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후 아공간이 생겼는데 야설창도 보여서 여배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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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
작품등록일 :
2024.08.20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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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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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31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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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4화 스톡옵션

DUMMY

“야. 너 같은 껌젖에는 관심도 없어. 이게 내가 누구랑 사는 줄 알고.”


-빠직.


그 순간 순박해보이던 도혜정의 이마에 한줄기 분노가 새겨졌다.

그녀는 이때까지와 다르게 극도로 분노한 모습을 보이며 소리쳤다.



“꺼.... 껌젖이요?! 아니거든요? 껌젖 아니라고요! 이 정도면 C컵은 되거든요?”


“알았다. 알았어. 니 젖 크다. 그럼 차에 앉아있어. 잠깐 위에 올라갔다 와야 하니까.”


그 후로도 한참을 씩씩거릴 게 분명해보였기 때문에 나는 그녀를 내버려 두고 지하주차장을 빠져나왔다.


혼자 남은 도혜정은 자신의 가슴을 양 손으로 모으며 불만을 토로했다.



“왜 안 먹고 싶다는 거지? 아이씨. 안 먹는다고 하니까 더 기분이 나쁜 걸? 도대체 나처럼 맛있는 걸 왜 안 먹겠다는 거야?”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조금 전에 남자가 말한 여자친구가 얼마나 대단한 여자일지 궁금해졌다.


항상 주변에는 그녀와 자고 싶어하는 남자들만 넘쳐 났는데... 자신과 자고 싶지 않을 정도면 그 남자의 여자는 정말로 대단한 여자일 것 이다.



‘아름답고 순수하며 고고하겠지? 나 같은 걸레년하고는 다르게. 휴... 왜 괜히 서운하지? 저런 아저씨에게는 관심도 없는데. 조금 잘생겼다고 해도 그 뿐이잖아?’



괜히 자존심이 상한 그녀는 문신이 새겨진 자신의 가슴을 다시 한 번 양 손으로 모으며 툴툴거렸다.


“이 정도면 괜찮은데 왜 껌젖이라는 거야? 이 가슴 수술하는 데 돈이 얼마나 든 줄 알아?! 나쁜 놈아!”



**



전처 오주혜는 나와는 다른 사람이었다.

한국대 경영학과를 나와 로얄패밀리로서 엘리트 가도를 달렸지만 그 자신의 업무능력도 출중했다.


가끔 TV에는 무능하고 이기적인 재벌들이 많이 나오지만 그녀는 그런 종류의 인간은 아니었다.


날씬하고 예뻤으며 항상 지성을 자랑했다.



... 그런 여자가 어떻게 이렇게 되었지?


나는 방송국 사장실 의자에 앉아 있는 산돼지 한 마리를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결혼 전의 아리따운 모습이야... 뭐 이런 저런 사정으로 바뀔 수 있다고 치자.


사람이 안 늙을 수도 없고 출산을 하면 호르몬 변화도 있으니까.

하지만 성격까지 나빠지는 건 정말로 참기가 힘들다.



“왜 이렇게 늦었어? 내가 부르면 빨랑빨랑 튀어올 것이지. 이 상무. 거기 내 앞에 앉아.”


“그래.”


-빠직

내가 반말을 하며 앉자, 산돼지의 이마에 굵은 힘줄이 새겨졌다.

평소처럼 내 이름을 부르지 않고 직위를 부른 것은 이제 공과 사는 구분...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자신이 우위에 있고 싶은 속 좁은 마음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평소처럼 반말로 일관하자 돼지는 화가 났다.



“그래? 그- 그래애? 내가 당신 친구야? 나는 CI 그룹 부회장이자, TVT 방송국 사장이야! 근데 상무주제에 반말을 해? 너 미쳤니? 자회사로 좌천되더니 머리가 돌았어? 이게 열 받게 하네-”


“... 쓸데없이 힘 빼지 말고 본론으로 들어가자. 왜 불렀어?”



나는 치밀어 오르는 짜증을 억누르며 목을 조르고 있는 넥타이를 풀었다.


