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시대 게임 속 마통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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쮸빠
작품등록일 :
2024.08.10 20:30
최근연재일 :
2024.08.15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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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5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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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가 필요하겠네

DUMMY

얼마 걷지 않아 나는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했다.


“매리!”


지하 감옥의 천장.

그 위에 설치된 쇠사슬에 꽂혀 공중에서 1m쯤 떠 있는 매리.

그리고 그녀의 몸에서 떨어진 듯한 피로 만들어진 웅덩이.

끔찍한 광경에 말 문이 막혔지만, 매리의 상태 확인이 우선이다.


“매를매리, 정신 차려봐!”

“러··· 프?”


다행이다.

쇠구슬이 굴러가는 듯한 목소리지만, 일단 살아는 있다.


“무슨 일인지 설명할 수 있겠어? 아니, 일단 이곳을 빠져나가자, 내가 텔레포트를 사용할게. 아니지, 저 상태로 이동하면 쇠사슬도 같이 이동하는 건가?”


아무리 피소로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나라지만,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서 그런 걸까.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다행이다··· 마지막으로 네 얼굴을 보, 볼 수 있어서. 에드거에게 전해줘 내가 많이 사랑한다고··· 그리고 러프 너도 내가 많이 조, 좋아···”


마지막 생기를 태운 듯 말을 끝마친 매리의 몸이 축 늘어졌다.

뭐야 장난치는 거지?


“매리?”


대답은 없었다.

아, 진짜 이렇게 죽는다고?


“어머, 러프님. 여기는 어떻게 들어오신 거죠? 뭐 상관없겠죠. 어차피 러프님도 내일쯤 이곳에 초대할 예정이었으니까요.”


그때, 원장 아니 쌍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상하다.

피가 거꾸로 솟는듯한 분노가 느껴지지만 되려 머리는 차가워진다.


“너 매리에게 무슨 짓을 한 거지?”

“흠흠~ 매리씨는 처녀는 아니지만 얼굴이 예쁘장해서 젊은 여자의 피를 찾는 손님들이 높은 가격으로 구매 예약을 걸어둔 상품이랍니다?”

“흠··· 그렇다면 보육원을 통해서 뭐를 꾸미고 있는 거지?”

“흠흠~ 아시다시피, 저는 아이들을 사랑으로 보듬고, 그 사랑을 세상에 환원시키는 일을 하고 있는걸요?”


매리, 로이 뿐만이 아니다.

내가 이곳을 걸으면서 본 아이들의 시체만 수십 구.

그중에는 내가 머무르는 동안 세이설로 입양 간다던 아이 두 명도 포함되어 있었다.


“개소리 말고, 입양 간다던 아이들이 왜 이곳에 죽어있는지 설명할 수 있나?”

“음~ 그 아이들은 정말로 세이설로 입양 간 것이 맞아요. 로이의 눈은 2구역 이스팀으로 입양 갔고, 콩팥, 신장 등은 세이설로 갔어요. 사회에 큰 도움을 준 아이들은 죽어서 천국에 가겠죠?”


원장의 표정은 마치 한 치의 거짓말도 없다는 듯 순수하기만 했다.

저 순수한 광기에 토악질이 올라올 법도 하지만, 이상하다.

왜 웃음이 나는 걸까.


“하하하, 이런 미친 사이코패스 년을 봤나. 그래 마지막 질문이다. 이곳에 살아있는 사람이 있나?”

“아니요! 이곳은 시체 아니면 곧 시체가 될 사람밖에 들어오지 못한답니다? 아참, 그러고 보니 둘 다 아닌 상태에서 이곳에 들어온 사람은 러프님이 처음이에요. 박수!”

“그래···. 여기 네년 말고 살아있는 사람은 없다는 말이지?”


경박하게 손뼉을 치던 원장년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땡~ 원래는 그게 맞지만, 지금은 러프님을 잡으려고 이곳으로 오고 있는 제 부하들도 있답니다?”

“아? 괜찮아. 네년을 포함해서 그것들은 사람으로 취급하지 않으니까.”

“어머, 이렇게 멀쩡히 살아있는 사람한테 사람이 아니라니요!”


그래, 개소리도 마음껏 하고, 실컷 웃어둬라.

그게 네 삶의 마지막 웃음이 될 테니까.

그래, 역시···.


