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전에 군납비리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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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키만자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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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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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전에 군납비리란 없다 - (17)

DUMMY

“태후 마마, 경친왕께서 드셨습니다.”

“어서 들라하라!!”


이곳은 자금성,


청나라 황족은 불 속의 콩처럼 요란한 소리를 내며 사방으로 날뛰었다.


뤼군 군벌이 황궁을 포위했지만 외부의 지원군은 기대할 수 없는 입장, 이대로 놈들이 황궁 안으로 밀어닥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서태후는 그 칼날의 광풍 속에서 본인 목이 달아날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휩싸였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내 목숨과 황제만큼은 살리겠다는 생각 뿐,


일단 경친왕(慶親王) 아이신기오로 이쾅을 불러들였다.


아이신기오로 이쾅은 군기대신(軍機大臣)으로 나라의 국방을 책임지는 입장, 매년 2천 만 냥에 달하는 자금이 이 자의 손에 좌우된다.


당연히 축적한 재산도 상당한 편,


서태후는 경친왕에게 황족들의 목숨 값을 내놓으라고 압박했다.


“황족의 목숨이 위태로우니 우창칭과 협상을 해야겠습니다. 지금까지 모은 재산이 얼마나 됩니까?”

“예? 태후마마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 ”

“시치미 떼지 마세요!! 당신이 군기금을 횡령한 걸 내가 모를 줄 압니까?!! 설마 이 와중에도 본인 재산만 지킬 생각은 아니겠죠?”


경친왕은 식은 땀을 흘렸다.


어떻게 모은 재산인데 그걸 우창칭에게 넘겨주나.


그렇다고 본인 재산을 줄여서 말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입장, 고심 끝에 입을 열었다.


“대략 3억 냥 정도 ··· ”

“뭐 ··· 뭐라고요? 지금 3억 냥이라고 하셨습니까?”

“예 ··· 태후 마마 ··· ”

“참으로 많이도 해드셨습니다!! 군기대신이라는 자가 이 지경이니 저깟 군벌도 토벌을 못하는 거 아닙니까?!!”


청나라 조정의 3년치 수입을 황족 한 명이 독점하다니, 어쩌다 나라 꼴이 이 지경이 된 건가.


문제는 서태후 본인도 누구 탓할 입장이 아니라는 것, 청나라 권력 정점에 선 본인은 저만한 돈이 없을 것 같나.


그렇다고 본인 재산을 내놓을 순 없는 노릇,


예정대로 경친왕을 압박했다.


“당신이 군기금을 착복한 탓에 역적을 진압할 군대가 없는 거 아닙니까?!! 책임을 지고 황족의 목숨 값을 지불하세요!! 아시겠습니까?!!”

“예 ··· 태후마마 ··· ”


경친왕은 도망치듯 황태후전을 벗어났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전 재산을 내놓는 건 불가능, 기왕 이렇게 된 거 나라도 살자는 마음으로 황족들을 배신했다.


“거기 누구 없느냐?!!”

“예, 친왕 전하, 부르셨습니까?”

“너는 이 길로 황궁 밖으로 나가 우창칭 총독을 만나거라. 뇌물을 줄 테니 나와 가족의 목숨은 보장해 달라고”

“하지만 친왕 전하, 역적들이 황궁을 포위했는데 저희만 빠져나갈 수 있을까요?”

“태후 마마께서 군벌들과 협상을 하라는 명을 내리셨다. 잔소리 말고 어서 가라!!”


이렇게 경친왕의 수하들은 3천만 냥을 짊어지고 황궁을 나섰다.


서태후의 명이 떨어졌으니 수비병들은 있으나 마나, 그렇게 은밀한 접촉이 이뤄졌다.


⁕ ⁕ ⁕


“총독 각하, 황궁에서 사람이 왔습니다.”

“그게 누구냐?”

“경친왕이자 군기대신을 역임하고 있는 아이신기오로 이쾅입니다.”

“오호 ~ 이거 거물이 등장하셨군.”


이곳은 뤼순 군벌 본진, 나는 우창칭 총독과 함께 사신을 맞이했다.


궁지에 몰린 쥐새끼들은 어떤 거래를 제시할까,


청나라 황실이 그동안 외국의 침략 문제를 돈으로 해결한 사례를 돌이켜보면 이번에도 돈을 앞세울 게 분명, 아니나 다를까 쥐새끼들은 막대한 재산을 내밀었다.


“이게 무엇인가?”

“경친왕께서 우창칭 총독께 보내는 성의의 표시입니다.”

“아니 ··· 이 많은 돈을 내게 말인가?”

“예, 경친왕과 그 가족들의 목숨은 보장해 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크흠 ~ ”


우창칭 총독은 내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받아도 되겠냐는 눈빛, 하지만 나는 코웃음을 쳤다.


