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헌터 일등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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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타
작품등록일 :
2024.08.19 05:29
최근연재일 :
2024.09.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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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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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헌터 사업

DUMMY

과거로 회귀한 지 사흘 째다. 허망하게 뒤진 주인공이 과거로 돌아와 승승장구하는 흔한 웹소설 전개가 현실이 된 게 3일하고도 6시간째라는 거지.


내 머리를 기절할 정도로 후려쳐도, 냉수마찰 했다가 감기 걸려 드러누워도 과거에서 벗어나지는 못 했다.

흉터로 덮였던 몸은 하나 빼고는 멀쩡했고, 잘렸던 손가락도 다시 났다고.


멀쩡한 손가락으로 기어가던 바선생을 잡았을 때 끔찍한 촉감을 생각하면 슬슬 현실로 받아들여야겠지.


사실 꿈이라는 의심을 지운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상관없다.

이렇게 오래 생생한 꿈이라면 현실의 나는 식물인간이나 다름없을테니까.


중요한 건 흔한 웹소설의 전개를 내가 마주했다는거다.



+


[장세민]

특성: 한계란 없다(신화)

고유 스킬: 스승의 은혜(EX), 답안지(SS), 저항정신(S)

학습 스킬: 없음

종합 평가: D


+



심지어 상태창까지! 회귀로 1타, 이 상태창으로 2타를 연달아 맞아 3일간 정신이 빠져있었지.


나는 몇 번이나 봐도 새로운 느낌의 상태창을 요모조모 뜯어봤다.



“다시 봐도 황당하네.”



세상에 정말로 상태창이라는 게 나타난 것도 황당한데, 심지어 조잡하지 않고 꽤 세련되서 더 황당했다.

스파이 영화에서 나오는 최첨단 기술로 구현한 것 같다.


왜 소설 속 주인공들이 놀라 엉덩방아를 찧는다던가 자기 뺨따귀를 때리는지 알겠다. 본인이 조현병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다.



“상태창 종료.”


팟-


“상태창.”


팟-



내 말에 따라 상태창이 사라졌다 나오기를 반복한다. 이게 정말 내 소유의 상태창이라니.

게다가 손가락으로 X 버튼을 누르면 사라진다. 내 말이나 행동에 다 반응하는 거다.



‘속으로 말해도 되나?’



상태창 종료.


팟-


상태창.


팟-



“미쳤네.”



속으로 명령해도 귀신 같이 알아듣고 작동하다니. 진짜 귀신은 아니겠지?


‘벌써 몇 번이나 이러고 있는거냐. 적당히 하고 넘어가자, 장세민.’


나는 눈을 가늘게 뜨며 대충 봤던 내용에 다시 집중했다. 특성, 고유스킬, 학습스킬. 다 질리게 봤던 용어들이다.


문제는 그 내용이지.



‘한계란 없다···?’



내 특성이 한계란 없다라고. 듣기만 해도 심상치 않은 특성이잖아. 설마··· 가슴이 쿵쿵 뛰었다.


아냐. 설레발 치지 마라, 장세민. 이렇게 설레발쳤다가 실망한 게 한 두 번이냐? 등급 측정할 때도 다들 최소 C급일 거라기에 기대했지만 결국 D급 떴잖냐.


나는 마른 입술을 깨물었다.



“···한계란 없다가 뭔데?”



작은 목소리로 묻자 로딩 한 번 없이 곧바로 창이 바뀐다. ‘한계란 없다’는 특성 아래 설명문이 떠올랐다.



+


한계란 없다(신화)

-끝이 없는 무궁한 성장을 이루는 재능

-필요충족조건 달성 시 스킬 향상 가능

-필요충족조건: 스킬마다 상이


+



이름이랑 매치되는 내용이었다. 끝이 없는. 무궁한 성장.

혼자 상태창이 떠서 끝없이 레벨업하던 어느 주인공이랑 비슷한 내용··· 아닌가?



···이거 마치, 내가 주인공 같잖아?



