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시대 게임 속 마통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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쮸빠
작품등록일 :
2024.08.10 20:30
최근연재일 :
2024.08.15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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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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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원

DUMMY

다음 날 아침.


“러프, 혹시 에드거는 어디로 갔는지 알아? 그 새끼들 말로는 뭐 나를 버리고 갔다는데··· 에드거가 그럴 애가 아닌 거 너도 알잖아.”

“나도 몰라···.”


응, 에드거는 개새끼라서 너 버리고 간 거야.

라는 말이 목구멍 끝까지 올라왔지만, 실의에 빠진 매리가 불쌍해서 참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밤 우리는 피소로에서 보육원을 한다는 미친 여자의 호의?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다른 방법이 없으니까.

매리도 바보는 아닌지 원장을 의심했고, 방에 들어온 우리는 절대로 자지 않을 것이라는 다짐을 30초 만에 깨버리고 말았다.


이 허약해진 몸뚱아리가 격하게 잠을 원했기 때문이다.

참고로 원장은 우리를 부부로 알고 있기에 같은 방을 썼다.

뭐 우리의 첫날밤은 그렇게 별일 없이 지나갔다.


잠시 매리랑 대화하고 있으니, 원장이 찾아와 식사를 권했고, 우리는 식당으로 향했다.


“와··· 이게 왜 진짜야?”


놀랄 수밖에 없는 게 식당에는 무려 30명쯤 되어 보이는 아이들이 모여 있었다.

우리 둘 다 피소로 살면서 이만한 아이들을 보는 것은 처음.

대개 아이들은 만만한 먹잇감이기에 부모들이 집밖에 내보내지 않는 탓이다.

피소로라는 건 거짓말이고 이곳은 사실 세이설인게 아닐까?


“이상한 놈들이 나타났다! 이 자식들아, 우리자식들아 우리 밥 뺏기기 전에 빨리 목구멍으로 집어넣어!”


아, 피소로 맞구나.

참고로 저 말은 10세 정도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내뱉은 말이다.

그래, 피소로의 꿈나무로써 바른 자세다.


“로이 선생님이 예쁜 말 써야 한다고 했지요?”


그렇게 우리 셋은 나란히 앉아 식사를 시작했고, 나는 의문을 풀기 시작했다.


“아무리 싼 음식이라 해도 이 정도의 식수를 어떻게 감당하는 거죠?”

“영양이 부족한 음식인 건 사실이죠. 저희는 피소로 남부 귀족의 허가를 받아 지원금을 받고 있으며, 세이설에서도 일부 지원을 받고 있습니다.”


자신들 배에 지방을 채우는 것 말고는 아무 관심도 없는 귀족 나리가 보육원을 허가해 줬다고?

백프로 구라다.


“보육원에서 지내다가 나이가 찬 아이들은 어떻게 되죠?”

“저희 아이 중 반 정도는 나이가 차면 세이설로 입양을 갑니다. 선택받지 못한 아이들은 보육원과 연계되어 있는 일자리로 취업을 나가죠.”


세이설에서 피소로의 고아를 입원한다고?

이백프로 구라다.


“그럼 혹시 갱단들이 시비를 걸진 않나요? 원장님의 외모도 그렇고, 여기 상황이 갱단 놈들이 군침 흘리면서 들쑤시기 딱 좋은 조건이잖아요.”


“완전 문제가 없는 건 아니지만, 제가 각 거대 갱단의 보스와 직접 거래를 해서 큰 문제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정말 뜻깊은 일을 하시는군요··· 귀찮은 질문에 대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가 동부 출신이다 보니 보육원이라는 것을 처음 봤거든요.”

“하하, 이해합니다. 우리 보육원도 설립된 지 이제 1년밖에 안 됐으니까요. 제 작은 꿈이 있다면 남부뿐만 아니라 각 지역에 보육원을 설립하는 것이에요.”


