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헌터 일등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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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타
작품등록일 :
2024.08.19 05:29
최근연재일 :
2024.09.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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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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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헌터 사업

DUMMY

상태창을 종료하며 침대에 앉아있던 몸을 일으켰다.


벽에 걸려있던 후드티를 입고, 낡은 단검을 하나 챙겼다. 이래 봬도 각성자 전용 단검이다.


괜히 내가 찔리지 않도록 확실히 접어 주머니에 넣고, 운동화를 구겨 신으며 문을 열었다.


싸늘한 겨울바람이 곧바로 옷 속을 파고들었다.



추위를 견디며 도착한 곳은 [스텔리나]라는 패밀리 레스토랑이다. 유리문을 열자마자 고소한 피자 냄새가 코끝을 찔러왔다.



‘배고프다.’



사람은 밥심이다. 각성자가 되도 그건 변하지 않는다.


게다가 사흘 동안 하루에 라면 하나로 식사를 때웠더니 배고픔에 위가 꼬일 지경이다.


일을 하려면 밥부터 먹어야겠지.


얄팍한 지갑에 들었을 돈을 떠올리는 사이, 종업원이 다가왔다.



“어서 오세요. 몇 분이신가요?”

“한 명입니다.”

“편하신 데 앉으시면 되세요.”



종업원에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레스토랑을 둘러보았다.


이른 저녁이라 사람은 많지 않았다.


날씨가 추워서인지 창가 자리도 한 커 빼고는 없었고.


나는 창가 자리를 지나쳐 레스토랑 중앙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의자에 앉자마자 느끼하고 꾸덕한 냄새가 옆에서 풍겼다.


옆자리를 힐끗 확인하고 메뉴로 다시 시선을 돌렸다.


종업원이 식기와 피클을 들고 다가왔다.


이미 나는 뭘 먹고 싶은지 안다.


들고있던 메뉴판을 내려놓자 사인을 읽은 종업원이 물었다.



“주문하시겠어요?”

“치즈 스틱이랑 베이컨 포테이토 피자, 아라비아따 스파게티, 그리고 콜라 한 잔이요.”

“샐러드바도 사용하시겠어요?”

“네.”



양이 좀 많지만, 남으면 싸가지 뭐. 주문을 받은 종업원이 다시 한 번 확인하고는 콜라 한 컵을 갖다줬다.



“리필은 셀프입니다.”

“감사합니다.”



콜라를 받자마자 한 모금 빨아들였다. 다디단 탄산이 입안에 퍼지자 그 동안 느끼지 못 했던 갈증이 밀려왔다.


쪼록- 쪼록-


순식간에 콜라 반을 해치우자 정신이 좀 들었다.


그래. 이건 현실이다. 꿈에서 이런 달달한 콜라를 마실 수는 없겠지.


피클을 몇 개 집어먹은 뒤 다시 콜라로 목을 축이다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텅 빈 컵을 들고 음료수 리필 기계로 향했다.


텅 빈 컵을 다시 꽉 채워서 테이블로 돌아올 때, 휴대폰을 보며 걷던 여자와 부딪혔다.



“꺄악!”

“아.”



몸이 부딪힌 충격에 콜라가 곤두박질쳤다.

창문 근처에서 피자를 먹고 있던 커플의 테이블로 콜라가 화려하게 엎어졌다.


촤악! 퉁!


새하얀 치즈피자를 검게 물들인 것도 모자라 테이블을 타고 바닥으로 뚝뚝 떨어진다.


내용물을 시원하게 토해낸 컵은 바닥으로 떨어져 데굴데굴 굴렀다.


완벽한 일타삼피다.



“아, 뭐야!”

“죄송해요! 정말 죄송합니다!”



나와 부딪힌 여자는 사색이 된 얼굴로 연신 고개를 숙였다.



“음식값은 제가 물어드릴게요! 죄송해요!”

“아니, 진짜···.”

“옷 상하셨으면 그것도 물어드릴게요, 죄송합니다!”



짜증을 내려던 커플은 여자의 절절한 사과에 차마 목소리를 높이지 못 하고 입만 벙긋거렸다.


그래도 사과를 받으니 기분이 좀 풀리는지 아주 조금 표정이 누그러졌다.



“죄송해요, 제가 앞을 제대로 못 봐서···!”

“아뇨, 괜찮습니다.”



정말로 괜찮았다. 사실 일부러 부딪힌 거라서.


사실을 모르는 여자는 지갑을 꺼내며 카운터로 후다닥 달려갔고, 상황을 확인한 직원 몇 명이 뛰어왔다.



