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시대 게임 속 마통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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쮸빠
작품등록일 :
2024.08.10 20:30
최근연재일 :
2024.08.15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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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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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 증명 (3)

DUMMY

우리 아빠 그리고 할아버지가 늑대란다.

그래, 사실 남자가 모두 늑대인 건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버지는 늑대의 범주에서 제외시키는게 예의다.


지금 이 소녀는 아니 NPC는 이 공공연한 선을 넘어버린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내가 고아라서 부모님이 없다는 것.

즉 별 타격이 없다는 뜻이다.


“나 고아라서 아빠 없는데요?”


내 기막힌 대답에 당황한 듯 소녀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계속 이상한 말씀을 하시면, 늑대 소탕은 거절한 걸로 생각하겠어요. ”


끝까지 시치미다 이거지?


“흠··· 그렇다면 이 마나 결정은 내가 맛있게 먹도록···.”

“그, 그만!”


-아잇 답답해. 역시 착각이 아니었어. 너 내 마음을 읽을 수 있다면 지금 듣고 있지? 날 속였다니 산채로 씹어 먹어도 시원치 않을 놈이네.


드디어 미끼를 물었다.


“음··· 그냥 말로 하면 안 될까요?”


-누구는 이러고 싶어서 이러는 줄 알아? 나는 주어진 권한 이외의 대화는 할 수 없어. 나 정도 되니까 한마디라도 할 수 있는 거지.


역시 제약인가 뭔가 하는 것이 저 소녀의 행동을 규제하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당신의 정체가 뭔가요? 늑대들의 대장?”


-하··· 내가 너한테 욕해서 뭐 하겠니. 난 겨우 늑대들의 대장 따위가 아니야. 이 공간의 주인 정도라고 해두지.


“여기 있는 NPC들··· 아니 이 세계 속의 당신과 같은 주민들은 전부 당신과 비슷한가요?”


-더 이상의 정보는 발설할 수 없어. 그건 네가 알아 가야 할 문제. 아무튼 축하해. 너는 최초이자 최후로 자격 증명을 완벽하게 클리어했으니까.


아직 마지막 보스는 건들지도 않았는데 완벽한 클리어라니?


“아직 우두머리 늑대는 건들지도 않았는데요?”


-자격 증명의 진정한 클리어는 내 정체를 알아차리는 것으로 완성돼. 나도 처음 이 사실을 알았을 땐 헛소리로 치부했는데··· 이게 이런 식으로 이루어질 줄이야.


진정한 클리어란 역시···.


“내가 S 랭크로 클리어했다는 말인가요?”


-S 랭크? 그게 무슨 말이야. 난 그딴 건 모르겠고 피곤하니까 그만 가렴. 아 그전에 마나 결정은 주고.


“아직 물어볼 게 많은···.”


바로 그때.

내 손에 있는 마나 결정이 소녀에게 날아감과 동시에.


[자격 증명 1단계를 완료했습니다. 랭크 산정 중입니다]


예의 목소리가 들려오며 돌연 눈앞의 모든 것이 사라졌다.

내게 속마음을 건네오던 소녀와 할머니로 변신하고 있던 늑대 그리고 집까지.

난 어느새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공간에 떨어져 있었다.


랭크 산정 중이라··· 일단 생각을 정리해 보자.

소녀는 분명 내게 최초이자 최후의 완벽 클리어라고 했다.

이 세상 즉 ‘자격 증명’에서 내가 최초이자 최후라는 말의 뜻은 알겠다.


내 머릿속에 입력된 정보에 의하면 나 같은 사람들이 이곳에 입장하기 시작한 지는 이제 겨우 1년.

내가 최초라고 해도 전혀 이상한 것이 없다.

물론 최후라는 말도 마찬가지.

만약 내가 이 정보를 말해버린다면 다음 참가자들은 누워서 떡 먹기 식으로 클리어할 테니까.


그렇다면, 과연 저 최초이자 최후라는 범주에 지구의 게이머들까지 포함되냐는 것이다.

솔직히 모르겠다.

간간이 풀리던 S 랭크 클리어에 대한 정보는 다 읽어 봤지만.


커뮤니티에는 ‘우두머리 늑대의 급소 공략(낭심), 우두머리 늑대에게 목숨을 구걸하는 법, S 랭크는 결국 운빨이니 늑대에게 빌어라.’ 따위의 유머 성 정보밖에 없었으니까.

