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정 계약으로 방송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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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평.
작품등록일 :
2024.08.15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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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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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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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BJ류채린 (2)

DUMMY

방송을 시작한 지 한 시간쯤 지났을 무렵.

럭시는 민준의 DM을 받았다.


[스피릿]

방금 배틀워에서 BJ류채린이라는 버튜버분을 만났는데

곧 그분이 럭시 님 방에 5천 원을 후원하러 갈 거예요.

당황하지 말라고 미리 말씀드려요 ^^


“······?”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배틀워에서 버튜버를 만나고, 또 그 버튜버가 자신에게 후원을 한단 말인가.

전후 사정을 모르는 럭시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런데 류채린 님이라면······.’


아는 사람이었다.

한창 버튜버 공부를 할 때 많이 봤던 사람.


‘귀여운 분이었지.’


평소엔 걸걸하지만, 막상 다른 사람들과 합방을 할 때면 쭈구리가 되는 반전이 매력적이었다.

특히 류채린은 RP(컨셉)가 없는 한국식 버튜버였는데, 덕분에 럭시는 류채린을 보며 어떻게 컨셉 없이 자신만의 특징을 만드는지 배울 수 있었다.


‘친해지고 싶어.’


그래서 럭시는 오랜만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류채린 님, 오천 원 후원 감사합니다~ 버튜버 공부하려고 채린 님 너튜브도 많이 봤었는데, 이렇게 찾아와 주시니 반갑네요. 채린 님도 피스쨩이 귀여우신가 봐요? 맞아요, 피스쨩이 좀 귀엽긴 하죠.”


모두가 보는 앞에서 류채린을 샤라웃 한 데에는 그런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이러면 좋아하겠지?’


아무렴, 방송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인지도 아니던가.

1.4천 명이 보는 앞에서 홍보를 해줬는데 분명 좋아하리라.


-고로시 뭐얔ㅋㅋㅋㅋㅋ

-익명? 어림도 없지!

-닉네임 주작은 뭐야

-럭 창 섭

-어딜 감히 익명 뒤에 숨으려고!

-딱 걸렸지~


“······?”


예상과 다른 시청자들의 반응에 의아했지만, 상관없었다.

같은 BJ인 류채린이라면 자신의 마음을 알 테니까.


한편, 같은 시각.


“끼야아아악!!”


몰래 5천 원 펀치만 날리고 가려다가 대뜸 멱살을 붙잡혀 무대 위로 끌려 나온 류채린은 방송 중이라는 것도 잊고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BJ의 고통은 시청자들의 즐거움이었으니.


-류끼얏호우!


단 한 명을 제외하곤 모두 행복한 세계선의 완성이었다.


* * *


“와······.”


민준은 나직이 감탄했다.

당황하지 말라고 미리 알려준 것인데, 설마 대놓고 정체를 밝힐 줄이야······.


‘하지만 오히려 잘됐어.’


민준의 눈이 번뜩였다.

하꼬 대잔치가 코앞이었다.

아직 두 명의 팀원을 더 골라야 하는 상황.


‘내유외강인 류채린 님은 외유내강인 럭시 님과 조화가 좋아.’


겉으로는 류채린이 날뛰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럭시가 류채린의 목줄을 꽉 쥐고 있는 그런 형태.

예로부터 검증된 조합이었다.


거기에 요정이 추가로 정보를 물어다 주었다.


【BJ류채린. 너튜브 구독자는 2만 명 정도고, 트리카 팔로워는 그보다 조금 적습니다. 귀여운 목소리로 거침없이 욕하는 것이 특징이며, 또 다른 특징으론 방구석 여포라는 것이 있습니다. 친하지 않은 BJ들과 합방할 때면 계속 얼어붙어 있고, 감수성도 풍부해서 쉽게 울음을 터뜨립니다.】


거친 듯 보이지만 실제론 찐따인 류채린.

잔잔하지만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럭시.

정반대의 두 사람이 모이면 어떤 시너지가 발생할까.

상상만으로도 벌써 기대가 되었다.


‘그나저나······.’


시작부터 이런 꿀잼 너튭각을 만들어줄 줄이야.