회사 상사니 뭐니 해도 서로 그런 공적인 관계가 될 수 없다는 건 누구보다 더 잘 안다.

그녀도 그냥 기선제압을 위해서 시비를 걸었을 뿐 정말로 존댓말을 들을 수 있다는 기대는 하지 않았겠지.


역시 금방 침착한 얼굴이 된 전처 오주혜가 토실토실한 볼살을 흔들며 내 눈치를 보았다.

평소에는 온화하지만 화가 나면 다 들이박는 내 성격을 알고 있는 탓이다.


그녀는 기선제압에 실패한 것이 분한 듯 육중한 다리를 떨었지만 다시 도끼눈을 뜨고 다음 주제로 넘어갔다.



“... 집에 있던 여자는 누구야?”


“그건 회사일이 아닌 것 같은데. 서로 갈라섰는데 네 알바 아니잖아?"


차갑게 울리는 이강철의 목소리가 그녀의 마음 한구석을 마구 후벼 팠다.

이미 잊었다고 생각한 남자가 다른 여자를 만난다는 사실이 묘하게 심장을 압박해왔다.


‘설마 내가 아직 이 멀대같은 놈에게 마음이 있는거야? 그럴 리는 없어. 절대 그럴 리는! 이제 이놈은 그냥 천민 출신의 벌레일 뿐이야. 나와는 남남인 사이라고.’


오주혜는 짐짓 그런 마음을 내려놓고 표독한 얼굴로 다그쳤다.


“회사 임원이 부정을 저지르지 않도록 감시 감독하는 것도 부회장의 직무지. 혹시 꽃뱀같은 년에게 속아 회사돈을 횡령하면 곤란하잖아. 안 그래?”


누가봐도 억지를 쓰는 전처의 말에 나는 입을 꾹 다물었다.

공적인 대화가 아니라면 별로 그녀와 대화를 나누고 싶지 않았다.


그러자 전처는 부글부글 끓는 표정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내 멱살을 잡았다.


-콱

“너 이 새끼! 나랑 헤어지기 전부터 바람피고 있었지?! 이 얼굴만 허여멀건한 놈아!!! 얼굴 값하는 걸 내가 진작부터 알고 있었어!!!”


“무슨 개소리야? 이거 놔!”


나는 드디어 폭발해서 내 멱살을 쥔 손을 뿌리쳤다.


요즘 왜 이렇게 내 멱살에 원수를 진 놈들이 많은지... 그냥 이 자리에서 들이박고 먼저 바람핀건 너 아냐? 이렇게 말하고 싶지만...

전처의 성격을 잘 아는 지라 꾹 눌렀다. 이번에 부딪히면 정말로 회사를 나가야 할지도 모른다.


그건 또 내가 원하는 일이 아니었다. 나는 또 나름대로 계획이 있으니.


나는 긴 한숨을 내쉬며 마음을 안정시켰다.

그리고 계속해서 씩씩거리며 죽일 듯 도끼눈으로 바라보는 전처를 무시하며, 넥타이를 풀어헤친 후 담배를 하나 꺼내 물었다.


"후우..."


한 모금 빨아들이고 그대로 허공으로 연기를 내뱉었다.

정말 스트레스 받을 때만 꺼내는 담배가 오늘은 꽤나 도움이 되었다.


하도 참다 보니 이제 가슴에 울화가 가득 차, 마치 큰 병이라도 생길 것 같았지만...

이미 그녀와 이혼했다는 사실과 집에 신하연이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며 마음이 편안하게 안정되었다.



'뭐야? 갑자기 진지빨고 멋있는 척하기는... 그렇게 멋있는 모습 보여주면 내가 혹할줄 알아? 흥... 어림도... 어림도 없지!'


반면 오주혜는 한숨을 쉬며 담배를 꼬나무는 남자에게 시선을 빼앗겼다.


첫 만남 때도 그랬다.

담배피는 남자는 절대로 싫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그녀가 보기에도 멋지게 담배를 피는 남자.