일단 하나는 확실하다.


[랭크 산정을 완료했습니다. S+ 랭크 보상을 지급합니다]


난 로또에 당첨됐다는 사실이다.




***




[잠시 후 자격 증명 2단계를 시작합니다]


지평선과 땅이 맞닿아 있을 만큼 넓은 초원.

20명의 사람이 동시에 나타났다.

모두 1단계 자격 증명을 끝내고 온 탓일지 재빠르게 주변을 살피며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어어? 이보게 드렉 자네도 이곳에 들어 온 건가?”

“찰스! 여기서 만나게 될 줄이야 정말 반갑구먼.”


두 남자는 아는 사이인 듯 보였다.


“드렉 자네는 3구역에 근무 중인 걸로 아는데 거긴 별일 없나?”

“하하 수시로 피소로에서 월담하는 잡놈들 잡아 죽이는 거 빼고는 별일 없지, 너는?”

“2구역이야 뭐 늘 시간과 싸우는 게 최대 과업이지.”


심지어 저 둘은 군인인가?

그때였다.


“니아 매슬로! 저도 3구역에 근무 중인 병사입니다.”

“니아 매슬로! 저도 3구역···.”

“니아 매슬로! 저도 2구역···.”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일까.

하나둘 자신의 신분을 밝히는 사람 전부가 군인이란다.

이제 남은 사람은 둘뿐이다.

심지어 남은 놈의 정체는.


“반갑다 제군들, 제1구역 매슬로 왕실 기사단 소속 드라켄 픽스터다.”


화룡점정으로 이놈은 기사란다.

반푼이일 뿐이지만, 귀족의 신분을 가지고 있는 기사.

아니 이거 뭐 군인들 단체 회식이라도 하는 건가?

나 빼고 전부 군인이라고?


“니아 매슬로!”


역시 기사 이상의 계급은 없는지 모든 사람이 손을 이마에 붙이며 칼 경례를 박았다.

물론 나도 예외는 아니다.

그저 분위기에 휩쓸려 나도 모르게 따라 한 행동이었지만, 이어지는 기사의 말에 가슴이 철렁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다행히 이곳에 반동분자는 없는 듯하군. 이미 군 상부층에서는 암암리에 도는 소문을 취합해 이곳에 대한 정보를 어느 정도 유추하고 있었다. 모종의 제약 때문에 일반인에게 발설은 불가하지만, 이곳은 오직 매슬로 왕가에 충성하는 군인들만이 들어올 수 있는 신인류를 위한 곳이다. 한 마디로 매슬로 왕가의 은총이라는 것이다! 니아 매슬로!”

“니아 매슬로!!!”


이게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라는 말인가.

진짜로 군인들만 입장 가능하다고?

그럼 나는···?

물론 나도 군필자기는 하다, 전생에서는 말이지.


“한데! 가령 왕가에 충성하지 않는 벌레들이 왕가의 은총을 탐내어 이곳에 진입하는 일이 발생한다고 한다. 제군들도 신인류의 일원이 되었으니, 반동분자들을 색출하고 왕가의 영광을 위해 두 발 벗고 일하는 군인이 될 수 있도록 알겠나!”

“니아 매슬로!!!”


무슨 사이비 종교의 집회라도 하는 듯 이곳은 광기에 물들어가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자네만 소속을 밝히지 않았군?”


좆됐다.

모두의 시선이 내게로 향했다.

아직은 같은 군인이라 생각하여 호의 어린 시선이지만, 분위기상 내 신분을 밝힌다면 난 이 자리에서 찢겨 죽을 것이 자명해 보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끌려온 시기가 저녁 시간대여서 그런지 모두가 군복은 아니라는 것.

그렇다면 난 지금부터 군인이 된다.


“니아 매슬로! 제4구역 피소로 소속 마린입니다.”


다행히 이 세계의 경례는 전생의 경례와 비슷했기에 어색한 점은 없었다.

더군다나 피소로는 지금까지 한 번도 언급된 적이 없기 때문에 꼬투리 잡힐만할 일도 없다.

완벽하다, 역시 나는 천재ㅡ···.


“반동분자다! 이놈을 당장 결박하라!”

“니아 매슬로! 반동분자를 결박하라!!!”