BJ들 간에는 상호 존중이 베이스에 깔려 있기에 익명으로 후원을 해오면 모른 척해주는 경우가 많은데, 역시 럭시는 럭시였다.

남들과는 다른 사고방식.

그래도 그런 럭시 덕분에 민준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낼 수 있었다.


‘합방으로 빌드업하면 좋겠는데?’


.

.

.


류채린은 5천 원 후원 이후 조용히 사라졌다.

그렇다면 그 후에 민준은 무엇을 했을까.


-WINNER


“오케이, 감 잡았어요.”


바로 배틀워였다.

세 시간 동안 10판 넘게 한 민준은 그제야 녹화를 종료했다.


“이걸로 너튭각은 다 뽑았고······.”


민준은 모니터 앞에 세워놓은 핸드폰을 힐끔거렸다.

럭시의 방송이 음소거된 채 송출되고 있었는데, 럭시도 슬슬 방송을 마무리하려 하고 있었다.

민준은 바로 DM을 보냈다.


[스피릿]

방송 끝나고 잠깐 회의 가능할까요?


[럭시]

네, 잠시만요!


5분도 안 되어 방송이 종료되더니 곧바로 전화가 걸려왔다.

민준이 밝은 목소리로 응답했다.


“럭시 님 방송 잘 봤어요.”

[저 괜찮았어요?]

“최고였습니다.”


음소거를 해놓긴 했지만, 활발한 채팅창과 줄지 않는 시청자만 봐도 럭시의 후기 방송이 성공적이었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다.

럭시는 민준이 단언해주자 그제야 긴장이 풀린 듯했다.


[휴우~ 낮잠 자느라 방송 준비 하나도 못 했을 때만 해도 오늘 어쩌나 싶었는데, 스피릿 님이 PPT를 준비해주신 덕분에 살았어요.]

“잘 활용하셨다니 다행이네요.”


짧은 인사 이후,

민준은 오늘 류채린과 있었던 일을 간략히 설명해주었다.

럭시가 깜짝 놀랐다.


[어머, 어떡해! 저는 그런 줄도 모르고······.]


악의가 없었다는 것이 그녀의 가장 무서운 점이었다.

민준이 은근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래서 말인데, 류채린 님과 합방을 해보시는 건 어떤가요?”

[합방이요?]

“아까 후원을 하실 때 류채린 님도 방송 중이었거든요. 비명 지르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내일 방송에서 그 클립을 보시는 거예요.”

[방송에서요?]

“네, 그리고 한마디 하는 거죠. 꼭 사과드리고 싶다고. 그렇게 엮어서 합방으로 빌드업을 하는 거예요.”

[음······.]


럭시가 낮게 신음했다.


고민이 많을 것이다.

한때 외딴섬이라 불릴 만큼 합방을 안 했던 럭시였기에.

그런데 갑자기 합방이라니······.


[좋아요.]

“어? 정말요?”


예상보다 빠른 수긍에 민준이 놀랐다.


[안 그래도 스피릿 님 덕분에 합방의 재미를 알아가고 있었거든요. 게다가 류채린 님은 예전부터 친해지고 싶었던 분이었고요.]

“오, 잘됐네요. 그렇다면 팀원으로 넣는 건 어떤가요?”

[팀원이라면······ 설마?]


민준이 씨익 웃었다.


“네, 하꼬 대잔치요.”

[······거기까지 생각하고 판을 짜신 거였군요.]


민준은 대답하지 않았다.

무언의 긍정.


[역시 스피릿 님은······.]


그렇게 통화를 마친 뒤.

민준은 너튜브에 류채린을 검색했다.


<류채린>

-구독자 2.4만 명.


“이야, 완전 대기업이었네.”


엄밀히 말하자면 중소기업 수준이었지만, 이제 겨우 2.2천 명인 민준에 비하면 대기업이나 다름없었다.

민준은 상세 설명을 열었다.

메일 주소를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클릭을 하는 민준의 손가락이 잘게 떨렸다.

민준이 쓴웃음을 지었다.


‘조금 떨리네요.’

【지금까지 잘해왔는데 갑자기 떨 이유가 있습니까?】

‘이건 전적으로 제 아이디어니까요. 지금까지와 달리 실패할 가능성이 있는 거잖아요.’


