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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9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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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3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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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복사하면 된다고.

DUMMY

“어으으···두 번짼데도 힘드네.”


도진은 머리를 울리는 두통에 이마를 짚고는 의자에 몸을 기댔다.

하지만, 고통 속에서도 그의 입가에는 미소가 지어져있었다.


“이게···초양자컴퓨터를 만드는 법이란 거지?”


이 어지러움은, 다름아닌 조금 전 그가 기술 포인트로 습득한 ‘초양자컴퓨팅’이 머릿속 뉴런에 한 글자 한 글자 새겨지면서 나타난 반동이었으니 말이다.

지구 전체를 뒤집을 수 있는 두 번째 기술을 손에 쥐었으니, 약간의 어지러움 정도는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었다.

곧, 두통이 서서히 가라앉으면서 연구원 계약 정리를 마친 아리아가 소장실로 올라왔다.


“괜찮으세요?”

“일단은, 아직 좀 어지럽긴 하지만. 근데 이거, 매번 이래야 하는거야?”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니까요. 인도자님께서 원하신다면야 서적 등의 방법으로 전수하는 방법도 있겠지만···그건 또 싫으실 거 아니에요?”

“책으로 주면 애초에 이해도 하지 못할테니까. 후우.”


결국, 앞으로도 이 고통을 겪어야한다는 사실에 도진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이 고통을 겪으면서 얻은 것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


“초양자컴퓨팅이라더니···확실히 지구에서 사용하는 수준의 양자컴퓨터랑은 차원이 다르긴 하네.”

“최소한 100만 큐비트(Q-bit)급은 되어야 은하법에서 초양자컴퓨터(Hyper Quantum computer)로 인정받을 수 있으니까요. 지구에서 사용중인 건 아직 1000 큐비트도 되지 않으니까, 사실 은하에선 계산기만도 못한 물건이죠.”

“아직 갈 길이 멀긴 멀구나. 확실히, 괜히 원시문명이 아니긴 해.”


아리아의 말에, 도진은 자신에게 주어진 10년의 시간이 얼마나 짧은지 새삼 체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현재 지구의 문명수준이 은하의 기준과 얼마나 큰 격차를 지니고 있는지도 말이다.


“이런 상황은 이미 시뮬레이션에서 많이 경험하셨잖아요?”

“그래도, 현실에서 직접 경험하는 거랑은 좀 다르니까.”


물론, 그렇다해서 겁먹은 것은 아니었다.

이 정도의 격차는 도진도 이미 예상하고 있었고, 이번 두 번째 기술의 습득 또한 그 격차를 최대한 빨리 좁히기 위한 발판이었으니 말이다.


“그나저나, 두 번째 기술로 초양자컴퓨팅을 선택하신 건 탁월한 선택이시네요.”

“음?”


도진은 갑작스런 아리아의 칭찬에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 그를 바라보며, 아리아는 피식 웃고는 설명을 이어나갔다.


“저랑 궁합이 꽤 맞는 기술···이라고 할까요?”

“그건 또 무슨 말이야?”

“모르실테니 설명드리자면, 일단 제 본체를 이루고 있는 운영체제는 초양자컴퓨터에 의해 만들어졌어요. 그리고, 현재는 일종의 가상시스템 상태로 움직이고 있죠.”

“그래서?”

“초양자컴퓨터를 제 실제 하드웨어로 사용할 수 있다는 거죠. 당연히, 제 몸처럼 움직이는 것도 가능하고요.”

“그러니까···이 기술을 온전히 활용하는 게 가능하단거지?”

“물론이죠.”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이는 아리아의 말에, 도진은 턱을 매만지며 고민했다.


‘그렇다는 건, 지금 당장 초양자컴퓨터를 손에 넣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지란 건데······.’


사실, 이건 처음부터 고려한 사항은 아니었다.

애당초, ‘스타로드’에서 초양자컴퓨팅이란 기술은 그저 다음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지나가는 단계일 뿐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게임과 분명히 다른 점이 하나 있었다.


‘···초양자컴퓨터를 실제로 현실에 가져다놓을 수 있단 거지.’


비록, 자금력을 꽤나 소모해야한다는 전제 하에였지만 말이다.

생각을 마친 도진은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다.


“아리아.”

“네?”

“일단 가면서 이야기하자고.”


그 말과 함께, 도진은 가건물의 계단을 내려갔다.

하지만, 그가 향한 곳은 가건물의 1층이 아닌, 더 아래쪽이었다.


“인도자님, 여긴···지하잖아요? 여긴 원래 공장 기초공사하려고 파둔 곳 아니었어요?”


도진과 함께 지하로 내려온 아리아는 의아해하는 표정으로 온통 흙뿐인 지하를 가리켰다.

도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는 그랬지만···이제는 좀 용도가 달라질 거 같거든.”

“네?”

“아리아, 초양자컴퓨터를 생성하려면 자금력이 얼마나 필요해?”

“···아, 그런 생각이셨군요.”


그제야 도진의 계획을 조금이나마 눈치챈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설명을 시작했다.


“규모와 성능에따라 다르지만···가장 기본적인 모델이라면 4,000 포인트면 가능해요.”

“4,000 포인트···생각보단 싼걸?”

“말 그대로 기본적인 성능인데다, 제조단가도 그렇게 비싸지는 않으니까요. 은하에서는 평범한 수준이에요.”


4,000 포인트, 미화로는 4천만 달러에 한화로는 약 540억원에 이르는 거금.

하지만 현재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슈퍼컴퓨터인 미국의 ‘프론티어’가 한화 7500억원을 들여 제작되었단 걸 생각하면 거의 거저나 다름없는 가격이었다.