“청소가 필요하겠네. 텔레포트.”


그 순간.


화르르륵!


지하 감옥 내부의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기 시작했다.


“꺅! 뜨거워!”


원장년이 발작하는 거로 봐서는 나만 뜨거운 게 아닌 모양.

분노로 인한 각성인 것일까.

나는 본능적으로 보다 섬세한 텔레포트의 사용 방법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좀 더 세밀한 마력 컨트롤과 이미징이겠지.

그 결과.


“저, 저게 대체···.”


3m쯤 되어 보이는 지하감옥의 천장에 주먹만한 크기의 운석이 나타났다.

그것도 활활 불타오르는 채로.

추가 피해 없이 딱 이 공간을 없애버릴 만한 위력이다.


“예로부터 벌레 소굴 청소에는 화형이 직빵이잖아?”


운석은 천천히, 아주 조금씩 지면을 향해 떨어지고 있다.

나를 이동시키기 위한 텔레포트도 이미 발동된 상태지만, 난 이 광경을 최대한 오래 지켜볼 것이다.


치이이익


엄청난 고열에 몸이 타들어 가는 것 따위는 상관없다.

운석이 저년의 몸을 갈기갈기 찢어버리는 걸 직관 해야만 매리와 죽어간 이들의 혼을 달랠 수 있을 테니.

남은 이들에게 이것은 화형이요, 먼저 가 이들에게 이것은 안식을 선사하는 화장일지니.


“꺄아악! 남작님! 남작님 살려주세요!”


원장은 패닉에 빠진 듯 온몸의 구멍에서 분비물을 뿜어내며 뒷걸음질 쳤다.

뭐 불쾌하거나 하진 않다.

분비물들은 세상으로 나오는 즉시 기화되어 사라지고 있으니까.

슬슬 내게도 한계가 찾아왔고, 이제 잠시 후면 운석이 바닥과 충돌 할 것이다.


“지옥에 가서도 영원히 불타올라라 쓰레기 같은 년.”

“꺄아아악 살, 려ㅡ”


콰아아앙!


이내 엄청난 충격파와 후끈한 열기가 내 뺨을 스쳐 지나가는 순간.

내 시야는 일변하여 매리와 함께 지내던 보육원의 방으로 돌아와 있었다.


“매리, 그곳에선 편안해라.”


멍청한 것.

죽기 직전에도 에드거에 대한 생각뿐이라니···.

하긴 그런 점이 매리란 사람을 빛나게 했던 걸지도 모르겠다.


“하아...”


해야 할 일을 했기 때문에 분노가 사그라든 것일까?

아니면 긴장이 풀린 탓일까.

온몸의 화상과 충격의 여파가 몸을 잠식해 왔다.

조금만, 진짜 조금만 쉬어야겠다.

아 그 전에.


“상태창.”


[러프]

칭호 : 최초의 NPC

특성 : 마이너스 대출 (한도: 30, 잔액: 30)

스킬 : 마법 cost 10 : 텔레포트

룸 생성

근력 : 1

내구 : 1

민첩 : 1

지력 : 9

마나 : -1



역시 내가 해야 할 일은···.




***




꿈을 꾸었다.

경찰 시절의 러프.

아니 정확히 말하면 대한민국의 경찰이었던 이영준.


무슨 내용인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는다.

그저 내가 뭔가 엄청나게 화나 있었고, 불합리한 상황을 겪었다는 것밖에는.

정확히 기억나는 건 딱 한 문장.


“네까짓 게 아무리 발악해 봤자 대한민국이 바뀔 것 같아? 꿈 깨 이 짭새 새끼야.”


[게임에 입장합니다]


“와···.”


잠깐 쉰다는 것이 숙면을 취해버린 것일까.

정신을 잃었던 나는 그대로 게임 속 세계에서 눈을 떴다.

게임 속 세계에 대한 첫인상은 순간적으로 매리를 잃었다는 슬픔을 잊게 할 정도로 장엄했다.

아니, 그야말로 생기가 넘쳤다.

2D 그래픽으로 봤던 거라서 확실하지 않지만, 내 기억이 맞다면 이곳은 바로.


“시작의 섬 프리시온.”


1,2 레벨의 유저들만 머무를 수 있는 일종의 초보자 구역인 곳이다.

일단 제자리에서 가볍게 점프하며 몸 상태를 점검했다.

