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령계 VVVIP의 탑 등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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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게죄
작품등록일 :
2024.08.05 09:19
최근연재일 :
2024.08.1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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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5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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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3. 이게···정령?

DUMMY

메시지와 함께 눈앞에 등장한 정령들.


“어. 음.”


이번에도 유진의 상상과는 다른 형태의 정령들이 튀어나왔다.


“그러니까······. 이 반딧불들이 정령이라는 거예요?”


반딧불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했다.


손톱만 한 크기의 전구가 빛을 내는 것처럼 색이 다른 빛들이 둥둥 떠 있을 뿐이었으니까.


감정의 정령은 대답하는 대신 더 확실한 방법으로 눈앞의 존재들이 무엇인지 확인시켜주었다.


마치 게임처럼 정령들의 머리 위로 정보가 나타났다.


<구원자 전용 건강 관리팀>


“······건강 관리팀?”


정령과 건강 관리가 무슨 상관인가 싶었지만, 정령의 정체를 확인하자 그 의문이 풀렸다.


<피의 원시 정령>

<체온의 원시 정령>

<호흡의 원시 정령>

<피부의 원시 정령>


“아니. 무슨···.”


정령이라고 하면 자연, 순수가 떠오르기 마련이다. 이런 정령이 있을 거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게다가 이들은 그냥 정령이 아니었다.


“원시 정령은 또 뭐야?”


그 답은 감정의 정령이 대답해 주었다.


-진짜 정령이 되기 전 단계. 아직 정령이라고 부르기엔 미숙한 상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미숙하다?

요란한 등장과는 조금 다른 설명.


하지만, 실망하기엔 일렀다.


-막 각성한 유진님을 위해 정령왕들께서 특별히 제작한 정령들입니다. 원시 정령들의 힘이 미약하기에 처음부터 지닐 수 있고 그 효과 또한 확실합니다.


무려 정령왕들이 만든 특별한 정령들.

실망 대신 기대감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그 효과가 뭔가요?”

-음. 지구식으로 표현하자면 만수무강 하실 수 있습니다.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게 되는 거죠.

“어. 음. 확실히 좋은 효과긴 한데······.”


아직 젊은 유진에겐 딱히 체감이 되지 않는 효과였다.


유진이 떨떠름한 반응을 보이자 감정의 정령이 다급히 입을 열었다.


-질병으로부터 해방되는 겁니다. 그 외에도 독이나 바이러스 같은 것들도 저 정령들만 있다면 문제없습니다. 앞으론 감기조차도 걸리지 않으실 겁니다.

“오. 그건 확실히 좋네요.”


유진이 관심을 보이자 감정의 정령은 그 외 다른 효과들을 쏟아냈다.


-게다가 언제나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탑을 등반하는 극한 상황에서도 정령들이 육체를 완벽하게 지원해 줄 겁니다.

“맨 처음 이 정령들은 준 이유가 있었네요.”

-맞습니다. 그 외에도 자잘한 효과론 피부가 좋아지고, 몸에서 나는 냄새가 사라지며 ······.


여기까지 말한 정령이 나지막이 속삭였다.


-남자한테도 참 좋습니다.

“······.”


유진은 조용히 엄지를 치켜들었다.

정령왕들의 배려에 찬사를 보내며.


-바로 사용해보시겠습니까?

“좋죠. 어떻게······.”


방법을 묻기도 전에 정령들이 자연스럽게 유진의 몸에 흡수되었다.


깜짝 놀랐던 것도 잠시.


“······어?”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정령이 몸에 들어와 뭔가 극적인 변화가 생길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닌 모양이었다.


-이제야 정령을 소환할 준비가 끝났습니다.

“······예?”

-지금까지는 전부 사전 준비일 뿐이었습니다. 본격적인 건 정령을 소환한 뒤부터 시작입니다.


듣고보니 틀린 말도 아니었다.

제대로 된 소환은 아직인 상황.


“그럼, 탑에 들어가야 하나요?”


등반자가 이능의 힘을 사용하려면 탑에 들어가야 했다.


탑 밖에선 등반자라고 해도 일반인이나 다름 없었으니까.


이건 법칙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그럴 필요 없습니다.


감정의 정령은 그 법칙을 정면으로 거부했다.


-탑 밖에서 정령의 힘이 제약되긴 하지만 소환하지 못할 정도는 아닙니다.

“······탑 밖에서도 소환할 수 있다고요?”

-예. 소환하실 수 있습니다.

“와. 이건 진짜···.”


정령이야 탑 밖에서도 힘을 사용할 수 있는 건 알고 있었지만, 설마하니 소환도 가능할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이게 진짜라면 유진에게 탑 밖에서 이능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제한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얼른 소환해보죠.”


유진은 이게 진짜란 걸 빨리 확인하고 싶었다.


-예. 그럼, 소환에 앞서 몇 가지 설명하겠습니다.


유진이 고개를 끄덕이자 감정의 정령은 설명을 이어갔다.