정말 자신이 꿈꾸는 미래를 상상하는 듯 원장의 입가에는 옅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

예쁘긴 진짜 예쁜 얼굴이다.

그런데, 냄새가 난다.

아주 지독한 구린내가 말이지.


“들어보니 러프 님의 몸 상태가 좋지 않으시다고요. 몸이 나으실 때까지 머무르셔도 됩니다.”


당장이라도 떠나는 게 맞지만, 사실 다른 방법이 없다.

금고에서 돈을 꺼내오지 못한 나는 지금 상거지이기도 하고, 딱히 갈대가 있는 것도 아니니까.


“몸이 나을 때까지만 신세 좀 지겠습니다.”


그렇게 3주가 지났다.

그동안 내 첫 번째 목표는 바로 대출을 갚는 것.

상환을 위해 웬만한 시도는 다 해봤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러프]

칭호 : 최초의 NPC

특성 : 마이너스 대출 (한도: 30, 잔액: 20, 상환일 : 다음 입장까지, 상환 방법 : 해야 할 일을 하십시오)

스킬 : 마법 cost 10 : 텔레포트

룸 생성

근력 : 1

내구 : 1

민첩 : 1

지력 : 9

마나 : -1


시발.

잔액이 꿈쩍할 생각을 안 한다.

채무자의 채무 이행 의지가 이리도 확실한데, 대체 왜 받지 않겠다는 것인가.

대체 내가 해야 할 일이 뭘까?


“러프, 원장님 말이야 아무리 봐도 이상한 사람은 아닌 것 같지?”


그리고 내 두 번째 목표는 원장의 실체를 밝혀내는 것.

사실 이제는 많이 퇴색된 목표다.


그도 그럴 것이, 원장은 정말 아이들을 사랑하고, 아이들을 위해서라만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는 천사 같은 사람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원장이 말한 갱단 보스들과의 계약이라는 것이 자신의 몸을 대가로 이루어진 계약이란 것 또한 놀라웠다.


실제로 매리와 내가 잠깐 마을을 둘러보러 갔을 때, 갱단 놈들이 시비를 걸어왔다.

하지만, 우리가 보육원에서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자, 놈들은 우리의 신발만 압수하고는 곱게 보내줬다.

자기 신발이 다 떨어졌다나 뭐라나.


“그래, 우리가 잘못 생각했나 봐.”


어쩌면 내가 편협한 사고방식에 갇혀있던 것일 수도 있겠다.

내가 몰랐을 뿐이지, 피소로에도 진정한 선인이 존재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아 러프, 그러고 보니 오늘 로이가 입양 가는 날이지? 인사나 하러 가자.”


그리고 우리는 아이들과도 꽤 친해졌다.


“어? 누나랑 아저씨 왔네. 누나 5년만 기다려요. 저런 늙다리 아저씨 말고 나랑 결혼하자!”

“어머~우리 루이 오늘 새로운 부모님 만나러 갈 거라고 꽃단장했네?”


이 쥐방울만 한 것이 괘씸하기도 하지만, 괜찮다.

매리는 줘도 안 가질 거니까.

친구였던 놈의 여자 친구를 어떻게 건드려?


“야 이 떡잎부터 노란 아이야. 그런 말투 쓰면 입양 가자마자 파양 당한다?”

“아니에요! 로이는 지금부터 예쁜 말만 쓰는 착한 어린이가 될 거예요!”


훗, 역시 애는 애군.


“이럴 줄 알았냐? 바보야 메롱! 잘 있어 난 이제 갈 시간이야.”


한 대만 쥐어박아 볼까?


“로이, 이리 오렴. 원장님이 가르쳐준 대로만 하면 분명 사랑받을 수 있을 거예요.”

“네 원장님!”


그렇게 로이는 원장의 손을 잡고 떠나갔다.

이걸로 벌써 3명째인가.

3주 동안 세이설로 입양 간 아이들의 숫자다.


저 아이들은 피소로 따위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이 쾌적한 환경에서 자라나겠지.

