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령계 VVVIP의 탑 등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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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게죄
작품등록일 :
2024.08.05 09:19
최근연재일 :
2024.08.1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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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6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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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014. 보상이 쏟아짐

DUMMY

비장한 분위기와 함께

유진의 눈앞에 나타난 작은 돌멩이.


<최하급 땅의 정령-특화: 피부>


소환된 건 다름 아닌 땅의 정령이었다.


‘이게 끝이야?’


4대 속성이 근본이네 뭐네 비장한 분위기를 풀풀 풍기더니, 정작 튀어나온 건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돌멩이였다.


심지어 돌멩이인데도 단단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괜찮은 거 맞지?’


눈앞의 괴물을 처리할만한 정령으로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런 의심은 대지의 정령의 다음 행동에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었다.


소환된 땅의 정령이.


-흐읅! 흙!


‘흙흙’거리기 시작했다.

그것도 꽤 우렁차게.


‘······.’


유진은 이걸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애초에 왜 흙이라고 하는 건데?!


그 이유는 너무나도 간단했다.


-죄송합니다. 주인님. 최하급이라 제대로 된 말을 하지 못합니다. 일종의 옹알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역시 대지의 정령이라 그런지 옹알이도 ‘흙’이네요.


대지의 정령이라 옹알이가 흙이다?


‘이게 무슨 미친 소리야!?’


정말 괜찮은 걸까?

의심이 더 커졌다.


하지만 걱정하는 건 유진뿐이었다.


-저주 준비 완료이옵니다.

-넵! 잠깐만 멈춰주시면 됩니다!

-흙!


정령들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가장 먼저 움직인 건, 저주의 정령이었다.


-멈춰라. 흉물아.


그 말과 함께 인형에 꽂혀 있던 수많은 못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검은색이던 인형이 새하얗게 변화했다.


모든 힘을 쏟아부어 만든 저주.


그 저주가 괴물을 일순 멈춰 세웠다.


그와 동시에.


-지금!

-흙!


땅의 정령이 움직였다.


대체 어떤 공격을 할까?


유진은 기대를 담아 대지의 정령을 바라봤고, 이내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어?’


대지의 정령이 한 일은 간단했다.


땅을 부드럽게 만들었다.

괴물이 바닥에 빠지도록 부드럽게.


‘늪? 아니. 땅은 그대로잖아!?’


괴물이 디디고 있는 땅은 전혀 변한 게 없었다. 근데 부드럽게 변해 괴물을 점점 땅속으로 꺼지고 있었다.


보고도 이해가 되지 않는 광경.


심지어 속도마저 빨랐다. 사고를 가속해 모든 게 느려진 시간 속에서도 괴물은 빠른 속도로 땅에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그 어떤 소음도 없이 저주 덕에 반응조차 하지 못하는 괴물을 땅이 ‘집어삼켰다’.


‘······.’


소름이 끼쳤다.

공포영화를 본 것처럼 등골이 오싹했다.


새삼 발밑의 땅이 무섭게 느껴졌다. 땅을 디디고 사는 존재라면 땅으로부터 도망칠 수도, 벗어날 수도 없었기에.


‘이래서였어.’


유진은 4대 속성이 정령의 근본이라 불리는 이유를 깨달았다.


불, 물, 바람, 땅.

4대 속성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


그런 4대 속성이 적의를 품고 공격하면 저런 말도 안 되는, 흡사 재앙이나 다름없는 자연재해 벌어지는 것이다.


곧이어 사고 가속이 해제되었다.


-아이고 주인님. 죄송합니다. 잠깐 기다리셔야 할 것 같습니다. 끔찍한 생김새처럼 생명력이 끈질겨 시간이 좀 걸릴 거 같습니다. 대지 사원이 약해서 지금은 이게 최선입니다.

-흙흙.


정령들의 말을 듣고 나서야, 겁을 먹을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이 힘은 온전히 유진의 소유였다.


그러자 정반대의 감각이 몰아쳤다.


“정령 만세! 진짜 최고!!”

