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헌터 일등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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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타
작품등록일 :
2024.08.19 05:29
최근연재일 :
2024.09.0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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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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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밥

DUMMY


시작이 절반? 최초의 시도 이후 월 3회 스승의 은혜를 사용할 수 있는 건 알았다. 근데 이건 뭐지?


상태창이 룰렛 돌아가는 모습을 띄우며 반짝거린다. 그리고 스킬명 하나가 떠올랐다.


[감정간파(B+)]

-시전자를 대상으로 한 상대의 감정을 읽을 수 있다.

-스킬 전수자: 최영석


감정간파?


“아··· 방금 뭐라고 했나?”


그때, 멍던 천영석의 눈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나는 별 말 않고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아뇨. 존경한다는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아, 그래....”


황당한 얼굴로 서 있는 천영석을 뒤로 하고 나는 얼른 화장실을 빠져나왔다.



테이블로 돌아왔을 때, 이연호는 파스타를 먹고 있었고 이연서는 손도 대지 않은 상태였다.


“안 먹어?”

“주인이 없는데 어떻게 먹니.”


이연서가 핀잔 주며 웃었다. 나는 녀석의 접시에 피자와 파스타를 덜어주고 내 몫의 음식도 덜었다.


내가 피자를 집어 들고 나서야 이연서도 포크를 들었다.


이연서는 파스타를 돌돌 말아 입에 쏙 집어넣었다. 소스 한 방울 튀기지 않고 깔끔한 자세였다.


오물오물 몇 번 파스타를 씹다가 꿀꺽 삼킨 뒤 그녀가 물었다.



“어떻게 지냈어?”

“뭐··· 그냥저냥. 일하면서 지내고 있지.”

“어떤 일?”


어디보자. 지금 날짜가···. 4년 전이지.


“프리랜서 헌터로 일하고 있어.”

“어머.”



이연서가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각성했구나. 멋지다.”

“멋지기는. 그냥저냥 먹고 사는 정도야.”

“사실 난 너 운동선수 될 줄 알았어. 체육 선생님이 호시탐탐 노렸잖아. 너도 잘했고.”


나도 그때는 그럴 줄 알았다. 몸 쓰는 건 자신이 있어서 종목 하나 잡아 파고들까 했었지.



별로 내 과거를 떠올리고 싶지는 않아 화제를 돌렸다.



“넌 뭐하고 지내냐?”

“나는 대학원 갔어. 마수 연구하러···.”



이연서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의외의 답이었다.



대격변의 날 이후, 한국은 각성자 무기 산업에 자원을 몰빵했다.


3면이 바다에 산까지 많으니 괴수 토벌이 어려웠던 탓이다.


거기다 북한이 사태 진압에 실패해 정권이 붕괴하고, 던전 브레이크까지 연이어 터졌다.


한국 헌터들이 남북한 모두를 관리해야 하니 무기 산업이 자연히 발달했다.



반면 일본은 고성능의 한국 무기를 수입하며 마수 연구에 집중했다. 덕분에 마수 연구학에서 앞서 나가고 있었다.



‘한국은 연구 결과를 공유받고, 일본은 무기를 공급받으니 나쁘지 않은 거래지.’


이 관계도 결국 미래 가서는 깨지게 되지만.


“너도 각성했나보네.”



중요한 점은 아무나 마수 연구를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연구 인력이 모자라도 기를 쓰고 F급 각성자를 뽑는다는 거다.



‘마력을 견뎌야 하니 최하급이라도 각성자가 유리하지.’



일반인은 힘들긴 하지만 장비를 차면 못 견딜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마수 연구만해도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데, 보호 장비까지 쥐여주면서 일반인을 뽑을 리가.



“···아쉽게도 각성자는 아니야.”


의외의 답이었다.


“아.”

“다행히 펠로우십을 받게 되어서 보호 장비는 어느 정도 충당할 수 있었거든. 장학금도 조금 탔고.”



순수하게 감탄했다. 민간인에 대한 페널티가 많은 환경을 극복한 거니까.



“축하한다.”

“고마워.”



고등학교에서도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던 이연서는 여전히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폄하하는 건 아니지만 이것 또한 재능이 아닐까.



‘나도 공부 쪽으로 틀어볼까 한 적은 있었지.’


D급이라 벌이가 시원찮아서 말이다. 그러나 한 번 헌터 일에 발을 들이고 나니 이전으로 돌아가기가 힘들었다.


일단 그 일이 재밌었거든. 원래도 엉덩이 붙이고 책만 파고드는 인간도 아니었고.



“마수 연구학에서 최근 알려진 건 뭐가 있어?”


“음··· 아! 몬스터들이 제일 좋아하는 인간 부위가 위랑 대장이라는 거? 그 다음에는 다른 장기들이야. 제일 안 좋아하는 건 뇌고.”


“···그러냐?”


“응. 아무래도 두개골이 딱딱해서 안 좋아하는 것 같더라고. 이빨이 단단하다고 해도 육질 같은 걸 신경쓰나봐.”


“······.”


“그런데 소화는 못 시키는 것 같아. 배를 갈랐더니 인간 시체가 그대로 나왔거든. 그래서 인간을 먹기 위해 죽이는 게 아니라 죽이기 위해 먹는 거라는 주장이 우세해.”



윽. 속이 울렁거린다.



입맛이 뚝 떨어져 포크를 내려놓는데, 정작 이연서는 눈을 반짝거리며 음식을 오물오물 씹었다.



“그럼··· 소화는 못 시키면 그냥 쌓이는 건가?”

“그게 아직 미스터리야. 분명 공간에는 한계가 있으니까. 먹은 인간 수만큼 몸이 커지는 거라는 가설도 있고! 흥미롭지.”