“우리를 너무 우습게 보는 거 아닌가?”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 ”

“내가 영국 공사에게 듣기로 경친왕의 재산은 700만 파운드가 넘는 걸로 알고 있는데 ··· 그 정도면 대략 3억 냥이 넘는 돈이야. 그런데 겨우 이 정도 돈으로 목숨을 사겠다는 건가?”


영국은 청나라 조정이 얼마나 썩었는지 다 파악하고 있다.


그래서 무슨 문제만 터지면 억 단위의 배상금을 요구하는 것, 영국이 아무 근거도 없이 무작정 배상금을 요구했다고 생각하나?


내가 핵심을 꿰뚫자 쥐새끼들의 눈동자는 갈 곳을 잃었다.


“여보게, 정말 경친왕의 재산이 3억 냥이나 되나?”

“자세한 건 저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청나라 조정과 오랫동안 거래를 한 영국 공사의 말이라면 신뢰할 수 있지요.”

“네 이놈!! 이깟 푼 돈으로 목숨을 사겠다는 거냐?!! 내가 황궁으로 들어가면 경친왕 그 자의 목부터 벨 것이다!!”


우창칭 총독이 불호령을 쏟아내자 쥐새끼들은 벌벌 떨었다.


경친왕이 목숨을 잃으면 그 아랫것들은 무사하겠나.


나는 경친왕에게 마지막 기회를 제공했다.


“가서 네 주인에게 똑똑이 전해라, 3억 냥을 모두 내놓으라고”

“아 ··· 알겠습니다.”


쥐새끼들이 도망치자 우창칭 총독은 탁자를 내리치며 껄껄 웃었다.


3천 만 냥이 3억 냥으로 바뀌었으니 얼마나 가슴이 뿌듯하겠나.


하지만 나는 지금 웃을 때가 아니라며 분위기를 다잡았다.


“총독, 지금 웃으실 때가 아닙니다.”

“그게 무슨 소리인가?”

“다른 황족은 다 죽어도 상관 없습니다. 하지만 황제 폐하의 신변을 확보하지 못하면 우리는 황제를 죽인 반군이 되는 겁니다. 지금 황족이라는 자가 자기만 살겠다고 뇌물을 바치러 왔는데, 저 놈들이 폐하의 안전을 신경이나 쓰겠습니까?”

“뭐 ··· 그건 그렇군.”

“안 되겠습니다. 우리가 직접 폐하의 신변을 확보 해야겠습니다.”

“뭘 어떻게 할 생각인가?”

“서태후는 악녀지만 머리가 돌아가는 여자라 자신과 황제의 목숨만큼은 지키려 할 겁니다. 황제만 살아 있다면 섭정 자리를 유지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서태후와 협정을 하는 게 최선입니다.”


우창칭은 고개를 끄덕였다.


쥐새끼들이 뇌물을 바치러 올 정도면 황궁 경비는 엉망이겠지, 직접 사람을 보내 서태후와 담판을 지었다.


⁕ ⁕ ⁕


“태후마마!! 태후마마!!”

“무슨 일이냐?!! 우창칭이 사람을 보냈느냐?!!”

“예!! 그렇습니다!!”

“어서 들라하라!!”


이곳은 태후전,


서태후는 뤼순 군벌이 보낸 사람을 마주했다.


원래는 상대에게 황족에 대한 예의를 요구해야 하지만 지금이 그럴 때인가, 그런 절차는 생략하고 본론으로 넘어갔다.


“그래서, 우창칭 총독은 폐하와 내 목숨을 보존해 줄 생각인가?”

“태후마마, 저희는 그런 요구는 듣지 못했습니다.”

“아니 ··· 그게 무슨 소리인가?!! 경친왕에게 황족들의 목숨 값을 지불하라는 명을 내렸는데!!”

“그 경친왕은 황족이 아닌 자신의 안위를 요구했습니다. 이게 그 증거입니다.”


사신들은 경친왕이 보낸 3천 만냥을 내밀었다.


배신감에 몸부림치는 서태후, 여기서 사신들은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했다.


“안심하십시오. 우창칭 총독께서 원하는 건 폐하와 태후 마마의 안전입니다.”

“그게 정말인가?”

“예, 폐하께서 무사하셔야 저희도 역적이라는 누명을 쓰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폐하가 아직 어리시니 당분간 태후마마께서 섭정을 하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렇지!! 역시 우창칭 총독은 뭘 아는 사람이군!!”

“그렇다면 입궁을 허락해주십시오. 최대한 피를 흘리지 않고 황궁에 입성하고 싶습니다.”

“좋네, 나와 폐하의 목숨만 보장해 준다면 그리 하도록 하지.”


이렇게 자금성의 문이 열렸다.


의기양양하게 입성하는 뤼순 군대, 이 광경은 종군 기자들의 사진에 그대로 담겼다.