-그, 그렇습니까? 만족하셨다니 다행입니다! 만세입니다!

-흙!


그렇다고 상황이 완전히 끝난 건 아니었다.


쿵!


땅속에서 진동이 일었다.

진짜로 아직 살아있는 모양이었다.

뭐, 전혀 위협이 되진 않았지만.


덕분에 여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이 기술만 있어도 무서울 게 없겠네요.”


유진은 자신감에 차서 말했지만, 생각지도 못한 대답이 돌아왔다.


-아쉽게도 그건 아닙니다. 생각보다 제약이 많은 기술입니다.

“제약이요?”

-탑 내부는 땅에 깃든 마나가 있어서 가능했지만, 지구로 나가면 이정도 힘을 보이는 건 힘듭니다.


그건 별 상관이 없다.


애당초 지구에서까지 이런 힘을 쓸 수 있을 거라곤 기대하지 않았다. 다른 정령들도 이능을 사용할 수는 있지만 제약이 있었으니까.


“상관없어요. 탑에서만 쓸 수 있어도 충분해요.”

-아. 탑에서도 막 쓰는 건 힘듭니다. 일단, 지성이 있다면 잘 통하지 않습니다.


번개의 정령은 이 기술의 약점에 관해 하나하나 설명했지만, 유진은 실망하지 않았다.


약점이 없는 기술이란 없다. 애초에 약점이 없는 완전무결한 기술을 최하급 땅의 정령이 사용하길 바라는 건 도둑놈이었다.


그러니 사고를 전환해야 했다.


“어쨌든 지성이 없는 괴물들한텐 통한다는 거네요.”

-맞습니다. 지성이 없는 녀석들에겐 훌륭한 공격 기술입니다.


유진은 약점이 아닌 장점에 집중했다.


-또, 대지의 정령의 제어력에 개입할 수 있는 일정 이상 수준의 강자에게도 통하지 않습니다.

“쪼렙 학살용 기술이란 거죠? 게다가 저층에선 웬만하면 써먹을 수 있다는 거고.”

-쪼렙? 아! 넵! 맞습니다.


그렇다면 만족하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좋은데요? 애초에 이 기술 하나밖에 없는 것도 아니잖아요.”


애초에 지금 약점이나 제약사항에 실망할 필요가 없었다.


-맞습니다! 이건 기본적인 기술일 뿐입니다.

-흙! 흙흙!


정령의 기술은 세계 제일!

이정도는 기본 기술일 뿐.


그렇기에 기대가 됐다.


“앞으로 새로 나올 기술이 벌써 궁금하네요.”

-여태까지 해왔던 대로 기대에 반드시 부응하겠습니다!

-흙흙!

-땅의 정령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런 그들의 다짐을 축복하듯 타이밍 좋게 유진의 눈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히든 임무 달성.]

[완전한 특수 변이자 사냥을 완료했습니다.]

[클리어 시 추가 보상이 지급됩니다.]


심지어 하나가 아닌 둘이었다.


[히든 임무 달성.]

[모든 감염자 사냥을 완료했습니다.]

[클리어 시 추가 보상이 지급됩니다.]


다만, 이번 메시지는 뭔가 달랐다.


[특수 조건 달성.]

[감염체가 진화합니다.]


이 메시지와 함께.


푸화아악!


땅속에서 피가 뿜어져 나와 무언가에 이끌린 듯 어딘가로 향하기 시작했다.


“무슨!?”


유진은 곧장 창문 밖을 확인했고,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온 도시에서 모인 피가 성당을 뒤덮고 있었다.


-전부 감염된 시체에서 나온 피입니다. 감염체가 피를 흡수해 진화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감정의 정령의 판단은 정확했다.


[6층 임무가 변경됩니다.]

[진화한 감염체를 찾아 사냥하세요.]

[클리어 시 보상이 강화됩니다.]


임무가 변경됐다는 건 처음 들어보지만, 지금은 그런 걸 따지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그때, 유진보다 한발 앞서 번개의 정령이 움직였다.


파직-.


다시 사고 가속과 함께 시간이 느려지고.


