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ㄱ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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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트레이더밥
그림/삽화
트레이더밥
작품등록일 :
2024.08.07 01:16
최근연재일 :
2024.09.0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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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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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어디까지올라가는거에요?

DUMMY

***


완연한 봄이다, 이쁘게 핀 벚꽃 사이로 이슬이 따라 놀러도 잠시지만 가보고 다른 연인들이 하는 사진찍기 등등 참으로 이슬이 말을 잘 따랐다.


내 생각인데 안 싸우려면 그냥 이렇게 하면 될 것 같다.


이슬이 말이 맞고, 내가 틀리다 = 이슬이 맞다

이슬이 틀리고, 내가 맞다 = 이슬이 맞다

이슬이 맞고, 내가 맞다 = 이슬이 맞다

이슬이 틀리고, 내가 틀리다 = 이슬이 맞다.


응, 그냥 네가 다 맞아. 

질문은 질문이 아니다, 그냥 확인하는 것이지. 

착각하면 안 되는 일이다. 내 의견 따위는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는다. 하하... 하. 젠장.


뭐 그래도 이슬이 말 들어서 나쁜 게 없다. 그러니 힘들어도 그냥 따른다. 녀석이 오늘은 할 일이 있다며 집에 좀 갔다 온다기에 마중 갔다 오는 길, 전화가 왔다.


/참피온! 쏴리 질르는 니가!- 

“어, 엄마. 이사 날짜 정해졌나?

“그래, 아들- 엄마 서울 은행원 된다 아이가, 빨리 축하해라

“오- 진짜? 신청한 거 되드나?

“어! 내가 그 투자 권유하는 자격증도 따놨다 아이가~ 그래가 그쪽 부서로 해가꼬, 무려 여의도로 입성한다 아이가. 엄마 쫌 머싯나?

“우와- 아줌니 빠월~!!!! 축하한데이

“그래. 아빠는 가게 넘기고 있다. 전화 받아보소!


멀리서 아빠가 바쁘다 끊어라 마! 뭐 이러는 소리가 들린다. 아버지는 한 번에 두 가지 못하신다. 마구 타박하는 소리가 들리고 다시 엄마다.


“어- 너거 아빠는 끊어라가 뭐고? 거참. 5월 7일에 입주니까네, 중간에 인테리어 잘 하고 있나 니가 둘러봐레이

“어, 알읏다. 뭐 다른 건 없고?

“아! 맞다. 니 주식 계좌보니까네 뭐 이상한 거 마이 사놨던데? 뭐꼬?

“그거? 한국대 교수님이랑 투자하는 프로그램 짠다 안카드나.

“그래. 뭐 한 1,000% 날아가는 거 찾는 기가? 

“아니, 그건 모르겠고 주가 조작 가능성 있는 것들 우리가 사가지고 중간에 계속 패대기 치가꼬, 돈으로 혼쭐 내줄라고 칸다. 

“아이고야, 정의의 사도 납셨네. 조심해라이!

“알읏다, 마. 내가 애가?

“애지···이긍 우리 애기. 그람 밥무라.

“응-


밥무라, 밥뭇나, 밥물래? 다 밥이다. 밥심 갱상도, 전화를 끊으면서 웃음이 난다. 아버지도 엄마도 참 대단하다. 뭘 해서든 살아남으시니 말이다.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으며 한참 인테리어 중인 아파트로 가보기로 한다.


***


19층이다. 

아파트는 15층까지만 있는 것 아닌가?

그렇게 알고 있다면 촌놈이다. 그래, 너.


재건축을 해서인지, 고개를 한참 들어야 끝이 보인다. 


“휘우- 더럽게 높네. 이걸로 찍으면 된다 했나?


출입 카드도 좀 있어 보인다. 금색 테두리가 둘린 녀석을 가져다 대니 문이 열린다. 안으로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타니 이게 겁나 빠르다.


“어 어어... 와 엘리베이터마저 빨라. 여윽시 서울!


