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ㄱ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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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트레이더밥
그림/삽화
트레이더밥
작품등록일 :
2024.08.07 01:16
최근연재일 :
2024.09.0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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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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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인생에서 피할 수 없는 것, 세금.

DUMMY

마크 트웨인이 그랬던가?

/인생에서 피할 수 없는 것은 죽음, 그리고 세금


근데 세무 법인은 피해 가더라.


토요일인데도 VIP 서비스는 휴일이 없단다.

동그란 안경에 똑똑함이 흘러넘치는 분이 오셔서, 가죽으로 된 사인 판을 내게 내민다.


“여기 서명하시면 최종 처리됩니다. 만년필 여기 있습니다. 선물로 드리죠, 몽블랑입니다.

“네, 그런데 이렇게 되나요? 세금이 82억에서 35억으로 줄어드는 게?

“그렇습니다. 그 일 하는 사람들이 저희죠. 법적으로 정당하다고는 할 수 없으나, 적법하다 하겠습니다. 다들 하시니, 걱정 마세요.

“와···하하. 네.


고인물이라 정자로 서명하고 악수했다. 그리고 쿨하게 가시더라. 일주일 검토 기간이라더니, 서류 한 장 들고 와서 세금을 47억 감면시켜줬다. 그리고 수수료로 4억 7천을 뜯어간다. VAT 별도. 4,700만원은 또 내가 낸다. 5억 2천··· 


“돈은 저렇게 버는 거구나? 허허···


괜히 공부 열심히 하라고 하신 게 아닌 것 같다. 증권사에서 투자상품에 넣으라고 계속 전화가 왔지만, 우리가 운용하는 퀀트 1, 2호에 각 50억씩을 넣고도 통장 잔고가 123억이다. 숫자 배열마저 완벽하다.

멍하니 계좌 잔고를 보고 있는데, 이슬이가 이제는 기운을 좀 차렸는지. 수트를 갖춰 입고 밖으로 나온다.


“이슬아, 어디 가려고? 몸 좀 더 추슬러.

“아니, 나는 오늘부터 공무원으로서의 도덕적 책임을 다할거야. 출근한다.

“야, 정신 차려. 토요일이라니까. 너 임용도 아직 안 했어···!

“그래도 어디든 가서 일하겠어. 뇽뇽이를 잃은 마음을 달래야 하지. 흑.흑.흑


국어책을 읽는 걸까? 방에서 웅얼거리더니, 저걸 연습했나 보다. 애가 갈수록 이상해진다. 녀석을 달래고 얼러서 재킷을 내려두게 하고, 통장 잔고를 보여준다.


“이것 봐. 엄청 숫자가 길다. 얼마나 필요해?

“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공무원으로서 국가와 민족에 이바지하고

“헛소리 좀 그만하고, 저번에 프라닷 백이 좋다고 꿈꾸면서 계속 이야기 하던데 그거 사러 갈까?

“공무원은 3만원 이상의 물품을 받게 되면 영란 누나가 때찌하는 법이지만, 이번은 개정되었기에 가능하다. 

“뭔 소리야? 가자는 말이야?

“대충 말해도 알아듣도록.

“그래 가자!


밖으로 나가니 또 신나서 어깨춤을 추고 있다. 웃긴 놈이다. 구세계 백화점 쪽의 프라닷으로 가니, 옆에 H에르메스 매장이 있다. 그쪽으로 들어가려는데 미이슬이 잡는다.


“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공무원으로서 H에르메스는 예약제로 운영된다. 고로 넌 못 들어간다.

“로봇이야, 뭐야. 알았다고···쩝. 

“앙마는 프라닷을 입는다. 들어가자. 이미 마음이 정해졌다.

“엉, 그래. 가자.


안으로 들어가니 깔끔하다. 가방이 쭉 깔려 있기에 구경을 해본다. 내 눈에는 왜 비싼지 모르겠다. 


“나일론 가방이 420만원이네? 오호라···동물을 사랑해서 그런가?

“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공무원으로서 동물을 보호한다. 고로 나일론 리 에디션으로 보여주길 바란다. 

“어? 저기 이거 말하는 것 같은데요? 검은색에 체인 있는 것, 이거 가죽인데?

“가죽 같은 친환경 소재다. 공무원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로봇 놀이 그만하고 제대로 봐봐. 

“···그럴까? 헤헤. 저기 언니. 요거, 요거, 저어기 저거. 3가지요.

“네, 고객님.


