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시대 게임 속 마통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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쮸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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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0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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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5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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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3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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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포트

DUMMY

“하··· 머리 아프네.”


나는 지금 집으로 돌아온 상태다.

이미 내 정보가 팔린 시점에서 잠시 후 들이닥칠 갱단 놈들에게 ‘내가 죽인 게 아닙니다!’라고 외쳐봤자 돌아오는 건 칼침뿐일 테니까.

그런데 사실 내가 집에 있는 것도 만만치 않은 배짱 질이긴 하다.

이런 상황인데도 내가 집에 있는 대에는 다 이유가 있다.


“시발··· 도저히 걸을 수가 없잖아.”


아닌 게 아니라 평소 주점에서 우리 집까지의 거리는 도보로 10분이면 충분한 거리다.

심지어 취한 상태에서 갈지자로 휘청이며 걷는 게 그 정도.

평상시 발걸음이면 5분 내로 주파가 가능하다.


그런데, 방금 내가 집에 돌아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30분.

걷다가 힘에 부쳐 쉬어가기를 반복했기 때문이다.

이 속도로 걸어서 도망가면 ‘나 잡아 봐라~’ 하는 꼴밖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코스트 10짜리 텔레포트를 막 갈길 수도 없는 노릇이고.

진지하게 마법사 이거···.


“개똥캐네.”


아무리 화력이 좋고, 필수인 존재고,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레이드를 도는 귀족 직업이면 뭐하나.

현실의 삶이 이렇게 고달픈데 말이다.

심지어 내 직업이 마법사만 아니었어도, 에드거 새끼한테 그런 치욕을 당하는 일은 없었을 거 아닌가.


‘아 아무래도 싸우면 졌으려나···?’


아무튼, 지금 문제는 따로 있다.

에드거 놈이 대체 어떻게 그 5명을 제압했냐는 것이다.


“역시 그놈도 게임에 갔다 왔겠지.”


이 가설은 확실하다.

게임에서 얻은 능력이 아니고서야 일반인이 5명의 갱스터를 순식간에 제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

물론 나는 예외다.

여기서 문제는 에드거 놈의 강한 정도.

솔직히 내가 만전의 상태로 마법사가 아닌 전투형 스킬을 얻고 돌아왔다고 가정해 봐도.


“무리야.”


놈들을 그 정도로 순식간에 제압할 자신은 없다.

한 2분 정도면 가능하겠지만.


그렇다면 두 번째 가설.

에드거는 이미 오래전부터 게임에 입장했었다.


일리 있는 가설이다.

이 세계 사람들이 게임에 최초로 입장한 시기는 1년 전쯤.

에드거가 꼭 최초는 아니더라도 꽤 빠르게 게임에 입장했던 것이라면 놈의 강함을 납득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엔 두 가지 반론이 존재한다.

1. 그렇다면 놈은 갱단에게 내 정보를 팔아넘길 필요가 없었다.

2. 놈이 그 정도의 힘을 가지고 병신 연기를 했을 리가 없다.


결국 에드거 새끼는 나와 같이 게임에 입장했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하긴 내가 만났던 19명이 전부였을 리는 없겠지.


“하··· 진짜 머리 아프네.”


앞으로의 거취도 그렇고 이딴 몸뚱아리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벌써 눈앞이 깜깜하다.

두통이 점점 심해진다.

죽을 땐 죽더라도 휴식을 취하며 죽겠다는 내 몸의 신호겠지.


“쪽잠이라도 자야겠다.”


그래도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마련해 뒀다.

내가 누워 있는 곳은 방의 구석에 숨겨진 비밀 공간.

그리고 혹시 놈들이 이곳을 눈치챈다고 해도 걱정은 없다.

여차하면 텔레포트로 튀어버리면 되니까.


컨디션이 최악인 상태로 텔레포트를 사용해 이상한 곳에 떨어지는 것보단 숨어서 쉬는 게 낫다는 판단.