혼자 촌놈 티 팍팍 내면서, 19층으로 가니 문이 열린 곳이 있어 들어간다. 먼지가 먼지가 콜록거리며 사람을 찾는다.

마침 한명이 밖으로 나오기에 인사


“켁, 안녕하세요. 콜록- 으 여기 인테리어 좀 보러 왔습니다. 이거 뭐 하는데 이렇게 먼지가 나는 거예요?

“아- 갱상돈교? 나도 고향이 마산이라카이

“아, 전 광역시 사람이에요. 

“뭐라카노 말투가 어디까지올라가는거에요? 싶은데 아재도 그냥 갱상돈기라. 집 주인인교?

“쩝, 네. 이 먼지는 뭐에요?

“아, 뭐 확장을 미리 신청하면 되는데 이거 시공 드가고 해가 타이루 다 때리부수는기라. 아깝다마

“그래서 먼지가 이렇게 나는구나. 구경 좀 

“그라소. 여 마스크


아저씨가 건네는 마스크를 끼고 안으로 들어가 보니, 옛날 집과는 좀 구조가 다르다. 거실도 좀 작아지고 대신 주방도 아일랜드 식탁에 약간 더 서양 스러운 스타일

화장실로 들어가 본다. 앉으니 이게 엉덩이가 따땃해져 온다.


“어, 뭐지? 서울은 변기도 난방하나? 아, 이거 비데 아냐? 워- 지리네


촌놈이다. 비데 버튼을 눌렀는데 조준이 잘못되었는지 이상한 곳을 자꾸 쏜다. 사용법을 몰라 몸을 움직여 맞춰준다. 따땃하다. 휴지로 좀 닦고 밖으로 나와 구경


“이햐, 저 아저씨. 이 바닥에 장판은 왜 이렇게 삐뚤빼뚤하게 하는 거예요? 불량?

“아이고 뭐라 카는교? 촌놈인교? 이거 헤링본 시공아입니꺼, 비싼기라. 어디가가 불량이라 카면 촌놈 소리 듣는다카이

“쩝···숨길 수가 없구나. 넹


아빠가 이런 세세한 부분을 골랐을 리 없고, 엄마의 센스가 좋다. 주방 등도 레일로 되어있고 좀 유명한 매장처럼 꾸며진 것이 멋스럽다. 

인테리어를 몰라서 지적할 만 한 게 없는데, 한쪽 구석에 보니. 타일이 깨진 게 있기에 양팔 옆구리에 척 얹고 지적질 좀 해줬다. 


뭐 나머지는 다음에 와서 또 봐야겠다. 나름 큰일을 한 느낌이 들어, 어깨에 뽕 좀 넣고 돌아오는 길이다.


“나도 이제 서울 사람. 표준어 사용합니다. 크크, 억양 좀 고쳐야겠어. 어디까지 올라가는 거에요? 이건 좀 아니야.


교양있는 서울 표준어를 사용하리라 다짐하다 보니 어느덧 사무실이다. 또 일하자.


***


요즘 시절이 바뀌어서 그런지, 대학에서 중간, 기말시험 두 번 있던 것에서 중간에 쪽지 시험이나 실행 과제 같은 게 엄청나게 많아졌다.

개발자 풀 과제와 함께 쪽지 시험 치고, 조별 과제하고 이슬이도 만나고 정신이 하나도 없다. 거기에 작게나마 회사까지 굴러가니 녹초가 되어간다.


그래도 피로에는 뭐?

금융치료!


드디어 나도 월급이 나왔다! 


“으하하! 저도 드디어 월급 받았어요. 주혁이 형! 이거 봐요. 아 겁나 좋아! 캬하하

“좋냐? 그동안 나만 챙겨가서 미안했다. 이제는 너도 가져가도 될 것 같아서 배정했어. 엄밀히 말하면 네 회사인데 나랑 똑같이 줘서 미안.

“아뇨, 아뇨! 제가 뭐 하는 게 있다고 10원이든 100원이든, 그냥 좋아요. 꺄호!


