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전에 군납비리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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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키만자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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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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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전에 군납비리란 없다 - (38)

DUMMY

“우리 독일제국은 이제 강대국(Großmacht)의 지위를 넘어 세계대국 (Weltrnacht)으로 발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강대국 지위에 있는 국가들을 뛰어넘어야 한다.”


이곳을 독일제국 의회,


외무상 에리히 바이어는 독일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강대국의 조건은 무엇인가?


구체적인 수치로 정의할 순 없지만, 다른 국가의 침략을 받지 않을 정도의 국력을 갖췄다면 강대국이라고 부를 수 있을 거다.


그럼 독일제국은 강대국의 개념에 포함되는가?


에리히 바이어는 독일제국이 강대국은 아니라며 위기감을 고취시켰다.


“나폴레옹이 날뛰던 시절, 영국의 넬슨 제독은 프랑스의 동맹국인 덴마크를 선제공격했다. 덴마크에서 건조 중인 배가 영국의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공격을 한 것이다.


그럼 지금은 어떤가?


영국은 우리 독일 제국의 해군력을 억제하기 위해 국방비를 더 늘리고 있다. 그리고 우리 중에는 그런 영국의 침략을 걱정하며 군비확장을 반대하는 세력이 있다.”


영국은 왜 덴마크를 선제공격했을까.


1806년, 프로이센이 나폴레옹에 항복하자 영국 정부는 덴마크가 혼자서 자주권을 유지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래서 덴마크에 스웨덴과 동맹을 맺고 프랑스의 침략을 막으라고 권유,


하지만 덴마크는 영국의 요청을 무시했다.


거기다 나폴레옹이 덴마크 – 포르투갈과 해군동맹을 맺을 거라는 소문이 퍼지자, 영국은 더는 참지 않고 덴마크를 공격했다.


이게 바로 세계대국의 위엄,


자국의 이익과 안보를 위해서라면 언제든 타국을 공격할 수 있다.


그에 비해 오늘의 독일은 어떤가?


영국의 눈치를 보며 군비 확장을 주저하고 있진 않나? 이게 강대국의 역설, 강한 건 사실인데 주변 국가들과 싸워 이기기엔 역부족이다.


심지어 국방 예산도 마음대로 못 늘리는 실정,


육군 예산은 프로이센 주의회(ndtag)의 심의를 거치면 무조건 통과되지만, 해군 예산은 주의회 + 제국의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프로이센 주의회는 토지 귀족층과 친정부 세력이 다수,


그에 반해 제국의회는 정부와 대립 관계에 있는 가톨릭 중앙당 + 자유주의자 + 사회민주주의자들이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 당연히 제국의회는 정부의 힘을 키워주는 해군력 증강에 매우 부정적이다.


그렇다면 독일제국이 세계제국으로 올라서기 위해 뭘 해야겠나?


저 제국의회부터 눌러놓는 게 우선,


제국주의자들은 전독일연맹, 함대연맹이라는 단체를 움직여 강압적인 여론을 조성했다.


“제국의회는 독일의 발전을 가로 막는 어리석은 집단이다. 적이 국방비를 늘리면 우리도 늘려야 하는데, 적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예산 집행을 막고 있다.”


“옳소!!”

“독일이 세계대국이 되려면 국방비를 더 늘려야 한다!!”

“반대하는 자들은 이 나라를 떠나라!!”


상황이 이 지경이니 군비 억제가 되겠나.


여론이 조성되자 빌헬름 2세는 확장 정책을 추진했다.


오스만 투르크와 협의해 바그다드 철도 건설을 추진하기 시작한 것, 바그다드 철도가 완성되면 페르시아 만은 독일의 영향력 아래에 들어간다.


런던 – 지브롤터 해협 – 수에즈 운하 – 인도로 이어지는 영국의 항로 중간에 독일이 파고드는 것,


이 꼴을 영국이 그냥 두고 보겠나?


영국은 즉시 보호관세 체제로 전환, 독일이 바그다드 철도를 완성해도 막대한 관세를 물도록 조치를 해놨다.


이러니 독일이 더 발작하는 것,


거기다 최근 영국이 청나라를 자기 편으로 끌어들였다는데, 언제까지 소극적인 국방정책을 내세울 건가?


이런 배경을 등에 업은 독일 제국은 일본을 지원해 청나라를 견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제는 청나라와 일본의 체급 차가 너무 난다는 것, 국방비만 따져도 청나라는 일본의 10배를 자랑한다.


