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F급 무한성장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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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6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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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 아래의 용사 4

DUMMY

아서가 전갈과의 사투를 벌이고 몇 시간 뒤. 자신의 제자가 있는 곳으로 스승인 야이테르가 다가왔다.


그는 볼품없게 쓰러져 있는 아서와 그 옆에 얼굴이 바위로 곤죽이 되어 있는 전갈을 발견하고 호탕하게 웃었다.


“하하하! 역시나 떡잎은 있었나 보군.”


본인 또한 마비 독에 당한 것은 감정 요인이었지만, 적을 기절시키고 확실히 처리한 완벽한 뒤처리에 야이테르는 아서를 마음에 들어 했다.


“가르칠 맛이 나겠어.”


그 말을 끝으로 야이테르는 자신의 지팡이 끝부분에 아서의 옷 목덜미 부분을 걸고는 그를 질질 끌며 동굴로 향했다.


***


눈을 뜨자 익숙한 천장이었다.

종유석에서 떨어지는 물방울과 꿉꿉한 냄새, 음침한 분위기를 연상케 하는 동굴 속 모습에 아서는 다행히 죽지는 않았다고 안심할 수 있었다.


마비 독에 당해 온몸에 약간은 저릿한 감이 남아있었다. 일단은 찡한 머리를 부여잡으며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자, 스승이 이런 그를 발견했다.


“일어났느냐?”


야이테르가 모닥불 근처에서 나무를 집어넣으며 불씨를 살리고 있었다. 아서가 그런 그를 향해 물었다.


“저, 전갈은?”


“네가 곤죽을 만들지 않았느냐. 난 그 옆에 쓰러져 있던 널 끌고 온 거고.”


무심한 듯 말하는 야이테르의 모습에 아서는 진짜 이 사람을 스승으로 모셔야 하는 것이 맞는지 망설였다.


“네 놈, 방금 날 스승으로 모시는 게 맞는지 의심했지?”


자기 생각을 정확히 생각을 읽어낸 스승 야이테르의 발언에 아서의 몸이 움찔했다. 뭔가 눈썹으로 가려져 그의 눈이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의 시선에서 묘한 통찰력이 느껴졌다.


“물론 능력도 중요하지만, 사람이라는 것은 항상 극한의 상황에서 다음 단계로 성장하는 법. 단기간에 성장해야 하는 만큼 일단은 네 몸에 실전에 사용하는 전투 감각을 심어줄 생각이다. 그러니 앞으로 오늘 같은 일이 차고 넘칠 거란 말이지.”


선전 포고 하듯 말하는 스승 야이테르의 말에 아서는 헛웃음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그런다고 포기할 그가 아니었다. 기사들과 용사들에게 복수만 할 수 있다면 이까짓 시련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영···, 아니, 스··· 스승님. 궁금한 것이 있어요.”


아직은 존대가 어색한 아서가 최대한 예의 갖추며 자신을 부르자, 야이테르는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옳지 아주 좋은 자세야. 아직 부족하지만, 그래. 궁금한 것이 무엇이냐?”


“이 협곡 지형은 위아래로 올라가는 통로가 없는 게 맞나요?”


아서는 이곳에 떨어지기 전부터 아리엘에게 재의 절벽 아래 협곡은 나오는 출구가 없으니, 떨어지면 안 된다는 충고를 들으며 살아왔다.


하지만 강물이 흐르고 있다는 것은 결국에는 바깥과 연결되는 통로가 있다는 것. 아서는 이러한 점을 확인하고자 야이테르에게 절벽 이외에 출구에 관해서 물었다.


“흠··· 내 말대로 이 강줄기를 따라 하류로 내려가면 다른 출구가 있다.”


“그렇다면 그곳으로 스··· 스승님 또한 나가면 되지 않나요?”


“그렇게 간단하지 않으니 문제인 것이다. 하류에 강물은 물길을 따라 산맥 밖으로 흐르는 것이 아닌, 협곡 사이에 수중 동굴을 통해서 밖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7년 전, 야이테르가 이곳에 처음 떨어졌을 당시. 그는 상류는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폭포수로 인해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하류에 있는 수중동굴을 통해 밖으로 빠져나가려 했다.