그런데, 역시 착각이 아니다.


‘너무 멀쩡해.’


화상이 가득했던 몸도 그렇고 아직도 매리가 눈앞에서 숨을 거두던 감정이 생생한데.

몸과 마음 둘 다 너무 멀쩡했다.

아니, 그 어느 때보다 좋다고 할 수 있는 컨디션.

여기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한가지.


‘현실의 나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일단 게임에 입장하면 몸과 마음의 컨디션은 최적의 상태가 된다.’


상당히 유용한 정보를 얻었다.

그나저나 내 기억이 맞다면 이곳은 시작의 섬 프리시온.

그 안에 있는 3개의 마을 중 한 곳이다.

1~2레벨의 뉴비들만 머무를 수 있는 일종의 초보자 구역인 셈.


주위를 둘러보니 나처럼 멍때리고 있는 뉴비도 있지만.

어디선가 정보를 듣고 왔는지 재빠르게 파티원을 구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다 군인이라고?”


게임에 입장하면서 모두 강제적으로 초보자용 거적때기를 걸쳤기 때문에 복장으로 구별할 수는 없지만.

아무리 봐도 절반 이상은 군인이라기보다는 일반인이 느낌인데···.일단 이건 나중에 생각하기로 했다.


우선 나도 파티를 구해야 한다.

프리시온에서 솔플이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영 효율이 좋지 않으니까.

심지어 나는 솔플이 불가능한 마법사다.

하지만 문제는 없다.

나는 가만히 있다가 내 입맛에 맞는 파티를 찾아 한마디만 건네면 충분하니까.


‘저 마법산데요.’


물론 내 두 번째 스킬도 파티에서 필수적인 포지션이긴 하지만···.아무래도 꿀 빨기에는 마법사만 한 게 없다.


“음··· 일단 둘러볼까?”


그렇게 난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광장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정보를 수집했고, 몇 가지 정보를 알아냈다.


우선 이곳은 내가 플레이했던 게임의 세계관과 완벽히 일치한다.

이는 중요한 사실이다.

강제로 머리에 주입된 정보와 내가 직접 수집한 정보는 그 신뢰성에서 큰 차이가 나니까.


‘앞으로의 계획은···.


그게 좋겠군.’

계획을 설립한 후에 필요한 건 그에 걸맞는 파티를 구하는 것.

후보군은 세 팀이었다.

그 중, 가장 완벽했던 건 첫 번째 팀이지만,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다.


“이보게 마린 병장!”


아, 이놈의 이름이 뭐였더라?

드렉? 드라군? 아 생각났다.


“니아 매슬로! 드라켄님.”


시발.

쟤가 왜 여기서 나와?


“하하하 마린 병장. 이곳 말고도 두 개의 마을이 더 있다고 들었는데, 우리가 또 만나다니 이건 운명의 끈이 우리에게 매듭을 지어 준 것이 분명하네.”

“하하, 역시 매슬로의 보호가 저희와 함께하는군요.”

“아 자네 혹시 우리 파티에 들어올 생각은 없나? 자네라면 안심하고 내 등을 맡길 수 있을 것 같은데.”


전원 기사로 이루어진 파티.

파티원의 면면은 가히 놀라울 만큼 뛰어났다.


파티를 맺게 해 줄 수 있는 ‘룸 생성’ 스킬을 가진 2레벨 루머.

참고로 내 두 번째 스킬이 ‘룸 생성’이다.

심지어 이 사람의 룸 효과는 파티원 전 스탯을 1씩 올려주는 광범위 버프란다.


그리고 근딜인 드라켄과 2레벨 힐러까지.

이 3명만으로도 충분히 효율적인 파티지만, 이들은 애초에 레이드를 염두에 둔 것인지 시터 포지션까지 구해놨다.


“마린 병장은 ‘정권’ 스킬을 가졌다고 했으니, 자네가 들어오고 마법사만 구하면 우리가 아마 프리시온 최고의 파티가 아닐까 싶네 하하하.”


무엇보다 전원 기사로 이루어진 만큼 기본적인 전투력이 상당할 것은 자명한 사실.


이 파티에 들어가면 무임승차로 꿀 빠는 건 예정된 사실이지만···.


“하하, 제안은 감사하지만 저는 이미 파티가 있습니다.”

“오오, 역시··· 자네 같은 인재가 혼자일 리가 없지.”