그럼 그 갭을 독일 제국이 채워줄 수 있나?


일단 영국을 적으로 돌리는 순간 독일은 경제적으로 치명타를 맞는다.


독일의 전체 수출액 중 60%는 영국 – 러시아 - 프랑스가 차지, 그리고 수입의 68%를 의지한다.


영국과 대결하면 독일은 엄청난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는 뜻, 그에 반해 영국은 중국 – 인도를 포함한 블록 경제를 이뤄냈다.


이걸 아니까 제국의회 관계자들은 영국과 군비 경쟁을 하는 건 자살행위라며 반대를 표하는 것,


하지만 제국주의자들은 이런 설명은 쏙 빼놓고 자기들에게 유리한 것만 강조했다.


“우리가 세계대국이 되려면 영국과의 충돌은 불가피하다!!”

“이대로 영원히 대륙에 갇혀 있을 건가?!!”

“밖으로 나가야 살 길이 열린다!! 전쟁을 두려워하면 강대국의 위치에 머무를 수 밖에 없다!!”


이렇게 여론이 조성됐다.


독일 제국은 청나라를 견제하기 위해 일본에 차관 3억 마르크를 투입,


여기에 영국이 발끈하면서 동아시아는 전란의 기운에 휩싸였다.


⁕ ⁕ ⁕


“독일이 일본에 3억 마르크를 제공한 게 사실인가?”

“예, 일본을 이용해 우리를 견제하겠다는 거죠.”

“어허 ~ 이런 괘씸한 놈들을 보았는가!! 우리가 놈들에게 무슨 피해를 줬다고 이런 짓을 꾀한단 말인가?!!”

“그런 건 상관없습니다. 세계대국이라는 게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세계대국?”

“예, 자국의 이익을 위해 타국을 침략할 수 있는 게 세계대국입니다. 청나라도 한 때 그랬던 적이 있었죠.”


이곳은 청나라의 수도 베이징,


나는 우창칭과 나라의 앞날을 의논했다.


강대국과 세계대국의 차이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 언제든 타국을 침략할 수 있다는 것, 독일은 지금 세계대국이 되기 위해 일본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거다.


청나라는 이미 영국과 손을 잡았으니, 일본이라도 지원해 동아시아에 발을 들이겠다는 뜻, 마침 일본도 독일을 롤 모델로 삼아 나라를 개혁하지 않았나.


두 나라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며 동맹이 성사됐다.


청나라가 무슨 해를 끼쳤다고 독일은 이 난리를 피우는 건지, 특히 일본의 행동은 더더욱 이해가 안 된다.


‘일본 너희들이 정신이 나갔구나? 누구하고 대립을 하겠다고?’


1882년 이전까지 청나라가 수입한 물품 중 일본산은 10%도 안 됐다.


하지만 지금은 15%까지 증가,


일본이 청나라에 수출을 안 하면 살림이 돌아갈 것 같나.


조선은 전체 수입품의 26%가 청나라 물건, 이것만 봐도 동아시아는 청나라를 제외하곤 무역을 논할 수가 없다.


그런데 일본은 무슨 배짱으로 청나라와 대립하겠다는 건가.


독일만 믿고 까부는 것 같은데, 일단 본보기로 무역 장벽부터 세웠다.


“앞으로 일본산 수입품에는 관세 70%를 부과하겠다.”


이 조치로 일본은 난리가 났다.


청나라는 일본과 교역 안 해도 먹고 사는데 지장 없지만, 일본은 청나라와 교역을 안 하면 나라가 흔들린다.


그렇다고 독일이 일본 물건을 사줄 것 같나?


독일도 지금 영국과 마찰을 빚느라 관세를 두들겨 맞는 중, 누구 물건 사줄 입장도 못 된다.


말 그대로 갈려 나가는 일본 경제, 일본 기업들은 이러다 우리 다 죽는다며 난리를 쳤다.


이제야 상황 파악이 된 일본 정부는 청나라에 관세 협정을 요청,


하지만 나는 단호한 태도를 취했다.


“무슨 꿍꿍이로 독일에서 차관 3억 마르크를 지원 받은 거요?”

“그건 ··· 저희가 요즘 경제가 어려워서 ··· ”

“훗 ~ 거짓말 하지 마시오. 독일의 지원을 받아 청나라와 군비 경쟁을 해보겠다는 수작을 내가 모를 줄 아시오?”

“아닙니다. 태사 나으리, 하늘에 맹세하고 그런 생각은 해 본 적이 없습니다.”

