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위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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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8.15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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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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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0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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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Connector, Observer, Administrator

DUMMY

미노는 젠을 데리고 집 반대편 골목길로 인도했다. 밝은 빛이 들지 않는 골목을 따라 좀 따라 걷다 보니, 젠과 미노의 발걸음 소리가 울려 퍼지며 긴장감을 조성했다. 이 동네에 이런 골목길과 건물들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그 근처 분위기와는 맞지 않는 곳이었다. 미노가 한 집을 가리켜 문을 열라는 눈짓을 보냈다. 젠은 망설이다가 문고리를 잡았다. 문이 삐걱하고 열리는 걸 보니 무언가 비밀의 문이 열리는 기분이 들었다.


1-2 드림위버하우스.png



안에는 밖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큰 원형 공간이 보였다. 둥근 벽은 높은 천장까지 이어져 하나로 이어져 있고, 벽면이 모두 창문 하나 없이 책장으로 짜여 책들로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천장에는 크고 화려한 조명이 있었고, 책장 중간중간 조명이 있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환한 공간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가운데 있는 원형 테이블에는 몇몇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보이는 모습과 상관없이 지혜가 가득한 사람들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중 한 여성이 진중하지만,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젠에게 다가와 말했다.


"젠, 환영해. 미노한테 얘기는 들었어. 나는 엘라라라고 해, 파티에서 잠시 봤었지? 연결자(커넥터)야.”


엘라라는 밝은 금발에 피부가 하얗다 못해 창백한 20대 가량의 여성으로 보였는데, 어딘가 신비로운 느낌을 풍겼다. 그녀의 목소리는 힘이 있고, 따뜻했다.


“네? 연결자요? 그게 뭔가요?” 젠이 물었다.


“정말 아무것도 설명 안 한 거니, 미노?” 엘라라가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미노를 바라봤다.


“엘라라, 여기까지 데려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큰 미션이었는지 모르실걸요, 완전 길고양이 스타일이라고요 젠은” 미노가 개구쟁이처럼 웃어 보였다.


엘라라가 다시 젠에게 설명을 시작했다.


“자, 먼저 소개를 좀 하자면, 우리는 꿈을 연결하는 자들이야, 줄여서 ‘꿈 연결자’, ‘꿈술사’, 그리고, 꿈 사이를 걸어 다닌다고 해서 ‘드림워커’라고도 해. 보통 꿈 능력을 갖추기 시작하면 관리자들이 볼 수 있는 체크리스트에 명단이 올라오는데, 능력이 발현되려다가 사라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좀 지켜보다가 능력이 꾸준히 발현되는 것이 확실해지면 젠 너처럼 이곳으로 초대되지.


이곳은 드림위버 지역본부라고 불리는 몇 군데 중 하나인데, 우리 세계에서 지역본부는 그리 많이 나뉘어져 있지는 않아. 들어오면서 느꼈겠지만, 공간이 조금 어그러져 있거든. 밖에서 보는 것과는 달리 꽤 넓지? 드림워커들이 살고 있는 지역들이 다 다양하니까, 들어오는 입구는 전 세계에 위치하지만, 들어오면 이곳으로 연결되고, 다른 지역본부는 구분되어 있지만, 필요하면 연결되는 문이 또 따로 있어. 아, 드림위버가 뭔지는 곧 알게 될 꺼야 설명하기보다는 직접 보는 게 빠를 거리서 조금만 기다려줘.


미노는 캐스터야. 너처럼 능력이 발현되는 친구들을 만나고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보고 이곳으로 인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지. 능력이 발현된 사람들은 크게 연결자(커넥터)와 관찰자(옵저버), 두 그룹으로 나눌 수 있어. 관찰자인 경우가 더 많은 편이고, 연결자는 드문 편이지만 모두 중요한 역할이지.”


“관찰자는 보통 꿈에서 돌이나, 땅, 벽, 물, 공기가 될 수도 있고, 식물이나 동물, 또는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될 수 있어. 꿈의 주체와 연결되면서 그 역할이 바뀌기도 하지, 그를 도와줄 수도 있고 방해할 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제한적이야. 지속적으로 객관적인 관찰자의 입장을 고수하면서 연결자를 지원하게 되지. 토마스가 우리 팀의 관찰자야. 같이 일할 일이 많을 테니 인사해.” 엘라라가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며 토마스를 소개했다.