풀어헤친 와이셔츠 사이로 보이는 넓은 가슴이 섹스어필을 한다.

그녀는 그걸 힐끔거리다가 돌연 부끄러움을 느끼고 시선을 훽- 돌렸다.


거의 80년대 할리우드 담배 광고의 한 장면처럼 멋진 모습을 바라보며 그녀는 문득 아쉬움이 생겼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분명 자신의 것이었던 남자가 이제는 다른 여자의 것이 되었다.


-뿌우...!!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그녀는 진심으로 머리 뚜껑이 열렸다.

열린 머리 뚜껑에서 나오는 열기와 김 만으로도 사람을 죽일 수 있을 정도로 화가 치솟아 얼굴이 벌게졌다.

질투 때문에 미쳐버릴 것 같았다.


분명히 그를 버린건 자신이었는데... 이제 되돌릴 수 없는데... 평생 오냐오냐 자란 여자였기에 더욱 변덕스럽게 이강철을 원했다.



‘그래. 이놈이 내 남편감으로는 부족했지만 그래도 첩으로는 나쁘지 않지. 잘생겼고 능력도 있으니까. 살살 구슬려서 그 년과 헤어지게 만들어야겠다. 그럼 다시 내 것이 되겠지.’


절대로 일어나지도 않을 일을 망상하며 오주혜는 조금 너그러워진 얼굴이 되었다.


“당장 그 년과 헤어져. 회사에 도움이 안되는 년이야.”


“뭐?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최근에 내가 용하다는 보살님께 물어봤어. 그랬더니 내가 만난 그 년이 아주 위험한 년이래. 반드시 당신을 죽음으로 몰고 갈 거래... 그때는 그냥 흘려들었는데 또 우리 사이에 가만 놔둘 수는 없잖아?”


우리 사이가 뭔데? 이 미친 돼지년아.

라고 소리치고 싶은 것을 참으며 나는 곰곰이 생각에 빠졌다.


무당이니 뭐니 욕하는 사람이 많지만 생각보다 사회적으로 잘나가는 사람들은 점궤를 신뢰한다.


게다가 재벌이 찾아갈 정도면 꽤나 용한 무당. 그런 무당이 했다는 말이 마음에 걸렸다.



왜냐하면 나는 정말로 그녀와 같이 있다가 살해당했던 적이 있었다.



“......”


조금 심각해진 내 얼굴을 보고 그녀는 신이 나서 떠들었다.


“내 얘기를 듣고 뭔가 마음에 걸리는 게 있나 보네? 거봐- 내 말 들어서 손해 본 적 한 번도 없잖아. 그냥 그 년과 헤어지고... 크흠, 뭣하면 내가 다시 조금 여지를 줄 수도...”


“우리 사이는 끝났어. 그 얘기를 하려고 부른 거야? 그럼 이만 가보지.”



냉정하게 말하고 일어서는 나를 보고 전처는 당황했다.


이... 이게 아닌데? 이런 표정으로 나를 붙잡았다.



“지... 진짜로 그 년과 헤어지지 않겠다고? 죽을 수도 있는데?”


“너와 처음 만났을 때도 목숨의 위험을 각오하고 만났어. 회장님이 맘만 먹으면 나를 처리할 수 있다는 걸 알고 만났지. 불같이 사랑했으니까. 지금도... 다를 건 없어. 새로운 여자와 다시 시작했을 뿐이야.”


“뭐... 뭐라고?!! 그렇게 진지한 관계란 말이야?! 좋아! 그럼 내가 양자간의 선택을 하게 해주지. 당장 그녀와 헤어져! 아니면 회사에서 나가게 만들 거야. 불리한 조건을 강요할 거라고!!”


“임원 계약이 2년 남아, 강제로 사직을 시킬 수는 없으니 뭔가 수를 쓴 것 같군. 말해봐.”



그녀가 제안한 건 이와 같았다.


완전히 망한 것과 다름없는 CI and MUSIC을 주식시장에 상장시켜라.

