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헌터가 초재벌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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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민(旻)
그림/삽화
하늘민(旻)
작품등록일 :
2024.08.14 17:24
최근연재일 :
2024.08.16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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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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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4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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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그놈의 연애 헌터 스킬은 가공했다

DUMMY

* * *







준호는 한 중소 디자인 업체에 다니고 있었다. 그래도 어느 정도 능력이 있어 얼마 전에 대리를 빠르게 달았지만 박봉에다 툭하면 연장 근무로 연애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신세였다.


모처럼 쉬는 주말을 맞은 불금에 오랜만에 동창생이던 상태에게서 전화가 왔다. 한번 만나자나.


그래서 젊음도 만끽하고 기분도 전환할 겸 홍대 근처의 한 술집에서 그를 보기로 했다.


요즘 제법 핫한 술집이라 젊은 사람들이 북적거렸다.


“이놈 왜 이리 늦어.”


조금 있다 출입문이 열리고 그 특유의 키 작고 뿔테 안경까지 쓴 상태가 뒤뚱거리듯 걸어 들어왔다.


“어, 상태야 여기.”


준호가 상태를 보고는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그래, 오랜만이다. 준호야. 잘 지냈지?”


“나야 뭐, 근데 넌 어째 배가 더 튀어나온 것 같다.”


“뭐 이정도야 애교살이지. 하하하!”


‘이놈 왜 이리 당당해.’


상태는 누구나 딱 봐도 소위 왕따에 찌질한 외모였다. 키도 작다 보니 툭하면 반 애들의 놀림감이나 구타를 당하기도 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화장실에서 맞고 있는 상태를 보고 뭔지 모를 정의감에 감싸주다(정확히는 함께 얻어맞았다. 비밀임) 어떻게 친해지다 보니 3년을 함께 어울려 다녔다.


“너 요즘 회사는 다닐만하냐?”


“말도 마라. 박봉에 툭하면 야근에.”


갑자기 회사 생각이 났던지 시켜 논 맥주를 벌컥 들이켰다.


탁!


“근데 넌 요즘 뭐하냐?”


“야, 준호야. 형님이 왔으면 잔부터 내와야 되는 거 아니냐. 너 혼자 처먹냐.”


상태가 자신의 그 토실하고 짧은 다리를 애써 꼬고는 한 팔을 소파에 걸치는 모양새가 거만하기도 하고 우습기도 했다.


“어, 미안.”


준호는 탁자에 있는 벨을 누르자 점원이 와서는 잔과 이것저것 상태가 좋아하는 안주를 시켜줬다.


“그래 상태, 너 요즘 뭐 하는데 이리 개폼을 잡냐?”


“나? 난 프리하고 행복한 백수지. 하하하.”


“뭐야.”


준호는 순간 어처구니 없다가 상태의 얼굴이 자신만만한 게 뭔가 있구나 싶었다. 저놈이 학창 시절이고 내내 주눅 들어 살던 놈인데 백수 소리를 저리 대놓고 자랑스럽게 말하다니.


“아고, 엄청 부럽네. 부러워.”


“진짜 부러운 거 보여줄까?”


마침 누군가가 실내로 들어왔다.


또각, 또각.


한 여성이 들어오자 순간 술집에 있던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키는 170 정도에 잘록한 허리 라인과 볼륨감 있는 바스트, 힙라인까지. 더구나 얼굴까지 완성형의 엄청난 미녀가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는 원피스 차림으로 들어오자 남자들이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혜진아, 여기.”


풉!


“켁, 켁”


나는 맥주를 마시다 상태가 손짓을 보내는 여자를 보고는 순간 사레가 걸렸다.


또각, 또각.


“오빠, 미안해 좀 늦었지.”


“아니 혜진아, 우리도 방금 왔으니 괜찮아.”


털썩.


쑥 빠진 엄청난 미녀가 스스럼없이 찌질이 상태 옆에 앉는다.


오 신이시여, 이것이 정녕 현실이옵니까.

준호의 눈이 튀어나올 듯 상태와 미녀를 번갈아 보기 바빴다.


그런 준호의 모습에 상태가 득의만만한 웃음을 지었다.


