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이기는 역대급 바둑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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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쿠키
작품등록일 :
2024.08.05 11:03
최근연재일 :
2024.09.03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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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5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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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수

DUMMY


어렸을 때 바둑 학원에 가서 배웠던 바둑이 너무 재밌었다.


매판이 새로웠고

매판이 즐거웠다.


온 종일 둬도 질리지 않았고, 더욱 깊게 빠졌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꿈이 생기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어린 나이엔 여러 꿈을 꾼다고, 금방 바뀔 거라는 말도 많이 들었지만 스스로는 알고있었다. 이번엔 다르단걸.


[너를 평가 해주실 프로 분께서 이따가 오실거야]


프로기사가 되고싶다고, 평생 바둑 하며 살고 싶다고 원장님께 말했더니, 원장님께서 어떤 아저씨를 데려오셨다.


[네가 프로의 재능이 있는지 평가 해주실 분이야. 최선을 다해 두렴. 잘할 수 있어!!]


반드시 이 대국을 잘해내서 통과를 받아내겠다고 다짐했다.


탁 -


한수 한수가 묵직하고 날카로웠다.


탁 -


몇 수가 위에 있는지 감도 잡히지 않을 만큼 아득히 높은 곳에 있었다.


탁 -


아저씨의 그 손끝이. 놓아지는 돌이.

미친 듯이 아름다웠다.



하지만 돌아온 결과는 기대와는 달랐다.


[프로는 안돼]


그걸로 끝이었다.


선고가 내려졌다.

질질 끌어서, 언젠가는 될거야. 노력하면 될거야. 같은 말 따위, 내 상황에 꿈 같은 소리다. 하루하루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집안에서 꿈은 잘 때만 꿔야 하는 것일 뿐이다.


탁 -


그런 내 앞에 usb 하나가 놓아졌다.


[여기 안에 있는 상대를 이겨보거라. 그러면 프로가 될 자격이 있다]


아저씨는 그 말만을 남기고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셨다.


나는 그 안에 있는 게 뭔지 몰랐다.

다만 프로기사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 다시 싹텄다는 것 하나 만으로 좋았다.


Usb를 소중하게 품속에 넣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거울을 보니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눈물을 닦고 가볍게 세수를 하고 학원을 나와 집으로 향했다.



띡 -


컴퓨터에 usb를 꽂고 순서대로 프로그램을 실행시켰다.


Betago Infinite


[도전하시겠습니까?]


Yes


그렇게 내 기나긴 도전의 첫날이 시작됐다.






***




중학교 생활은 평화로웠다.


“같이 피시방 안갈래?”

“어···난 괜찮아”


거절하는 것도 처음에만 어려웠지 하다 보니 쉬웠고 애들도 점차 내게 권유하지 않았다. 어차피 나는 돈도 없었다.


집으로 돌아온 내 하루는 항상 같았다.


[도전하시겠습니까?]


Yes


“오늘은 더 세밀하게..”


매일을 도전했고,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




사실, 이기지 못했다가 아니라 제대로 지지조차 못했다. 눈을 뜨고 보기 힘들만큼 압도적으로 박살났다.


오늘은 조금 더 초반에 신경써보자

오늘은 전투 지향적으로 해볼까?

오늘은 바둑판을 넓게 써봐야겠다.

오늘은 끝내기를 -

오늘은..


평일엔 오후 네시부터 9시까지.

주말엔 하루 종일 바둑에 파묻혀 살았다.


포석에서 밀려서 지고 전투에서 박살 나서 지고 착각으로 지고. 다양하게 지기만 하는 하루하루였지만,


그래도 이 시간이 좋았다.





고등학교 역시 다르지 않은 생활이었다.


집 - 바둑 - 집 - 바둑


여전히 한판도 이기지 못했지만 그래도 조금씩 줄어드는 격차를 볼 때마다 작은 기쁨을 느끼곤 했다.


