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미래가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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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플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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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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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6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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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화. 마스크 코인(2)

DUMMY

이틀 후, 일론 마스크 내방 당일.

에코포로의 입구 앞에서 우리는 이기영 실장을 기다렸다.


"장소가 포항이라고 했죠?"


포항의 블루밸리 산단.

그 곳에서 일론 마스크와 이한빈 부사장의 만남이 예정되어 있었다.


"네, 포항입니다. 이 실장님이 나오실 때가 된 것 같은데."


그 때 들어오는 한 통의 문자.

이기영 실장이었다.


[아가씨랑 먼저 출발하세요. 회장님 지시사항이 있어 뒤따라가겠습니다.]


"아무래도 저희 먼저 출발해야 할 것 같은데요?"

"네?"


나는 그녀의 얼굴 앞으로 휴대폰을 내밀었다.


"급한 일 처리하고 뒤따라 온다네요."

"어쩔 수 없네요. 어서 가요."


***


지하 주차장.

이나연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이내,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말을 이었다.


"어딨지?"

"주차 어디에 하셨는지 모르십니까?"

"저는 차 없는데요."

"네? 그럼 주차장은 왜···"

"대리님 차 타고 가려고 했죠."


주차장으로 자신있게 앞장서길래 당연히 차가 있는 줄 알았다.


"그럼, 과장님은 어떻게 출근을 하시는데요?"

"회장님께서 출근 할 때 위험하다고 기사 한 명을 붙여주던데요."


그렇다.

이동주 회장은 극한의 딸바보였다.


누릴 건 확실히 누리는 편이구나.


이나연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그런데 차 어딨어요? 뽀르쉐요."

"누가 회사에 뽀르쉐를 끌고 옵니까."

"그럼 뭐 타고 오시는데요?"

"그건···"


입에서 순간적으로 아방가르드라고 외칠뻔했다.

정 과장이 하도 아방이 아방이 거리다보니 전염된 건가.


회사에 뽀르쉐를 타고 출근하는 순간 입방아에 오르내릴 게 뻔했다.

더군다나, 지금 처럼 재벌가로 의심받는 상황이라면 더욱 더.


나는 순진무구한 이나연의 표정을 보고는 고개를 저었다.


"하아- 어쩔 수 없죠. 제 차로 가시죠."

"뭐야, 차 있었네요."


나는 그 자리에서 정 과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 네, 대표님.

"부탁이 있습니다···"


***


잠시 후.

정호석 과장이 아방떼N과 함께 에코포로의 본사 입구에 도착했다.

뽀르쉐를 타고 출장을 갈 수도 없어 정호석 과장의 차를 빌려타기로 했다.


그의 표정은 꽤나 시무룩해보였다.


"하루만 빌리겠습니다."

"제 아방이를 잘 부탁드립니다."

"하하, 조심히 다루겠습니다."

"저희 아방이는요 주유는 꼭 고급유로 넣어주시고요. 그리고 브레이크를 자주 밟는 걸 싫어해요. 또 그리고···"


그가 말 할때마다 Bgm이 잔잔히 깔리는 것 같았다.

신승훈의 I believe 노래가 들려오는 것만 같은 느낌.


"알겠습니다. 소중히 탈게요."


나는 그의 말을 끊고는 차키를 잡아채자.

그의 손아귀에 힘이 가득 쥐어졌다.


"자, 잘 부탁드립니다. 제 아방이."

"알겠다니까요?"


그는 이내 손아귀에 힘을 풀었다.

정 과장은 떠나가는 아방떼N을 보며 눈가에 우수가 맺혀있었다.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아방아."


***


나와 이나연은 아방떼N을 타고 포항으로 향하기 위해 고속도로에 올랐다.

이나연은 차 튜닝이 신기한 듯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곳곳을 구경했다


"차 취향이 참 독특하시네요."


그래도 이나연은 한수지에 비하면 양반이었다.

적어도 구리다고는 안하니까.


"다음에 저 분을 만나신다면 그런 이야기보다는 그냥 멋있다고 해주세요."

"저 분도 그때 대리님이 이야기 하셨던 Only 인베스트 직원분인가요?"

"맞습니다."

"우와, 그럼 저분은 어떤 업무를 하시는거에요?"

"국내에 네트워크가 잘 형성된 분입니다. 여러 곳에서 정보를 습득하기가 좋죠."


간단히 말하면 흥신소인데 그걸 돌려돌려 표현했다.

굳이 따지자면 거짓말은 아니겠지.


"대단하신 분이었네요."

"하하··· 그렇죠."


포항으로 가는 길.

차 안에서 이나연은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그러고보니 포항은 진짜 오랜만이네요."

"포항에 다녀오신 적이 있으십니까?"

"당연하죠. 제가 어렸을 때 호미곶을 얼마나 좋아했는데요."


호미곶.

한반도의 최동단.

한반도 지형상 호랑이 꼬리에 해당하는 곳이자 고산자 김정호 대동여지도를 만들 때 일곱 차례나 답사를 하며 가장 동쪽인 것을 확인했다.