⁕ ⁕ ⁕


“파이 ~ 다 ~ (排烈 : 정렬)!!”

“냐쿼라 ~ (跪 : 꿇어라)!!”

“헝킬러 ~ (叩頭 : 절하라)!!”

“일 ~ 리 ~ (起 : 일어나라)!!”


이곳은 청나라 황궁,


나는 뤼순 군벌 관계자들과 함께 황제를 알현하는 의식을 치렀다.


일명 삼궤구고두례(三跪九叩頭禮)라 불리는 의식, 황제를 향해 세 번 꿇고 아홉 번 절하는 매우 복잡한 절차다.


조선의 인조가 청나라 태종에게 항복할 때 치른 절차,


하지만 인조는 패배자의 입장에서 한 것이고 나는 정복자의 입장에서 의식을 치르는 거다.


앞으로 뤼순 군벌은 청나라 황제를 떠받치는 기반이 되겠지, 그렇다면 그 황제의 권위부터 바로 세우는 게 먼저다.


조조가 왜 한 황실을 지키고 그 후원자를 자처했겠나.


한나라를 등에 업고 천하를 호령하기 위해, 나도 그 절차를 밟았다.


여느 때처럼 청나라 관료들은 황제를 향해 절을 올렸지만 그 주위에는 총칼을 든 군인들이 버티고 있는 중, 다들 겁을 먹은 게 눈에 보였다.


14살 짜리 황제라고 다를까.


수많은 신하들이 절을 올리고 예를 표했지만 위엄을 지키질 못했다.


“겨 ··· 경들은 어서 일어나시오.”

“예 ~ 폐하”


이 상황이 부담스러운지 어서 일어나라고 부추기는 황제, 우창칭 총독이 신료들을 대표해 한 번 더 허리를 숙였다.


“뤼순 도독 겸 광록대부 우창칭이 폐하를 알현하옵니다.”

“그대가 역적들을 토벌하고 민란을 다독인 덕분에 나라가 바로 설 수 있었네. 짐이 그 공을 어떻게 치하해야 좋을지 모르겠군.”

“치하라니요. 신은 이미 폐하께 많은 승은을 입었습니다.”

“겸손이 지나치네. 짐이 그대를 군기부 독판(督辦 : 부서의 최고 책임자)으로 삼을 것이니 앞으로 이 나라의 국방을 책임져 주게. 또한 그동안의 공을 치하하는 뜻으로 은화 30만 냥을 하사하겠네.”

“폐하, 만세, 만세, 만만세 ~ ”


우창칭이 절을 올리자 신료들도 그 뒤를 따랐다.


이제 청나라의 국방은 뤼순 군벌의 것, 우창칭은 나를 군기부 총관으로 삼아 실권을 넘겼다.


‘자 ~ 어떤 놈부터 손봐줄까. 역시 너부터겠지?’


나는 경친왕에게 총구를 겨눴다.


그 놈이 지금까지 횡령한 3억 냥이면 청나라 3년 치 예산이고 그 돈이면 이 나라를 바꾸고도 남는다.


황족들도 이미 자기만 살겠다고 등을 돌린 경친왕에게 등을 돌린 입장, 서태후도 경친왕을 죽이라는 명을 내렸다.


‘죽이는 건 쉽지만 이용해 먹는 것만 못하지.’


하지만 나는 경친왕을 죽이진 않았다.


그 자가 혼자만의 힘으로 3억 냥을 횡령했겠나.


조선의 민 씨 일족이 나라 재산의 90%를 횡령한 건 각 지에 깔아둔 수하들 덕분, 마찬가지로 경친왕은 각지의 행정 관료들을 수하로 두고 있다는 뜻이다.


경친왕을 목을 치면 그들이 다 내 수하로 들어올까?


그게 아니라 철저히 이용했다.


“당신도 잘 알겠지만 이제 태후마마는 물론 황족들도 당신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누굴 의지해야 할 지는 잘 아시겠죠?”

“무 ··· 물론입니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그럼 일단 3억 냥 중 2억 냥을 내놓으세요.”

“전부 가져가시는 거 아닙니까?”

“친왕께서 그동안 열심히 모으신 돈인데 어떻게 그걸 다 뺏겠습니까? 2억 냥만 주신다면 1억 냥은 눈감아 드리죠.”

“가 ··· 감사합니다. 대인, 이 은혜는 잊지 않겠습니다.”


이렇게 나는 군자금 2억 냥을 확보했다.


이 돈이면 영국에서 기술을 들여와 함대를 구성하는 것도 가능, 마침 영국도 돈이 부족한 상황이라 내 제안을 거절하지 못했다.


영국이 기술 이전을 허락하자 나는 2억 냥을 일시불로 지급,


판돈이 깔리면서 영국은 유럽의 재해권을 완벽히 장악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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