라 들어와요.”

“원래 보디가드가 먼저 들어가서 상황을 살피는 거 아닙니까?”

“에이~ 그냥 명목상 그랬던 거고. 혹시 신정우 새끼가 이상한 짓 한 게 아닌가 싶어서 그랬던 거예요. 근데··· 괜찮은 거 같아요.”

“뭐. 원하시는 대로.”


신선아는 장비에 결함은 없는지 이리저리 돌려보고 스트레칭을 하며 확인했다.

점검이 끝나고.

게이트 앞에 선 둘.


“준비됐죠?”

“물론.”

“그럼 던전에서 봐요.”


게이트로 들어가는 신선아.

그리고 석두도 지체없이 뒤따라 들어가려던 찰나.


치지직-


붉은 번뜩임과 함께 게이트의 푸른색이 붉게 변했다.

마치 석두를 거부하는 듯한 반응이었다.


“음? 이게 뭐야?”


게이트가 각성자를 거부하는 경우가 있나?

그는 전문 헌터가 아니니 이런 상황에 취약했다.

하지만 그런 얘기는 들은 적이 있었다.


제한이 걸린 던전에 누군가 추가로 들어가려고 할 때.

게이트가 거부하며 붉게 변한다고.


그렇다는 말인즉.

던전 안에는 신선아를 제외한 다른 이가 이미 들어가 있다는 뜻이었다.


석두가 아까 봤던 미심쩍은 흔적.

그저 기우라고만 생각했던 게 기우가 아니라는 걸 확인한 그는 주먹을 게이트에 내질렀다.


치지직-


주먹은 이내 시커멓게 탔다.

제한이 걸린 게이트를 뚫으려는 침입자를 방어하는 시스템이라도 가동된 듯했다.


쓰라린 주먹을 쥐었다폈다하며 생각에 잠긴 석두.

역시 사람은 머리를 써야 한다.

특히 석두는 머리를 쓰는데 탁월한 재능이 있었다.


던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이니 그저 기다리거나 밖에 지원을 요청할 시간 따위는 없다.

제한이 걸린 게이트를 뚫기 위해선 그의 머리가 유일한 희망이었다.


“흠. 머리를 쓸 때가 왔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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