Screenshot 2024-08-18 at 1.43.01 PM.png



“반가워" 토마스가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젠을 탐색하듯 살펴봤다. 토마스는 약간의 수염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남성으로 모발에는 붉은기가 돌았다. 젠은 눈인사를 건네고 웃어 보였지만, 어쩐지 그 눈빛이 부담스럽고 쑥스러워 고개를 돌려 다시 엘라라를 바라봤다.


“연결자는 꿈에서 다양한 연결 지점을 만들고, 수행하는 그룹이야.” 엘라라가 이어서 설명했다.


“이 그룹의 사람들은 꿈속의 여러 주체를 만나기도 하고, 주체와 인격적인 만남을 갖거나 영향을 주기도 하고, 한 번에 여러 가지 역할을 맡게 되기도 해. 우리가 연결되는 꿈의 대부분은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어. 현실에서 꿈의 주체를 만난 기록은 없지만, 다른 시대, 다른 차원과 공간에 있는 사람들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방문한 모든 꿈은 다녀온 후에 기록되는데, 기록들을 종합해보면, 간혹 다른 시대에 일어났던 우리가 특정할 수 있는 사건인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기록들이 종종 확인되곤 해. 그렇기 때문에, 드림워커로 임명받은 모든 사람은 활동을 시작하면서 본인이 하는 임무가 어디선가 실제 하는 사람들의 인생이라는 무게를 가지고, 사명감을 가지고 일할 수 있어야 해.”


“이미 경험해 봐서 알겠지만, 꿈속의 시간은 현실과 다르게 흐르기 때문에 우리는 여러 인생을 경험하게 되지. 젠, 미노에게서 전달받은 바에 의하면 네 능력은 연결자일 확률이 높아. 하지만, 명심해. 연결자로 활동하는 초기에 감정에 깊게 관여되게 되면 힘들 수 있거든. 그래서 관찰자가 필요한 거야. 관찰자는 비교적 객관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고, 연결자에게 말이나 신호를 전달할 수 있어. 서로 협업하면서 일하는 게 중요해.” 엘라라가 말을 마쳤다.


젠은 고개를 끄덕이며 엘라라의 설명을 통해 자신이 겪은 일들을 떠올렸다.

“그러니까 그냥 잠이 많아진 게 아니라 제가 꿈의 능력을 발현했다는 거죠? 이 능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생긴 거고요?”


뭔가 어리둥절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기대되는 마음도 들었다. 들어오기 전에 무슨 말을 할까, 어떤 질문을 해야 할까, 고민했던 것은 모두 사라지고, 엘라라의 설명을 이해하기에 바빴다. 생소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알았던 것처럼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그동안의 의문점이 해석되고, 정리되는 느낌, 오래도록 이러한 세계가 있었던 것을 알고 있었던 것만 같은 느낌, 내가 겪은 것을 설명하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고, 이미 꿈으로 다른 사람들을 돕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아 여기는 내가 속한 곳이구나, 내가 잃어버린 조각들이, 여기에 있었구나.’


엘라라가 미소 지었다. “응, 축하해. 이건 특별한 능력이야. 보통 사람들은 꿈을 꾸어도 보통 이어지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 앞으로 겪어보면 알겠지만, 네가 하는 일을 통해 다른 곳에서는 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되고, 새로운 세계에 대해서도 배우게 될 거야. 물론 처우도 좋은 편이야, 기대해도 좋아.” 엘라라가 눈을 찡긋해 보였다.


젠이 엘라라의 설명을 복기하고 있을 때, 원형 테이블에 앉아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40대 초반 정도의 여성이 일어나 젠, 미노, 엘라라가 있는 쪽으로 다가왔다.


“아 키라, 회의는 잘 마쳤어요? 젠과 인사하세요. 젠, 여기는 키라야.” 엘라라가 키라를 반갑게 맞으며 젠에게 소개했다. 젠은 키라와 악수했다.


“나는 키라라고 해, 관리자(어드민)야.” 키라가 말했다. 키라는 약간 어둡고 건강해 보이는 피부에 온 몸에서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여성이었다. 그녀는 목소리마저 약간의 권위가 느껴졌고 마주한 손도 힘이 있었다.