보기에는 그냥 가방인데, 이슬이가 드니까 뭔가 좀 비싼 물건 같이 보인다. 주인이 있구나 싶다.

가방 2가지와 셋업 한 벌을 맞췄다. 가방 하나는 무슨 용도인지 모르겠는데 엄청나게 크다.


“이건 장 보는 용도인가? 엄청나게 크네?

“뭐 비슷하지. 이거 들고 장 보는 또라이는 없겠지만, 쇼퍼백 종류. 부모님 것도 사자, 너는 왜 안 사?

“나는 흥미가 없네. 쩝. 저기 50~60대 여성분들은 어떤 쪽 좋아하시나요?

“사피아노 라인을 찾으시는 분들이 많은데 보시겠어요? 

“피아노? 뭐지, 이슬아 좀 골라줘.

“앙, 요거랑 요거 같은 색상으로 해주세요.

“네, 고객님.


계산하고 나오는데 돈 2천만원은 쓸 것도 없구나 싶다. 예전에 미이슬 옷 사주고 충격을 받아봐서 오늘은 덜 놀랜다.


“휴, 뭐 보급형 명품이라던데 진짜 명품은 감당도 못하겠다야. 어때? 더 필요한 건?

“충분해. 아니, 과해. 만족 중, 고마워!

“아내 덕분에 잘 풀렸는데 당연히 보상을 드려야지. 이건 어떻게 보내지?

“음, 아직은 찾아뵈었다가는 맞아 죽을지도 몰라. 여기 매장에 배송 요청하면 돼.

“아, 그럼 좀 하고 올게.

“응.


매장으로 돌아가, 엄마와 장모님 댁으로 배송을 부탁하고 다시 돌아가려는데 정주남 형님께서 전화하신다.


“네, 형. 혹시 주말에도 일해요?

“이 바닥에 주말은 없다. 죽어서 쉰다오. 건의할 것이 있다.

“웬만한 건 형님이 알아서 하셔도 될 건데? 돈 많이 드는 거예요?

“돈을 아끼는 방법이다. 법인 차량을 다오. 주유비부터 차량 리스 비용까지 다 세금 처리 가능하다.

“그래요? 제가 해야 하나요. 아니면 형님이 하셔도 문제가 없나요?

“법인 명의로 가능하다. 누가해도 상관없다오.

“아, 그러면 처리하시고 메일로 공유해주세요.

“그러겠다. 수고하오!

“네, 고맙습니다.


역시 연예계나 현업에 있던 분들이 세부적인 부분까지 아시는 게 많다. 정주남 형이 바른 사람인 걸 아니까, 다시 일을 시작한다고 하자. 여기저기에서 일거리를 준다.

물론 방송 쪽은 빼고, 그 덕에 잘생Kim형은 좀 바빠졌지만. 이 형도 여자친구와 열심히 하러 다니시고 있다. 옆에서 이슬이가 눈빛을 보내기에 답한다.


“아? 정주남 형. 대학원생 형 매니저 하시는데 차량을 법인으로 리스하면 세금 처리가 된다네? 몰랐어.

“역시 잘하시네. 사람이 좀 딱딱해서 그렇지. 바르더라고, 딱 맞아. 잘생Kim 오빠에게

“응. 멋져. 껌 사 먹은 것도 영수증 첨부해서 준다? 독해. 크크.

“잘 만났네. 세무 쪽을 좀 도와 줄 사람이 있으면 좋은데, 내가 해도 되기는 하지만 10월이면 나도 임용이거든. 알아볼까?

“엉, 부탁 좀 하자. 


전자세금계산서가 되는 경우도 있는데, 그게 아닌 건 박주혁 형님이 죽어라 풀칠해서 세무사에게 가져다주는 중이다. 

이것도 똥촉이 와서 이슬이에게 아이디어 없냐니까, 아직 법이 안 바뀌어서 못한다는 말을 해줬다. 그리고 세무법인 형태로 되어있어야 해서 쉽게 진입을 못 한다고 한다.


참고로 대한민국에 자기 권리를 잘 지키는 협회가 몇 가지가 있는데 의사, 변호사, 세무사 정도 되는 분들이다.

나쁘게 볼 수도 있지만, 합법적으로 권리를 지키기에 똑똑한 일이다. 수십년간 해자를 잘 파두어서 이쪽 영역으로의 진입은 참으로 힘들다. 