그렇게 나는 긴장감을 유지한 채 눈을 감았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하···. 대체 여기를 왜 지키라는 건지 돌아올 리가 없잖아!”

“뭐 까라면 까야지 우리가 어쩌겠냐.”


꿈에서 들려오던 목소리라 치부했던 것이 현실임을 자각하는 순간 비 오듯 흐르는 식은땀과 함께 눈이 떠졌다.


“아오··· 형님들은 분명 우리만 여기 처박아 두고 어디 가서 계집질이나 하고 있겠지. 여기서 몇 시간째냐?”


심지어 말하는 걸 들어보니 들어오고도 시간이 꽤 지난 모양.

모르긴 몰라도 게임에 입장했던 것이 내게 상당한 피로감을 선사한 모양이다.

너무 안일했다.

사실 자다가 목이 잘렸어도 억울해할 수 없는 입장이다.


‘일단 목이 붙어 있는 거에 감사하자.’


아무래도, 피소로 주민의 집에 비밀공간이 존재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모양이다.


“야 오늘 대기 풀리면 한 따까리 어때? 탈 나지 않을만한 년들로 몇 집 봐뒀는데 킥킥킥.”

“너무 좋아서 벌써 불끈거리다 이 자식아.”


쓰레기 새끼들.

냄새나는 대화에 얼굴이 절로 찌푸려지지만, 지금은 탈출이 우선이다.

텔레포트를 사용하는 방법은 이미 어렴풋이 느끼고 있다.


‘세이설, 세이설에서도 안전한 곳. 세이설! 세이설! 세이설!’


확실하지는 않지만, 내가 가고 싶은 곳을 간절히 염원하면 그것이 이루어지는 구조.

마법사의 이 허약한 몸뚱아리로 피소로에 있는 건 자살행위다.

더군다나 트라이더스갱단 놈들의 영향력이 어디까지 퍼져있는지도 미지수.

조금이라도 더 안전한 세이설로 가야 한다.


게임 내에서 1 코스트 텔레포트의 이동 거리는 10m 정도.

그렇다면 단순 산수로 10 코스트 텔레포트의 이동 거리는 100m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럴 리가 없다.


게임 내 최고 코스트인 5 코스트 마법만 해도 자연재해를 일으킬 정도의 위력을 가졌다.

그렇다면 10 cost는?


모르긴 몰라도 세이설까지의 거리 정도는 충분할 것이다.

제발 세이설로 가져라!


‘텔레포ㅡ’


쾅!


아 시발 깜작이야.

집이 무너질 듯 거칠게 열리는 문소리에 집중이 깨져버렸다.


“아우들아, 형님이 불쌍한 너희를 위해 선물을 가져왔다!”


보아하니 놈들의 형님이 온 듯하다.

거참 김빠지게.


“오셨습니까? 형님! 오오 술이라도 가져오신 겁니까?”

“크크크 술보다 더 좋은 거다. 저리 가 이년아.”

“꺅!”


이까지만 들어도 알겠다.

저 형님 놈에게 잡혀 온 여자는 아마 오늘 밤 저놈들의 노리개가 되겠지.

더러운 기분에 목구멍이 까끌까끌해졌지만, 어쩔 수 없다.

생판 모르는 남을 도와주려고 내 목숨을 걸 수는 없으니까.


“오오! 감사합니다. 형님! 그런데 이년은 누구입니까? 반반한 것이 먹을 맛 나겠네요.”


나는 빠르게 텔레포트를 사용하기 위해 정신을 집중했다.

그야 나는 관전 플레이의 취미 따위는 없으니까.


“아 그거? 에드거란 놈이랑 붙어먹던 년인데, 그놈도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 뭔가 이상해서 일단 잡아 왔다.”


잠깐, 에드거 새끼랑 붙어먹던 여자라면···.


“이 쓰레기 새끼들··· 어디 한번 건들기만 해봐 콱 혀 깨물고 뒤져버릴 거니까.”


