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위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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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8.15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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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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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5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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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The Dreamweaver

DUMMY

드림위버 방은 거대했다. 커다란 캡슐 형태의 드림위버가 공간 안에 가득했는데, 널찍널찍하게 공간을 활용하고 있었고, 몇 개씩은 이어져 있는 것처럼 보였다. 밖에서 바라본 이 집은 작은 듯하다고 생각했는데, 어째 공간이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무궁무진하게 커지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드림위버 방까지 동행한 엘라라가 빛으로 반짝이는 듯한 장치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것이 드림위버야. 하루아침에 생긴 단순한 장치라기보다는 계속 변하는 유기체야. 꽤 오래도록 내려오는 고대의 지혜와 모든 세계를 통해 흐르는 에너지의 결합체야. 이를 통해 우리는 의도를 가지고 꿈에 들어가 미션을 수행하거나, 기록을 남기거나, 필요에 따라 흐름을 바꾸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


“그리고 지금은 테스트니까 아무거나 시도해 봐도 되지만, 명심해야 할 규칙이 있어.


1. 한 꿈으로 들어갈 때 반드시 2명 이상이 함께 들어간다.

2. 수행해야 할 업무가 끝나면 되도록 빠르게 돌아온다.


우리는 절대자가 아니고, 지나치게 한 사람의 인생에 관여해서는 안 돼. 우리가 한 사람의 인생으로 꿈을 통해 들어갈 때, 그 사람의 감정에 깊게 동조되기 쉽기 때문에, 우리의 목적을 계속 기억하고 그 이외의 것을 건드리지 말아야 해. 균형을 깨뜨리는 일이 발생하면, 이는 결국 너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어쩌면 영영 이 능력을 잃게 될 수도 있어. 이는 서로가 지탱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되어 주기 위해서인데, 중요한 프로젝트인 경우 3명, 4명이 같이 들어가기도 해. 꿈으로 들어가는 모든 일은 기록되고, 관리자가 모니터링하게 되어 있어. 하지만, 그래도 이러한 규칙이 있다는 걸 기억하고 있어야 해.


오래 그 꿈에 머물수록 자칫하면 돌아오기 힘들어질 수 있고, 때에 따라 후유증이 오래 남을 수 있어, 네가 이 능력을 발전시켜 가면서 네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고, 많은 사람들의 지혜와 비밀을 알게 될 거야. 거기에 사로잡혀서는 안 돼, 그래야 이 일을 안전하게 오래 할 수 있어.


네가 언젠가 이 일을 하지 않고 싶다면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지만, 사실 그러고 싶지 않을 거야. 대부분의 경우, 이 일을 하면 할수록 이렇게 특별한 경험을 뒤로하고 돌아서기는 쉽지 않거든, 그러나 규칙을 어기기 시작하는 것은 한순간이고, 쌓이게 되면 어느새 한순간에 능력을 잃게 돼. 그런 동료를 보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야. 능력을 잃은 동료들은 이를 인정하기 어려워하지만, 한 번 잃은 능력은 다시 돌아오지 않아.”


엘라라가 이러한 설명을 해주는 동안, 토마스는 열려있는 드림위버 통으로 가서 몇 가지 기능을 조정하더니 젠에게 누우라고 손짓했다.


“엘라라가 말했듯, 지금은 테스트야, 뭔가 해야 한다고 생각할 필요 없어, 지금까지처럼 여기서 꿈을 꾼다고 생각해, 꿈속에서 나를 알아볼 수 있겠으면 인사하고, 여기서는 그동안 네가 느끼던 것을 좀 더 선명하게 볼 수 있게 될 거야, 네가 무언가 해볼 수 있겠다고 생각된다면 맘껏 해봐, 어차피 네가 들어갈 공간은 가상이니까 뭘 망칠까 두려워할 것 없어.”


젠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기구에 올라 문을 닫았다. 토마스가 옆에 있는 기구에 들어가 역시 문을 닫는 것이 보였다. 심호흡을 한 후, 눈을 감았다. 잠이 안 오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지만, 드림위버는 젠의 의식을 바로 꿈속 공간으로 이동시켜 주었다.