학교 수업을 제외한 남은 모든 시간을 바둑에 쏟으며 그렇게 고등학교 3년을 보냈다. 대학에 갈 생각이 없었기에 고등학생임에도 시간이 꽤 많이 남았다.

다만 대학은 가게됐다.


“네? 제가요?”

“그래. 너 한국대 갈 수 있을 거 같은데?”


담임 선생님은 내가 기초생활수급자라 학비도 전액 지원 될 거고 입시에도 적합한 전형이 있다고 했다. 내신 성적이 좋아서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하셨다.


‘고등학교가 마지막일거 같아 열심히 수업 들은 게 이렇게 돌아올줄이야’


돈이 없어서 교과서만 공부했더니 내신이 너무 잘나와버렸다.


그렇게 한국대에 입학했다.





대학 시절은 중,고등학교 학창 시절과는 많이 달랐다.


일단 돈이 너무 많이 들었다.


등록금은 면제였지만 전공 교재 값이며 교통비, 식비, 의무적인 대외활동등 돈 나갈 데가 생각보다 많았다.

교과서만 공부했던 나는 다른 친구들처럼 과외를 뛸 수 도 없었기에 자연스럽게 식당 알바를 두세 군데 뛰면서 돈을 충당했다.


시간이 많이 줄었지만 그럼에도 남는 시간을 쪼개서 열심히 바둑을 둬 왔다.


[도전하시겠습니까?]


“그래 임마”


몸이 넝마가 됐지만 그럼에도 둔다.




우상귀 전투에서 베타고 인피니트의 수가 치고 들어온다.


당황할 법 하지만 예상 안에 있었다. 그리고 흑의 입장에서 두어야 하는 수였지만 백인 내 입장에선 매력적이지 않다.


“받는것보단 손 돌리는 게 낫겠는데”


좌변 쪽 자리가 더 크다.

우상귀의 자리는 베타고가 둔 수 이후로는 큰 자리가 없다.


탁 -


탁 -


탁 -



“하···”


어느새 또 형세가 기울었다.


돌을 던지고 다음 판을 시작했다.


다시한번더.











내 학과는 미학과였다.


뭔가 딱히 목표가 있어서 선택했던 것은 아니었다. 경영 경제 같은 과들은 따라가지 못할 것 같기도 했고 또 미학과는 시간이 많이 남을 것 같아서 선택했다.


“자 이번엔 관계 미술에 대해서 알아볼건데, 들어가기에 앞서 로잘린 크라우스의 논문을 — “


음···역시 따분하다.


흥미가 가는 얘기도 종종 있었지만 미술에 대해 잘 모르기도 하고 복잡하고 어려운 얘기들에 잘 집중하지 못했다.


“무슨생각해?”


머리 속에서 열심히 바둑을 두고 있었는데 갑자기 옆에서 누가 말을 걸어왔다.


“어, 어? 그냥 뭐···별거 아냐”

“흠? 그럼 됐고. 이따 밥이나 같이 먹자”

“···으응??”


그렇게 생에 첫 친구가 생겼다.




***




초중고 13년.

왕따는 아니었지만 딱히 친구라고 할만한 애들도 없었다.


돈이 없어서 따로 나가 놀지 않았던 것도 있지만 구태여 사람을 찾는 성격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나를 억지로 데려가는 애들도 없었으니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얼른 먹자”


그런 내가 저항할 새도 없이 어느새 끌려와서 같이 밥을 먹고있었다.


적극적인건 둘째 치고 왜 나랑 친해지려고 하는지 의문이었다. 그래서 물었다.


“근데 왜 나랑 밥먹어?”

“너 딴청 피는게 신기해서”


대답도 의외였다.

딴청 피는 놈은 보통 한심하다고 생각하는게 보통 아니던가?


“여기 한국대잖아. 그리고 또 여기 미학과야”

“그게 왜?”