하지만 수중동굴은 그 앞이 칠흑 같은 어둠으로 둘러싸여 시야가 분간이 되지 않았고, 결정적으로 미로 같이 꼬여 있는 수중동굴의 형태에 3분만 힘을 사용할 수 있는 야이테르는 탈출을 포기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니 이곳에서 나가는 방법은 재의 절벽을 오르는 것뿐이다.”


결국은 왔던 길로 나가는 수밖에 없어진 상황. 힘으로 저 절벽을 오르려면 얼마나 수련해야 할까? 막막한 상황에 아서의 머리에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럼, 마법으로 오르면 되지 않을까요?”


굳이 힘을 들이면서 오를 필요 없이 비행 마법을 통해 오르는 방법을 떠올린 아서.

하지만 그런 제자의 의견에 야이테르는 어째서인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음··· 내가 너한테 얘기해주지 못한 이야기가 하나 있다.”


“어떤 이야기를···?”


“내가 널 발견했을 당시, 네 몸속 장기 상태는 썩 좋지 않았어. 겨우겨우 어떻게 살려내긴 했다만···, 그 결과 넌 앞으로 마법을 사용하지 못한다.”


“!!!”


장 파열.

기사 클라우드에게 당한 내상과 높은 곳에서 떨어지게 되면서 급격하게 달라진 압력으로 인해서 장 파열 증상이 일어난 것이었다.


실제로 아서는 피를 토하며 본인 스스로도 복부에 느껴지는 내상이 절대 평범치 않다는 것은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눈을 떴을 때 느껴지던 통증과 피가 멎은 것으로 보아, 전직 용사였던 야이테르가 어떻게든 살려냈다고 생각해 안심하고 있었지만, 목숨과 맞바꾼 대가는 가볍지 않았다.


“일단은 내가 일주일간 밤낮 가리지 않고 치료를 해서 살리기는 했지만···, 하루에 3분씩밖에 치료하지 못한 것도 있고, 치료 때문에 너의 마나 흐름이 전부 막혀버리고 말았구나. 나도 참으로 안타까웠다. 너는 마법사의 재능이 더 있어 보였는데 말이야.”


야이테르가 수염을 어루만지며 잃게 된 아서의 마법 능력을 아까워했다. 실제로 아리엘 또한 아서 한 테는 마법의 재능이 있어 보인다고 할 정도로 아서는 마법사로서의 재능을 갖고 있었다.


만일 그녀가 마왕 사후에도 우울증에 빠지지 않고 아서에게 마법을 제대로 가르쳤더라면 기사들이 오두막을 방문했을 때 다른 방향으로 전개가 흘러갔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앞으로 절대 마법을 사용하지 못한다니······.”


마법 능력을 잃은 아서가 낙심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제자의 모습에 야이테르가 등을 두드려 주었다.


“···너무 걱정하지 말거라. 속도만 느릴 뿐 다른 걸 열심히 하면 되지 않겠느냐? 그리고 혹시 아니···? 절벽 밖에 뛰어난 의사나 신관이 치료해 줄 수 있을지?”


“그런 사람이 있긴 한가요?”


“일단 난 만나 본 적이 없다.”


야이테르의 대답에 아서가 헛웃음을 터뜨렸다. 결국 이러니저러니 해도 변하지 않는 상황.


아서는 마법에 재능을 갖고도, 근력을 길러 이 절벽을 빠져나가는 선택을 강제로 택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럼, 일단 정리는 여기까지 하고. 자, 받거라.”


상황 정리를 일단 끝내고, 야이테르는 아서에게 모닥불 위에 끓고 있던 돌로 만든 단지에서 돌 주걱으로 수프를 담아주었다.


“이건?”


“오늘 네가 잡은 전갈로 만든 저녁이다. 성장에는 먹는 것과 휴식도 수련의 일부이니, 어서 먹어 보거라.”