“자기 얼굴에 침 뱉는 말은 그만 두시오. 독일이 지금 바그다드에 철도를 설치해 영국의 교역 루트를 막고 있다는 걸 모르시오? 이런 상황에서 독일의 돈을 받았다는 건 일본이 그들과 뜻을 함께하겠다는 거요. 누굴 바보로 아시오?”

“그 ··· 그건 ··· ”

“앞으로 우리 대청국은 일본을 교역국이 아닌 적국으로 여기겠소, 기왕 하는 싸움 끝을 봅시다.”


나는 일본을 배척하고 조선을 청나라 경제에 끌어들였다.


조선까지 청나라의 경제 영역으로 들어가면 일본은 완전히 고립될 뿐,


나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일본의 대만 – 류큐 합병을 규탄했다.


“대만과 류큐는 청나라를 상국으로 여기며 조공을 바친 나라였다. 하지만 청나라가 혼란에 빠진 사이 일본이 두 나라를 불법 점령했고, 이는 일본이 중화의 질서에 도전한 것이다. 지금 이 순간부터 대청제국은 일본을 적국으로 규정할 것이다. 일본은 전쟁을 각오하라.”


사실상 선전포고,


나는 북양함대를 류큐로 파견했다.


전선 12척을 동원한 대대적인 침공,


전함이 한 척도 없는 일본은 저항도 못 하고 류큐를 내줬다.


하지만 이건 시작일 뿐, 대만까지 되찾으면서 일본은 완전히 고립됐다.


발작 버튼이 눌린 독일제국, 빌헬름 2세는 청나라에 류큐와 대만을 일본에 되돌려 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류큐와 대만은 역사적으로 중화의 질서에 포함됐던 국가들,


나는 독일 황제에게 남의 나라 질서에 참견 말라는 답장을 보냈다.


[대청제국의 흠차대신 우창칭과 태사 전인환이 독일의 황제에게 전한다,


나는 독일의 목표가 세계제국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독일에게 독일만의 세계관이 있는 것처럼 청나라에도 청나라의 세계관이 있다. 조선과 대만 – 류큐 – 일본 – 남만은 역사적으로 중화의 영향권에 있었으며, 우리는 우리의 방식으로 질서와 평화를 유지해왔다.


그런데 최근 외세가 아시아에 개입하며 중화의 질서가 무너지고, 각 국가가 침략을 받고 있으니, 나는 이 무너진 질서를 수습할 생각이다.


그대가 세계제국을 목표로 삼는 건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나, 그걸 이루기 위해서는 수많은 적과 싸우고 무수한 희생을 감수해야 할 거다.


참고로 우리 대청제국의 상비군은 50만이 넘고 함대는 18척에 이르며 1년 국방 예산은 700만 파운드가 넘는다. 그대가 군대를 몰고 오더라도 그렇게 쉽게 무너지진 않을 것이다.


또한 영국과 적대하지 마라.


독일은 수입과 수출 절반 이상을 영국과의 교역으로 채우고 있는데, 전쟁을 일으키면 고통 받는 건 백성들이라는 걸 모르는가?


일국의 황제라면 본인의 체면보다 백성들의 안위를 먼저 생각하라. 비스마르크가 왜 당신에게 충고를 아끼지 않았는지 이제는 알 것 같다. 군주가 어리석다면 똑똑한 신하의 말을 잘 듣는 것도 군주의 능력이다.]


이 편지는 빌헬름 2세의 뚜껑을 날려버렸다.


청나라의 일개 재상이 독일 황제에게 충고하듯이 편지를 썼으니, 유럽 국가들 입장에선 경악할 일이다.


하지만 영국은 잘 한다며 내 어깨를 주무르는 중,


영국도 경제적 문제 때문에 독일에 대놓고 욕을 하긴 어렵다.


그런 영국을 대신해 뤼순 군벌이 빌헬름 2세의 얼굴에 똥 칠을 했으니 얼마나 통쾌하겠나,


사실 독일이 최근 영국에 까불거리는 건 다 이유가 있다.


영국은 1881년, 보어 전쟁에서 보어인들에게 패배했고 1885년에는 남수단에서 반란군의 손에 고든 총독이 참수당하는 망신을 당했다.


영국이 호구 짓을 하니까 독일이 만만히 보고 대드는 것,


그런데 내가 일본을 두들겨 패자 이번엔 독일이 호구가 됐다.


영국인들 입장에선 얼마나 고소하고 통쾌하겠나,


이번 사건으로 영국 의회도 청나라를 조금 달리 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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