1-3 Riding Dreamweaver.png




World9-99-00000


도착한 공간은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어 보였다. 컴컴하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압도적인 감각과 감정의 홍수에 휘말린 기분이었다.


“어이 젠, 여기 나야, 토마스. 기분이 어때?”


“음··· 약간 흥분이 되고, 감각이 굉장히 민감해진 느낌이에요.” 젠이 토마스를 인식하고 나자, 마음이 좀 진정되었다.


“눈을 감고, 차분히 깊게 숨을 들이마시면서 감각에 집중해 봐.”


젠이 토마스의 조언에 따라 깊게 숨을 쉬며 스스로의 감각에 집중해 중심으로 끌어모았을 때, 그는 공간의 층들이 별개로 존재하고, 따를 수 있는 수많은 길이 구별되기 시작했다.


World9-99-00004


그는 숲을 보았고, 자갈밭과 바다를 지났는데, 너무 청량하고 아름다운 환경이 마치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듯한 기분이 들었다. 좌측에는 투명한 반짝임이 바다처럼 채워져 일렁이고, 우측에 펼쳐진 숲에서는 지금껏 맡아보지 못한 향기가 뿜어져 나왔다. 주변에는 동물이 전무하고 고요한 가운데, 바람 소리와 나뭇잎이 부딪히는 소리가 웅장하게 울려 퍼졌다. 그냥 단순한 숲의 내음을 넘어 무언가 깨끗이 씻겨 내려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계곡의 물을 마시면 세포가 모두 깨어나는 것 같고, 숨을 쉬면 활력이 채워지며 개운한 상태가 유지되었다.


1-3 World9-99-00004.png




“와, 이런 곳이라면 평생 살고 싶은걸!”


생각하기가 무섭게 드림위버가 젠을 다른 공간으로 이끌었다.


World9-99-09327


한 마을로 이동해서는 다양한 주민들을 만났는데, 언어보다는 마음으로 소통이 이루어졌다. 그들의 생각이 이어져 젠에게 전달되었으며, 모두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마치 그들을 오래도록 알고 지낸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들은 젠이 앞으로 맡게 될 역할을 어떻게 수행하면 되는지 자신의 경험을 알려주기도 하고, 그 간의 사례를 일러주면서 격려해 주었다. 그들은 왜 우리가 옳다고 생각하기 이전에 주어진 업무에 충실해야 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사례를 알려주었다.


“드림워커들은 꿈의 주체를 중심으로 주체가 사는 세상에 연결되기 때문에 정보에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는데, 지금 당장 꿈의 주체에게 좋은 일이 생긴다고 해서 그것이 궁극적으로 좋은 일일지 알 수 없지. 지금은 너무 큰 상처가 나중에 성장에 큰 거름이 되기도 하고, 지금 내 눈앞에 좋은 일로, 다른 사람이 꼭 받아야 할 보상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게 되니까 말이야.”


“무슨 말씀인지 알겠어요, 저도 고등학생 때, 발목을 크게 다치는 바람에 운동을 더 이상 하지 못하게 되어 크게 낙심했었고, 다시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그날로 되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많아요. 그렇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저는 프로선수가 될 만한 자질이 있는 것은 아니었고, 차라리 그 덕분에 다른 분야에 흥미를 갖게 되어 지금은 그 공부를 하고 있거든요”