역시 저 걸죽한 입담과 당찬 성격을 보아하니 매리가 맞는 것 같다.

에드거 놈 그 정도 힘을 가졌으면서 매리를 버리고 갔다고?

진짜 개새끼네 이거.


“킥킥킥 이년아, 이 몸이 좋아하는 건 또 어떻게 알고 그런 앙탈을 부리는 거냐? 형님 제가 먼저 맛봐도 되겠습니까?”

“그래, 나는 다른 곳에서 실컷 즐기다 왔으니까 맘대로 해라. 난 간다.”

“들어가십시오. 형님!”


일이 꼬였다.

매리는 에드거 새끼의 여자 친구이니만큼, 나와도 꽤 친분이 있다.

그놈이 내 친구 목록에서 사라진 지금, 어찌 보면 유일하게 남은 내 인간관계라 볼 수 있는 것이 매리니까.

역시 그냥 갈 수는 없을 것 같다.


인간이란 원래 그런 존재다.

저기 먼 나라에서 천명이 죽었다는 건 그저 가십거리에 불과하지만, 자기 주변 사람이 죽는 건 그게 단 한 명이라도 엄청난 슬픔에 빠지는 존재.

나 또한 그런 인간이기에.


‘매리와 함께 텔레포트를 사용한다.’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방법.

매리를 내 시야에 담아야 한다.

지금 나는 혹시 텔레포트에 실패하더라도 여기서 죽치고 버틴다는 플랜 B가 존재하지만···.


‘실패하면 죽겠지.’


매리를 시야에 담으려면 이 공간에서 나가야만 한다.


“이년아, 곧 천국을 보여줄 테니 기대해도 좋아.”


“으으읍 읍읍!”

“야 이년 좀 잡아봐 옷부터 찢어버리게.”


뭔가로 매리의 입을 막은 것일까.

고민할 시간은 없겠지.


쾅!


“야이 쓰레기 새끼들아. 매리는 내가 데려갈 테니 딸딸이나 쳐라. 텔레포트!”


텔레포트를 외친 순간 뭔가 내 몸에서 쑥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었고, 현기증이 몰려왔다.

됐다!

느낌상 텔레포트는 제대로 발동된 모양.

잘 있어라 쓰레기들아.


“시발 뭐야? 여기 숨어있었다고?”

“우리 형님들 다섯을 죽인 놈이다. 섣불리 덤비지 말고 지원을 요청해!”


삐이이익!


놈들이 호루라기를 불었다.

뭐 곧바로 덤비지 않는 건 다행이긴 한데.

왜 그대로지···?

이상하다.

분명 마나가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 순간.


콰아아아앙!


지진이라도 난 듯 엄청난 진동이 방안을 휩쓸었고, 허약한 내 몸뚱아리는 이를 버틸 수 없었다.


“아악!”


바닥에 쓰러져 이리저리 몸을 부딪치다 보니 의식이 멀어져간다.

이 지진 때문에 죽든, 저놈들에게 잡혀 죽든 한 가지는 확실해졌다.


‘아··· 시발 마법사 개똥캐···.’


그렇게 난 의식을 잃었다.




***




댕댕 댕 댕댕


여느 때처럼 훈련장에서 검을 휘두르던 드라켄은 평소와 다른 종소리에 회의장이 아닌 새로운 장소로 향했다.

이는 새로 생긴 게이단을 소집하는 종소리.

그리고 그는 놀라운 사실을 들을 수 있었다,


“방금 막 피소로 동부 상공에서 의문의 운석이 보호막을 강타했다.”


저 말을 들은 게이단의 반응은 가지각색이었다.


“인명 피해는 없습니까?”

“보호막은 멀쩡합니까?”


정론이라고도 할 수 있는 원초적인 질문들.

하지만, 드라켄의 생각은 달랐다.

지금 중요한 건 따로 있다.


“자연적인 현상이라고 보십니까, 아니면 누군가의 소행입니까?”