“여기 온 애들중에 딴청피는애들 없어”


대한민국에 미학과는 한국대밖에 없다.

미술사학이랑 다르냐고 하니까 다르단다. 그래서 이곳에 온 애들은 대부분 명확한 목표와 꿈을 가지고 들어온 애들이 많다고 했다.


“그러면 오히려 밉지 않나? 나는 아니니까”

“딱히? 그런 것보다 너가 궁금해서”


남자가 나를 궁금해 한다니, 좋아할 일인가···?


“왜?”

“너처럼 혼자가 편해 보이는 사람은 처음봤거든”


모두들 어딘가에 소속되길 원하고 자신에게 공감해 줄 사람을 찾는다. 그런데 내게선 그런게 보이질 않았다고 했다.


“특이하네”

“너가 더”


그렇게 우리는 친구가 되었다.



친구는 미술에 대한 강한 열망이 있었다.


[미술계를 바꾸고 싶어]


예술에 대한 강한 열망을 가지고 항상 자신의 꿈을 내게 얘기해줬고 나는 그저 가만히 들을 뿐이었다.


- 대중에게 매력적인 예술을 하고싶어. 지금처럼 꽉 막힌 방식 말고

- AI 는 점진적인 접근이 필요해. 지금은 너무 급진적이야.

- 평생을 쫓아가는거지. 나를 충족시켜 줄 아름다운 무언가를 위해.

- 예술을 사랑하냐고? 정말 사랑하지. 그리고 증오해. 어차피 그건 한쌍이니까.


“너는 어때? 네가 사랑하는게 있어?”


그 질문에 내가 뭐라고 답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바둑이 떠올랐지만 입 밖으로 나오진 않았다.




그리고 친구는 어느날 갑자기 사라졌다.


2년이 지난 봄이었다.




***




끝내기도 거의 마무리 됐다.

집이 많이 부족하다. 9집 이상 차이가 난다.


“하···”


시발


쾅!!


주먹으로 세게 책상을 내리쳤다.

책상이 흔들리고 펜이 바닥에 떨어졌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하하···하하하하”


지친다.


오늘은 이만 됐다. 알바나 가야지.



컴퓨터를 덮고 행거에 걸려있는 바람막이를 대충 집고 집을 나왔다.


“저 왔습니다”


가게에 들어가는데 처음 보는 얼굴이 있었다.


“한수야. 오늘 들어온 신입이야. 너가 좀 가르쳐라”

“안녕하세요!!”


그리고 알바에서 그녀를 만났다.

첫사랑이었다.




***



“선배···?”

“헐”


알바에서 만난 그녀는 신기하게도 같은 과 대학 후배였다.

한국대에 다니면서 식당알바를 하는 사람은 잘 없기에 깜짝 놀랐다.


“선배는 왜 과외 안해요?”

“과외할 정도로 공부 잘하지 않아”

“못하는 애들도 다 과외 하던데요?”


실력이 부족해도 과외는 얼마든지 할 수 있긴 하다. 중학생이나 고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하면 수요는 있다.

그리고 시급5,6만원의 유혹을 뿌리치는건 어려운 일이다.


“무책임하게 돈 벌고 싶진 않아”


무책임하게 돈을 벌고 싶진 않다.

기초생활수급자 이기에 오히려 더 그랬다.

돈의 무서움을 잘 알고 있으니까.


“오···멋진데요? 갑자기 남자다워 보이네?”


내 가치관이 마음에 들었던 걸까?

그녀는 그 이후로 항상 나를 쫓아다녔고 우리는 사귀게 됐다.


“내일은 자전거 타러 가요 선배”


돈이 없으면 연애를 할 수 없다.

아니지, 해서는 안된다는 표현이 맞을까? 돈이 없으면 관계엔 상처만 남는다.


학창시절동안 친구도 사귀지 않았고 당연히 연애도 한번도 하지 않았다.