그 곳에는 손바닥을 하늘로 높이 치켜들고 잇는 상생과 화합의 손이 있었다.


"어렸을때라면?"

"제가 이야기 안했었나요? 저희 회장님이 포항 출신이에요."

"그랬군요. 몰랐습니다."


그래서 포항 쪽으로 투자를 많이 유치시킨건가.


지연.

자신의 고향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주고 지역의 가치를 올리는 것 만큼 뿌듯한 게 있을까.


포항의 블루밸리 산단은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됨에 따라 많은 기업들의 투자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었다.


"특화단지가 조성되면 주변 땅값이 오르는 건 기정 사실이겠죠?"


단지가 조성되면 인구가 자연스럽게 유입된다.

그리고 제조업에서 근무하는 만큼 개인 소득이 증가 할테고.

소득 증가는 시의 세금이 늘어난다는거고 세금은 다시금 지역민을 향해 사용된다.

주변 상권이 살아나는 건 덤.


최종적으로는 주변의 땅값이 오를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아직 토지에 대해서는 모르는 게 많다.

'미래시'라면 분명 토지에도 적용될텐데.


한 번 알아볼 필요는 있겠네.


"아무래도요. 그래서 선점하는 게 중요한거고요."

"포항의 메리트는 뭐라고 생각합니까?"

"흠, 글쎄요."


이나연이 잠시 곰곰히 생각하고는 손가락을 튕겼다.


"포항 일대의 땅값이 폭등하려면 한 가지 방법이 있긴 하네요. 그런데 너무 터무니없는 이야기라."

"그게 뭐죠?"

"석유요."

"···석유?"

"아버지가 굉장히 아쉬워했거든요. 1976년 박 대통령 정권 때 포항 영일만 부근 해역에서 석유가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시추를 진행했었어요. 하지만 1년 만에 시추는 중단 됐고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했죠."

"하하, 대한민국에 석유가 난다는 게 말이 되나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무튼 그렇게만 된다면 포항의 땅 값이 무진장 많이 뛰기는 하겠죠."


하하.

대한민국에 석유는 무슨.

그런 일이 일어나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


***


포항 블루밸리 산단.

장장 4시간을 거쳐 그 곳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려 기지개를 쭉 켜며 그 주변 일대의 경관을 바라봤다.

공장 건물들이 일렬로 쭈윽 늘어트려 있었다,


"뭐가 많네요."

"저기 있는 곳이 저희 에코포로비엠이에요. 그리고 저기가 피스코케미칼···"


이나연이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에는 'EcoPoro BM' 이라는 CI가 선명히 적혀있었다.

현장 가이드라도 빙의된 듯 그녀는 부지 곳곳을 설명했다.


"확실히 포항 출신이라 잘 아시나 보네요."

"저는 서울 출신인데요? 아버지가 포항 출신이라 가끔 온거고요."

"그럼, 어떻게 이렇게 지리를 잘 아시죠?"


궁금했다.

뽀르쉐 매장에서만 일하던 그녀가 회사에 출근한 지 고작 사흘인데.


본인이 갈 곳 주변을 미리 익히고 있었다니.

재벌가는 역시 다르다는건가.

그런 점은 배워 둘 필요가 있겠어.


이나연은 뿌듯한 표정을 짓고는 자켓 안에서 한 장의 종이를 꺼냈다.

수능 만점자의 비밀노트 그런건가?


"그게 뭐죠?"

"지도요. 아까 오면서 지도에서 찾아봤어요. 잘했죠?"

"아···"


뭘 기대한거냐.

상대는 이나연이었다.


나는 고개를 훌훌 털고는 그 뒤편에 보이는 황무지의 땅을 바라봤다.


"저 쪽이 전구체 계약이 체결되면 추가로 증설할 부지인가보네요."

"계약이 잘 되어야 할텐데요. 이만 저희도 들어가볼까요."

"그러시죠."


우리는 에코포로머티리얼즈 본관으로 향했다.

아침 일찍이 출발했던 터라 시간은 겨우 맞출 수 있었다.


웅성거리는 분위기.

마스크 한 명을 반기기 위해 수십 명의 사람들이 본관 주변을 서성거리고 있었다.


그리고 익숙한 한 얼굴이 보였다.


"이기영 실장···?"


우리 인기척을 느꼈는지 이 실장이 먼발치에서 다가왔다.


"오셨습니까."

"저희보다 늦게 올 줄 알았는데 일찍이 오셨네요?"

"헬기타고 왔습니다."

"헤, 헬기요?"

"회장님 지시사항을 이행하다보니 시간이 늦어져서요. 회장님께서 전용헬기를 타고 가라고 하셨습니다."


헬기···

그럴거면 우리도 태우고 가지 그랬냐.

잔뜩 튜닝을 해놓은터라 승차감도 좋지 않아서 온 몸이 뻐근했다.


그리고 그 때.

무전기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 치지직. 일론 마스크 입구 통과했습니다.