군인 아니, 이 아저씨랑 엮이는 건 좀 껄끄럽다.

거짓말이 언제 들통날지도 모르고.


“이보게 마린 병장. 내가 게이머가 된 후에 알게 된 사실이 있네. 이곳에는 왕가의 은총을 훔쳐서 게임에 입장한 수많은 반동분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말이야.”


역시, 내 느낌은 틀리지 않았다.


“휴··· 마음 같아선 다 처형시켜 버리고 싶지만, 아직 이곳에서 군의 입지가 탄탄하지 않으니 참을 수밖에··· 자네가 알아서 잘하겠지만, 웬만하면 민간 게이머들과는 어울리지 말게.”


시발.

그럼, 자격 증명 2단계에서 나 빼고 19명이 다 군인이었던 건 우연이란 말인가?

거 참, 지지리 운도 없지.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도 저희 특수부대원들로만 이루어진 파티에 몸담고 있습니다.”

“호오··· 다들 마린 병장과 같이 뛰어나겠지? 자네들에게 뒤처지지 않게 열심히 해야겠구먼. 우리는 이만 가봐야겠네.”

“니아 매슬로! 저도 이만 가보겠습니다. 당신의 여정에 매슬로의 보호가 가득하길.”


먼저 가준다니 나로서는 땡큐다.

저 미치광이 기사와 말을 섞는다는 게 여간 힘든 게 아니니까.

나도 서둘러 발걸음을 옮기려 했다.


“아참, 자네 피소로에 떨어진 운석에 대해 아는 것이 있나?”


음··· 그거 난데.

한 달 동안 잠잠하길래 별일 없이 지나가나 했는데, 역시 이미 왕국에서는 조사를 시작한 모양.


“하하, 안타깝게도 외부 임무 때문에 그것에 대한 정보는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흠··· 그렇군. 조사 때문에 나도 한동안 피소로에 머물 예정이니 혹시 임무가 끝나거든 동부로 찾아오게. 내 거하게 대접함세.”


미안하지만, 우리가 만날 일은 없을 거다.


“니아 매슬로!”


칼 같은 경례와 함께 난 서둘러 몸을 피했다.

이제 남은 건 두 팀.


초보자이니만큼 전력 차이는 크지 않을 것이고, 구성도 비슷해 보이니 중요한 건···.


“파티에 참여하고 싶은데 혹시 파티원들의 출신지가 어떻게 되죠?”

“그건 왜 묻는ㅡ”

“아 제가 마법사인데, 그저 개인적인 일 때문입니다.”


이상한 질문에 표정을 썩히던 남자는 내 직업을 듣자마자 반색을 표했다.


“오! 마법사님이셨군요. 저희는 세이설 출신 2명에 피소로 출신 2명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시터도 구해 놨고요. 저희 파티와 함께해 주신다니 영광ㅡ”


“다음에 뵙겠습니다.”


신뢰의 문제다.

필드에 나가는 순간 경계해야 할 건 몬스터 뿐만이 아니다.

다른 파티들은 물론이요, 같은 파티원이 배신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 해야 한다.

내가 플레이했던 게임은 그렇게 통수의 통수가 넘쳐나던 게임이었다.

더군다나 이곳은 죽으면 살아나는 그래픽 속이 아닌 현실.

목숨이 최우선이니만큼 피소로 새끼들은 믿을 수 없다.


나는 곧바로 마지막 팀을 찾아가 같은 질문을 했다.

이 팀에도 피소로 출신이 있다면, 어쩔 수 없이 눈을 좀 낮추는 수밖에.


“하하하, 저희는 전원 세이설 출신으로 현실에서도 아는 사이입니다.”

“저와 함께하게 되신 걸 축하합니다.”


드디어 찾았다.

내 첫 번째 파티원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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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시대 게임 속 마통법사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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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가 필요하겠네 24.08.15 7 0 14쪽
7 보육원 24.08.14 10 0 16쪽
6 텔레포트 24.08.13 11 0 16쪽
5 자격 증명 (4) 24.08.12 10 0 16쪽
4 자격 증명 (3) 24.08.11 14 0 14쪽
3 자격 증명 (2) 24.08.10 13 0 15쪽
2 자격 증명 (1) 24.08.10 18 1 16쪽
1 문명인 24.08.10 29 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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