그래서 앞으로 사업을 확장하더라도 좀 피할 생각 중이고 우리도 잘 배워서 따라 해야겠다 싶다. 그렇지 않으면 실컷 고생하고 한방에 털린다.


***


/곤도라TV 마이블랙박스 런칭 19:00~


오늘은 VisionM 강한나 대표님, 마이리버 장마당 홍보팀장님 까지 오셨다. 곤도라 쪽에서는 김 대표님께서 잠깐 들러 주실 예정. 우리는 물론 다 출동했다. 


이슬이가 또 가방 자랑을 해야 한다며 계속 팔에 들고 있는데 무거워 보인다. 가볍다는데 왜 저러는지, 여자는 알다가도 모르겠다.

독고순 시니어가 이전 예약 등록한 사람 중 실구매가 이루어지지 않은 이들에게 바쁘게 문자로 홍보를 진행 중이다. 성공남은 강한나 대표가 불러서 잠깐 자리를 비운 상태


“독고순 시니어님, 발송은 다 돼가나요?

“네, 이거 누가 짠 거에요? 되게 편해요. 그냥 바로 연동되네요?

“아, 저희 우주 커넥트랑 라이더스 클럽이라고 문자를 엄청나게 쓰거든요. 한 달에 한 2천만원~3천만원 왔다 갔다 해요. 거기 쓰는 프로그램이에요.

“와- 세상 편했네. 저희는 다 손으로 붙여넣었거든요. 이런 세상이 있을 줄이야. 구세주 최고다!

“푸하, 뭔 구세주. 


우리가 대화를 나누는 동안 강한나 대표가 다가와서 손을 내민다.


“잘하는데요? 학생이라 어설픈 줄 알았는데 의외네. 기대 이상이에요.

“하하, 뭐 다들 도와줘서 겨우 하는 거죠. 제품 온/오프라인도 VisionM에서 다 맡았다던데 와- 대단하세요.

“최초 아이디어를 고 대표가 냈다면서요? 일단 우기고 봤죠. 고 대표 VisionM이랑 프로젝트 한다고 하하. 

“아? 와- 진짜 이쪽 바닥은 다들 독해요. 무서울 정도야.

“먹고 살려면 그래야 해요. 배워둬요.


워낙 경쟁이 심한 시장이다 보니 다들 독하다. 저런 사람들과 경쟁해서 살아남아야 한다 생각하니 걱정이 앞선다. 우리 장점이 뭔지 깊이 고민해봐야겠다. 대화를 다른 쪽으로 해본다.


“네. 강 대표님, 그러면 네이놈, 다움 같은 온라인도 동시에 광고 시작인가요? 오프라인은요?

“오프라인은 이미 시작했고, 아마 할인 행사할 거예요. 방송 시간 동안만 20%! 온라인은 쩝···뭐 해야죠. 이것저것 다 때주고 나면 남는 거나 있을지 모르겠네.

“하긴 저희도 알아보니까, 광고비 장난 아니게 비싸던데요? 와···

“방송국만큼은 아니지만, 온라인도 가격이 무지막지하게 올랐어요. 먹고살기 힘드네요. 


대표님의 엄살을 잠시 들어주고, 장마당 홍보팀장과 정기준 홍보담당 과장님이 이쪽으로 오시기에 인사를 드린다.


“하하, 우리 고 대표는 너무 예의가 발라가 문제라카이. 잘 지내셨는교?

“네, 장 부장님. 와주셔서 고맙습니다.

“뭐가 고맙겠는교, 우리 회사 제품인데 당연히 봐야제. 정 과장 고맙데이.

“하하, 네. 강 대표님도 오랜만에 뵙습니다. 온/오프라인 쪽 잘 부탁드립니다.

“네, 돈 받은 것 10배로 보답해 드릴 테니. 걱정 마세요.


서로 덕담이 오가다가, 마이리버 홍보팀장인 장 부장님께서 VisionM 강 대표님에게 묻는다.


“역시 강 대표가 확실하다카이. 똑 뿌러져. 근데 이거 결제는 홈쇼핑처럼 하는교? ARS 걸면 상담원이 쭉 등록하는 식으로?

“네, 아무래도 이런 생방송 중에 대량으로 받으려면 그 방법뿐이라서요. 외주로 맡겼는데 참 여기저기 나가는 게 많습니다.

“쫌 해주이소, 많이 팔리면 둘 다 좋은거 아닌교. 다음 제품 나올 때 또 VisionM 찾을 거 아이가-

“꼭 부탁드립니다.