“자리 옮겨드리겠습니다.”

“안 그래도 추웠는데, 잘됐네.”

“그러게 내가 안쪽에 앉자고 했잖아.”



그렇게 창가를 꿋꿋이 지키고 있던 커플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직원 두 명이 달려들어 자리를 청소하니 순식간에 자리가 깔끔해졌다.


나와 부딪힌 여자는 어느새 계산을 마치고 샐러드바에서 샐러드를 담고 있었고, 나는 콜라를 리필 받았다.


다시 가득 채워진 컵을 들고 자리로 돌아려고 할 때였다.



“장세민?”



뒤에서 누군가가 내 이름을 불렀다. 가녀린 여자의 목소리였다.


고개를 돌리자 긴 생머리에 하얀 목도리를 여자와 중학생쯤 되어 보이는 소년이 보였다.


여자의 얼굴은 낯선 듯하면서도 익숙했다. 순한 눈망울에 오밀조밀한 이목구비. 차분한 분위기.


어디서 봤더라.


눈을 가늘게 뜨며 기억을 더듬는데, 한 순간 머릿속에 스치는 얼굴이 있었다.


새하얀 눈 내리던 겨울. 지금과 같은 흰색 목도리와 남색 교복.



“···이연서?”

“역시 세민이 너 맞았구나. 들어오다가 봤어.”



내 고등학교 동창인 이연서였다.


갑자기 이 녀석이 왜? 당황한 나머지 별 말 없이 서 있자, 이연서가 미소 지었다.



“몇 년 만이지? 고등학교 졸업 이후 처음인가?”



나와 이연서는 같은 고교를 나오긴 했지만 친하지 않았다. 오히려 굉장히 데면데면했는데, 왜 친한 체를 하지?



“그런 것 같은데···.”

“아직도 이 근처 살고 있었구나.”

“그러는 넌, 일본 간 거 아니었?”

“어머, 알고 있었니?”



내 질문에 이연서가 토끼 같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알다마다.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 사내 놈들 절반은 이연서를 짝사랑했을 거다.


심지어 일본 유학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졸업식 때 고백할 거라는 놈들이 수두룩했다.



정작 이연서는 졸업식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나는 적당히 고개를 끄덕이며 되물었다.



“한국에 돌아온 건가?”

“그건 아니야. 동생이 이번에 초등학교 졸업해서 축하해주려고 왔어. 얘가 동생. 인사해, 연호야.”



볼살이 통통한 남자애가 고개를 까딱이며 인사했다. 마주 인사해주고 나자 어색한 침묵이 내려앉았다.



“세민이 넌 혼자 온 거니?”

“응.”

“괜찮으면 같이 앉을래? 이렇게 만난 것도 오랜만인데.”



굳이? 별로 내키지 않았지만 거절하기는 힘들었다.

오랜만에 동창을 만나 들뜬 건지 이연서는 눈이 반짝반짝했다.



“그래.”

“가자, 연호야.”



고개를 끄덕이기가 무섭게 이연서가 남동생을 끌고 안으로 들어왔다.

자리로 향하는 나를 두 사람이 졸졸 따라왔다.


작은 소란과 예상치 못 한 과거의 지인을 조우한 사이, 음식은 이미 나와 있었다.


이연서는 내 음식에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메뉴를 꺼냈다.

나는 콜라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일단 내꺼 먼저 먹어라.”

“아냐, 네가 시킨 건데.”

“어차피 많아서 다 못 먹어. 식기 전에 먹으면서 너희 먹고 싶은 거 시켜.”

“감사함다. 형도 페퍼로니 피자 드세요.”



그새 메뉴를 정한거냐.

이연호는 고개를 꾸벅 숙이며 인사하고는 바로 내 피자에 손을 뻗었다.


나는 들고 있던 콜라잔을 내려놓았다. 손이 찐득거렸다.



“······.”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제일 안쪽, 소파 자리가 비어있는 걸 확인했다.



“화장실 가서 손 좀 씻고 올게.”

“아, 응응.”



메뉴를 탐구하는 눈으로 읽는 이연서와 피자를 와구와구 먹고 있는 이연호를 뒤로하고 화장실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한 중년 남자가 세면대에서 손을 씻고 있었다.


구불거리는 머리를 왁스로 쓸어 넘겼고, 둥그런 안경을 썼지만 그 너머의 눈매는 날카로웠다.



내가 스텔리나에 온 이유가 바로 이 남자 때문이다.

