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들이 내 방송에 열혈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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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진마코토
작품등록일 :
2024.08.06 20:17
최근연재일 :
2024.09.07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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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9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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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DUMMY

2화


부럽다.


'후원 100만원!! 큰손 XX님 감사합니다!!!!!'


인터넷 방송인은 후원에 대한 보답이라고 기괴한 춤을춘다.


난 그것을 뻔히 바라본다.


'크크크 새기 저렇게 살고싶나'


말만 그렇지.


사실은 겁나 부럽다.


-오, 오늘 큰손 하루만에 2천만 쏜거 실화냐?

-오늘 방장 돈좀 벌었을듯?

- ㄷㄷ, 방장 광고수익만 1시간에 천만이라던데 후원까지 합하면 건물 하나 더올리겠누.



올라가는 채팅창.


방송인에대한 부러움들이 달린 채팅이올라간다.


뭐 사람들은 쉽게 말한다.


[그렇게 질투할거면 너도 시작해봐]


[기회는 누구한테나 있잖아?]


'나도..해봤어..처절하게...'


지난 6개월동안 했던 방송을 떠올린다.


시청자 1명,

올라오는 채팅이라고는


-ㅋㅋㅋㅋ 병신


6개월동안 하루 14시간,


그것에 매달리다 번돈은 5만원,


세상 모든게 그렇다.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어딜가도 두드러지며 빛나지만.


실패한자의 비루한 이야기는 씁쓸히 잊혀져갈뿐이다.



"뭐 물어보고 싶은거 있어요?"


뭐. 그것이 어찌됐건.


이제는 전부 지나간 일이다.


"아 그 회사복지에 관해서 자세히 알고싶습니다."


"인사팀이 설명안해줬나? 하긴 나도 신입때 교육듣고 담날 까먹었으니까"


안경을 쓸어올리며 전자담배를 훅 내뱉은 이주임이었다.


그가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주식창을 바라보며 'ㅅㅂ....왜 갑자기..좆된거야?'라고 중얼거리다 이야기를 꺼낸다.


"그냥 뭐 들었던대로 평범한 대기업수준의 복지고. 이것저것 돈좀지원해주고 휴가주고 복지포인트도 주고, 뭐 이따가 정리된 파일 한장 드릴게요


그나마 저희팀에서 제가 나이차이 안나는 편인데, 선배들 불편하시면 이것저것 저한테 질문하세요 ."


신입으로서의 회사생활은 별 다름없이 흘러갔다.


멋모를 시기를 지나.

담당 일들을 인수인계를 받기 전까지.


이것저것 질문을 하고 돌아다니며 회사일에 대한것을 배웠다.


"주임님. ××바이오 하한가 갔는데요"

"ㅅㅂ 왜 좆됬냐?"


일년이 지났다.


"하아. 성과급 다 날렸네"


난 서울길가에서 흔히 볼수있는 직장인이 되었다. 스마트폰 화면창에는 언제나 처럼 주식호가창이 떠있고


"결혼은 다음생에 해야하나?"


이러저러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꺼내는 평범한 사람.


이게 맞는건지. 잘살고 있는건지 잘은 모르겠지만.


어쩔수없이 하루하루를 출근하는 그런 평범한 인간.


"선배는 왜 주식을 해요. 맨날 잃을건데"

"돈벌려고 하는거지"

"돈잃고있잖아요?"


이주임은 입에 전자담배 연기를 뻐끔 내뱉곤 아메리카노를 한잔 마신다.


"몰라. 그냥 하는거지. 이거 말고 뭐 직장인이 따로 인생역전할게 있냐?"

"그렇긴한데..."


그는 지갑에 넣어둔 로또용지를 꺼내더니 번호를 맞추어본다.


"딱히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줄게. 로또랑 주식밖에 없다~"


기대감이라.


내 미래에 대한 기대라.


난 멍하니 회사너머의 하늘을 바라봤다.


다들 이렇게 살아가는건가.



"공뭔 생활 정말로 ㅈ같아요"

"연금 받잖아.새갸"

"아니 우리세대는 이제 연금박살낫다니까요"


나이를 하나둘씩 먹어가면서 대학교의 지인들도 취직을 하였다. 각자의 얘기들이 들려오고 나도 나의 이야기를 한다.


"뭐 집안에 여유있는게 좋긴하죠. 집에서 차사주고 집사주면 솔직히 외제차 끌고다녀도 되잖아요?"


"난 어카냐. 우리 부모님은 빌라 단칸방 사는디"


"저도 흙수저라 거세하고 살아요 하하 결혼비용 굳었죠"


그냥 하루하루가 지나간다.


이제는 기대감없는 하루가 익숙해지고.


나도 이렇게 사는거에 질문을 더이상 하지 않을때였다.


<여캠들의 어마어마한 수익>


"응?"


일하던 도중 잠시 짬이난 나였다.


웹서핑을 하던 그때.


인터넷 인터뷰 기사에 익숙한 이름이 보였다


<찬미>


그녀.


나를 좋아했던 대학교 여후배.