열정으로 가득한 눈이라 뭐라하지도 못 하겠다.


이연호는 이게 익숙한 상황인지 무표정했지만 붉은 소스의 스파게티를 내버려 두고 마늘빵만 찢어먹고 있었다.



‘마수의 인간 레시피 강연이냐고.’



결국 질문의 흐름을 바꿔야 했다.



“그러게. 흥미롭네. 혹시 헌터들이 알면 유용한 것도 있을까.”


“음··· 상급 괴수일수록 마석이 가슴이 아니라 다른 곳에 있을 확률도 높아. 이건 헌터들 진술이랑도 일치하는 거야.”



이미 알고 있는 정보였다. 지금 시간에는 아직 널리 퍼지지는 않았겠지만.



“고맙다. 도움이 많이 되겠어.”

“혹시 세민이 너도 상급··· 아니, 아니야!”



이연서는 바로 말을 멈췄지만 녀석이 무슨 말을 하려던 건지는 어렵잖게 짐작할 수 있었다.



상급 헌터냐는 거겠지.



“나는 상급 헌터는 아냐. 그래도 상급 던전에 못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마석 수확꾼으로라도 들어갈 수 있으니까.”


“아. 그렇구나···. S급 던전에서 몬스터가 달려들면 범위공격을 해! 불이 가장 좋지! 그럼 안전할거야!”



아니, 나는 D급이다. S급 던전에 나오는 몬스터를 상대로 한 무기는 내 수준으로는 못 산다.



“······그래, 고맙다.”

“응!”



그렇다고 갑분싸할 수도 없고. 적당히 호응하며 다시 피자를 베어먹었다.


내내 조용하던 이연호가 입을 연 건 그때였다.



“형. 각성자라고 하셨잖아요.”

“그래.”

“등급 물어봐도 돼요?”



이연호는 호기심 가득한 눈이었다. 바로 등급을 물어오는 것에서 맹랑함도 느껴진다.


이연서가 당황한 얼굴로 소년을 붙잡았다.



“연호야.”

“D급.”



이연호는 재미있다는 듯 입꼬리를 씰룩거렸다.



“각성제 먹었어요?”

“아니, 자연 각성이야.”

“각성은 어떻게 했어요?”



이것 봐라? 자연 각성했다는 건 보통 몬스터랑 마주쳤다는 의미라 쉽게 묻지 못 하는 질문이다.


이제 겨우 초등학교를 졸업한 이연호도 이건 알고 있다.

모른다면 저렇게 구경하는 눈을 하고 있지 않을테니까.



“이연호.”


당황한 이연서가 남동생을 붙들었지만 소용 없었다.


“그냥 운동하러 가다가 휘말렸다.”

“고렙은 스케일 장난 아니던데, 그래서 D급 떴나봐요. 힘내요, 형.”

‘맹랑한 놈이네.’



짜증은커녕 오히려 신기했다. 이렇게 대놓고 비웃는 사람은 처음이라.


차분한 나와 달리 이연서는 볼이 새빨갛게 붉어진 채로 목소리를 높였다.



“이연호!”

“왜?”

“왜? 누가 그렇게 무례하게 굴랬어? 얼른 사과드려!”

“···죄송합니다, 형.”

“괜찮아.”



이연호는 하나도 죄송하지 않은 얼굴로 사과했고 난 고개를 대충 까딱였다.


어린애 말에 일일이 열 낼 필요는 없다. 슬슬 시간도 됐고···.



이연서가 동생을 혼내는 사이 나는 창밖을 내다봤다.


직원들이 청소를 마쳤는지 유리잔 하나 없이 깔끔했다. 테이블이나 소파는 아직 마르지 않은 소독약에 색이 짙었다.



화앗!


그리고 창밖 너머, 멀지 않은 곳에서 푸른 빛이 번쩍 빛났다. 벼락처럼 짧지만 강렬한 빛이었다.



“뭐지?”

“아까 근처에 게이트 열렸다는데···. 그거 때문인가?”

“게이트 있다고 저런 빛이 나? 뭔 일 있는 거 아냐?”

“헌터들 있는데 별일 있겠어?”



사람들은 고개를 쭉 내밀며 작게 웅성거렸으나 별 다른 움직임이 보이지 않자 다시 음식에 집중했다.


게이트 사태가 안정화 되기가 무섭게 세계에 적응한 사람들은 게이트에 점차 무감각해졌다.



“게이트가 근처에 있는데도 대피령을 안 내리는구나···.”


이연서가 중얼거렸다.


“미사일 발사에도 회사 가던 나라니까. 지금은 게이트로 바뀐 것뿐이지.”

“그건 그렇네.”



나는 모르는 체하며 피자를 씹었다. 그 사이, 밖에서는 소란스러운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각성자인 내 귀에나 겨우 들릴 정도니 스텔리나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은 못 들었겠지. 천영석을 제외하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몸을 돌려 이연서와 이연호를 가로막았다. 테이블 위에 있던 식기를 싹 다 바닥으로 던져버렸다.


“응? 세민아, 왜 그래?”

“형, 저 포크···.”


차카캉! 쾅!


“꺄아악!”

“으아아악!”


바로 그때, 엄청난 충격파가 스텔리나를 덮쳤다. 유리가 산산조각이 나며 폭우처럼 쏟아져 내렸다.


기겁한 사람들이 몸을 숙인 사이, 어두운 인영이 깨진 유리 사이로 뛰어들었다.


부서진 유리와 나무 조각이 사방에 날린다.


희뿌연 시야 속에서 시뻘건 눈알이 번뜩이는 게 보였다.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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