무전기 소리에 맞춰 먼발치에서 티슬라S 모델의 차량이 모습을 드러냈다.


"준비 하지."


나지막히 들려오는 목소리.

그 목소리에 맞춰 직원들이 일제히 오와열을 갖췄다.


나는 이나연의 옆에서 조용히 속삭였다.


"저 사람이 이한빈 부사장인가요?"

"맞아요."


이한빈 부사장.

에코포로머티리얼즈의 대표이사이자 이동주 회장의 삼남.


과거, 정호석 과장에게 부탁한 자료에 따르면 내용은 이랬다.


숫자에 능통해 셈이 빠르다.

그렇기에 득실을 빠르게 따져가며 결코 손해 보는 투자는 하지 않는다.

버릴 건 미련을 갖지 않고 과감히 버리고 취할 건 어떤 수를 써서라도 취한다.

그게 그의 경영 방식이었다.


기대된다.

그에게서는 또 어떤 배울 점이 있을지.


"저희도 이동하시죠."


이기영 실장에 맞춰 우리는 이한빈 부사장의 곁으로 걸어갔다.


티슬라S는 어떠한 소음도 없이 본관의 입구 앞에 정차했다.

전기차는 전기차라는 건가.


철컥-

이한빈 부사장이 직접 뒷 문을 열었다.


"먼 길 오셨습니다."

"반가워요. 한빈 리!"


둘은 가볍게 악수를 나눴다.

그 악수 한 번에 준비하고 있던 카메라 기자들이 일제히 사진을 찍어댔다.


마스크는 본관 앞에 서서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공장 곳곳을 바라봤다.


"좋네요. 한쿡."

"하하, 투어는 다음 일정에서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우선은 회의실로 먼저 안내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마스크가 고개를 돌려 본관의 입구로 들어가려는 순간.

나와 눈을 마주쳤다.


그는 자신의 눈을 의심하는 듯 여러번 비비고는.

이내, 눈이 크게 떠지며 나를 똑바로 응시했다.


"오우, 민규 킴!"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쓰지도 않은 채 그는 팔을 쭉 피고는 나를 향해 흔들었다.

그 손짓 한 번에 자리를 지키던 수십명의 시선이 일제히 내게 향했다.


이내, 삼삼오오 모여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저 사람은 누구지?"

"누구더라, 어디서 많이 봤는데."

"아, 그 때 그 사람! 일론 마스크 트위터!"

"뭐, 트위터?"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하나.


마스크는 내가 멀뚱히 서있자 이내 발걸음을 옮겨 내게 다가왔다.

바로 옆에 있는 이한빈 부사장을 지나치며.


"우리 친구하기로 했는데, 이렇게 몰라보기 있습니까?"

"하하, 잘 지내셨습니까."


마스크는 나와 인사를 나누며 눈이 한 번 더 커졌다.

내 옆에 있는 또 하나의 익숙한 얼굴.


"오, 나연 리?"

"서운할 뻔 했어요. 저는 아는 척 안해주시길래."

"웁스, 미안해요. 민규 킴만 발견했어요."

"쳇, 저는 잘생겨서 바로 발견했는걸요?"

"푸하하핫! 나연 리는 너무 유머스러워요. 아주 내 스타일이에요."


그의 호탕한 웃음소리에 모두가 그를 바라보고 있을 때.

이기영 실장은 고개를 슬쩍 돌려 이한빈 부사장의 표정을 살폈다.


부르르 떨리는 주먹.

좁힐대로 좁혀진 미간.

빨개진 얼굴.


'화가 날대로 나버렸군. 참··· 회장님도 짖궃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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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6화. 어벤저스 결성 +12 24.09.19 7,694 16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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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화. 일론 마스크(3) +8 24.09.13 11,079 210 12쪽
29 29화. 일론 마스크(2) +12 24.09.12 11,591 200 12쪽
28 28화. 일론 마스크(1) +14 24.09.11 12,521 229 11쪽
27 27화. 재벌의 품격 +16 24.09.10 13,514 232 12쪽
26 26화. 제가 뭘 얻을 수 있습니까(2) +18 24.09.09 13,926 238 12쪽
25 25화. 제가 뭘 얻을 수 있습니까(1) +15 24.09.08 14,553 236 12쪽
24 24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14 24.09.07 14,764 232 12쪽
23 23화. Only Invest +11 24.09.06 15,239 253 12쪽
22 22화. 최고의 인복(2) +8 24.09.05 15,844 243 12쪽
21 21화. 최고의 인복(1) +14 24.09.04 15,924 254 12쪽
20 20화. 생명의 은인 (2) +10 24.09.03 16,307 261 12쪽
19 19화. 생명의 은인(1) +13 24.09.02 16,781 246 12쪽
18 18화. 최고의 복수 +15 24.09.01 17,031 263 12쪽
17 17화. 너, 내 동료가 돼라. +11 24.08.31 16,348 24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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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화. 인턴, 네 손에 달렸어 +16 24.08.29 17,212 26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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