-네, 보통은 한달에 2억정도 버는것 같아요. 그래도 돈보다는 어렸을때 부터 남들앞에서 꿈꿔왔던 일을 하는게 저의 보람이죠. 다행이에요 제가 하는일이 맞다는 확신을 품고 나아갈수있는게 말이죠.


잠시 잊고있던 예전 기억이 떠오른다.


벌써 몇년전.


나를 떠나간 전 여친에 울고불고 했던 때.


'나 너무 힘들어'


정신을 차리는데 오랜시간이 걸렸다.


결국 29살에 취직을하고 벌써 31살이 되었다.


2년이라는 시간동안.


난 참 많이 달라졌다.


서울에 집은 못사지만, 대기업 월급으로 생활은 여유로워졌다. 가끔 부모님께 용돈도 드렸다.


철없던 취준생 시절을 지나,


이젠 적당히 현실의 씁쓸한 일상을 사는 직장인이 되었다.


그런데.


왜.


-찬미씨는 인생이 행복하시겠어요

- 그럼요!! 자신의 길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사람들 전부다 그럴거에요!


아직도. 나는.


"....."


여전히 흔들리고 있을까.



//


"하아... 아!!!"


아슬아슬하게 늦잠을 자버렸다.


아예 늦을거면 반차라도 내면 되지만, 뭔가 뛰다보면 제시간에 도착할수 있을것 같은 늦잠은 그럴수없다.


회사 비상계단. 난 급하게 계단을 날듯이 뛰어올라간다.


벌컥


내가 8층에있는 비상계단 문을 열자마자였다.


"이번 ××사업부가 ××× 해서"

"네.네."


엘리베이터 앞.


익숙한 상무님의 얼굴,


그리고.


'... 저건...'


대한민국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마다 부르는 별칭이 따로있겠지만.


'...vip....?'


조직도를 통해 확인했던 재벌가의 장남이었다.


"안녕하십니까."


힐끔.


'설마 눈이 마주친건가..?'


난 조심스레 그들을 재쳐 사무실 안으로 도착한다.


"왜 낯빛이 파래. 주식 하한가 맞았어?"


이주임이었다.


그는 회사에서 아침으로 제공하는 샐러드를 우물거리고 있었다.


"와 진짜... 클났다.."

"진짜 하한가 맞았어? 얼마넣었는데?"


그는 얼굴에 땀을 뻘뻘 흘리며 가쁜 숨을 내쉬는 나를 보며 의아한듯 묻는다.



"아뇨.. 그게 아니라, 그 입사하실때 보여주셨던 성골분들 얼굴있잖아요. 장남이랑 마주쳐서."

"아 그래? 여기를 왜 왔지?"


이주임은 얼굴이 하얘진 나와달리 딱히 대수롭지 않다는듯 샐러드를 다먹곤 용기의 뚜껑을 닫는다.


"별 부담가지지마. 임원분들이나 상관있지. 우리는 신경도 안써"


그는 담배나 한대 후딱 피고 업무를 시작하자며 내 팔목을 툭툭 친다.


난 그의 모습에 '그런가?' 싶어 그제야 몸의 긴장을 푼다.


"근데 왜 왔을까요? 회사 경영에 딱히 관심도 없어 출근도 잘안하는 양반이"


유성그룹은 재계 10위권의 대기업집단이었다.


재벌 3세대 총수는 그룹을 총괄 지휘하며.


이제 20 30대를 오가는 나이어린 자식들에게 업부 부문을 3개로 나누어 승계작업을 진행중이었는데.


장남은 식품


차남은 물류


하나뿐인 막내딸은 앤터쪽으로 가닥이 잡혀있었다.


그중 나는 식품부문의 영업사업부에 다니고 있었는데.


"뭐 딱히 온 이유가 있겄냐?"


그는 비흡연자인 나를 데리곤 흡연장에 서서 전자담배를 피우며 자신의 지갑을 꺼낸다.


"너 지갑에 현금 얼마있나 평소에 신경써?"

"네? 별로 뭐 잘 신경잘안쓰죠"

"그런거지"


후,


"우린 지갑속 현금이야"


그가 담배연기를 내뱉는다.


"돈 얼마 있는지 신경쓰지 않는 사람이래도. 가끔은 자기 돈이 잘있나 확인하고 싶어지잖아?"



///



아......



"회사 그만두고 싶다.."


퇴근을 하곤 자취방의 침대에 누워 멍하니 천장을 올려다본다.



부동산하나 그나마 서울 외곽쪽으로구매하면.. 그걸로 평생 연봉 다 쓰겠지?


"미래를 위한다는 핑계로 꾸역꾸역 이렇게 살아가는게 맞나?"


젊은 청년들이 결혼을 포기하고 양육을 포기한다는 현실이 체감이되었다.


"포기하면 편해지니까"


매일 매일 성과압박에 업무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직장생활.


버는돈은 대학생때 비해 많아졌지만 실제로 쓸수있는 돈은 서울의 집값을 생각하면 그리 큰 변함이없다.