며칠간 제대로 된 음식을 먹어보지 못한 아서였다. 서둘러 수프가 담긴 돌그릇을 받아 들고 쭉 들이켜 오랜만에 음식 맛을 맛봤다. 수프를 맛본 아서는 돌그릇을 내려놓으며 그 맛에 감탄했다.


“와······ 진짜, 더럽게 맛없네요.”


“그럼, 욘석아! 이곳에서 요리사가 해주는 음식을 원하는 것이냐?!”


“다음부터는 그래도 제가 한번 해보겠습니다.”


아서는 아리엘과 살면서 다양한 요리를 배우며 만들 수 있었기에, 야이테르가 만든 끔찍한 수프보다는 자신이 만드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


제자가 손수 요리를 해준다는 말에 야이테르는 피식 웃으며 또 다른 돌그릇에 자신의 수프를 담아 들이켰다.


스승과 식사 시간을 이어가던 아서가 수프를 다 먹고 그에게 물었다.


“그런데 스승님. 도대체 무엇을 넣으셨길래 이렇게 혀가 아린 건가요?”


별다른 조미료를 하지도 않았는데 혀가 마비될 것 같이 아린 감이 느껴진 아서의 질문에, 야이테르가 씨익 웃으며 답했다.


“그야 네가 주입한 마비 독이 있으니 그렇지.”


“예? 도, 독이 있는데 그대로 집어 넣으셨···!”


전갈의 마비 독으로 인해 말하던 도중 아서의 혀가 굳어버렸다.


혀를 시작으로 점점 몸이 굳어지기 시작하던 아서는 호흡이 가빠지며 시야가 점점 흐려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희미해져 가는 의식 속에서 그의 귓가로 스승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무 걱정하지 마라. 호흡은 마비되지 않게 내가 해볼 테니. 이것도 다 수련이라고 생각하거라.”


먹는 것과 쉬는 것도 수련의 일부라고 한 스승의 의도를 파악한 아서는 마음속으로 그를 욕하며 정신을 잃었다.


‘망할··· 영감탱이······’


고요하면서도 요란하게 하루가 흘러갔다.



***



「8년 후」


아서가 재의 절벽에 떨어지고 8년이 흘렀다.


8년이라는 시간은 어리숙한 소년을 건장한 청년으로 바꾸기 충분한 시간이었다.


그간 아서가 잡은 협곡의 몬스터는 산을 이룰 정도. 재의 절벽에서 그를 위협할 만한 몬스터는 그 어디에도 없게 되자, 아서는 협곡의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하게 되었다.


이제는 스승을 뛰어넘어 한 명의 어엿한 용사로 성장한 아서. 절벽을 오를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 그는 마지막으로 숨이 다하려는 자신의 스승의 옆을 지켰다.


“하아··· 하아··· 아서···. 아서, 거기 있느냐?”


스승 야이테르는 이제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지, 연신 자신의 마지막 제자인 아서를 찾으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어. 나 여기 있어 영감.”


아서는 그런 스승의 손을 꼭 잡으며 마지막으로 그의 곁을 지켰다.


“아서···.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하아··· 이제 다 해준 것 같구나···, 더 가르쳐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충분하니까 걱정하지 마. 그리고 영감이 빨리 눈감아야. 내가 복수를 하러 가지. 그러니까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어. 내가 차례차례 영감 제자들 한 명씩 보낼 테니까.”


“하하하···, 마지막까지 말본새하고는··· 결국 네 그 싹수는 못 고쳤구나. 그래도···, 고맙구나.”


생명의 불꽃이 끝에 다다른 듯, 스승 야이테르의 손에서 점점 힘이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안식에 접어들 시간. 하지만 야이테르는 남은 힘을 짜내 자신의 제자 아서에게 마지막 유언을 전했다.


“아서···, 이전에 너한테 미스틱 강에 맹세를 시키기는 했다만···. 만일 다른 제자들이 네 생각보다 강해 이기기 힘들다는 판단이 선다면······. 그때는 복수를 포기하고 네 인생을 살아가거라. 너 또한 소중한 제자니 말이다······.”