들어오자마자 그의 자리를 확인하고, 여기까지 따라온 거고.



손을 씻던 남자는 인기척에 고개를 들었고 바로 눈이 마주쳤다. 나는 이연서처럼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


이런 표정을 지으면 정말 놀란 것처럼 보일 것 같아서.



“혹시 헌터 협회장님 아니십니까?”

“아, 맞네만···.”



남자는 순간 귀찮다는 표정을 했지만 금세 가면 같은 미소를 지었다.



“역시 그렇군요. 현역이실 때부터 응원하고 있었습니다. 사인 좀 해 주실 수 있으십니까?”

“...그러지.”



이 눈치 없는 XX라고 생각하는 거 다 보인다.


나는 주머니에서 냅킨을 꺼내 내밀었다. 냅킨을 본 남자가 아주 잠시 인상을 찌푸렸지만 곧 주머니에서 펜을 꺼냈다.



‘준연예인이라더니 역시 펜을 가지고 다니는군.’


찰칵- 슥슥-


“여기 있네.”



냅킨에는 어지러운 글씨체로 ‘천영석’이라는 세 글자가 쓰여있었다.

나는 냅킨을 고이 접으며 손을 말리는 천영석 협회장에게 말을 걸었다.



“천영석 협회장님. 협회장님 능력은 신체 강화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네만?”



천영석이 경계하는 눈빛을 띄웠다.


이미 온라인에 다 까발려진 정보 가지고 경계하네.



[답안지(S)를 발동합니다.]




+


[천영석]

특성: 모난 데 없다 (영웅)

고유스킬: 신체균형강화 (A+)

습득스킬: 마력도 체력 (S-), 섬세한 카리스마 (S), ···

종합 평가: A


+




“제가 좀 배워도 되겠습니까?”


말이 끝난 순간, 천영석의 눈동자가 멍해졌다.



[스승의 은혜(EX)를 발동합니다.]

[스킬을 선택하세요.]

[선택 가능 스킬: 신체균형강화(A+), 마력도 체력(S-), 섬세한 카리스마(S)···]



역시 협회장급까지 올라가니 스킬들이 알차다.


‘신체균형강화’는 이름 그대로 신체 내구도 강화고, ‘마력도 체력’은 체내 마력량을 15% 이상 늘린다.


‘섬세한 카리스마’는 엄청 쓸모없어보이지만 지금 순간 제일 유용하다.


지도력과 설득력, 상대가 호의를 느끼게 하는 스킬이다.


그리고 내가 협회장한테 접근한 이유.


각성자 훈련원 입원을 위해서는 이 사람의 협조가 필요해서다.



안 그래도 헌터 업계에 입김이 상당한 협회다.


게다가 협회장인 천영석은 초창기 헌터로 가장 위험한 시기에 각성했다.


각성제를 먹고 각성한 헌터는 당연히 찍소리 못하고, 후에 자연 각성한 헌터라도 초창기 헌터에게는 예를 표하는 게 당연시됐다.



헌터들이 이러니 정부도 쉽게 제재하지 못 하는 게 헌터 협회장이라, 천영석의 한 마디면 나도 훈련원에 쉽게 들어갈 수 있다.



‘그리고 아직은 K-헌터 사업의 극 초반부라 훈련원생 중 제대로 된 헌터는 극소수지.’


나 하나 들어갈 자리 정도는 손쉽게 만들 수 있을 거다.

답은 나왔군.



나는 상태창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신체균형강화를 선택한다.”

“아······.”



멍한 얼굴의 천영석의 입이 살짝 벌어진다. 몇 초 후, 그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네.”



[스킬 적용 완료]

[스승 목록에 ‘천영석’을 추가합니다.]

[학습 스킬: 신체균형강화 (A+)]



상태창이 밝아지며 글자들이 환하게 빛났다. 살랑이는 바람이 손끝을 파고드는 느낌이 들었다.



[해당 스킬은 시전자의 내구력을 상회합니다.]

[학습 스킬 등급을 조정합니다.]

[학습 스킬: 신체균형강화 (A+ → B+)]



‘뭐, 저건 예상했고.’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마력의 원활한 운용을 위해서는 좋은 신체가 필수적이다.



[신체균형강화(B+) 영향으로 신체 능력이 30% 상승합니다.]


B등급 스킬인데도 능력치가 30%나 뛸 정도면 내 몸이 정말 쓰레기가 맞았군.


[히든 퀘스트, ‘시작이 절반’ 달성!]


어?


[부가 스킬을 추첨합니다!]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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