“상태야, 너 그러다 눈 튀어나와서 굴러다니겠다.”


이게 꿈이 아닌지, 상태가 미녀의 어깨를 한 손으로 감싸고는 다른 한 손은 미녀의 고운 손을 연신 조몰락거린다. 그걸 너무도 자연스럽게 받아주면서 다정히 웃고 있는 미녀라니.


하, X발 오늘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혜진아, 정식으로 인사해라. 내 친구 준호야. 고등학교 때 절친.”


“안녕하세요. 혜진이에요.”


“네···에.”


“혜진아, 처음 봤는데 네가 악수라도 해줘라. 크크큭”


그녀가 미소를 보이며 손을 내밀었다.


준호는 황송했던지 절로 엉거주춤 일어나 손을 내밀고 악수를 받았다.


“반갑습니다.”


꾸벅.


주위 테이블에선 힐끗힐끗 쳐다보는 시선이 계속되었다. 소곤거리는 소리까지.


“와, 저 남자 엄청 부잔가봐.”


귀가 밝은 내 귀에서 들리는 소리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이랬다.




“혜진 씨는 무슨 일 하세요.”


“저요. 모델 일 하고 있었요.”


손으로 머리를 젖혀 올리면서 살짝 부끄러운 듯 미소 짓은 모습이···.


헐, 너무도 이쁘구나. 그림이다 그림.


“그런데, 어떻게 이런 놈? 아니 상태야 미안. 상태를 만나셨는지.”


“아, 잠시만요. 전화 좀 받고 올게요.”


그녀가 머리를 살짝 숙이고는 핸드폰을 꺼내 전화 통화를 하려 자리를 잠시 비웠다.


“야, 상태 너 로또 당첨됐나?”


“하하하, 뭔 얼어 죽을 로또냐.”


“그럼, 니가 어떻게 저런 초미인을 사귀냐? 이게 말이 돼?”


“와, 이놈 봐라. 내가 어때서 그러냐. 나 정도면 우주급이지. 크크큭”


“뭐라고? 너 요즘 약하냐?”


“혹시 돈 주고 하는 연인 대행업체 뭐 그런 거 아니고?”


“마, 백수가 뭔 돈이 있어 돈 주면서까지 그 지랄 하겠냐.”


“그럼 뭔데. 너 혹시 숨겨둔 재벌 집 아들? 사생아?”


“소설을 써라. 크크큭”


상태가 반대편으로 다리를 꼬운다.


“다 이 형님의 연애 헌터 스킬이 뛰어나기 때문이 아니겠냐. 내 한마디에 안 넘어오는 여자가 없지요. 하하하.”


이놈이 뭘 잘못 먹었는지 아님 약을 빤 게 분명하다. 저 엄청난 자신감. 저 찌질한 모습과는 비교되는 저 연이은 광소에 여전히 의심을 지우지 못했다.


또각, 또각


“죄송해요. 마침 기획사에서 연락이 와서요.”


“네. 이해합니다.”


앉자마자 팔짱을 끼고는 가슴을 밀착한 채로 서로 먹여주고 보듬고 생지랄 부루스를 춘다.


하! 제발 이게 꿈이길.


내가 저놈의 상태보다 뭐가 모자라서 난 모태 솔로로 지금까지 전전긍긍해왔단 말인가. 이건 내생에서 가장 쇼킹한 날이었다.


어느 정도 먹고 떠들다 고우신 미녀 님이 내일 일 때문에 먼저 떠난다면 죄송하다나.


그런데 대박.


“혜진아, 요즘 오빠 용돈이 부족해.”


“그래요? 잠시만.”


그녀의 고운 손이 자신의 가방 안으로 들어가더니 오 만원 자리 몇 개를 고이 접어서 내민다.


“오빠, 지금 현금이 없는데 우선 이거라도 받아. 나중에 듬뿍 줄게요.”


“그래, 혜진아, 오빠가 많이 사랑하는 거 알지.”


풉!


미친놈. 내가 여자라면서 초면에 뺨 스물 대는 때리고 고소한다.


그러나.


“아잉. 몰라 오빠.”


그녀가 상큼한 윙크까지 날린다.