자신의 복수심 때문에 아서가 목숨을 잃는 것을 원하지 않던 스승 야이테르는 마지막까지 제자의 걱정을 하며, 그가 만일 자신의 다른 제자들을 이기지 못할 것 같다는 판단이 서는 즉시, 복수를 포기하고 다른 인생을 살아가라 명했다.


하지만 아서는 그런 스승의 마지막 유언을 지킬 생각이 없어 보였다.


“영감, 나 못 믿어? 내가 다 이기니까. 걱정 말고 먼저 미스틱 강 건너가서 기다리쇼.”


자신만만한 제자의 모습에 야이테르의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끌끌··· 그래, 넌 그런 녀석이지. 정말··· 네가··· 내 마지막 제자라서··· 정··· 말······ 다행··· 이야···.”


호흡이 멈추고 손에서 힘이 빠지며 그렇게 용사 야이테르의 이야기가 끝이 났다.


스승의 임종을 확인한 아서는 두 팔로 스승의 시신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나 동굴 밖으로 향했다.


그가 향한 곳은 지난 8년간 아서가 협곡에서 지내면서 용사 사냥으로 인해 절벽 아래로 떨어진 소년‧소녀들을 위한 무덤이 있는 곳.


아서가 이곳에서 지내는 동안 떨어진 소년‧소녀의 시체 수는 족히 30명을 훌쩍 넘긴 지 오래였다.


첫 시신은 그가 협곡 생활을 한 지 3개월 차였을 때, 이제 자신과 또래로 밖에 보이지 않는 소년의 시체였다.


그의 가슴은 큰 자상으로 인해 옷은 핏물로 흥건히 젖어 있었고,억울함에 눈도 제대로 감지 못한 소년의 모습은 아서의 뇌리에 강하게 남게 됐다.


아서는 첫 시신을 시작으로 다른 피하자들 또한 하나하나 수습해 돌무덤을 만들어주었고, 자신의 스승 또한 그들의 곁에 모셨다.


스승 야이테르의 시신 위로 아서는 하나하나 돌을 쌓기 시작했다. 이윽고 돌무덤을 완성한 아서는 스승의 무덤 앞에 한참이나 서서 묵념을 하며 그의 무덤을 바라봤다.


처음 야이테르의 제자가 되기로 했던 날. 솔직히 그는 스승의 복수에 관심이 없었다.


아서가 야이테르의 조건을 받아들인 이유는 오직 복수의 대상이 같다는 이유뿐, 그러니 아리엘의 복수만 떠올리는 아서에게 있어서 야이테르의 이야기 따위, 안중에 없는 게 당연했다.


하지만 오랜 시간 함께 그와 지지고 볶고 싸우며 가르침을 받은 이유에서일까? 아서 또한 7인의 용사들이 자신과 스승에게 행한 죄, 거기에 지금까지도 용사 자질을 갖고 태어난 소년‧소녀들에게 이어지는 악행을 도저히 지켜보고만 있을수는 없었다.


“후우··· 진정하자.”


분노는 처음엔 큰 파워와 동기부여를 줄지언정, 그 유지 시간은 짧고 반동으로 오는 효과는 오히려 체내의 에너지를 떨어뜨린다.


아서는 그러한 분노를 최대한 억제하며 8년 만에 절벽을 떠날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먼저 그는 동굴로 들어가 스승의 물건들을 보관하던 상자에서 스승이 소싯적 입었던 옷을 꺼냈다.


야이테르는 아서에게 나중에 이곳을 떠나게 되면 이 옷을 입고 떠나라고 조언해 주었다.


소년 시절 자신에게는 너무나도 커서 맞지 않던 옷이 이제는 성장한 그의 몸에 딱 맞자. 아서는 피식 미소를 지어 보였다.


상자에서 갬비슨을 꺼내 입은 뒤 그 위에 가죽으로 만든 레더 아머와 신발, 허리띠를 두르고 마지막으로 어깨에 강철 아대를 착용해 준비를 마쳤다.