이성에 대한 감정이 싹트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숨기는 것에 능숙했던 나는 자연스럽게 시간 위에 감정을 흘려보냈다.


돈이 없기에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생각보다 우리의 연애는 괜찮았다.


“나는 남자친구랑 편의점에서 맥주 마셔보고 싶었는데”

“한강에서 자전거 타고 배드민턴 쳐요!!”

“음..그리고 또 기사 식당 가보고 싶었는데 같이 가줄래요? 혼자가기는 조금 무서운데”


나를 배려해준 건지, 진심으로 이런 소박한 데이트를 하고 싶었던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우리는 진심으로 행복했으니까.


그렇게 1년이 지났다.


“오빠는 집에 가면 뭐해?”

“나···바둑 둬”

“바둑???”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바둑을 둔다고 말했다. 말을 내뱉고도 순간 믿지 못했다.


“멋있다!!! 다음에 나도 보여주면 안돼?? 나도 해볼래 가르쳐줘!!”


바둑을 두는 것 자체가 창피한 건 아니었다.


요즘의 젊은 사람들은 바둑 따위 두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런 걸 신경쓰는것도 아니다.


단지, 바둑을 너무 사랑했었기 때문에 말할 수 없었다.


“나 잘 못해···”

“괜찮아!!! 못하면 어때!!”

“아냐. 언젠가 나 스스로 인정할만큼 잘해지면 보여줄게”


내 꿈이었으니까.


그러니까 최소한, 최소한 이 망할 컴퓨터는 이기고 보여주고 싶다. 그래야 바둑기사가 내 꿈이었다고 사랑하는 사람한테 창피하지 않게 말할 수 있을 테니까.


“좋아!! 기다릴게!! 꼭 보여줘야 한다?”


약속했다.

그때가 되면 바둑을 가르쳐주겠다고



시간은 또 흐르고, 야속하게도 나라의 부름이 우리를 떨어뜨려 놓았다.


“조심해서 다녀와. 몸 다치지 말고!!”

“금방 올게. 열심히 해서 포상 휴가도 많이 나올게”


27년 여름에 나는 입대했다.


훈련소의 지옥 같은 여름을 보내고 파주에 있는 자대로 배치받았다.


전방 중에선 그래도 서울과 가까운 지역이었기에 여자친구는 자주 면회를 와주었다.


두 달이 더 지났고 어느덧 신병 휴가가 다가왔다.


“까까머리 만져봐도 돼?”

“아직도···?”


입대 전부터 시작해서 면회까지 질리지도 않나보다. 보자마자 인사보다 먼저 머리에 손이 간다.


나도 가만히 고개를 숙여 만지기 편하게 내주었고 그녀는 또 재밌어했다.




군인이 됐음에도 달라진 건 없었다.



즐겁고 소소하게 행복을 누렸다.

오랜만에 나온 바깥 사회는 이전과 달리 꽤나 아름다워 보였다.


신병위로휴가는 3.4초 라고 하는 것처럼 휴가는 순식간에 지나가고 나는 자대로 복귀했다.


아쉬움은 컸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군 적금 모으고, 제대하고 바로 취업하면 이제는..’


미래를 꿈꿨으니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열심히 벌고 소소하게 행복한 그런 생활을 꿈꿨다.


그러나 한달뒤.

그녀는 연락을 받지 않았다.




기대는 아픔을 크게 만든다.


대학 첫 친구도 아무 말 없이 떠났고,

첫 사랑도 아무 말 없이 내 곁을 떠났다.


‘하하···’


처음 그녀가 연락을 받지 않았을 때, 나는 생각보다 당황하지 않았다.


나는 그녀의 본가가 어디인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에 대해 알지 못했다.

우리는 현재와 미래만을 얘기했다.


과거 얘기를 하지 않는 것은 내게도 좋은 일이었다. 내게 자랑하고 싶은 과거 같은건 없었으니까. 하지만 그건 그녀도 마찬가지였던 걸까.