-진화의 촉매가 피라서 다행입니다.


그 말과 함께 유진의 몸속에서 정령이 하나 더 튀어나왔다.


작은 물방울의 형태를 한 물의 정령.


-꿀렁!


물의 정령이 나타나자마자 번개의 정령은 빠르게 움직였다.


-다녀오겠습니다!

-꿀렁!


번개의 정령을 물의 정령을 데리고 쏜살같이 날아갔다.


검은 궤적이 영주성에서 성당까지 이어지고.


퍼어엉!


굉음과 함께 몰려들었던 피가 폭발했다.

감정의 정령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유진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었다.


-물의 정령이 특화의 힘을 이용해 촉매를 파괴!


그 말을 듣고 나서야 맨 처음 치료할 때 기억이 떠올랐다.


<대상이 유진님이 아니라면 섬세한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파괴에는 섬세함이 필요 없었다.

촉매가 피라서 다행이란 건 이 뜻이었다.


심지어, 단순히 파괴하고 끝이 아니었다.


-파괴된 촉매를 흡수합니다.


물의 정령은 피를 전부 꿀꺽했다.

감염체가 조금도 사용하지 못하도록.


대지의 정령에 이어 물의 정령까지 성능이 말도 안 됐다.


‘진짜 미쳤다.’


감탄을 터트리고 있는 유진의 눈앞에 다시 한번 메시지가 떠올랐다.


[특수 히든 임무 달성.]

[감염체의 진화를 저지했습니다.]

[클리어 시 추가 보상이 지급됩니다.]


그냥 히든 임무도 아닌, 특수 히든 임무란 녀석이 떠올랐다.


[6층 임무가 변경됩니다.]

[진화에 실패한 감염체를 찾아 사냥하세요.]

[클리어 시 보상이 강화됩니다.]


메시지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6층 올 클리어.]


번개의 정령은 성당까지 날아간 김에 임무를 끝내버렸다.


그런데 뭔가 이상한 게 있었다.


‘잠깐만. 올 클리어?’


클리어 앞에 붙은 ‘올’.

지금껏 보지 못한 메시지였다.


그게 무슨 의미인지는 다음 메시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올 클리어 달성!]

[당신의 위대한 여정이 기록됩니다.]

[모든 보상이 강화됩니다.]


‘오오!’


기록은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모든 보상 강화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모든 보상 강화면···, 히든 미션으로 얻은 보상까지 같이!?’


너무 달아서 이빨이 썩을 것 같았다.


[레벨이 상승합니다(지옥).]


유진은 눈을 부릅뜨고 다음 메시지에 집중했다.


드디어 보상이 나올 차례였으니까.


[감염자 치료와 도시 치료 보상이 통합됩니다.]

[완전한 특수 변이자 사냥과 모든 감염자 사냥 보상이 통합됩니다.]


이 메시지를 시작으로.


[생명력 팔찌를 획득했습니다.]

[초보자 반지를 획득했습니다.]

[연금술 키트를 획득했습니다.]

[촌락 관리자 뱃지를 획득했습니다.]

[경비대 보급 검을 획득했습니다.]

[최하급 포션 5개를 획득했습니다.]

[진화의 피(촉매)를 획득했습니다.]

[하급 마석 50개를 획득했습니다.]


총 8개의 보상 목록이 떠올랐다.

심지어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모든 보상이 강화됩니다.]


보상 강화가 남아 있었다.


[생명력 팔찌(매직)을 획득합니다.]

[초보자 반지(매직)을 획득합니다.]

[연금술 키트(매직)를 획득했습니다.]

[마을 관리자 뱃지를 획득했습니다.]

[경비대장 보급 검을 획득했습니다.]

[하급 포션 1개를 획득했습니다.]

[진화의 혈석을 획득했습니다.]

[중급 마석 10개를 획득했습니다.]


‘벌써 중급 마석이 나와!?’


하지만, 놀라기엔 아직 일렀다.


[임무 변경으로 보상이 강화됩니다.]

[상급 마석 1개를 획득했습니다.]


“미친.”