-정령은 그냥 무작위로 소환되는 것이 아닙니다. 감정의 정령인 제가 지금까지 확인한 정보를 토대로 유진님께 가장 필요한 정령이 소환됩니다.


그 말에 유진은 탄성을 터트렸다.


“설계 미쳤네. 진짜.”


유진을 찾아온 정령이 감정의 정령이어야 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 있었다. 완벽하게 유진을 지원하기 위해 이 모든 걸 설계해 놓은 것이었다.


-그렇다고 자동으로 선택된 정령만 소환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유진님께서 원하는 정령을 소환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심지어 선택권도 있었다.


-다만, 지금은 꼭 필요한 정령이 존재하니 필요한 정령을 소환하시길 요청드립니다.

“그렇게까지 말하는 걸 보니 중요한 정령인가 보네요.”

-예. 그렇습니다. 지금 소환될 정령은 건강 관리팀 팀장입니다.

“아.”


건강 관리팀 팀장이란 말에 맥이 빠지려던 것도 잠시.


-건강 관리팀은 팀장의 유무가 정말 큽니다. 팀장이 있다면 단순히 건강 관리를 넘어 향상까지 가능합니다.

“음. 조금 더 직관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지구식으로 표현하자면 ‘자동운동’이 가능합니다.

“······진짜?”


남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몸이 하나쯤 있다. 물론, 꿈만 꾼다. 그 몸을 만드는데 필요한 운동이 얼마나 힘든지 알기에.


그런데 자동운동이 있다면?!


꿈이 자동으로 완성된다.


-예. 게다가 당장 탑 등반에도 도움이 될만한 정령입니다.


자동운동도 되고, 탑 등반에 도움도 된다?

이건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당장 하죠.”

-그럼, 곧장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직접 사용하는 첫 이능.

그 방법은 생각 외로 간단했다.


-강렬하게 정령 소환을 바라시면 됩니다.

“그게 끝인가요?”

-예. 강하게 염원하시기만 하면 됩니다.

“음. 알겠습니다.”


그렇게 대답한 유진은 이내 속으로 정령이 소환되길 염원했다.


‘와라! 정령아 와라!’


이게 맞나 싶었지만, 다행히 틀리진 않았던 모양이었다.


-더 강하게 염원하셔야 합니다!


감정의 정령은 지금의 방법이 틀리지 않았다는 듯 강도만 높이라고 요청했다.


‘와라!! 소환되라!!’


유진의 감정은 점점 더 고조됐고.


-더 강하게! 간절함을 더 담아서!


그에 따라 감정의 정령 또한 목소리를 높였다.


그렇게 점점 고조되던 감정은-.


-감정을 터트리셔야 합니다! 세상을 향해 유진님의 염원을 보여주십시오!


입 밖으로 터져 나왔다.


“나와라! 자동운동! 운동 날로 먹게 해달라고!!”


날 것 그대로의 적나라한 욕망.

그 욕망은 염원이 되어 변화를 일으켰다.


[정령계의 축복이 발동됩니다.]

[정령이 축복에 이끌려 소환됩니다.]


샛노란 빛과 함께.


-충성! 자동운동 부름을 받았습니다!


새로운 정령이 나타났다.


파직. 파직.


스파크가 일렁이는 번개 모양의 정령이.


***


<구원자 전용 건강 관리팀>

<팀장-번개의 정령>


머리 위로 나타난 정보를 확인하지 않아도 그가 무슨 정령인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다.


‘누가 봐도 번개잖아.’


애초에 모양 자체가 번개 이모티콘 모양이었다.


그런 번개의 정령 주위로 이따금 튀는 스파크는 너무나도 멋졌지만-.


-충성! 건강 관리팀 팀장. 번개의 정령 인사드립니다! 최선을 다해 모시겠습니다!


말투가 묘하게 가볍고 경박하게 느껴졌다.


‘간신배? 약간 그런 느낌인데.’


이런 유진의 생각이 옳다는 걸 증명하듯.


-크. 이런 영광스러운 기회를 주셔서 팀의 영광입니다. 역시 아우라가 엄청나십니다!


번개의 정령은 아부가 넘쳤다.


“아. 음. 안녕하세요?”

-아이고 말 편하게 해주십쇼. 그냥 종놈 부리듯 부려주시면 됩니다.


이쯤 되니 감탄이 나왔다.

대놓고 이러기도 쉽지 않은 법.


과연 팀장은 달라도 뭐가 달랐다.


‘사내 정치로 올라온 건가? 아니. 근데 정령들도 사내 정치가 있나?’


이러면 실력이 문제였다.


원래 모든 게 뛰어날 수 없듯 사내 정치 능력이 뛰어난 이들은 보통 업무 능력이 떨어지기 마련이었으니까.


하지만 이건 유진의 섣부른 걱정이었다.


-말투가 좀 경박하긴 해도 실력은 확실하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왕께서 직접 선별하신 정령입니다.


감정의 정령의 말에 번개의 정령이 설명을 덧붙였다.