오. 신이시여. 내게 왜 이런 시련을 주시옵니까.



“오빠도 오늘 만나서 즐거웠어요.”


“네, 잘 들어가세요.”


꾸벅.


아씨, 나도 모르게 일어나 황송하게 또 절을 했다. 평소라면 제대로 쳐다도 못 볼 그런 초미녀였으니.



이후 어느 정도 술을 먹다 상태가 화장실 좀 다녀온단다.


“어, 나도 같이 가자.”


급히 따라붙었다. 확인할 것도 있고.



쏴아아~!


그놈 참 소리 시원하네.


아니 내 소리였지.


난 상태의 그시기를 힐끗 힐끗 쳐다보았다.


상태는 마냥 행복한 듯 눈을 감고 콧노래를 부르며 물을 빼고 있었다.


그래, 내라도 행복하겠다. X발,


근데 이놈은 그시기도 내보다 작은데 도대체 뭔 요상한 수법을 쓸길래 저런 초미녀가 돈까지 주는 거지??


의구심과 부러움이 뭉게구름 마냥 마구마구 피어났다.


하여튼 졸 부럽다. ㅠㅠ



그날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 상태 놈은 내가 시간 날 때면 불렀는데 그럴 때마다 미녀를 함께 대동했다. 그것도 매번 새롭고 핫한 뉴페이스로.


어느 때는 섹시녀로, 어느 때는 귀여운 강아지상, 백치미, 성숙한 미녀상 등등등....


아고, 열거 하기도 힘들다. X발. ㅠㅠ



내가 이 녀석의 가공할 연애 헌터 스킬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든 건.


그렇게 의구심에서 현실을 점차 받아들일쯤.


마지막 남은 지푸라기? 의구심으로 녀석에게 제안을 했다.


“상태야, 다 인정하겠는데 그래도 난 내 두 눈으로 직접 안 보고는 너의 그 연애 헌터 스킬을 인정 못 하겠다.”


“크크큭.”


그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야, 어디가?”


“보고 싶다며? 빨리 와라.”


나는 얼른 계산을 하고 상태의 뒤를 따랐다.


오늘은 명동 근처였다.


각국의 외국인들이 즐비한 거리.


텔레토비 체형의 상태 뒷모습을 보자니 이게 뭔 짓인가 싶기도 하다가도 그놈의 면상을 보니 자신감 만렙.


“네가 골라봐라.”


사거리에 자리를 잡더니 나보고 아무나 찍어보란다.


허 참.


나는 이놈을 최대한 골탕 먹일 심산으로 레이다망을 풀 가동해서 20여 분 이상을 관찰했다.


마침 모델같은 키에 엄청난 세 명의 미녀들이 구경을 하며 다가오고 있었다.


오케이.


“저기.”


내가 손짓으로 가리키자 상태가 히죽 웃었다.


“따라와라.”


나는 주변의 시선에다 인파에 벌써부터 부끄럽고 낯이 뜨거워지기 시작하건만 이 놈은 요상한 걸음걸이로 자신 만땅.



“하이!”



난 그런 상태에게서 좀 거리를 두고는 지나가는 손님처럼 상태가 인사를 건네는 모습을 쳐다보고 있었다.


세 명의 미녀들이 뭔 찌질한 난쟁이 동양이냐는 듯 잠시 쳐다보았다.


역시 그럼 그렇지. 쯧.


그런데 이놈이 뭔가를 건네면서 손을 살짝 잡는다.


순간 여성이 흠칫하다 이내 표정이 엔젤? 애인?


와~ 그냥 있었도 미녀가, 만개한 듯 웃는 미소를 보이니 주위에 카메라 플래쉬 수천 개가 폭발하는 듯 밝아지고 엔젤이 지상에 강림한 듯 했다.


그리고 이후 나머지 두 명에게도 무언가를 건네니 이내 두 미녀까지 덩달아 달덩어리 같은 환한 미소로 웃음꽃이 피어났다.


귀를 쫑긋.


“뉴 아이 소 비유티풀.”


너 눈 무척 이쁘다.


대충 이런 식 내용이다. 맞지도 않는 콩글리쉬에 문법은 저리 가라.