드라켄의 질문을 들은 게이단의 단장인 기사단장이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대륙 역사상 운석이 떨어진 적은 한 번도 없다. 그러니 누군가의 소행일 확률이 높다.”


시기가 참으로 공교롭다.

게임에 대한 규제가 풀린 시점에서 이런 짓을 벌일 수 있는 사람은···.


“게이머군요.”


심지어 그냥 게이머도 아니다.

현재 대부분의 군 게이머가 소속되어 있는 게이단에서 가장 높은 레벨의 마법사는 고작 4레벨.

그조차도 이 정도 규모의 마법을 사용할 수는 없다.


“그 게이머는 군에 소속되지 않은 고레벨의 마법사로 추측된다.”


드라켄이 어제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다.

군이 보유한 게이머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건 사실이나, 그 외의 민간 게이머도 상당하다는 것.


“지금부터 그 마법사를 1급 위험 요인으로 설정하고, 우리 게이단이 직접 추적에 나선다. 각자의 구역을 배정하겠다.”


그 정도의 게이머가 민간에 소속되어 있다면 왕국의 입장에선 뱃속에 시한폭탄을 넣고 있는 것과 다름이 없다.

드라켄이 배정받은 곳은 제4구역 피소로.

흉흉한 곳이라는 소문만 들어봤을 뿐 피소로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는 그였다,


‘마린 병장을 만날 수 있다면 생각보다 일이 쉽게 풀릴 수도 있겠군.’


긴 만남은 아니었지만, 마린 병장이 보여준 능력이라면 이미 그 마법사의 정체를 알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우선 목표는 회유, 실패할 시 무조건 사살해야 한다. 섣불리 전투하지 말고 지원을 요청하도록. 이만 해산.‘


단장의 해산 명령이 있었지만, 드라켄은 회의실을 떠나지 않고 단장과 독대를 요청했다.


”그래, 질문이 있다고?“

”예 단장님. 혹시 보호막 밖에서 활동하는 특수부대에 대해서 아시는 게 있습니까?“


자신은 몰라도 군의 수뇌부라 할 수 있는 단장은 특수부대에 대해서 아는 게 있을지도 모르니까.


“흠, 보호막 밖에서 활동하는 특수부대라··· 왕가에서 비밀리에 특수 부대 몇 개를 운영한다는 소식을 듣긴 했는데, 그 정도로는 특정할 수가 없군.”

“부대의 이름은 모르지만, 국가전략 기동부대로써 선봉군임을 자랑하는 임무라던데, 혹시 짚이는 게 있으십니까?”

“국가전략 기동부대라··· 아! 1년 전쯤 그런 부대를 기획 중이라고 들었던 것 같은데, 자세한 건 모르지만 그들은 일반적인 규율에 얽매이지 않는다고 들었네.

“그렇군요. 답변 감사합니다.”




***




“러프··· 야 러프! 일어나 보라고!”


쫙!


나는 뺨에서 느껴지는 얼얼한 고통과 함께 눈을 떴다.

여기는 어딜까.


“그만해라··· 아프다.”

“어머, 난 또 죽은 줄 알고.”


실제로 3대쯤 더 맞았으면 죽었을 수도?

또다시 내 뺨으로 다가오던 손을 회수한 매리가 멋쩍은 듯 말했다.


“매리 여기는 어디지?”

“그건 내가 묻고 싶은 말이다. 이 자식아. 갑자기 보호막에 운석 같은 것이 떨어져서 땅바닥을 구르다 보니 여기던데? 우리 죽은 걸까?”


조금 늦긴 했어도 텔레포트는 제대로 발동된 것 같고, 다행히 매리는 내가 한 짓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런데 운석이 떨어졌다고?

누가 매태오라도 갈긴 건가?


‘그럴 리가 없는데.’


매태오는 무려 cost 4짜리의 고위 마법이다.

사람들이 게임에 입장한 지 1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등장할 수 있는 마법이 아니다.

그렇다면 지금 세울 수 있는 가장 유력한 가설은···.