월급 받아서 좋다고 미이슬도 부르고, 우주인도 불러본다. 한턱 쏜다고 말이야. 근데 우주인은 거의 죽어가서 못 오겠다 하고 어쩔 수 없이 미이슬만 저녁에 오기로 했다.

주혁 형이 한참 자료를 정리하다가 어깨를 툭 친다.


“응, 형 왜요?

“야, 참. 너 근데 우리 모델로 쓰는 이 사람. 달랑 500만원에 그렇게 막 써도 되는 거냐? 우주 커넥트, UZoo.com, 라이더스 클럽 모델 이 사람이 다 하잖아.

“하나 빠졌어요. 주식하는 사람들도 이 형이 다 해요. 크크크! 아주 그냥 공짜야. 근데 진짜 잘 생겼죠?

“어, 남자가 봐도 이건 그냥 빠져든다. 마성의 매력이랄까? 근데 왜 모델이나 TV 안 나오고 딴 일하는 거야? 재능이 아깝다.

“제 말이! 그냥 얼굴로 먹고살라니까. 싫데요. 이해가 안 가. 그냥 사람들이 돈을 그냥 줄 것 같은데, 한번 앞에서 웃기만 해도


뭔 헛소리냐 싶지만, 대학원생 형이 그만큼 매력이 넘친다. 단돈 500만원에 모든 계열사에 모델을 평생 해주기로 했다. 형이 등신이냐고?

아니, 전에 김밥가게 알바를 내가 그냥 반 장난으로 소개했었는데 지금 둘이 알콩달콩 잘 지낸다. 그 덕에 그냥 저 마성의 남자, 평생 500만원이다.


“야, 주인이. 우리가 계약서를 그렇게 썼더라도 이건 좀 아니다. 나중에 여유 생기면 새로 계약하자.

“캬캬캬! 싫은데? 이럼서 하하. 네. 그래야죠. 그냥 냅킨에다 대충 휘갈겨 쓴 거라. 구두 계약이나 마찬가지예요. 돈 벌면 제대로 드려야죠. 

“그래, 좀 양심 바르게 어느 정도는 정도로 가야지. 그래야 나중에 뒤탈이 적다.

“네. 뭐 필요하면 전 양심도 버릴 건데 일단은 그렇게 해요. 이슬이가 올 때가 돼가는 것 같은데


밖을 나가봐도 보이지는 않는다. 그래서 요즘 마무리 하는 과제 쪽을 다듬어 본다. 


“흠, 어렵다. 그냥 개발하는데 이렇게 법이 걸림돌이 될지 몰랐네? 아주 내가 법대야 뭐야? 아이고 머리야.


지금 하는 라이더스 위치정보 개선 관련해서만 해도 관련 법률이 4가지가 대표적이다. 자잘한 것까지 하면 한 12~3가지? 제정신 아니다.

대표적으로 정보통신망법, 전기통신사업법, 통신비밀보호법, 위치 정보보호 법안 등등···아주 골치 아프다. 


다 나쁜 건 아니고 위치정보보호법안은 오히려 관련 동의를 받으면 이용이 가능하게 해주니, 뭐 그나마 나을까? 큰 테두리만 문제가 될 것이 없게 하고 나중에 해결해야겠다.


“음···일단 지금은 GPS 정보만 받기는 하는데 이게 틀릴 때는 뭐 한 1km 틀려버리니 어이가 없다는 말이야. 여러 곳에서 받아야 하는데 어렵네


그냥 상상하기에는 GPS에서 정보 하나 딱 받으면 막 1m 오차로 내 위치가 맞을 것 같지만 세상이 그리 간단하지 않다. 

GPS 정보를 보내 주는 위성이 한 대가 아니라, 여러 곳이라 이걸 각각 측량해서 오차 범위를 줄이는 방식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인공위성이 저어 높은 하늘에 떠 있으니 오차가 큰데 이걸 또 줄이는 방법이 있다.