정기준 과장이 고개를 끄덕이다가, 컴퓨터에 있는 SMS 결제 란에 본인 전화번호를 쓰고 엔터를 누른다. 잠시 후 내 쪽을 보며 자기 휴대폰을 꺼내 보여준다.


“이 문자 링크 누르면 결제 화면으로 넘어가는 겁니까?

“네, 저희가 개발한 건 아니고 PG사 쪽에서 휴대폰 결제 서비스라는 게 있더라고요. 이번 제품 가격대가 3만원 미만이라, 링크 누르면 제품명 뜨고 주소입력을 하게 되어있어요. 결제는 다음 단계에 됩니다.

“아, 주소를 알아야 보내죠. 그럼 우주 커넥트 서버로 잠시 거쳐서 PG사와 택배사로 정보가 가는 거네요?

“네. 사진 자료나 동영상 같은 트레픽 큰 데이터가 오가지 않아서 저희가 임대한 서버 안에서 처리될 겁니다. 한 2000만명, 동시 전송 뭐 이런 것만 아니면요.

“이거 보안 문제는 없나요?

“3D Secure 수준은 안돼도 작정하고 뚫지 않는 이상은 쉽게 못 들어옵니다. 작정하고 뚫으면···음 다 뚫려요. 아쉽지만

“그건 그렇죠. 편하네요. 


우리가 대화를 나누는 동안 방송이 시작되었다. 예약 방송과는 달리 쇼핑 호스트도 한 분 모시고 방송이 진행된다. 

방송 시간에만 5% 추가 할인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주문받고, 잘생Kim 형은 이제는 자연스럽게 옆에서 웃으며 제품을 은근히 광고한다.


“참, 하하. 언제봐도 잘 생겼네. 좋다.


나 PD님은 준비한 주문 수량을 특수효과를 넣어, 사라고 부추기고 효과음과 함께 계속 숫자가 증가한다. 원래 남이 뭐 하면 따라 하는 게 사람 심리. 

4만 2천 대 부근이 되니, 주문 증가 속도가 빠르게 줄어들자. 나 PD님이 한 번 더 꼼수를 쓴다. 숫자를 빼버리고 ‘매진 임박’이라며 쇼 호스트에게 방송을 끊으라고 신호를 준다.


프로답게 자연스럽게 마지막 판매를 유도하고, 매진 글자가 뜨며 라이브 방송이 마무리된다. 보고 있는데 뭔가 멋진 한 편의 사기극(?) 같아. 웃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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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그 시절 연예계 (feat. 정주남 메니저) 24.08.25 31 2 12쪽
57 김미영 팀장님 사랑합니닷! 24.08.25 33 2 12쪽
56 유플 협업 (무선 인터넷) 24.08.25 35 1 12쪽
55 뜬금 결혼, 꿈인가? 24.08.25 37 1 12쪽
54 자수하여 감형 받자! 24.08.25 36 1 12쪽
53 주가 조작범? 헐 24.08.24 36 1 12쪽
52 마이리버 협업 (휴대용 블랙박스) 24.08.24 33 2 12쪽
51 모바일 광고 대행업 (1) 24.08.24 30 2 12쪽
50 독고순과 성공남 합류 24.08.24 35 1 12쪽
49 얼렁뚱땅 가족소개 24.08.24 40 3 13쪽
48 VisionM 강한나 24.08.24 38 1 13쪽
47 모바일 메신저, 가능? 24.08.23 40 1 12쪽
46 천하제일 시리즈 개막 (3) 24.08.23 37 2 12쪽
45 천하제일 시리즈 개막 (2) 24.08.23 41 2 12쪽
44 천하제일 시리즈 개막 (1) 24.08.23 44 2 12쪽
43 천하제일 시리즈 (3) 24.08.23 42 2 12쪽
42 천하제일 시리즈 (2) 24.08.23 50 2 12쪽
41 UCC 선구자와 투자자 24.08.22 56 2 13쪽
40 천하제일 시리즈 (1) 24.08.21 51 3 12쪽
39 U튜버가 잘생KIM 24.08.21 45 3 12쪽
38 어디까지올라가는거에요? 24.08.21 46 4 12쪽
37 봄봄봄, 설마 너도?! 24.08.21 55 3 12쪽
36 용기 없는 자도 미인을 얻는다. 24.08.21 51 2 12쪽
35 벚꽃 피는 계절이 온다. 24.08.20 51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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