물론, 현재 도진이 가지고 있는 자금력은 1/10 정도에 불과한 425였으니 아무리 저렴하다 해도 하늘의 별 따기와 같았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도진은 믿는 구석이 있었다.


“흠, 슬슬 시간이 됐는데.”


도진은 손목에 찬 시계를 바라봤다.

그때였다.


[자금력 +10,000]


도진의 눈 앞에, 메시지 하나가 떠올랐다.

그 메시지의 의미는 분명했다.


“이제야 들어왔네?”

“그러고보니, 일론 머스크가 투자금을 보내준다고 한 게 오늘이었죠? 마침 타이밍이 좋네요.”


굳이 계좌를 확인해볼 필요도 없었다.

눈 앞의 자원탭에서 반짝이는 [자금력: 10,425]라는 숫자가 계좌에 찍힌 돈보다 더 정확할테니 말이다.


“그럼, 이제 가능한 거지?”

“물론이죠. 생성장소는 여기, 이 자리면 될까요?”

“그래.”

“알겠습니다, 잠시 물러나주세요.”


도진이 고개를 끄덕인 다음 물러나자, 아리아는 몇 걸음 뒷걸음질 치고는 눈을 감았다.

이윽고.


[자금력 4,000을 지불합니다.]

[잔여 자금력: 6,425]


도진의 눈 앞에 두 개의 메시지가 떠오른 순간.


팟!

마치 순간이동이라도 한 것처럼,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 지하공간의 1/4을 차지하는 크기의 매끈한 원통이 그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케이블을 연결하는 곳으로 보이는 구멍 몇 개를 제외하면 거대한 보온병에 가까운 생김새였지만.


“제대로 왔네요. 잠시만요, 인도자님.”


말과 함께 아리아가 눈을 감고는 그 원통에 손을 가져가 댄 순간.


삐비비빅-!

금속 원통의 곳곳이 독특한 색의 불빛으로 깜빡거리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아리아의 눈이 떠졌다.


“이제 저와 동기화가 끝났어요. 초광속케이블을 연결하면 더 좋긴 하겠지만, 양자통신을 활용한 무선데이터송수신도 가능하니 행성 내에서는 사용하는 데에는 문제 없을거에요.”

“그러면, 인터넷에 접속도 가능한거야?”

“무선송수신기가 장착된 전산망이라면 뭐든지요.”

“그건 확실히 괜찮네.”


자신의 생각처럼 쓸 수 있을거란 생각에, 도진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리아가 도진을 향해 걱정하는 눈빛을 보낸 것은 그때였다.


“그런데, 인도자님.”

“왜?”

“이러면, 공장건설에 쓸 자금이 부족하지 않나요? 지금 가지고 계신 자금력이라면 원래 계획했던 규모의 절반도 건설하기 힘들텐데요.”


그녀의 말 대로, 조금 전 도진이 사용한 자금력은 전체의 40%에 해당하는 양.

원래라면 그 대부분을 상온초전도체 공장 건설에 사용해야 했으니, 이대로라면 공장의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 그거?”


걱정스러운 투로 묻는 그녀의 말에도 도진의 표정은 여전히 여유로웠다.

곧, 그는 작동중인 초양자컴퓨터의 외부를 이루는 금속원통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이게 있는데, 무슨 걱정이야?”

“네?”

“그리고, 아리아 너도 있고 말이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는 아리아를 향해, 도진은 입을 열었다.


“돈은 복사하면 된다고.”


***


최초의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만들어진 이후 형성된 가상화폐 시장의 규모는 매년 성장해, 이제는 약 5조 달러에 이를만큼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었다.

시장 자체가 법적으로 규정되지 않은 회색지대인 덕분에 수익을 위해서라면 온갖 불법적인 방법들이 동원되는 약육강식의 세상이었지만, 이 무법지대 안에서도 뛰어난 몇몇은 큰 돈을 벌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는 투자자들의 욕망을 자극이라도 하듯 수 많은 거래소에서는 자신의 거래소에서 발생한 투자자의 수익에 등수를 매겨 매일 공시해두고 있었다.

그리고.


“음?”


세계 최대의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Binance)의 수익랭킹을 확인하던 한 투자자는 고개를 갸웃했다.


“이건···못 보던 녀석인데?”


그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랭킹표의 가장 위를 차지한 남자의 아이디였다.


[1위]

[Ajpikoj2134]

[+81639.32%]

그리고, 그 아이디의 옆에는 현실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엄청난 수익율이 기록되어있었다.


“뭐야···해킹이라도 한 건가?”


하지만 그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쉽게 해킹이 될 거였다면, 이 거래소는 애초에 세워질 리도 없었으니 말이다.

게다가.


“···이건 뭐야?”

“Akjwelk1659?”

“아니, 1위 수익률이 왜이래?”


코인베이스나 바이비트 등, 세계의 여러 메이저 거래소 사이트의 수익랭킹 또한 어느 새 다른 사람으로 바뀌어있었다.

그 것도, 말도 안 되는 수익율과 함께 말이다.


-이게 무슨 일이야?

-아니, 수익률이 뭐 이래? AI로 24시간 돌려도 이건 불가능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수익랭킹 점령사태에, 암호화폐를 다루는 커뮤니티들이 불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의 결론은 하나였다.


-아이디 앞이 전부 A인 걸 보니까, 동일인인 거 같은데?

-그럴지도······.

-그런데, 하나같이 말도 안되는 수익이 난다고?


그 투자자들이, 모두 동일인, 혹은 팀이라는 것.


그 중, 지구 유일의 초양자컴퓨터가 그 주인공이라는 진실에 다가간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말이다.


작가의말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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