이런 시발?

갑작스러운 기사의 외침에 나머지 군바리들이 미친 듯이 내게 달려들기 시작했다.

한두 명 때려눕히는 것쯤이야 가능하겠지만, 전부를 상대할 자신은 없다.

또한, 저 기사라는 놈 모르긴 몰라도 나보다 약하진 않을 것이다.

기사는 돈 주고 사는 벼슬이 아니니까.

이거 진짜 좆됐네.


“악!”


나는 순식간에 사지가 결박당한 채 기사의 앞에 무릎 꿇려졌다.


“반동분자 놈, 왕가의 은총 없이 이곳엔 어떻게 들어온 것이냐. 바른대로 말하면 내 명예에 걸고 편하게 보내준다고 약속하지.”


뭐가 잘못된 것일까.

이번 생은 아무리 군대와 담쌓고 지냈다고 해도, 분명 피소로에도 군인은 존재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원인 자체를 모르니 해결법이 생각날 리가 없다.

게다가.


“네 이놈! 당장 바른대로 말하지 못할까!”


시간도 촉박하다.

일단 지금 필요한 건 딱 하나다.

그건 바로.


“니아 매슬로! 억울합니다. 이곳에 저보다 더 왕국에 충성하는 군인은 없을 거라고 자부하는데, 제게 왜 이러시는 겁니까! 아무리 충성에 대가는 없다고 해도 이런 대우는 가당치 않습니다!”


매소드 연기 뿐.

하지만, 기사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하하하 이 간교한 놈이 그 세 치 혀로 누구를 속이려 드는 것이냐? 그래 네가 그렇게 충심이 강하다면 한번 설명해 보거라. 왕국의 정규군은 피소로에 파견되지 않는다. 그럼 너는 피소로 귀족들의 사병이란 말이냐? 어림도 없지, 뱃속에 지방 덩어리만 가득 찬 귀족 놈들의 사병은 왕국의 은총을 받을 수 없다!”


피소로에 파견된 정규군이 없다니···.

이건 정말 몰랐다.

아 시발.

이렇게 된 거 개소리라도 지껄여야 한다.


“저는 피소로 소속 특수부대원입니다. 세간에 알려지면 안 되는 임무를 맡아 모르실 수도 있으나, 제 충성심만큼은 진짜란 말입니다.”

“특수부대···? 부대 이름을 말해 보거라. 아니, 알려지지 않았다 하니 어차피 들어도 모를 터. 네 임무를 말해 보아라.”


마지막 기회다.

비록 아는 것은 없지만, 이렇게 된 이상 내 피를 믿겠다.


“임무 자체는 극비사항이라 죽는 한이 있어도 말할 수 없고, 대신 저는 국가전략 기동부대의 일원으로써 선봉군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믿어주십시오.”


내 전생에서부터 이어져 온 끈끈한 혈연.

해병의 혈관엔 그 역사가 흐른다.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

는 지랄이고, 사실 그럴싸한 것이 이것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제발··· 제발 통해라.


“국가전략 기동부대의 선봉군···? 국가의 전략이란··· 거기 기동 부대의 선봉군이라··· 헉! 이놈들 당장 풀어주지 못할까? 감히 네놈들 따위가 구속할 사람이 아니다!”


뭐야 진짜 통했다고?

기사의 불호령을 들은 군인들은 기함하며 나를 풀어주었고.

기사가 내게 다가와 은밀히 말했다.


“미안하네. 워낙 사소했던 소문이라 내가 바로 떠올리지 못했으나, 매슬로의 국가 전략이라 함은 바로 보호막 밖의 탐사, 기동 부대라 함은 보호막 밖을 기동하는 부대 그리고 그대는 그 부대의 선봉에서 왕국에 헌신하는 사람이었다니··· 이렇게 충직한 전우를 몰라본 내 잘못이 크네. 내 사과를 받아 주시게.”


내가 저질렀지만, 이게 이렇게 해석된다고?

개··· 개이득?


“니아 매슬로··· 아닙니다, 오히려 제 불충이 더 큽니다. 저는 왕국의 명을 저버리고 이 비루한 목숨을 부지하고자 비유적 이게나마 임무를 발설하고 말았습니다. 흑··· 하지만, 이렇게라도 제 목숨을 유지해서 왕국이 제게 명한 것을 이루는 것이 저의···.”