그런데 저 미녀들의 환한 웃음은 뭐란 말인가?


상태가 뒤돌아보더니 내게 한쪽 눈으로 윙크를 보냈다.


웁스.


남자인 내가 봐도 못 봐줄 면상이건만 저놈이 돌아서 다시 미녀들을 바라보자 그녀들이 까르르 좋아죽는다.


요즘은 미녀들이 국적을 가리지 않고 단체로 뽕을 들이기나? 참나.


그날 상태와 나는 처음 보는 그것도 외국인 미녀 세 명과 즐겁게 놀았다.


마지막 남은 미련 아닌 미련으로 건넌 게 뭔지 보여달라고 했더니 그냥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는 빈 명함 크기의 종이였다.


띠용.


이쯤 되니 상태의 연애 헌터 스킬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이후로 나는 2여 년을 상태의 술 지갑 겸 꼽사리로 미녀 여친 하나 제대로 건질 요량으로 시간 날 때마다 만났다. 그리고 이놈의 무지막지한 연애 헌터 스킬을 반드시 내 것으로 만들어 나도 세상 부럽지 않는 의자왕?이 되어 볼 꿈을 꾸었다.




* * *





그런데 웬걸?


X발, 무슨 일인지 상태가 맺어준 여친은 얼마를 가지 못했다.

특히나 상태가 없으면 내 연애 헌터 스킬은 꽝이었다.


그런 나를 보면 상태는 연신 히죽거리기 바쁘다.


아! 정녕 하늘은 나를 버리신 겁니다.


도대체 제가 상태보다 뭐가 못해서 저놈은 되고 저는 안된다는 말입니다.


바로 옆에서 나보다 못한 놈도 쉽게 하다 보니 상대적 박탈감과 좌절이 엄청났다.


상태가 실거리 헌팅을 할 때면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어느 때는 폰을 촬영까지 해서 수백 번을 보고 또 봤다.


진짜 이렇게 열정적으로 했다면 서울대 감인데. 쩝.


저놈이 매번 여자와의 헌팅에서 빈 명함과 살짝 손 터치도 하길래 나도 그렇게 했다 한 여자에게 오지게 뺨을 뺨을 ㅠㅠ


우리 엄마가 봤다면


"아고, 이놈아 언제 철들래. 아직도 정신 못차렸어.” 라면서 등짝 스매싱을 수십 타로 맞았을지도 몰랐다.


매번 상태에게 제발 절친이 뭐냐며 좀 가르쳐달라고 했더니 뭐라나 이놈이.


“영업 노하우는 낳아준 부모님에게도 안 밝히는 거 모르냐?”


이 더러운 X끼. 내가 지 맞을 때 얼마나 도와줬는데 전우애도 모르는 쓰레기 같은 놈. ㅠㅠ


“그리고 이런 건 말로 한다고 되는 거 절대 아니다. 너.”


그가 어깨를 으쓱인다.


“내 옆에서 몇 년 보고 배우다 보면 저절로 배우는? 아 그 뭐라냐 몸으로 체득, 그래 체득해야 하는 고난이도의 스킬이야. 알겠냐. 하하하.”


그래 고난이도 기술인 건 맞다. 아니 이건 뭔지는 모르지만 초스페셜 고난이도 기술이다.


내 지금까지 쭉 지켜본 바로는 톱 연예인이자 미남의 대명사인 영빈, 박동건, 장은우 등 한 트럭이 와도 이놈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물론 면상에서는 내가 이놈을 이기는 건 절대불변의 진실이다. 믿어 주길 바란다. 그럼 뭐하냐고 나는 안 되는데. 하.



언제쯤 나도 이놈 같은 신의 경지 아니, 그 말석에라도 오를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일과 연애 헌터 견습생?의 시간은 하루하루 즐겁고 슬픈 새드 엔딩을 반복하고 있었다.


근데 상태 저 X끼는 매일 룰루랄라다.


아오~~~!


오늘도 어떤 미친놈이 도시 한복판 옥상에서 하울링을 늑대개처럼 잘도 갈기며 잠에 든다.


나는 아니니 오해 마시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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