소름 돋는 생각에 몸을 움찔 떨었다. 원래 삶에서 죽은 주인공이 과거로 회귀 후, 상태창과 좋은 스킬을 얻어 성공하는 내용. 그 밑밥이 지금 나와 똑같다.


하지만 내가 그렇게 드라마틱하게 죽지는 않았는데. 던전에서 인간한테 뒤통수 맞아 뒤지는 경우가 한 두번도 아니고. 인간한테 배신당해 죽는다면 지금 세계에서 회귀자만 100명 넘게 있을 거다.


그만큼 희귀하지는 않다는 건데.


그렇다면 답은 두 개로 좁혀진다.



‘내가 지금 식물인간 상태라 꿈을 꾸고 있거나··· 신이 질려버려서 먹고 떨어지라고 회귀시켰거나.’



내가 다른 사람들이랑 다른 건, 아마 죽기 전에 악귀가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신을 저주했다는 거다.

터진 옆구리에서 내장이 빠져나오는 걸 느끼며 얼마나 신을 욕했던지. 지금은 멀쩡한 옆구리와 입이 다시 뻐근할 지경이다.



‘뭐··· 어느 쪽이든 어때.’


혼수상태에서 꾸는 달콤한 꿈도 나쁘지 않고, 정말로 회귀한 거라면 더 좋다.


“흠··· 아픈데, 그냥 현실로 믿는 게 편할 거서 같기도 하고.”



환상통이겠지만 다쳤던 부위가 계속 욱신거린다. 코마 상태에서까지 이런 걸 느끼면 너무 슬프잖냐. 그냥 현실이라고 믿어보자. 손해보는 건 없잖아.



나는 몸을 움직이며 과격하게 스트레칭을 했다.


우두둑- 우득-


관절 마디마디에서 소리가 들리니 뻐근한 통증이 좀 가시는 느낌이다.


자, 그럼 내 스킬은 뭔지 확인해볼까.



+


[스승의 은혜(EX)]

-타인의 스킬을 학습해 소유할 수 있다 (월 1회 제한)

-최초의 시도 이후 30일 내 총 3회 사용 가능 (이후 월 1회 제한)

-동일 대상 중복 적용 불가

-스킬 시동어: 배움을 요청하는 모든 표현

-전수자의 최대 역량 초월 불가


> 부가 스킬

-열람 불가 (필요충족조건 미달)

-필요충족조건: ☐☐☐☐☐☐☐


+



괜히 노래 불러야 할 거 같은 스킬명인데 딱히 은혜롭지는 않다.


결국 남의 스킬 빼먹는 거 아니냐? 스승의 은혜가 아니라 배은망덕한 제자인데.

게다가 정체도 안 알려주는 부가스킬은 또 뭔지. 필요충족조건은 흰색 네모네모만 보이고.



“뭐··· 일단 부가스킬은 그렇다치고. 스승의 은혜는 좋네.”



아니, 이 정도면 좋은 걸 넘어 사기지. D급 칼잡이였던 내가 날고 기는 헌터들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거니까.

한 가지 아쉬운 거라면 이것저것 제약이 많아보인다는건데.



“여러가지 조심해야 할 게 많네. 특색이 강한 헌터한테는 사용하기도 까다롭고.”



누가 자기 따라 같은 물건만 들어도 불쾌하다는데, 상대가 자존심 강한 헌터들이라면 말할 것도 없지. 카피 능력이 알려진다?



‘헌터들한테 시비걸리고, 정부 조사 들어오고, 개판이겠지.’



내가 아는 한, 4년 후에도 카피 스킬을 가진 각성자는 없었다. 당연히 그에 대한 관련 규정 같은 것도 없고.


‘언젠가는 알려지겠지만 그 전까지는 최대한 숨겨야겠군.’


평범한 스킬에 역량이 높은 헌터들을 찾는 게 일단은 신변에 좋을 듯하다. 그거로는 부족할테니 결국 패를 까발려야 할 때는 오겠지만.