“그만, 그만. 책임감에서 비롯된 자네의 충심을 의심하는 것이 아니네.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자네의 계급을 물어봐도 되겠나?”


계급에 대해서도 역시 아는 게 없지만, 지금이라면 무슨 말을 해도 통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해병대의 최고 계급 대장 위에 있는 해병 병장, 이것이 내 계급이다.


“병장입니다.”

“호오··· 역시 특수부대는 일반적인 계급을 쓰지 않는구먼. 아무튼 마린 병장 앞으로도 매슬로를 잘 부탁···.”


[자경증명 2단계를 시작합니다. 협력하십시오]


“이런, 드라켄님. 지금은 닥친 것에 집중하시지요. 이번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것이 왕국에 대한 충성 아니겠습니까?”

“자네 말이 맞네. 제군들은 들으라! 지금부터 이 전장은 내가 지휘하겠다. 그리고 마린 병장을 부지휘관으로 임명하니 내 말과 같이 다르도록!”

“니아 매슬로!!!”


그렇게 우리의 군대식 전진은 시작됐고.


“돌격 앞으로!”

“우아아아아아!”


눈앞에 나타난 몬스터를 쓸어버리기 시작했다.

자경증명 2단계의 내용은 간단하다.

차례대로 나타나는 몬스터들을 처치하는 것.

우리가 지금 너무나도 쉽게 몬스터들을 쓸어버리고 있어서 자칫하면 쉬워 보일 수도 있지만, 실상은 그리 쉽지만은 않다.

아무것도 모르는 뉴비 20명이 모인 것과 충성심으로 똘똘 뭉친 군인 20명이 모인 것은 질적으로 차원이 다르니까.


크르르륵


우두머리 늑대의 열화판쯤 되어 보이는 커다란 늑대 5마리는···.


“5인 1조 각개 전투 대형으로 돌격 앞으로!”


갈려 나갔다.

자격 증명 2단계가 시작되면서 각자에게 주어진 롱소드를 쥔 미친 군인들은 브레이크가 고장 난 듯 보였다.

다음은 우리에게 아주 친숙한 몬스터인 고블린.


키에 엑!


심지어 무려 30마리다.


“엄호하라! 내가 진형을 무너트리겠다!”


신들린 것처럼 뛰어나간 드라켄은 말 그대로 전장을 지배하고 있었다.

역시 내 느낌이 맞았다.

저 인간은 절대로 나보다 약하지 않다.

물론 스탯 적으로는 내가 뛰어난 것 같지만, 기사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검 놀림이 예사롭지 않은 것이 승부를 장담하기 힘들어 보인다.

그렇게 드라켄의 활약으로 고블린은 순식간에 전멸.

다음은.


딱딱 딱딱


잇몸이 불편한지 턱을 딱딱거리며 떨고 있는 스켈레톤 무리였다.


“기사님 이놈들은 검이 잘 듣지 않습니다!”

“모두 베거나 찌르지 말고 검의 옆면으로 때려라!”


내가 나설 차례인 것 같다.

애초에 나는 검이라곤 전생에 양파 썰 때 잡아본 식칼이 전부다.

심지어 이번 생엔 날붙이를 손에 쥐어 본 적도 없기에 이런 롱소드는 거추장스러울 따름.

뼈다귀는 주먹으로 부러트려야 제맛이다.


“이번엔 제가 진형을 무너트리겠습니다!”


퍽! 퍽! 퍽!


나는 주먹질과 발길질 한 번에 스켈레톤들의 뼈를 탈골 시키는 기염을 토해냈고.


“니아 매슬로! 제군들 봐라! 저것이 왕국 특수부대다! 마린 병장이 왕국의 희망이란 말이다!”

“우오오오오오오!”


내 원맨쇼에 사기가 오를 대로 오른 군인들은 스켈레톤을 도륙하기 시작했다.

그 후로도 두 번의 전투가 더 있었지만, 충성심 하나로 똘똘 뭉친 군인들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렇게 우리의 자경증명 2단계는 손쉽게 끝났다.

이제 남은 건···.


[자격 증명 2단계를 종료합니다. 각각의 활약에 걸맞은 스킬을 부여합니다]


드디어 자격 증명의 메인 이벤트.

자, 스킬을 배울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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