역시, 이곳은 생각보다 괜찮은 곳일지도 모르겠다.


“야 매리, 오늘은 양손을 묶은 채로 죽기 직전까지 잠수하기다. 딱 내가 죽기 직전에 구해줘.”

“미친놈이네.”


그리고 또 다른 변화.

그건 바로 매리가 내 채무 상환을 돕고 있다는 것이다.

이주 전쯤, 왕가는 왕국 전역에 공문을 돌렸다.


-왕가의 은총은 받은 자들을 신인류 ‘게이머’라 부르며, 이들이 왕국의 미래다. 혹여 군에 소속되지 않고 은총을 받은 자가 있다면 당장 군에 귀속하라.


윗대가리들의 탁상공론에 대해서 알 방법은 없지만, 아무래도 게임에 대한 정보를 오픈하기로 한 모양.

이 공문이 돌자마자 각 구역에는 ‘게이머 관리청’이라는 기관들이 생겨났다.

물론 피소로도 마찬가지.

대체 뭐 하는 곳인지 궁금해서 매리를 대동해 방문했을 때, 나는 충격적인 사실을 들을 수 있었다.


-현재, 피소로 동부 상공의 보호막은 금이 간 상태입니다. 원인은 얼마 전 떨어졌던 운석이죠. 다행스럽게도 그간 군 소속 게이머들이 모아왔던 마석을 이용해 보호막의 수리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마석의 절대적인 수량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러니 군에 소속되지 않은 게이머들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혹시 게이머이신가요?


그래, 내가 떨어트린 메테오로 인해 보호막에 금이 갔단다.

아무래도 다음 회차부터는 열심히 마석을 모아야겠다.


군에 입대할 생각은 없지만, 마석이라도 보태 줘야 양심의 가책이 덜하지 않겠는가.


아무튼 이렇게 된 마당에 메리에게 숨기는 것보단 모든 걸 밝히고 도움을 받는 게 낫겠다고 판단.

나는 메리에게 모든 걸 말해줬다.

물론 에드거 얘기는 빼고.


꼬르륵···.


“야 야 숨 쉬어!”


그렇게 또 6일이 흘렀다.


“하··· 시발 진짜 이대로 파산이라고?”


나는 지금 보육원을 나와 혼자 길거리를 걷고 있다.

솔직히 더는 생각나는 방법도 없다.

내일이면 다시 게임에 입장하는 날이다.


파산이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선과 최악을 가정해 보자.

최선의 경우 특성 능력만 잃는 것, 최악의 경우는 목숨을 잃는 것.

둘 다 최악이군···.


“월세를 또 올린다니 그게 무슨 말이에요··· 지난달에도 올리셨잖아요.”

“이 여자야, 이 집에 들어오겠다고 줄 선 사람만 해도 한 트럭이 넘어.”

“제발··· 시간을 좀 주세요. 저희 아이의 건강이 나빠서 빠듯해요···.”

“어차피 뒈져버릴 애새끼면 장기라도 팔아서 월세를 내는 게 어때? 흠··· 아니면 자네가 나를 즐겁게 해줄 때마다 조금씩 까주는 방법도 있긴 한데···.”


흔한 광경이다.

불쾌함에 목구멍이 까끌까끌하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다.

뭐, 저놈의 그곳이 서기는 할지 모르겠지만, 여자의 결정은 그리 어렵지 않을 거다.


“오늘 밤, 제가 올라갈게요.”


그렇게 몇 번 몸으로 때우다 보면 남자가 질릴 때가 올 거고, 그때가 되면 여자는 정말로 자신의 아이를 팔아버릴지도 모른다.

이건 신파도 아니고 비극도 아니다.

그저 평범한 피소로의 삶일 뿐.


또한 강자와 약자는 언제나 상대적이다.

지금 이 상황처럼.


“이봐 집주인 양반.”

“예 나으리···.”