-맞습니다. 전 실력 하나로 이 자리까지 올라왔습니다. 아. 죄송합니다. 하나 더 있었습니다. 구원자님의 은혜! 가장 중요한 걸 빼먹을 뻔했습니다.


그렇다면 이건 성격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았다.


‘하긴 사람도 다 다른데 정령도 다르겠지.’


유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그렇군요.”

-말씀 편하게······.

“그건 제가 편할 때 편하게 할게요. 그보다 팀장님의 능력이 궁금해요.”

-넵! 바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번개의 정령은 곧장 자신의 능력을 설명했다.


-그 들어 보셨을 겁니다. 인간 몸이 전기 신호로 움직인다는 거. 제 특기가 바로 그겁니다. 그 전기 신호를 살짝 조절해서 뉴런, 그러니까 신경세포를 통해 다른 원시 정령들을······.


설명을 완벽히 이해할 순 없지만, 큰 틀은 이해할 수 있었다.


번개의 정령은 원시 정령들을 통솔하는 지휘자이자 그들의 효과를 배가시키는 존재인 것 같았다.


왜 그가 팀장인지 알 수 있었다.


다만, 이렇게 자세한 설명은 필요 없었다.

애초에 저걸 전부 이해할 리 없었으니까.


유진이 그렇게 생각한 순간.


-아이고 죄송합니다. 제가 팀장 논문을 쓸 때 워낙 고생해서 이렇게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절주절 설명하려고 하는 버릇이 있습니다.


아니. 그런 버릇은 없다.

그저 유진이 관심 없어 보이니 끊었을 뿐.


-입으로 떠드는 건 여기까지 하고 직접 보여드리겠습니다.


번개의 정령은 곧장 유진이 관심을 보일만한 내용으로 넘어갔다.


“직접이요?”

-예. 체형 교정 및 노폐물 제거 서비스 이용해보시겠습니까? 탑을 등반하며 레벨을 올리기 전에 이용하시길 강력 추천합니다.


체형 교정과 노폐물 제거.

마치 에스테틱에서나 할법한 서비스.


-저도 추천해 드립니다. 더 완전한 육체를 보유할수록 레벨 상승 시 더 많은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오. 그래요?”


이건 안 받을 이유가 없었다. 유진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번개의 정령은 호객하듯 설명을 덧붙였다.


-피부는 깨끗! 숨겨진 키가 짜잔! 해묵은 피로가 싹 사라지는 부가 효과까지 있습니다!

“그럼 한 번 받아 볼까요?”

-현명하신 선택이십니다. 최선을 다해 모시겠습니다.


번개의 정령은 그렇게 호들갑을 떤 뒤.


-여기 바닥에 그냥 편하게 누워주시면 됩니다.


유진이 그 말대로 바닥에 눕자 번개의 정령은 속삭이듯 말했다.


-한숨 푹 자고 일어나시면, 완전히 달라진 본인을 마주하실 수 있을 겁니다.

“······자라고요?”


지금 상황에 갑자기 잠이 올 리 없었다.


그런데 그런 생각과는 달리-.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천천히 잠이 올 테니까요.


유진의 눈이 천천히 감겼다.

그리고 이내 잠에 빠져들었다.


곧이어 두 정령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금껏 관찰한 자료를 출력합니다.

-아주 좋습니다. 내일 당장이라도 탑 등반하실 수 있게 완벽하게 서비스 진행하겠습니다.

-작업을 감정하며 최적의 방향을 제시하겠습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이내 유진의 몸이 들썩이며.


우드득. 드드득.


변화가 시작됐다.


작가의말

부디 재미있게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59 뽜이팅
    작성일
    24.08.10 14:02
    No. 1

    아.. 정말 탐나는 정령... 작가님 인간의 욕구를 참 잘 아시는군요... ㅋㅋㅋㅋㅋ
    이런 정령 처음이예요 ㅋㅋㅋㅋ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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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013. 히든 임무를 노린다 24.08.15 700 26 12쪽
12 012. 4대 속성 정령 (2) +1 24.08.14 757 26 12쪽
11 011. 4대 속성 정령 (1) +1 24.08.13 792 26 12쪽
10 010. 새로운 정령(3) +1 24.08.12 848 25 11쪽
9 009. 새로운 정령(2) +2 24.08.11 903 24 13쪽
8 008. 새로운 정령(1) +2 24.08.10 998 24 13쪽
7 007. 강차장 일한다! +2 24.08.09 994 28 14쪽
6 006. 미친 노인 24.08.08 1,038 28 13쪽
5 005. 등반 관리청이 이상함 24.08.07 1,099 26 13쪽
4 004. 내가 아는 등반과 많이 다름. 24.08.06 1,159 28 13쪽
» 003. 이게···정령? +1 24.08.05 1,348 31 12쪽
2 002. 유산? 각성? 24.08.05 1,474 34 12쪽
1 001. 찾았다? 24.08.05 1,666 4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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