어쨌든, 그렇기에 난 무의식 속에서 그녀가 언제든 떠나갈 수 있음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녀가 떠나고 내게 남은 군 생활은 검고 흰 풍경이었다.


칠흑같이 검은 산속에서 반복되는 훈련과,

무미건조하고 일률적인 하얀 방 같은 내무생활이 이어졌다.


그리고 나의 머리 속에서도 검고 흰 풍경은 이어졌다.


우상귀 화점.

좌하귀 소목.

우하귀 소목.

좌상귀 화점.


베타고라면 여기서 어떻게 둘까.

최고의 한 수는 어디지.


일과 중 남는 시간, 개인정비 시간, 취침 전까지 모든 시간을 상상 바둑에 쏟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미칠 것 같았다.







29년 겨울.

전역을 명 받고 사회로 돌아왔다.


돌아온 학교에서도 그녀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다.

동기들에게, 후배들에게 물어봐도 작년에 휴학하고 소식을 모른다는 말뿐이었다.


찾을 수 있을 거란 기대는 하지 않았기에 알겠다는 대답을 하고 일상 생활로 돌아갔다.



남은 대학 생활 1년은 취업 준비와 바둑 뿐이었다.


토익,토플,자격증,학점.봉사활동


대단한 스펙은 없지만 혼자서 할 수 있는 것들 위주로 준비했다. 취업 또한 스스로의 수준을 알았기에 눈을 높여 지원하지 않았고 적당히 괜찮은 중견 기업에서 합격 문자를 받았다.




“눈이 많이 오네”


새해에 유독 눈이 많이 왔다.

졸업도 했고 다다음주면 첫출근이다.


끼익 -


집으로 들어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컴퓨터 앞에 앉아 베타고 인피니트를 실행했다.



[도전하시겠습니까?]


언제나 같은 화면.

13년동안 봐왔던 화면이다.



딸칵 -


또 하나의 새로운 대국이 시작됐다.






탁 -


탁 -


탁 -


대등하다.


전투에서 서로가 취할 부분을 가져갔고 포석과 전투에서 밀리지 않았다.



키잉



이 국면까지 왔을 때 이 정도로 대등했던 대국이 있었나?

한번도 없었던 것 같..아니 없었다.

처음이다.




키이잉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더 세밀하게, 더 멀리’


느낌이 좋다.


‘컨디션이 좋은건가?’


평소보다도 많은 수가 보인다.


찰나의 시간 속에서 수백개의 수순들이 놓여졌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탁 -


탁 -



완벽하게.

오차 없는 수를 이어간다.


키이잉


머리가 맑다.

조금만 더 가면 닿을 듯 하다.

조금만, 조금만 더..



***



대국은 어느새 종국에 가까워졌다.

나머지는 끝내기만 남았을 뿐이다.


‘형세는’


세밀하게 계산했다.


‘1집 반..’


1집 반 모자르다.

정밀한 계산이었기에 확정적인 결과였다.


“하···아쉽네”


그동안 했던 모든 대국 중 가장 근소한 차이였다. 사고가 가속하듯 평소보다 배는 빠르게 수가 읽혔고 보이지 않던 수들도 읽어낼 수 있었다.


“한번 더”


이번에는 정말로 이길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실력의 격차가 이제는 손에 잡힌다.

한 발짝만 더 가면 잡을 수 있다.


[도전하시겠습니까?]


“좋아”



커서를 가져가 수락을 누르려던 때,


초인종이 울렸다.



누구지?

올 사람이 없는데.



친구도 연인도 없고 부모님께선 지방에 계시기에 올 사람이 없다.

의아해하며 문을 열었다.



덜컹



열린 문 앞엔 여자 아이가 서 있었다.


그리고 정말 신기하게도 이 여자아이가 누군지 보자마자 알 수 있었다.


“빠빠”


내 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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