조금 전까지 여자를 희롱하던 당당한 태도와 달리 한껏 움츠린 자세로 건장한 남성 둘을 맞이하는 집주인.

일전에 본 기억이 있다.

아마 이 구역을 관리하는 갱단의 말단 놈들일 것이다.


“이번 달 보호비를 조금 올렸으면 하는데?”

“보, 보호비를 또 올리신다니요. 지난달에도 올려 드렸으니 조금만 여유를···.”

“말대꾸?”


짝!


한 놈이 집주인의 따귀를 걷어 올렸다.


“나이를 똥구멍으로 처먹었나, 내가 말대꾸 싫어하는 거 한두 번 말해?”


짝! 짝! 짝!


“데··· 제동합니다...”


연속된 따귀에 입술이 터져서 제대로 된 말도 나오지 않는 집주인.

가슴이 답답하다.

뭔가 커다란 것이 심장을 쥐어짜고 있는듯한 느낌.

결코, 저 집주인이 불쌍해 보여서가 아니다.

저따위 쓰레기 짓을 보고도 난···.


‘할 수 있는 게 없다.’


마법사가 되기 전이였다면, 복면을 쓰고 저 두 놈을 조져버리는 건 일도 아니었겠지만.

내 몸뚱아리로 저 상황을 처리하려면 목숨을 걸어야 한다.

아니 목숨을 걸어 봤자 처리할 수도 없겠지.

그야, 겨우 이런 일 때문에 메테오를 날릴 수는 없지 않은가?

물론 시도해 보지 않은 건 아니다.


쓰레기들을 박멸하고 싶다.

내 안에 존재하는 대명제.

당연히 내가 해야 할 일을 떠올렸을 때 제일 처음으로 든 생각이다.


그래서 시도해 봤다.

물론, 아무런 성과도 없었다.

아니, 오히려 보육원 소속이 아니었다면 난 그날 갱단 놈들에게 맞아서 죽었을 거다.

어쩌면 난 그 후로 이런 상황을 회피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내가 해야 할 다른 일이 존재한다고 믿으면서.


‘그래, 사실 할 수 없는 게 아니라 하지 않으려는 거다.’


머릿속을 정리하고 나니 한결 속이 편해졌다.

대책 없이 지르는 것 또한 나답지 않지만, 역시 쓰레기들을 가만히 놔두는 게 제일 나답지 않다.

지금은 이 감정에 솔직하고 싶다.


“야 덩어리들 국밥 육수로 뽑히기 싫으면 곱게 꺼지지?”

“뭐야 이 멸치는? 지금 우리보고 한 말이냐?”


오랜만에 들어보는 모욕인 듯 두 놈은 씩씩거리며 내게 달려와 곧장 주먹을 날렸고.


퍽!


역시 나는 한방에 나가떨어지고 말았다.

망치로 턱뼈를 갈겨버린 느낌.

이대로 한 3대만 더 맞으면 난 죽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뭐 그게 대수랴?


“시발··· 갱이란 놈 주먹이 겨우 이것밖에 안 돼? 엄마 젖을 못 먹고 자라서 그런가?”

“이 새끼가···.”

“야야, 이놈 보육원의 객식구다. 괜히 문제 만들지 말고 돌아가자.”


놈들은 분이 풀리지 않은 듯 씩씩거리면서 돌아갔다.

사실 이럴 줄 알았다.

이 동네에서 보육원은 꽤 큰 의미를 가진 듯 저번에도 딱 이랬거든.


몹시 아프다뒤지게 아프다.

하지만, 또한 상쾌하다.

막혔던 속이 뻥 뚫려버린 듯이.

그래, 역시 난 이런 놈이었다.

물론, 상태창의 변화는 일절 없었지만 말이다.


그렇게 난 삐걱대는 몸을 이끌고 보육원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맞은 건 뺨인데 왜 온몸이 아픈 걸까.

매리에게 찜질이나 부탁해야겠다.


“매리?”