‘내 텔레포트가 운석을 소환하면서 우리를 이동시켰다고?’


코스트 10짜리 마법이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목덜미를 타고 소름이 올라왔다.

보호막이 막았기에 망정이지 난 방금 수만 명을 죽인 살인자가 될 뻔했다.


‘상태창’


[러프]

칭호 : 최초의 NPC

특성 : 마이너스 대출 (한도: 30, 잔액: 20, 상환일 : 다음 입장까지, 상환 방법 : 해야 할 일을 하십시오)

스킬 : 마법 cost 10 : 텔레포트

룸 생성 : 전환

근력 : 1

내구 : 1

민첩 : 1

지력 : 9

마나 : -1


잔액이 줄어든 걸 보니 역시 마법은 사용된 것이 맞고.

그런데 이 무슨 개뼈다귀 같은 상태 창인가?

그래, 상환하는 건 좋다.

빌렸으면 갚는 게 당연하니까.

근데 내가 해야 할 일이 대체 뭔데?

일단 시간은 많으니 천천히 생각하도록 하고.


그나저나 여기는 진짜 어디일까.

작은 바람이지만, 내가 원했던 대로 세이설로 온 거라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주위를 둘러보니 깜깜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매리의 얼굴만 간식히 식별이 가능한 정도.

그때.


끼이익


문이 열리며 은은한 달빛이 새어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앞에는.


“와··· 천사다. 역시 우리는 죽어서 천국에 온 거죠. 천사님?”


달빛을 온전히 머금은 듯한 은발, 새하얀 소복.

이 모든 게 합쳐져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여자가 서 있었다.


“진짜 천사인가?‘


반쯤 농담이긴 하지만, 진짜 천사 같은 분위기를 내뿜는 여자.


“적잖은 진동이 느껴져 나와보니 말소리가 들리더군요. 제 소개부터 하지요. 저는 이곳에서 보육원을 운영 중인 리에르라고 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급해도 그렇지··· 남의 집에서 그런 애정 행각을 벌이는 건 옳지 않은 일입니다.”


됐다, 보육원이 있다는 것은 이곳이 세이설이라는 뜻이다.

피소로에는 보육원 같은 건 존재하지 않으니까.

그런데, 애정 행각···?

아, 생각해 보니 지금 매리의 옷은 반쯤 찢긴 상태다.

누가 봐도 흥분에 반쯤 이성을 잃은 남성이 강제로 찢은 듯한 느낌.

실제로 사실이기도 하고.


“으아! 천사님 그런 거 아니ㅡ”

“죄송합니다. 저희가 급하긴 한데 집이 없어서 그만···.”


매리가 놀란 듯 눈에 쌍심지를 켰지만, 가볍게 무시.

그야 저 여자가 말한 것 외에는 마땅한 변명이 없지 않은가.

심지어 우리가 집이 없다는 것도 어필했다.

보육원을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이 불쌍한 청춘들을 무시할 순 없겠지.


“이런··· 그런 안타까운 사정이··· 괜찮으시면 잠시 우리 보육원에 머무르시겠습니까? 마침, 남는 방이 있습니다.”


좋다, 아주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다.


“저희 같은 놈들은 처음이라 많이 놀라셨을 텐데, 호의에 감사합니다.”


그야 빈부격차는 존재해도 세이설에서 집이 없는 사람은 드물다고 들었다.

심지어 남의 집에 들어와 관계를 맺는다니.

뭐 둘 다 피소로에서는 흔한 일이지만···.


“하하 피소로에서 살아가려면 이 정도 일은 아무것도 아니니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그래 이 정도 일은 아무것도 아니··· 뭐 피소로라고?


“피소로?”

“네? 뭔가 문제가 있나요?”


여자의 반응을 보니 여기는 진짜 피소로인 모양.

피소로에 보육원 따위가 존재할 리 없다.

즉 저 여자는 천사 따위가 아니다.

인두겁을 뒤집어쓴 악마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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