그래도 쓸만한 기억은 다 가지고 있으니 문제는 없다. 전수자를 찾아 스킬만 발동하면 된다는 건데.



어디 보자. 스킬 시동어가···. 배움을 요청하라고?


“말만 해도 되는 건가? ···배움을 요청해도 되겠습니까?”



시험 삼아 뱉어봤다.



[스승의 은혜(EX)를 발동합니다.]

[스킬 전수자가 없습니다.]



이런 걸로 되는거군. 엄청 오글거리는 말은 아니니 이 정도는 감내할 수 있다.



“답안지랑 저항정신은 뭐야?”



답안지라니 무슨 고등학생도 아니고 스킬명이 참 유치하다. 저항정신은 왜 이렇게 혁명 냄새가 물씬 나는거고?



+


[답안지(S)]

-상대의 능력치를 열람할 수 있다

-상대가 방어스킬을 가진 경우 스킬이 무효화 될 수 있다


[저항정신(SS)]

-모든 정신계 스킬을 무력화 한다


+



하지만 유치한 작명센스와 다르게 스킬은 꽤 유용했다. 내가 봤을 때는 그냥 스승의 은혜랑 어울리게 이름이 붙은 거 같다.


학생 시절은 이미 지났지만···

‘그냥 내가 만학도라고 생각하면 납득이 되네.’



이런 기회가 생겼는데 이름 가지고 투덜거리지는 않는다.



그나저나 이것들을 어떻게 사용할까.



호랑이를 가장 빠르게 잡는 법은 호랑이 굴에 들어가는 거다. 문제는 호랑이 굴 자체가 찾기 쉽지 않다는 거지.

헌터 피라미드 최하위인 D급 헌터가 S급 헌터를 만나는 일은 일반인이 대통령 만나는 거랑 비슷하니까.


나는 상태창을 빤히 바라보며 턱을 쓰다듬었다. 그렇게 서 있기를 30분.



“···아.”



슬슬 다리가 아려올 때, 기억 하나가 섬광처럼 머리를 스쳤다.


호랑이들이 득실득실한 곳은 초군사관학교다. 기본 지원 등급이 B급이고, 생도 대부분이 A급이며 S급이 심심찮게 섞여드는 곳.



하지만 그 길만 있는 건 아니고, 지금 길 잃은 새끼 호랑이들이 새로 굴을 파고 있는 곳이 있다.



한국각성자훈련원(Korea Psionic Training Institute) 줄여서 KPTI.



어느 성격 검사와 비슷한 이름이지만 당연히 실체는 완전히 다르다.


한각원은 한국 내 길드 후계자들이 구색만 맞추기 위해 들어가는 캐시카우 기관이다.

하지만 앞으로 1년 이내 정부가 추진하는 K-헌터 사업의 중심으로 상급 헌터들을 배출해내는 곳.



“이미 밑작업은 끝났겠군.”



아직 발표된 바는 없지만, 이미 정부에서는 중상급 헌터들이나 잠재력 높은 인재를 몇 명 영입했을거다.

어느 정도 구색이 맞춰졌을 때, 기습적으로 K-헌터 사업을 발표하고 그게 사람들 머릿속에 완전히 자리잡았을 때는 이미 온갖 인재들이 모여 있겠지.


그러니 지금 내가 들어갈 수 있는 곳은 바로 여기뿐이었다. 비집고 들어갈 틈새가 남았으면서도 스승의 은혜를 사용할 만한 인간들이 있는 곳.



‘문제는 지원 마감이 코앞이고, 나는 땡전 한 푼 없다는 거지만···.’



하지만 방법은 있다. 훈련원 빌드업이 마무리 되는 건 몇 달 뒤. 아직까지는 완전하지 않다는 거지.


그리고 원래 이런 경우에는 다 편법이 있는 법이다.


자. 그럼 가 볼까?



작가의말

완결이 목표인 초보 작가입니다.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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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K-헌터 사업 24.09.04 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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