그런데, 매리가 없다.

어느덧 해가 자취를 감춰가는 시간.

이 시간대에 혼자 싸돌아다닐 만큼 매리의 간땡이가 크진 않은데?


“얘야 혹시 못생긴 누나 어디로 갔는지 아니?”

“궁금하면 돈 내고 물어봐요.”


이 개새··· 아, 자라나는 새싹에게 험한 말은 좋지 않지.

무력으로 참교육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사실 지금 나는 저 녀석과 싸워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몸이다.

어른이 참아야지.


“내가 가진 돈은 없고, 내일 점심 내 것까지 네가 먹는 건 어떨까?”

“개콜! 그 누나 한참 전에 원장님이랑 나갔어요. 참고로 어디로 간지는 모르니까 빠이!”


음··· 저놈은 어디 가서 굶어 죽진 않겠다.

그나저나 원장이랑 같이 나갔다고?

요즘 들어 부쩍 친해진 것 같더라니.

뭐, 원장과 함께라면 걱정은 안 해도 되겠지.


그렇게 3시간이 흘렀다.

밖은 이미 어둠으로 인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상태.

원장과 매리에게 뭔가 문제가 생긴 게 틀림없다.

텔레포트가 있는 만큼 찾아갈 방법이 없는 건 아니지만···.


“10짜리 파산이랑 20짜리 파산이라···.”


뭐 사실 고민은 길지 않았다.

파산 따위가 내 사람을 구하는 것보다 중요하지는 않으니까.


“텔레포트.”


매리가 있는 곳을 강하게 염원하면서 주문을 외웠고, 묘한 현기증과 함께 시야가 일변했다.

칠흑같은 어둠 속 조금씩 일렁이는 붉은 빛이 얕게나마 시야를 제공하는 공간.

마치 감옥같이 생긴 곳이다.

무엇보다 가장 강렬한 건 냄새.


“억···.”


피 소로에서 심심치 않게 맡아볼 수 있는 무언가 썩어가는 냄새.

그중에서도 이건··· 시체 썩는 냄새다.

매리가 이런 곳에 있다고?

갱단의 지하감옥이라도 잡혀간 것일까.


불안감이 엄습했지만, 일단 움직여야 한다.

내가 이곳에 나타났다는 건, 매리가 근처에 있다는 뜻이니까.

역한 냄새를 헤치고 조금 걸었을까.


“엄··· 마···.”굽이진 모퉁이 넘어 앳된 목소리가 들려왔고, 서둘러 그곳으로 향했을 때 내 눈에 들어온 건.


“로이!”


바로 일주일 전 세이설로 입양을 떠났던 로이였다.


“로이 정신 좀 차려봐!”


나는 조심스럽게 로이의 몸을 흔들며 소리쳤다.


“어··· 마.”

“로이 형이야 러프 형이라고 내 말 안 들려?”


애타게 로이를 부르고 있지만, 사실 나는 로이를 처음 본 순간부터 알고 있었다.

로이의 목숨이 곧 꺼질 거라는 것을.


“보··· 고 싶··· 어···. 요”


그렇게 마지막 말을 내뱉은 로이의 호흡이 멈췄다.

눈을 감겨줄 필요는 없었다.

로이의 눈은 이미 적출당한 상태였으니까.

각종 장기 또한 적출당한 듯 온몸은 흉터로 가득했다.

이 상태로 살아있던 게 신기할 정도.


“로이···.”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분노가 치솟는다.

머리가 뜨거워져서 터질 것만 같은 느낌.

하지만,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차가워져야 한다.


내가 매리를 찾았는데 이곳에 왔고, 이곳에는 로이가 죽어가고 있었다.

이 사실이 가리키는 건 딱 한 가지니까.

역시 보육원장은 쌍년이라는 것.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로이가 보육원을 떠난 건 6일 전.

매리는 살아있을 가능성이 높다.

아니 살아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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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텔레포트 24.08.13 11 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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