그 말을 끝으로.


[7층이 개방됩니다.]

[탑에서 퇴장합니다.]


유진은 집으로 돌아왔다.


***


대한민국 등반청은 다시 한번 뒤집어졌다.


“새, 새로운 기록이 등장했습니다!”


지옥 난이도 등반자가 나타났을 때보다 더 격렬한 반응.


그 이유는 간단했다.


“지금껏 전혀 확인된 적 없는 완전히 새로운 기록입니다!”


[위업]

[6층 올 클리어(지옥).]


위대한 업적이란 ‘위업’이라는 항목과 그 밑에 자리한 ‘올 클리어’라는 이해할 수 없는 단어.


강차장은 누가 이런 기록을 남겼는지 단숨에 파악했다.


‘유진 등반자님밖에 없다.’


시작부터 지옥 난이도 등반자였던 유일무이한 인물은 유진뿐이었으니까.


하지만, 파악했다고 해서 놀랍지 않은 건 아니었다. 유진은 여러 가지 의미로 강차장의 예상을 초월했다.


‘벌써 6층인 것도 놀라운데, 올 클리어라는 위업이라니······.’


설마 벌써 6층을 공략하고 있었을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다른 난이도도 아니고 ‘지옥’ 난이도다.


한층 한층 지옥같은 곳을 올라가야 하는 만큼, 엄청난 준비와 수많은 시도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유진은 그 ‘당연한 일’을 완전히 무시했다.


유진을 그 누구보다 높게 평가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완전히 착각이었다.


“······그게 과소평가였다고?”


정신이 아찔했다.


그 아득한 재능과 능력이 두려우면서도, 한국의 등반자라는 게 너무나도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더 잘해야 한다.’


남들이 보기엔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나 싶어 보였지만, 강차장이 생각하기엔 아직 한참 모자랐다.


그렇게 나름의 다짐을 하고 있을 때.


“차, 차장님! 그 게시판에 공지가 올라왔답니다!”


그 게시판이라면 하나뿐이다.


상위 난이도 게시판.


오직 상위 난이도를 도전하는 등반자만이 확인할 수 있는 탑이 만든 특수한 게시판.


그곳에 공지가 올라왔다는 말도 처음 듣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빌어먹을!”


상위 난이도 게시판에 글이 올라왔다는 건, 전 세계 모든 상위 난이도 등반자들이 확인할 수 있다는 뜻.


다시 말해 유진이 노출될 단서가 흘러 나갔단 뜻이었다.


“당장 차단 프로토콜 진행해!”


유진이 남긴 ‘올 클리어’가 한국의 등반청은 물론,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었다.


작가의말

부디 재미있게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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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연재 중지 공지 24.08.20 142 0 -
17 017. 7층의 보물 24.08.19 427 19 12쪽
16 016. 미미(美味)!! +2 24.08.18 546 19 12쪽
15 015. 보상 정산 24.08.17 589 22 12쪽
» 014. 보상이 쏟아짐 24.08.16 641 22 13쪽
13 013. 히든 임무를 노린다 24.08.15 700 26 12쪽
12 012. 4대 속성 정령 (2) +1 24.08.14 757 26 12쪽
11 011. 4대 속성 정령 (1) +1 24.08.13 792 26 12쪽
10 010. 새로운 정령(3) +1 24.08.12 848 25 11쪽
9 009. 새로운 정령(2) +2 24.08.11 903 24 13쪽
8 008. 새로운 정령(1) +2 24.08.10 998 24 13쪽
7 007. 강차장 일한다! +2 24.08.09 994 28 14쪽
6 006. 미친 노인 24.08.08 1,038 28 13쪽
5 005. 등반 관리청이 이상함 24.08.07 1,099 26 13쪽
4 004. 내가 아는 등반과 많이 다름. 24.08.06 1,159 28 13쪽
3 003. 이게···정령? +1 24.08.05 1,348 31 12쪽
2 002. 유산? 각성? 24.08.05 1,474 34 12쪽
1 001. 찾았다? 24.08.05 1,666 4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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