기간은 6개월. 만약 실패하면 나를 해임하겠다는 것이다.



“IPO... 정말 말도 안 되는 조건이군. 회사에 제대로 된 연예인도 없는데 어떻게 회사를 상장시키라는 말이야?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후후. 그러니까 그 년이랑 헤어지라니까? 그럼 이 조건을 없애줄게. 남은 2년 동안 연봉 잘 받아먹고 나가면 될 거야.”


“난 네 소유물이 아니야. 우린 이미 끝난 사이고 질척거리지마.”


냉정하고 차갑게 말하는 내 모습에 전처는 정말로 화가 나서 폭발하기 직전이었다.


울 것 같은 표정으로..

이제 조건이고 뭐고 그냥 나를 해임하겠다고 날뛰려고 할 때, 나는 차분하게 가라앉은 눈빛으로 그녀의 제안을 승낙했다.


“좋아. 그렇게 하지 대신에 스톡옵션을 줘. 주당 2500원에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지금 [CI AND MUSIC]의 비상장 주식 가격은 3000원이다.

그런데 내가 IPO를 성사시키면 2500원에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요청했다.


겨우 500원 정도 이익을 보는 것이니 전처도 나쁘게 반응하지 않았다.

다만... '얼마나'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줄 것이냐에 더 관심이 갔다.


주식을 50퍼센트 이상 확보하면 회사가 넘어가니, 그 것은 곤란했다.


오주혜는 계속해서 전남편의 목줄을 잡고 있고 싶었던 것이다.

그녀는 이 것이 미련이라는 것도 인지하지 못한 채 말했다.


“겨우 500원 차익이면 그렇게 좋은 조건은 아닌데... 그걸 원해?”


“그래.”


그러자 전처는 굉장히 수상하다는 눈빛을 보내며 말했다.


“몇 주나 사려고? 총 주식 수는 100만 주야. 그 중에 얼마나 원하는데? 설마 경영권을 노릴 속셈은 아니겠지? 만약 그런 속셈이라면... 용서치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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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35화 서자의 허점 24.09.18 496 9 12쪽
34 34화 두가지 정보를 들었다 24.09.17 601 11 12쪽
33 33화 세계돌 24.09.16 734 13 12쪽
32 32화 새로운 기회! 24.09.15 735 13 12쪽
31 31화 데이트 24.09.14 907 12 12쪽
30 30화 일발역전 24.09.13 979 13 13쪽
29 29화 키다리 아저씨 24.09.12 1,084 17 13쪽
28 28화 나도 혜정이랑 하면 네번할수 있어! 24.09.11 1,293 17 12쪽
27 27화 오성전자 24.09.10 1,153 18 12쪽
26 26화 히어로 24.09.09 1,338 18 12쪽
25 25화 촬영 시작! 24.09.08 1,454 17 10쪽
24 24화 호텔 24.09.07 1,480 20 10쪽
23 23화 음모 24.09.06 1,599 17 11쪽
22 22화 장인어른 24.09.05 1,697 21 10쪽
21 21화 홈런각 24.09.04 1,742 19 11쪽
20 20화 속초 여행 24.09.03 1,801 21 12쪽
19 19화 잘나가는 사장님 +1 24.09.03 1,932 22 11쪽
18 18화 대물 24.09.02 2,053 22 11쪽
17 17화 기자회견 24.09.02 1,767 22 11쪽
16 16화 투시안경 24.09.01 1,784 23 12쪽
15 15화 내가 다 가지겠다 24.09.01 1,742 24 12쪽
» 14화 스톡옵션 24.08.31 1,745 27 11쪽
13 13화 새로운 인연 24.08.30 1,843 23 12쪽
12 12화 한류스타 24.08.29 1,880 25 12쪽
11 11화 거짓말 탐지기 24.08.28 1,865 24 13쪽
10 10화 100억 투자계약 24.08.27 2,011 25 12쪽
9 9화 살인사건 24.08.26 2,192 2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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