젠은 그 마을 사람들과 언어가 아닌 표정과 생각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하는 동안에 이루어진 이 모든 경험이 꿈속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거의 인지하지 못했다. 그동안 경험해 본 어떤 꿈보다도 분명하고 생생했을 뿐 아니라, 이러한 꿈속 세계들을 탐험하면서, 젠은 드림위버 역할의 본질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연결자로 역할을 정한다면, 꿈의 주체와 주변인물들에게 필요한 생각을 넣어주거나, 타이밍에 맞게 필요한 사람들을 만나게 해주는 등, 직간접적으로 꿈의 주체에게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그는 그렇게 이 세계들을 묶고 있는 실들을 연결하거나, 엉킨 실을 풀어낼 기회를 얻게 될 것이었다. 관찰자로 역할을 정한다면, 그는 쉽게 다양한 주변 생명체로 미끄러져 들어가, 때로는 바람으로, 때로는 동식물로 연결자와 꿈의 주체가 소통하는 과정을 지원할 것이다. 또한, 다른 이들의 삶을 객관적으로 조명하고, 기록하고, 연결자의 널뛰는 감정을 제어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었다. 그리고, 필요에 따라 큰 흐름을 바꾸어야 할 때는 관리자들이 동반하여 꿈속 세계를 수호하고, 관리하고, 올바르게 안내하는 미묘한 힘을 조절하는 수호자의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드림위버는 젠이 꾸던 꿈의 공간 표면뿐만 아니라 그 깊이, 그 기원을 탐험하게 했다. 그는 순수한 에너지의 존재들, 꿈의 영역들의 고대 수호자들을 만났고, 그들은 지혜와 경고를 전달했다. 그는 꿈속의 세계들을 탐험했고, 각 층은 우주와 그 자신에 대한 더 깊은 진실들을 드러냈다.


각 여정을 통해 젠은 꿈의 세계에 대해 깊은 이해를 할 수 있었고, 지금 살고 있는 현실이 다가 아니고 그 너머의 세계들에 대해 알게 되면 될수록 현실 세계에 대한 관점도 많이 바뀌어 갔다. 또한, 드림워커에 대한 직업의식이 생기고, 앞으로 삶에 대한 새로운 목적의식을 가지고 돌아왔다. 그는 의도를 가지고 꿈의 세계들을 탐험하고, 강요하지 않고 영향을 미치며, 섬세한 균형을 방해하지 않고 연결하는 법을 배웠다.


꿈속 공간을 탐험하면서 젠은 엘라라와 키라가 말했던 균형을 지킨다는 말의 의미를 조금씩 파악해 나갔다. 드림워커는 만능이 아니다. 꿈의 주체들은 자유 의지를 가지고 있고, 그들의 선택과 결과는 온전히 그들이 감당해야 한다. 하지만 드림워커는 제삼자로서 그 주체에 대한 마음을 전달받아 꿈에 개입하는 역할을 맡게 되기 때문에 주체의 입장에서 좋은 선택을, 하기를 바라고, 그럴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된다.


드림워커들이 모든 상황을 고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균형이 무너지지 않도록, 세상의 질서가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음을 알게 되자, 젠은 그동안의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인지하지 못했던 얼마나 많은 순간에 드림워커들이 내 삶을 도왔을까, 내가 간절히 바랐던 그 순간이 기적처럼 이루어졌던 시간에 감사하고, 안 이루어졌지만, 그로 인해 또 다음 기회가 왔던 것을 생각하며 감사하고, 내 인생에서 많은 순간 비껴간 위험했던 순간들을 생각하면서 또 감사하게 되었다.


오래도록 젠은 드림위버에서 시간을 보냈다. 현실과 다른 이 공간은 질리지 않았다. 생물이 없는 듯한 공간, 새로운 바다와 숲, 그리고 가득한 동식물들이 있는 공간, 어두운 공간, 밝아서 눈을 감고 있는데도 눈이 멀 것 같은 공간들이 젠 앞에 끝없이 펼쳐졌다.


젠은 그곳에서 귀를 기울이고, 배우고, 이해하면서 천천히 자신이 가야할 길의 윤곽이 형성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여정은 위협적이기도 하고, 동시에 짜릿하기도 했다. 다 알 수는 없었지만, 다 알 필요도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더 이상 꿈의 바다에 혼자 떠돌지 않아도 되었다. 내가 가야할 길이 이 방향이 맞다는 확신이 들었다. 젠의 삶은 이전과 같을 수 없었다.


젠이 눈을 뜨고 드림위버를 열고 나왔을 때, 그는 이제 연결자로의 임무를 수행할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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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The Dreamweaver 24.08.25 12 0 11쪽
2 1-2 Connector, Observer, Administrator 24.08.20 11 0 12쪽
1 1-1 Awakening 24.08.15 13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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