류채린과 럭시를 엮고, 나아가 류채린을 팀원으로 섭외하겠다는 것은 오롯이 민준의 머릿속에서 나온 계획이었다.

요정의 계획대로 움직였을 때와는 차원이 달랐다.

그때 요정이 말했다.


【계약자는 80억 인구 중에서 제가 고르고 고른 인재입니다. 조금 더 본인을 믿으셔도 됩니다.】

【헤헤, 저도 응원할게여!】


정령이 해맑게 웃었다.

민준은 피식 웃고 말았다.

둘의 단짠단짠 응원 덕에 긴장감이 싹 가셨다.


‘그래, 실패하든 성공하든 무슨 상관이야. 구독자가 적을 때 최대한 많은 것을 도전하는 게 맞아. 위험 부담이 적을 때 경험치를 쌓아놔야 해.’


민준은 빠르게 메일을 작성해나갔다.

그리고 몇 분 후.


‘이 정도면 괜찮을까요?’

【충분합니다.】


류채린에게 보낼 메일이 완성이 되었다.

합방 제안서였다.

조금 전 럭시에게 설명한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디벨롭한 기획서.


민준의 표정이 오묘해졌다.


‘이러니까 진짜 사회인이 된 것 같네요. 럭시 님이랑 계약할 땐 어딘가 소꿉놀이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별것 없습니다. 긴장하지 마십시오.】

‘후우, 안 되겠다! 상태창 띄워주세요, 요정님.’

【알겠습니다.】


눈앞에 반투명한 상태창이 떠올랐다.


========

-포인트를 소모해 능력치를 올리십시오. (현재 7포인트 보유)

1. 게임

1-1. 에임 (+2)

1-2. 동체시력

1-3. 반응속도

1-4. 리딩 (+1)

1-5. 순발력 (+2)

1-6. 오더 (+1)


2. 화술

2-1. 유머

2-2. 공감 (+2)

2-3. 카리스마 (+2)


3. 신체

3-1. 외모 (+3)

3-2. 키

3-3. 완력

3-4. 유연성

3-5. 민첩성


4. 정신

4-1. 담력 (+1)

4-2. 끈기

4-3. 열정

4-4. 집중력 (+1)

========


1.5천 명 때 능력치를 찍은 뒤로 포인트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기에 어느덧 7포인트나 쌓여 있었다.

원래는 럭시와 합방하면서 필요한 능력치를 하나씩 보충할 생각이었지만······.

하나쯤은 지금 사용해도 될 것이다.


“외모에 1포인트!”

【······완료되었습니다.】

“휴~ 이제야 자신감이 좀 생기네요.”


민준은 상쾌하게 웃으며 메일을 송신했다.

역시 자신감은 외모에서 오는 법이었다.


그렇게 합방 제안서를 보낸 민준은 쭈욱 기지개를 켰다.


‘메일도 보냈으니 슬슬 자러 가볼까~’


굳이 답신을 기다리진 않았다.

MCN에 소속된 방송인들은 대부분 MCN에서 메일을 관리해주기 때문이었다.

이는 ‘메일단’이라 불리는 악플러+훈수충 때문이었는데, 메일로 욕이나 훈수 따위가 오면 이를 본 방송인들의 멘탈에 충격이 오곤 했다. 방송인들이 메일이라 하면 치를 떠는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언제 업무 메일이 올지 모르는데 확인을 안 할 수도 없지 않은가.

그렇기에 MCN의 담당자가 먼저 확인해주고, 그중 업무와 관련된 사항들만 방송인에게 전달해주는 것이었다.

그러니 담당자들이 출근한 이후에야 답신을 기대할 수 있을 터.


‘대충 점심쯤이면 오겠지.’


그렇게 민준이 인터넷을 닫으려던 찰나였다.


【류채린에게 답신이 왔습니다.】

‘벌써요?’


정말이었다.


<RE: 럭시 님 편집자인 스피릿입니다.>

네, 좋아요!

제 디스코드 사용자명은 ryuchaerin 입니다.

친추 주세요!


절대로 MCN 담당자가 작성했을 리 없는, 류채린 본인이 쓴 것이 분명해 보이는 내용에 민준은 의문이 들었다.