옷가지를 마무리한 아서는 몇 가지 물건들을 챙겨 허리띠에 매단 뒤, 마지막으로 스승의 무덤으로 다가가 그의 무덤 앞에 스승이 사용하던 지팡이를 꽂았다.


“영감. 나, 갔다 올게. 하늘에서 지켜봐 줘.”


그 말을 끝으로 아서는 아리엘의 망토를 두르며 한 손에 스태프를 쥔 채, 자신의 스승이자 아버지처럼 따르던 야이테르에게 작별을 고했다.


마지막 인사를 건넨 후, 그는 8년 전 자신이 떨어졌던 재의 절벽으로 다가갔다.


웅장한 그 크기와 얼마나 올라가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는 높이에 다른 사람 같으면 포기부터 하고 보겠지만, 아서는 망설임 없이 벽을 짚고 절벽을 오르기 시작했다.


지옥이라 일컫는 심연 속에서 피어난 꽃.

야이테르의 마지막 제자가 세상 밖으로 그 첫발을 내디뎠다.



***



“하아··· 하아··· 더럽게 힘드네.”


8년간의 수련으로 단련되었다고는 하지만 까마득한 재의 절벽을 오르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두 팔과 다리는 천근만근처럼 무거워졌다. 그러다 그의 손에 절벽 사이 미세한 틈새 공간이 들어왔다.


“아오···! 좀만 쉬었다 가자.”


아서는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가방에 가지고 온 막대기 몇 개를 절벽 틈 사이에 구석구석 꽂아 단단히 고정했다. 그런 뒤 가지고 온 천을 둘러 간이의자를 만들어 그곳에 엉덩이를 넣고 휴식을 만끽했다.


“역시 지네 녀석들 다리가 튼튼하고 좋아.”


아서가 벽에 꽂은 막대기는 대왕 지네의 발로, 내구성이 튼튼하고 가벼운 특징을 갖고 있어 성인 한 명인 아서의 무게 정도는 거뜬히 버텨주었다.


절벽 위는 아직도 빛이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까마득하게 먼 상황. 앞으로 올라가려면 한세월이었기에, 조금이라도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아서는 눈을 붙이며 잠에 빠져들었다.


재의 절벽에서의 하룻밤이 지나가고 있었다.



***



잠에서 깬 아서는 불편한 자세로 잔 덕에 기지개를 켜며 찌뿌둥한 몸을 풀었다. 몸을 푼 뒤, 사용한 천을 정리해 가방에 집어넣고, 밤사이 무게를 버티느라 너덜너덜해진 지네의 다리는 절벽 아래로 내던졌다.


아직 지네 다리는 몇 개 더 갖고 있긴 했지만, 이것도 다 떨어지기 전에 서둘러 등반을 끝낼 필요가 있었다.


다시 절벽의 모난 부분을 잡고 등반을 시작하며 아서는 끝이 보이지 않는 행군을 시작했다.



***



며칠이 흘렀을까? 지네 다리는 다 떨어지고, 몸은 이미 땀으로 흠뻑 젖고, 손끝은 바위를 잡고 오느라 살이 까져 피가 흘러내렸다.


최악의 상황이었지만 이깟 고통은 스승과의 훈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고, 슬슬 골인 지점이 눈앞에 보이기 시작하며 이를 증명하듯 아서의 눈앞에 태양 빛이 들어왔다.


‘다 왔다!’


8년 만에 보는 태양 빛에 아서는 기쁜 마음으로 속력을 올렸다.


주위가 환해지며 도착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 속, 갑자기 절벽의 위쪽에서 여성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꺄아아악!!”


고막을 찢고 들어오는 처절한 비명소리.


아서는 황급히 절벽을 올라 소리의 근원지를 파악했다.

그리고 그가 절벽 등반을 마치자. 아서의 시야에 검에 찔려 피를 흘리고 있는 소녀와, 8년 전 자신을 절벽으로 밀어뜨린 기사들과 똑같은 행색의 두 사내가 검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이 들어왔다.


“이런 개새끼들···”


그의 눈앞에서 용사 사냥이 벌어지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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