“통신사 기지국이랑 정보를 조합하면 또 되기는 해, 이건 휴대폰이 이동하는 경우 통신 품질 개선하면서 어느 정도 되어 있어. 근데 이거 상용으로 쓰려면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아 좀 어렵네.


GPS의 오차를 줄이기 위해서 통신사들의 기지국이 수없이 깔린 부분을 이용한다. 여러 곳에 확인용 신호를 쏘고, 돌아오는 시차를 이용해서 평균을 내면 오차를 더욱 줄일 수 있다. 

처음부터 개발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고, 여기저기 완전 배포용이나 동의만 받거나, 출처만 명기하면 사용할 수 있는 오픈 소스들을 이용해 짜는 중


혼자 구시렁거리며 조금씩 방향을 잡아 나간다.

그러기를 두어시간 밖에서 대화하는 소리가 들려, 내 집중이 깨진다.


/딸랑-

“와- 남친 주변에는 우주인 같은 녀석들 뿐이었는데, 오빠는 얼굴이 천재예요. 왜 연예인 안 해요. 하라니까?

“아니···너무 그렇게 빤히 바라보지 마세요. 부끄럽습니다. 흠흠···

“어? 대학원생 형, 이슬이 같이 들어오시네요? 

“와 남친, 오다 만났어. 세상에 뭐 이렇게 잘생긴 사람이 있나 싶어서. 내가 말 좀 걸어봤지. 근데 아는 사람이라며?

“아, 한국대 나천재 교수님 방이셔. 진짜 잘생겼지? 마성의 남자라니까

“아, 아 부끄럽다. 그만···그만···


아니 그냥 보기만 해도 행복을 주는 남자인데 왜 저러나 모르겠다. 형과 이슬이를 소파 쪽으로 데려가고 음료수를 좀 꺼내서 온다.


/딸깍-

“형, 이거 좀 드세요.

“어, 어. 고마워. 저, 저기 이슬씨 그만···좀 쳐다보시면 안되는지···

“언제 또 볼지 모르는데 잔뜩 봐야죠. 와 진짜 잘생김이 그냥 뼈에 박혀있어, 야! 나는 왜 이거 안 따줘?

“하? 그래. 여기- 

“잘해, 남친. 세상에 이런 남자가 있는지 몰랐기에 우리는 커플이 된 거야. 알겠냐?

“네, 네- 닥치시고 드세요. 에이···


한동안 대학원생 형의 모델일으로 사람들 반응이 좋다는 것과 단돈 500에 이 모든 걸 해줘서 고맙다고 말하며 대화를 나눈다. 

형은 돈에는 별 관심이 없어서 웃기만 한다. 이슬이가 잠시 형 손을 보더니 주물 거린다.


“어, 어? 왜 이러세요! 아직 여자친구랑도 손도 못 잡았는데

“흠, 혹시 게임 좋아하지 않아요? 여기 보니까 굳은살 장난 없는데, 맞죠? 뭐 해요, 롤?

“롤? 이···뭔지···게, 게임은 좋아합니다. 스타 좀 해요.

“빙고! 야 남친. 이분 온라인 방송 데뷔시켜!

“어? 어떻게? 음···뭔가 감은 오는데?

“그 곤도라TV에 말해서 채널 하나 만들어. 이 잘생김이 게임하는 화면이랑, 얼굴 녹화해서 올려. 이건 돈이다. 

“오? 말 되는데? 형, 같이 일 좀 하실래요.

“어?···왜 이렇게 서늘한 느낌이지···


형이 어깨를 움츠리며 피했지만, 우리 둘이 눈을 반짝이며 양쪽 어깨를 하나씩 잡는다. 도망치려면 진작 갔어야지. 형, 미안해. 

낙장불입이야. 얼굴로 우리 좀 먹고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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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천하제일 시리즈 개막 (1) 24.08.23 44 2 12쪽
43 천하제일 시리즈 (3) 24.08.23 42 2 12쪽
42 천하제일 시리즈 (2) 24.08.23 50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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