오히려 부족해진 시간. 신경써야할것은 많아지고 삶의 재미는 점점 사라져간다.


"진짜 퇴사 할까?"


피식,


하아. 답없는 내 모습에 나도 모르게 어이없는 웃음이 터졌다.


"다들 이런걸까?"


무모한 도전.


그것은 대학시절 했었던 인터넷 방송으로 충분했다.


나도안다. 난 평범한 사람이고 운좋게 대기업에 들어왔다. 회사를 나가서 할수있는게 딱히 있지도 않다.


쳇바퀴같은 굴레를 걷는게 괴로울지라도.

변하지않는 일상속 더이상 기대되는 미래를 살지 못할지라도.


"답도 없네"


내일은 주말이니까.



술이나 먹고 잡념은 지우기로 했다.


배달앱에서 치킨 한마리와 소주3병을 시켰다.


그리고.


꿀꺽.

꿀꺽.


헛한 마음에 바로 종이컵에 소주를 원샷했다.


"나도 알지. 다들 이렇게 사는거."


몸에는 점점 열이오르고 속은 미식거려간다.


분명한 노력. 그것이 정당한 성공을 가져다준다.


초중고대학 학창시절 내내 경쟁속에서 살아가다보면 고통은 사라지고 행복한 미래가 기다릴꺼다.


'이제 걱정거리도 없고 행복하지?'


대기업에 취직한 나를 보며 부모님이 건넨말.


"행복해요 엄마"


난.


왜 이렇게 괴로운거지.


"정말 행복한데 말야"


잊었다고 생각했던. 아니 그저 감추고만 있었던.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 이루지 못한것에 대한 미련.


"괴롭다."


홀로있을때는 숨길수없다.


그저 현실의 일상에서 과거를 잊으려 해도.


가끔씩 터져나오는 미련들이 나의 멍청함을 이끈다.


"여러분 안녕하세여~~ 오랜만이죠"


데스크탑 모니터에 달린 웹캠.


불현듯 몇년만에 꺼내본 그것이 나를 응시한다.


"인터넷 방송은 오랜만에 켜네요~~"


하꼬.


시청자가 아무도 없거나 몇명뿐인 인터넷 방송인을 가리키는말.


나 역시 취준생시절 인터넷방송을 하였지만 하꼬를 벗어나지 못했다.


"뭐하고 살았냐고요? 아 뭐 취직도하고 이것저것 했죠. 하하"


그것은 꽤 시간이 흐른 지금에도 다르지 않았다.


텅빈 채팅창.


빈화면만이 여전히 나를 마주할뿐이다.


하지만 나는 말하는것을 멈추지않는다.


"그냥 오늘 좀 괴롭네요. 이게 이러면 안되는데 삶을 비교해봤자 소용없는데"


남성 시청자비율이 대다수인 인터넷방송 특성상. 젊은여자도 아닌 남자 방송에 시청자가 들어올일은 거의 없다.


그래서 였다.


"저를 좋아했던 여후배는 달에 2억을 번다네요. 하하. 그리고 저랑 비슷한 나이대인 저희 회사 회장님 아들은 재산이 몇천억이고요 하하. 저는 서울에 집한채도 못사는데."



울컥.


나의 마음이 쏟아진다.


"전여친은 이런 현실을 먼저 깨닫고 저를 버렸어요. 저랑은 다른 세상을 살아가고 있겠죠"


술을 한잔먹고 또 한잔을 먹는다.


정신이 멍해져간다.


점점 눈꺼풀은 감겨오고 버티기가 힘들어진다.


"난 이렇게 괴로운데.. 말야.."


아무도 들어오자않는 인터넷방송 화면창을 바라보다.


자취방의 책상위에 엎드린다.


"뭐 어차피 아무도 보지 않을테니까..."


눈을 감는다. 그리고 잠시 아주 잠시만 잠을 청한다.


5분.....

많으면 10분.....





음...?


갑자기 어디선가 들리는 알람음에 나는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난다.


[[[너구리 방탐님이 1000만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눈앞에 보이는 알수없는 후원 글자.


난 어안이 벙벙하다.


"뭐야...?"


그때였다.


두근.


갑자기 몸에서 부터 차오르는 엄청난 고양감.


짧은 몇초의 시간.


스르르.


방안을 가득 채운 쾌감

나는 놀란 마음에 가슴을 움켜쥐고 가쁜 숨을 쉰다.



"하아.... 뭔데 이거... "



갑자기 말도안되는 후원.


세포하나하나에 설명할수없는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버그인가? 아님?"


잠시 눈을 껌뻑 거리며 혼잣말을 한다.


그런데.


[[[너구리 방탐님이 1000만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또 후원 알람이 뜬다.



후원 한번에 천만원


그게 두번이면


"이천만원....?"


[[[너구리 방탐님이 1000만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아니. 삼천만원이.


1분만에 벌렸다고..?


<<너구리방탐>>


내눈에 후원한 사람의 채팅이 보였다.


<<인생얘기 재밌는데 좀더하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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