“막 관찰자와 연결자에 대한 설명을 마치던 참이에요. 관리자에 대한 설명을 키라가 해주면 되겠네요." 엘라라가 부가 설명을 덧붙였다.


“음, 고마워, 엘라라. 관리자의 가장 주요한 임무는 균형을 유지하는 거야. 우리가 꿈을 통해 연결하는 세계는 당장 보이지는 않지만, 어딘가 실재하고 있는 곳이고, 우리가 그들의 인생에 들어가는 이유는 목적이 있기 때문이야. 이따 보게 되겠지만 드림위버는 우리에게 잠재된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주고, 안정적으로 꿈속의 세계와의 연결을 도와주지.


관리자의 임무는 연결자와 관찰자의 활동을 지원하면서 꿈속의 세계에 필요한 균형을 유지하고, 세계 간의 원활한 이동을 보장하며, 필요한 경우 조언을 제공해서 우리의 임무를 완성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어. 관리자의 역할은 여러 복합적인 요인을 고려하는 임무이기 때문에 지금 모두 이해하려고 하지는 않아도 돼.


연결자와 관찰자는 주로 꿈속에서 활동하지만, 관리자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밖에서 모니터링하고 지원하는 것이 보통이야. 관리자는 꿈속에 있는 연결자들이나 관찰자들과 소통할 수 있어. 꿈속에서 연결자와 관찰자 간에도 소통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제한적이기 때문에 원활한 소통이 필요할 때는 관리자가 밖에서 전달하는 소통이 훨씬 유용해. 그래서 우리는 팀으로 움직이게 되어 있어.


우리는 서로가 필요하고, 협력하여 임무를 완수하는 것이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라는 것을 기억해야 해. 보통 관리자는 경험이 쌓인 연결자나 관찰자가 맡게 돼. 나도 몇 년 전까지는 연결자였고, 관찰자로 시작한 사람들이 관리자가 되는 경우도 있어."


어느새 젠은 방 안에 가득 찬 에너지가 느낄 수 있었다. 분명 처음에 들어올 때는 어둑하고, 약간 쌀쌀하다고 느껴졌는데, 이제 그렇게 어둡지만도 않고, 온기가 가득했다. 각자 독특한 아우라를 발산하며, 일반적인 삶과는 전혀 다른 기준으로 살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이 사람들에게 현실의 고민은 무시할 수는 없는 문제라 할지라도, 우선순위는 아닐 것이었다. 현실 너머의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기에 연연해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 젠은 이곳에 들어오기 이전과 이후가 절대 같을 수 없겠다는 것을 직감했다.


엘라라가 다시 젠을 돌아보며 말했다. "젠, 이제 기본적인 내용은 이 정도로 해두고, 곧 네 잠재력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드림위버에서 테스트를 진행해 보자. 네 능력은 조금 독특한 것 같아 우리도 기대가 돼. 토마스, 드림위버 안내를 부탁해도 되겠지?"


“물론.” 엘라라가 토마스에게 부탁하자, 토마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젠은 그들의 말에 경외와 믿을 수 없음이 섞인 마음으로 경청하고 있었는데, 이제 무언가 테스트를 한다고 하니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나는 아직 아무것도 모르겠는데, 창피를 당하면 어떻게 하지?’


"하지만 어떻게... 어떻게 제어할 수 있죠? 어떻게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알 수 있죠?"


젠이 질문하자, 토마스가 젠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걱정하지 마, 들어가면 네가 느껴지는 대로 이것저것 해보면 돼. 테스트라고 해서 긴장하나 본데, 이건 배우는 과정이야. 미노가 그러던데, 너 수영 잘한다고. 누구나 처음부터 수영을 배우잖아, 그리고 익숙해지지. 이것도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해. 네가 들어가는 곳은 가상공간이야, 그러니까 뭔가 잘못될지 생각할 필요 없어. 드림위버가 네게 알려줄 거야. 네가 무엇을 하면 되는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고, 어떤 능력이 있는지, 무조건 무언가 하려고 하기보다 들으려고 노력해 봐. 때로는 네가 이끌고, 때로는 따라가야 해. 핵심은 균형이야. 드림위버 방은 이쪽이야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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