‘방구석 여포 아니었나?’


메일만 보면 파워E가 따로 없을 지경이었다.


그 부분을 요정이 설명해주었다.


【류채린은 낯선 사람들 앞에선 얼어붙지만, 친밀한 사람들에게는 평범하게 말을 잘합니다. 여기서 친밀한 사람이란 내적 친밀감도 포함됩니다.】

‘그 말씀은, 류채린 님이 저한테 내적 친밀감을 품고 있다는 뜻인가요?’

【배틀워 때도 안 떨고 잘 대화했지 않습니까.】

‘아, 그러고 보니······.’


그 소심하던 류채린이 먼저 마이크를 켜고 적극적으로 정체를 캐물었었다.

그쪽 시청자들도 놀랐을 정도로 이례적인 일.


‘뭐가 어떻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잘됐어.’


민준은 메일에 적힌 디스코드 사용자명을 복사해 바로 친구 요청을 보냈다.

류채린도 디스코드를 켜놓았던 것인지 바로 수락이 되었다.

민준은 지체하지 않았다.


[스피릿]

안녕하세요, 류채린 님. 편집자 스피릿입니다.


첫 문장을 보내고 바로 그다음 문장을 작성하고 있을 때였다.


[류채린]

방송 중엔 말씀 못 드렸었는데

사실 저 스피릿 님 팬이에요 ㅠㅠ


“······?”


어째서?


작가의말

한동안은 저녁 8시 20분에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며칠 내로 바꾸겠다는 뜻)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모든 댓글은 바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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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자멸하는 우승 후보 (2) NEW +2 19시간 전 186 9 12쪽
33 자멸하는 우승 후보 (1) +1 24.09.18 234 13 13쪽
32 하꼬 대잔치 1st ROUND (2) +2 24.09.17 253 13 12쪽
31 하꼬 대잔치 1st ROUND (1) +3 24.09.16 292 19 12쪽
30 마지막 멤버 (3) +2 24.09.15 275 11 14쪽
29 마지막 멤버 (2) 24.09.14 299 12 13쪽
28 마지막 멤버 (1) 24.09.14 299 12 12쪽
27 BJ류채린 (4) +2 24.09.13 302 12 15쪽
26 BJ류채린 (3) +3 24.09.12 309 15 12쪽
» BJ류채린 (2) +6 24.09.11 338 13 12쪽
24 BJ류채린 (1) +1 24.09.10 364 13 13쪽
23 격공장 (2) 24.09.09 363 15 13쪽
22 격공장 (1) +1 24.09.08 362 17 13쪽
21 현실 만남 (2) 24.09.07 358 19 13쪽
20 현실 만남 (1) +2 24.09.06 366 17 12쪽
19 Re:birth (3) 24.09.06 359 18 14쪽
18 Re:birth (2) +1 24.09.05 349 17 12쪽
17 Re:birth (1) +1 24.09.04 354 18 12쪽
16 알을 깨고 나오다 (3) 24.09.03 356 17 13쪽
15 알을 깨고 나오다 (2) 24.09.02 357 15 12쪽
14 알을 깨고 나오다 (1) 24.08.30 369 15 12쪽
13 떡상하다 (3) 24.08.29 373 14 13쪽
12 떡상하다 (2) 24.08.28 369 14 13쪽
11 떡상하다 (1) 24.08.27 390 15 13쪽
10 럭시와 합방하다 (3) 24.08.26 373 17 12쪽
9 럭시와 합방하다 (2) +1 24.08.25 371 13 12쪽
8 럭시와 합방하다 (1) +1 24.08.24 376 17 12쪽
7 하꼬 너튜버 럭시 (4) 24.08.23 395 16 12쪽
6 하꼬 너튜버 럭시 (3) 24.08.21 420 17 14쪽
5 하꼬 너튜버 럭시 (2) 24.08.20 435 17 12쪽
4 하꼬 너튜버 럭시 (1) 24.08.19 477 16 12쪽
3 요정과 계약하다 (3) 24.08.18 520 15 12쪽
2 요정과 계약하다 (2) 24.08.18 611 17 11쪽
1 요정과 계약하다 (1) +1 24.08.18 866 1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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